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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님의 서재입니다.

비능력 뚝심근성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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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래머
작품등록일 :
2022.05.11 21:21
최근연재일 :
2023.01.03 17:2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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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수 :
35,991

작성
22.05.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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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 선생 찾아 삼만리

DUMMY

1

하늘로 뜨기 전인 비행기 안에서 창문을 통해 비행기 날개를 가냘픈 소녀처럼 쳐다보고 있는 시현.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강수가 쳐다봤다.


“뭘 그렇게 보냐. 2일 전 사건 때문에 그래?”


“하···검문 한번 빡세네.”


“왔냐.”


혜성이 뒤늦게 자리로 왔다.

검문대에서 조금 발목이 잡혔었다. 혜성은 자신의 짐을 위쪽의 짐 넣는 칸에 넣고 자리에 앉았다.


“아마 정신이 없을 거야. 어제까지 조사도 받았으니깐.”


2일 전 시현은 윤석의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그와 대치를 하였다.

윤석을 제압하여 경찰에 넘겨주었고 시현은 참고인으로 어제까지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출국 일정이 하루 뒤로 미루어졌었다.

지금 시현은 심란한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조사 과정 중에···.


“제가 직접 두 눈으로 봤다니까요?”


시현이 두 눈을 가리키며 경찰관에게 달려들 듯이 이야기했다.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파인 중년의 형사가 시현의 패기에 당황해하며 뺨을 긁적였다.


“아니 그렇게 말해도···범인은 ‘능력자’라는 기록이 없단 말이지.”


서류를 넘기며 말한다.


“초, 중 심지어 고등학교까지도 전부 일반 학교를 졸업, 대학 졸업 후 일반 건설회사에서 영업맨으로 뛰고 있었고.”


서류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형사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능력은 늦어도 5살 때 발현이 돼. 그때까지 발현이 안 되면 능력이 없다는 거지.”


옆에 있던 젊은 형사가 거들었다.


“혹시 너가 잘못 본 거 아니니?”


이 말이 시현의 답답함에 불을 지폈다.

시현은 더욱 목소리를 높여서 형사들에게 말했다.


“아 진짜, 제가 봤다니까요. 그 녀석 몸을 두른 ‘노란색 시온’을! 나도 같은 ‘현상계 능력자’인데 그걸 모르겠어요? 게다가 능력을 써서 저랑 싸웠다니까요?”


흥분하며 고성을 지르는 시현을 차분히 진정시키려는 중년의 형사.

젊은 형사는 옆에서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중년의 남성은 한숨을 쉬며 시현에게 범인의 살해 동기를 말해주었다.

윤석이 죽인 남성은 같은 회사 상사라고 한다.

주변의 말에 따르면 그는 평소 윤석을 깔보는 듯이 대하며 자주 괴롭혔다고 한다.

윤석의 학력이나 일처리 등을 지적하며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곱을 주며 창피를 줬다고 한다.

이 말에 경찰은 평소 자신을 괴롭힌 상사에 대한 복수 살인으로 보고 있었다.


“너도 알고 있지? 능력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현저히 적은 이 ‘아레나’라는 나라에서 능력자가 얼마나 많은 대우를 받고 있는지는.”


형사가 담배를 꺼내어 피웠다.

시현은 코를 막았지만 밀폐된 공간은 금세 담배 연기로 자욱해졌다.


“너 같은 능력자들은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을 줄 만큼 나라에서 특별 취급을 해주잖아.”


그의 말에는 시현에 대한 부러움과 능력자들에 대한 질투가 섞여 있었다.


“윤석이 정말 능력자라면 왜 자신이 능력자라는 것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숨긴거지? 아무런 메리트가 없잖냐.”


형사의 말에 시현은 입을 다물었다.

형사가 담배 하나를 다 필 때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형사가 담배를 끄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뭐 사실은 당사자에게 물어봐야겠지만, 그 당사자의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말이야.”


“상태요?”


“그래, 거의 시체야. 아무 말도 안 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어. 취조를 하려고 해도 죽은 눈으로 멍하니 앉아만 있어.”


“뭐, 안 그래도 어제, 네 말을 듣고 검사는 해봤지만 역시나 무능력자로 판명이 났어.”


젊은 형사가 옆에서 말을 거들어주었다.

중년 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취조는 이걸로 끝이야. 너는 그만 나가봐도 좋아. 이형사 얘 좀 집에 데려다 줘.”


“예, 알겠습니다.”


시현은 젊은 형사의 안내를 받으며 취조실을 벗어났다.


2

그 이후로 찝찝함이 가시지 않았다.

형사에게서 이번 일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를 받았다.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으니 미칠 노릇이다.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를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왜 가는 거예요?”


강수는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어서 시현의 질문을 듣지 못했다.

대신 혜성이 대답해주었다.


“글쎄, 우리도 들은 게 없어서 말이야. 요즘 수업도 없었으니 견학을 시키려는 게 아닐까?”


“오, 견학?! 괜찮네요!”


시현은 견학이라는 말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해외 견학이라는 말에 방금까지 가지고 있던 갑갑함을 가슴 한구석에 밀어 넣었다.

비행기가 이륙 직전이다.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손님들을 살폈다.


3

시현이 비행기를 탈 무렵, 시현을 취조했던 형사가 경찰청 등나무로 나와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주변엔 동료는 없다.

이번 사건을 같이 맡은 젊은 형사가 다가왔다.

그의 옆에 앉아서 같이 담배를 폈다.


“이번 건은 어떻게 되었어요?”


“몰라. 그 애가 함부로 떠들지 않기를 바래야지. 일단 우리는 그냥 일반인이 일으킨 사건으로 처리하면 돼.”


“윗대가리들은 무슨 생각일까요?”


중년 형사가 먼저 담배를 끈다.


“우리야, 돈만 많이 준다면 불만은 없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그는 발걸음을 옮기며 젊은 형사에게 한마디 말을 했다.


“이 건은 너와 나 둘만 알고 있으니깐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마라.”



4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시현 일행은 입국수속을 거친 뒤에 공항 내부에 들어섰다.

캐리어를 끌며 민규 이사를 뒤따르는 세 사람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레나 공항보다 훨씬 크고 넓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컬테인 공항’.

그들은 공항의 끝자락인 13번 출구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왔다.

출구 바로 앞에는 검은색 스타렉스가 있었다.

피부가 검게 그을린 남성 가이드에게 짐을 맡기고 세 사람은 먼저 차에 탑승했다.

민규 이사는 밖에서 잠시 전화통화를 했다.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았는지 혀를 차며 조수석에 올라탄다.

짐을 다 실은 가이드는 운전대를 잡고 차를 몰았다.

차가 한참을 달려서야 창문 너머로 도심이 보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컬테인이 크긴 크구나.”


“우와!”


아레나에서는 볼 수 없는 높고 큰 건물들이 다양한 형태로 여러 방면에서 보였다.

도로도 복잡하게 많이 얽혀있고 지나다니는 차의 수도 압도적이었다.

‘컬테인’에 처음 와본 시현, 강수, 혜성은 바깥을 구경한다고 정신이 없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하지만 이 경치를 놓칠 순 없다.

차는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렸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 출발했는데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었다.

도심을 지난 지 오래였다. 이제는 나무와 숲이 빽빽하게 드러났다.

뒷좌석에 탄 세 사람은 중간쯤부터 잠에 빠져 있었다.

해가 거의 저물 때쯤 차는 철조망과 군인들이 지키는 곳에서 멈추었다.

차가 멈추는 것을 느낀 셋은 잠에서 깨어났다.

주변은 어두컴컴해져 있었고 낮에 봤던 멋진 건물은 없고 나무들만 보였다.

군인 한 명이 다가오자 창문을 내렸다.


“이 앞은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민규 이사가 가이드에게 수첩을 한 개 건네주고 군인에게 보여주었다.

수첩을 본 군인은 경례를 하며 돌아갔다.

이윽고 같이 있던 동료에게 몇 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바리게이트를 치워 차가 지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차는 더욱 깊숙한 산속까지 들어갔다.


“선생님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혜성이 대표로 물어보았다.


“너희들의 선생님한테 가는 거야.”


민규의 말에 시현이 놀라서 몸이 앞으로 튀어 나왔지만 벨트에 저지당한다.


“선생님이요?”


“잠시만요. 선생님한테 가는데 왜 이런 곳까지? 아까 보니깐 군인들이 지키는 곳 같던데?”


“하···그러게나 말이다. 겨우 녀석을 찾았다 싶었더니 이런 곳에 살고 있었네······.”


민규가 한숨을 푹 쉬면서 작은 소리로 한탄을 하였다.

강이 보이는 곳에서 차는 멈추었다.

넷은 차에서 내렸다.

각자의 짐을 내려주고 가이드는 다시 차에 올라탄다.


“그럼, 나중에 연락주세요.”


그대로 차는 돌아갔다.

민규가 발걸음을 옮겼고 학생들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내린 곳에서 강줄기를 따라 조금만 내려가니 거의 썩어 문드러진 나무 다리 하나가 있었다.

중간 중간에 구멍이 뚫려있어서 조심히 건너갔다.

발을 디딜 때마다 삐걱거리는 음침한 소리가 들려 불안했다.

다리를 건너고서 숲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앞장서서 가는 민규를 놓치면 길을 잃기 십상이기에 바짝 붙어서 갔다.


“정말 이런 곳에 사람이 살아요?”


강수가 시야에 방해가 되는 나뭇가지들을 치우며 물었다.


“아직 멀었어요?”


시현이 숨을 약간 헐떡이며 말했다.


“도착했다.”


수풀을 헤집으며 빠져나온 일행의 앞에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동굴이었다.


“뭐야? 여기에요?”


시현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동굴 안을 바라봤다.

희미하게 불빛이 보였다. 빛이 출렁이는게 모닥불인거 같았다.


“누구냐!”


오른쪽 풀숲에서 한 남성이 나왔다.

덥수룩한 머리는 씻은 지 오래인 듯 떡이 져 있었고 앞머리로 눈이 가려져 있었다.

턱과 인중엔 수염이 길게 자라나 신선같은 꼴을 하고 있었다.


“음?”


남성이 일행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힉?!”


그는 무언가를 발견하곤 기겁을 하며 도주를 하려고 했다.


“잠깐!”


민규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그의 팔을 잡아챈다.

얼마나 빠른지 시현은 민규의 움직임을 보지도 못하였다.

민규는 그를 쓰러트렸다.

얼굴부터 땅에 찧은 남성은 외마디 곡소리를 내었다.

이 상황을 따라갈 수 없던 세 사람은 그저 두 사람을 지켜봤다.


“밖에 무슨 일이야?”


“음? 누가 밖에 있는거 같은데?”


동굴에서 시현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 둘이 나왔다.

한 명은 시현과 키가 비슷하고 다른 한 명은 키가 꽤 큰 편이다.

키 작은 놈이 나무막대기로 시현네를 가리켰다.


“네놈들은 누구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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