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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님의 서재입니다.

비능력 뚝심근성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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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
작품등록일 :
2022.05.11 21:21
최근연재일 :
2023.01.03 17:2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63
추천수 :
12
글자수 :
35,991

작성
22.05.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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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 공항 폭탄테러

DUMMY

1

류는 거대한 유리창 앞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둥글게 뜬 보름달을 보고 있었다.

청록색 머리를 가리는 듯이 후드를 쓰고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이걸로.’


보름달과 어울릴 만한 음악을 찾아 들으며 풍경을 즐긴다.

잔잔한 피아노음에 동양풍이 물씬 느껴지는 악기소리가 서로 맞물려 합쳐진다.

높은 산 정상에 위치한 절 마루터기에 앉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안내방송이 운치를 깨버렸다.


“10시 20분에 ‘멘토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실 고객님께서는 B18홀로 가시기 바랍니다.”


음악의 볼륨을 높인다.


“다시 한번 안내······.”


소음을 차단시켰다.

음악에 집중하여 희미하게 들리는 방송소리를 지우려했다.


“류! 나왔어.”


핏빛 붉은 머리를 가리려고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쓴 라비가 돌아왔다.

아쉽지만 류의 감상은 여기까지인 듯하다.

음악을 끄고 라비를 본다.


“잘하고 왔어?”


“물론!”


“들키지 않았지?”


“걱정마.”


라비가 피처럼 새빨간 껌을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어떻게 눈치채겠어?”


“훗, 그것도 그렇지.”


“배고프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라비가 류를 이끌고 식당으로 간다.



2

공항 내 작은 양식레스토랑. 대부분 해외손님들로 북적거린다.


“느끼해.”


라비 입에는 크림파스타가 맞지 않는다.


“그러게 딴 거 먹으라니깐.”


“원래 뭐든지 도전해보는 거야.”


류가 먹는 오므라이스에 눈길이 간다.


“미리 말하지만 내꺼 안 준다.”


“칫.”


라비는 먹기 싫은지 깨작깨작 거리고만 있었다.

류는 그런 라비를 비웃듯 오므라이스를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쑤셔 넣었다.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커피까지 손에 들고 공황을 배회하고 있다.

류가 공항 전광판을 봤다.


“라비, 시간 됐어.”


“그래 가자.”


큰 유리창이 있는 곳 앞에 커피를 들고 나타났다.

창 너머에는 무수히 많은 비행기가 펼쳐져있다.

수화물을 싣는 비행기부터 이륙준비를 하는 비행기까지, 전부 바쁘게 움직인다.

라비가 껌을 꺼내 또 씹었다.


“류, 나도 음악 좀.”


류는 왼쪽 이어폰을 건네준다.

각자 한쪽씩 이어폰을 귀에 끼웠다.


“어떤 곡으로?”


“음, 찬란하고 웅장한 걸로.”


음악이 재생되고 검은 밤하늘을 본다.

조용하고 느린 탬포인 북소리가 들린다.

폭풍전야.

북소리 속도가 급해진다.

곧 폭풍이 몰려온다.


“하나, 둘···셋!”


웅장하고 거대한 소리폭풍이 밀려온다.

관객들이 폭풍에 휩쓸려 아비규환이 됐다.

쾅, 쾅, 쾅.

정확한 4분의 4박자.

라비는 유리창 너머에서 터지는 붉은 빛 스포트라이트를 두 팔 벌리며 받는다.

수많은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환호한다.

라비는 박수를 치며 찬사를 보낸다.


“최고였어.”



3

“현···사···당국···조···착수 중···.”


단잠을 방해하는 웬 낯선 남자 목소리에 시현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강수와 혜성은 벌써 일어나 있다.

폰으로 뉴스를 보는데 그 표정들이 심각하다.

혼다는 코를 고며 자고 있고 레이는 자리에 없었다.


“뭐 봐요?”


밤중에 찬공기가 들어와서 목이 약간 쉬었다.

걸걸하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것 봐.”


강수가 뉴스를 보여준다.

화면은 검은 연기가 자욱한 공항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 밤에 일어난 폭탄테러 사건으로 대부분의 비행기가 소실되었습니다.”


“폭↗탄 테러?”


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다 삑사리가 났다.

혜성이 물병을 주었다.

시현이 물로 목을 축이였다.

목을 진정시키고 다시 말을 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에요?”


“어젯밤 공항에서 폭탄테러가 있었나봐. 이륙하려던 비행기가 터지는 걸 시작으로 도미노처럼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났대.”


시현이 놀람을 금치 못했다.


“사망자는 멘토스행 비행기를 탔던 탑승객 전원. 그 이외에도 비행기를 점검하던 직원들이 사망하거나 중태래.”


“세상에···.”


셋이 심각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소리에 혼다가 잠에서 깼다.


“으윽.”


기지개를 피는 사이 민규가 밖에서 돌아왔다.


“다들 일어났구나.”


시현이 민규를 보자마자 사건을 말했다.


“이사님, 지금 공항이···.”


“그래. 안 그래도 아침 일찍 연락받았다.”


“저희 오후에 탈 비행기는요?”


강수가 휴대폰 소리를 줄이고 물었다.

민규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당장에 뜰 비행기가 없다더구나. 남은 비행기 내부에도 폭탄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서.”


“그렇다면 혹시 계속 이 동굴에서 지내야한다는?”


시현이 가장 심각한 얼굴로 민규를 쳐다봤다.

제발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오길 고대했다.


“아니. 일단 급하게 호텔을 잡아놨어. 얼른 짐 싸서 가도록하자.”


“오예!”


시현과 강수가 환호하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였다.


“음? 그런데 다른 한명이 없네? 그리고 애···아니 하부도 안 보이고.”


두 사람이 보이지 않아 찾았다.

혼다가 눈을 비비며 민규에게 전한다.


“두 사람 아마 왼쪽에 있는 계곡에 있을 거예요.”



4

발목까지 오는 얕은 수심에 하부와 레이가 서있다.

하부의 손에는 긴 장대가 들려있다.

수면을 강하게 발로 차 사방으로 물이 튀어 올랐다.

공중으로 튄 물방울을 가로지르며 레이가 하부에게로 맹렬히 달려갔다.

레이가 손을 뻗으며 하부에게 공격을 시도한다.

강직한 공격을 하부는 부드럽게 피해준다.

하부가 거리를 벌리려고 하자 레이는 단숨에 파고들어 거리를 좁힌다.

쉴세없이 공격을 퍼붓는 레이와 그 공격들을 장대로 전부 막아버리는 하부.

이번엔 하부가 장대로 레이에게 공격을 시도했다.

장대를 휘둘러 레이의 왼쪽 관자놀이를 노린다.

레이는 노련하게 고개를 숙여 피했다.


“!윽···.”


피한 줄 알았던 장대가 중간에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정수리를 노린 공격이었는데 레이가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고개를 꺾어 피했지만 오른쪽 어깨를 맞고 말았다.

공격이 먹혀 자세가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연속 공격을 시도한다.

이번엔 반대쪽 관자놀이를 노리며 봉을 휘두른다.

레이는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머리에 가져가 공격을 막고 봉을 잽싸게 잡아버렸다.

봉을 잡아끌며 하부를 자신에게로 끌었다.

끌려온 하부의 복부에 손을 뻗었다.


“터치.”


주먹이 아닌 손바닥으로 살포시 복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좋아. 잘했다.”


힘이 풀리며 자리에 주저앉는 레이.

그런 레이를 보며 하부가 대련의 평가를 해주었다.


“시간은 대충 10분 정도 소요됐네. 네가 공격을 성공시킬 때까지 내 공격을 맞은 횟수는 총 8회.”


레이는 계곡물로 얼굴의 땀을 씻어 내리며 들었다.


“주요 타격부위는 어깨와 다리. 급소는 최대한 피하면서 맞았군. 음 좋아.”


하부도 계곡물로 세수를 한다.

둘은 물에서 나와 바위 위에서 바람을 쐬며 몸을 말리며 담화를 나눈다.

주 주제는 대련에 대한 이야기다.


“넌 너무 움직임이 강직해. 공격이 너무 직선적이고.”


“그런가요?”


“그래. 나처럼 부드럽게 싸움을 운영하는 상대를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 할 거야.

게다가 네 싸움방식은 ‘너의 능력’에는 어울리지 않아.”


“어떤 부분이?”


“넌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맞으면서까지 상대에게 파고들지. 나와의 대련에선 괜찮았지만 ‘능력자’와 싸운다면.”


하부가 장대를 들었다.

옆에 큰 바위를 향해 강하게 휘두르며 내리찍었다.

콰앙!

천둥같은 소리와 함께 바위가 두동가리 나버렸다.


“한대라도 맞는 즉시 넌 리타이어야. 물론 시온으로 방어를 하면 되지만 그쪽으로 시온을 소모해버리면 네 능력의 특성상 공격력이 약해지겠지.”


레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쪼개진 바위를 바라봤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인 든다.

한참 생각을 정리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부에게 부탁한다.


“다시 한번 대련해주세요. 이번에는 능력을 쓰면서······.”


하부가 손을 팔랑팔랑 저으며 거부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 너무 피곤해서 못하겠다.”


하품을 하면서 뒤로 벌러덩 눕는다.

햇살에 달궈진 바위는 따스했다.

바위의 온기가 온몸으로 들어오자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좋구먼.”


레이가 누운 하부 옆에 양반다리로 앉았다.

하늘을 쳐다보며 오늘 대련을 복기했다.


‘능력자···.’


능력자와 싸운다는 가정으로 떠올렸다.


‘방금 관자놀이를 저격한 봉을 손으로 막았을 때.’


하부가 쪼갠 바위이미지가 연상된다.

봉은 손을 뚫고 자신의 머리를 바위처럼 박살을 내며 지나간다.


‘그 자리에서 리타이어···아니 사망.’


자신의 약함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여기 있었네.”


레이가 눈을 뜨고 뒤를 돌아봤다.

민규가 찾아왔다.

하부가 상체를 일으켜 민규를 쳐다본다.


“응? 표정이 심각한데?”


“간밤에 공항에 폭탄테러가 있었다.”


“그래?”


하부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운행할 비행기가 없어 이곳에 발이 묶이게 됐어. 당분간 호텔에 지낼 생각인데 너희도 같이 가자.”


“지금? 귀찮은데.”


“점심을 특급만찬으로 준비했다.”


민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빨리 준비하자 레이.”


“아, 네!”


재빠른 걸음으로 바위에서 내려와 동굴로 향하는 하부 뒤를 레이가 쫒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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