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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님의 서재입니다.

비능력 뚝심근성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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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
작품등록일 :
2022.05.11 21:21
최근연재일 :
2023.01.03 17:2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60
추천수 :
12
글자수 :
35,991

작성
22.05.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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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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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불꽃 이벤트

DUMMY

1

검은색 세단이 호텔 야외주차장에 들어섰다.

날이 초저녁이 되었다.

주변 가게들의 간판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말끔히 주차를 하고 사람들이 내렸다.


“여기가 도시구나!”


혼다는 산에선 볼 수 없던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빛이 신비롭게 보였다.

호텔에서 사람이 나와 짐을 날라줬다.

호텔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공항테러로 인해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민규 일행은 돈이 넉넉하여 무난히 호텔을 잡을 수 있었지만 일반여행객들은 컬테인 정부에서 제공하는 숙박업소를 이용 중이다.

허름한 곳에 배정받은 사람들에게로부터 항의가 들끓는 듯했다.


“그럼 짐풀고 푹 쉬도록 해. 저녁식사는 8시부터 2층 홀에서 나온다고 하네.

혹시 밖에서 먹고 싶은 사람은 나에게 미리 말하고 나가도록.”


“네~.”


전달사항을 말한 뒤 민규는 401호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방은 2인씩으로,

강수, 혜성은 403호.

레이, 혼다는 404호.

여자인 시현 혼자 405호를 쓰게 되었다.

하부는 402호실인데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장 외출을 했다.


“샤워, 샤워♪”


시현이 콧노래를 부르며 욕실로 들어가 바로 씻었다.

동굴에서 단 하룻밤만 지냈는데도 온몸이 찝찝해서 견딜 수 없었다.

따뜻한 온수를 나른해질 때까지 맞았다.


덜 말린 머리로 침대에 앉아 텔레비전을 켰다.

키자마자 나오는 화면은 뉴스다.

검은색 매연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아 폭탄테러 소식이다.

다른 채널에도 긴급 뉴스가 방송하고 있다.


“딱히 볼게 없네.”


텔레비전 옆에 놓인 작은 전자시계를 본다.

6시 24분.


“8시까지 뭐하지?”


침대에 누워 천장만 멍하니 바라봤다.


“아 드디어 열렸다.”


“우와, 레이 저것 좀 봐.”


발코니 쪽에서 레이와 혼다 목소리가 들렸다.

시현이 침대에서 내려와 발코니로 향했다.

왼쪽 버튼을 가볍게 터치하니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시원한 저녁바람이 시현의 붉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단풍잎처럼 살랑거렸다.

해가 지고 검게 깔린 어둠속에서 밝게 빛나는 가게들 불빛.


“예쁘네.”


집에서도 비슷한 풍경은 보이지만 여기는 색감이 틀린 것 같다.


“밑에 뭐가 지나다녀.”


“우리가 타고 왔던 거와 같은 건가?”


혼다와 레이가 발코니 아래를 내려다보며 들떠있다.


“얘들아.”


그런 둘을 시현이 불렀다.

시현의 부름에 둘은 고개를 들었다.

시현은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밖으로 나갈래?”



2

민규는 방에 들어간 이후 씻지도 않고 전화통화를 했다.


“네, 아이들은 괜찮습니다.”


“다행이군. 내일 중으로 비행기를 보내겠네.”


“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애드’는 만났나?”


“네, 다행히 선생직을 맡아준다고 합니다.”


“그 자가 선생을 맡아준다니 정말 든든하군. 이만 끊지.”


상대가 전화를 끊으려하자 민규가 막았다.


“뭔가?”


“살짝 불법적인 경로로 입국하려고 합니다.”


“···왜지?”


“그 녀석이 데리고 다니는 애들, 둘이 있는데 고아라 등록도 못한 애들이라고 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민규는 이 순간이 제일 싫다.

입안이 텁텁해지기 때문이다. 침을 삼켜도 쓴맛 때문에 괴롭다.


“그 애들도 능력자인가?”


“······.”


민규가 잠시 생각했다.


“민규 이사?”


“아,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을 하느라. 아마 맞을 겁니다.”


“대답이 애매하군······뭐 좋네. 그건 내가 알아서 해결하지.

허허, 이거 참. 살다살다 이젠 브로커 역할도 하는구먼.”


“잘 부탁드립니다. ‘시장’님.”


전화통화가 끝났다.

한숨 돌리며 침대에 풀썩 앉았다.

시장과 대화를 하면 힘이 빠진다.

예전에는 위아래 상관없이 고함치고 보던 민규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눈치를 보고 있으니 원.

침대 옆 비치된 냉장고에서 맥주캔을 꺼냈다.

텔레비전을 켜고 맥주캔을 땄다.


“현재 용의자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당국은 또 다른 테러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폭탄테러로 지금 컬테인은 비상사태다.

온 채널이 뉴스소식인 것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은 말 다했다.


“정말 큰일이군.”


민규도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가졌다.


“많은 비행기를 폭파시킬 정도의 폭탄들을 들키지 않고 설치를 했다라···능력자의 소행인가.”


맥주를 한 모금 마신다.

민규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테러는 한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최악의 경우 여기에 머무는 동안 테러에 휘말릴 수도 있겠어.’


똑똑.

누가 방문을 두드렸다.

시현이다. 그녀 뒤에는 레이와 혼다가 서있다.


“무슨 일이니?”


“저희 밖에 나갔다 올게요.”


“밖에?”


방금 불안한 걱정을 한 직후라 아이들끼리 밖으로 내보내는 건 조금 걱정스러웠다.

거절을 하려했지만 셋의 간절한 눈빛에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좋아. 그 대신에 8시 안에는 들어와야 한다. 무슨 일 있으면 즉시 연락하고.”


“네!”


시현이 경례를 하고 둘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셋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민규는 여전히 걱정을 떨쳐내지 못했다.

결국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뚜루루루.


“왜.”


“다행히 내가 준 전화를 들고 다니는구나.”


“안 들고 다니면 화낼 거 아니깐.”


민규가 실소를 지었다.


“지금 밖이냐?”


“잠깐 마실 좀 나왔수다.”


“네 애들과 시현이 밖으로 나갔어. 혹시 모르니 네가 보호 좀 해줘.”


“뭐, 그게 무슨······.”


용건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대로 맥주를 마시며 볼만한 게 있는지 채널을 돌린다.



3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뚜뚜뚜.

이미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하여간 옛날부터 자기 마음대로라니깐.”


신경질을 내며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강하게 찔러 넣었다.


“······시현이라니 누구 말하는 거야?”


하부는 민규네 아이들 이름을 모른다.

이름으로 여자아이라고 나름 추측했다.


“이 자식들 방에 쳐 박혀 있지 왜 나오고 난리야.”


하부는 주위를 둘러본다.

많은 인파들이 거리에 나와 있다.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의 비중이 높다.

테러로 발이 묶인 관광객들이다.


“이 정도 인파에 사람 찾기는 빡세겠는데.”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골목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춘다.



4

시현은 밖으로 나와 흥분하여 돌아다니는 레이와 혼다 뒤를 졸졸 따라갔다.

가볍게 산책하듯 걸으며 주변경관을 구경한다.


“색감이 예쁘당. 이런 번화가에도 정통가옥들로 된 건물들이 많네.”


아레나에서는 정통가옥을 보려고 하면 문화관까지 가야한다.

게다가 거기에 있는 가옥들은 하나같이 칙칙한 색만 내서 아름다움보다는 낡은 인상이 강하다.

컬테인 정통 가옥들은 그와는 반대로 여러 가지 색상을 조화롭게 이어낸 느낌이다.


“이 녀석이 돈도 없으면서 먹으면 어떡해!”


중년의 아저씨가 집게를 들며 고함치는 소리가 주위를 끌었다.

시현도 놀라 고개를 돌렸다.

혼다와 레이가 노상음식점 앞에 붙잡혀 있다.


“죄송합니다.”


시현이 달려와 사과를 하고 돈을 지불했다.

레이, 혼다는 입가에 양념을 잔뜩 묻히고 오물거리며 시현을 쳐다봤다.


“방금 저 아저씨한테 뭐 준거야?”


산속에만 살아서 그런지 시장구조를 모르는 듯 하다.


“이건 돈이라고 하는 건데, 이걸로 먹을 거, 입을 거, 갖고 싶은 거를 사는 거야.”


레이와 혼다가 시현이 건네준 지폐를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


“그러니깐 뭘 먹으려면 이 종이가 필요하다는 거지?”


“응.”


“신기한게 많네.”


레이가 지폐를 뚫어져라 본다.


“음?”


한쪽에 인파가 몰려있다.

셋은 인파 쪽으로 갔다.

사람들이 보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금색빛으로 뒤덮인 커다란 성 4개가 있었다.

전부 뾰족한 송곳형 지붕이고 각 지붕에는 각기 다른 동물그림이 그려져 있다.

왼쪽부터 용, 거북이, 새, 호랑이.


두둥! 두두둥!


“깜짝이야!”


북같은 전통악기를 거세게 치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맞춰서 연주가 시작됐다.

고막을 간지럽히듯 들리는 현악기 소리가 흘러나오면서 특별 이벤트가 실시되었다.


두둥! 탁!


“우와.”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푸른색 조명이 켜지며 용마크가 있는 성을 비췄다.


두둥!


초록색 조명, 거북이.


두둥!


붉은색 조명, 새.


“와, 대박.”


“엄청 예쁘다. 안 나왔으면 손해 볼 뻔 했네.”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바쁘다.


“조명이 다 켜지면 불꽃놀이를 한다고 했지?”


“책자에는 그렇다네.”


셋이 옆에서 있는 관객의 말을 엿들었다.


“시현아, 불꽃놀이가 뭐냐?”


“불꽃놀이? 음 쉽게 말하자면 예쁘게 터지는 폭탄?”


“폭탄? 그건 뭔데?”


“됐다. 설명하면 길어지니 직접 보는게 빠르겠네.”


두둥!


때마침 마지막 조명을 알리는 북소리가 나왔다.



5

류가 음료수를 마시며 라비에게 왔다.

빨대를 잘근 씹어 이빨자국이 선명하다.


“저기 뭔 일 있어? 누가 소리치는거 같던데?”


“누가 돈도 안내고 음식을 먹었나 봐.”


“요즘 같은 시대에도 무전취식을 하는 무식한 놈이 있나?”


“몰라.”


류가 어깨를 들썩거린다.

둘은 인파속에 묻혀 성을 바라봤다.


“곧 시작하겠네.”


“그래.”


두둥!


류가 푸른색 조명이 비추는 용마크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괜찮아?”


라비가 류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물었다.


“알잖아. 연 끊은지 오랜 거.”


두둥!


연속해서 조명이 켜진다.

둘은 켜지는 조명을 볼 때마다 복잡한 감정이 뒤섞였다.

마지막 조명을 남겨놓고 있다.

라비는 호랑이 성을 노려봤다.


“역겨운 놈들.”


두둥!


마지막 조명이 켜졌다.


콰쾅, 쾅, 쾅!


불꽃이 터지는 소리.

큰 굉음, 관객들이 기대한 불꽃놀이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검은 연기가 붉은 불꽃과 굉음에 뒤섞이며 피어올랐다.

산산이 부서지는 성의 파편들이 흩뿌려졌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혼비백산 도망을 갔다.

어수선한 관객 틈 사이에서 류는 성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생생히 카메라에 담았다.


“정말 예쁜 불꽃놀이야!”


라비는 타오르는 불꽃과 매연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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