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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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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07.11 11:00
조회
4,686
추천
56
글자
12쪽

"미친 난쟁이"

DUMMY

그렇게 다음날에도 나는 손쉽게 미행하는 자들을 몰래 따돌리고는 아이언 보틀에 가서 여러 장인에게 술을 돌리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미친 난쟁이가 이틀 뒤에 올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지만 일이란 게 언제나 내가 마음먹은 것 처럼 흘러가는 일이 좀처럼 없기 때문에 혹시 몰라서였다.


그리고 그 이튿날도 나는 아이언 보틀로 향했고 나는 내가 예상한 대로 미친 난쟁이를 찾을 수 있었다. 아니, 미친 난쟁이가 나를 직접 찾아왔다.


"야, 네 녀석이 맨날 돈지랄한다던 그 애송이 백작이냐? 왜 나를 찾는 거냐."

"와... 왜 미친 난쟁이라 불리는지 몰랐는데 알 거 같네요. 아니지 이건 욕쟁이 난쟁이가 돼야 하는 거 아닌가?"


미친 난쟁이는 말 그대로 다짜고짜 나에게 와서 정말 귀찮아 죽겠다는 티를 팍팍 내며 따져 물었다.


난쟁이들이 제국과 교류하며 제국 내에서 살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엄밀히 따지면 제국 소속은 아니다.


따라서 내가 귀족이라 해서 그가 내 작위를 존중해 예법을 지키고 존대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보통 상호 간에 예의를 지키기 위해 말은 높여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반말에 욕지기를 받은 나도 괜스레 골이 나서 말 한마디 비꼬아 쏘아주었다.


“다른 귀족 나부랭이처럼 말장난 칠 거면 그냥 가마. 내 시간은 매우 귀해.”

“성격도 급하셔라, 저도 바쁜 몸이니 장난은 그만하도록 하죠.”


“애송이, 용건만 간단히 해라. 너랑 이렇게 이야기 해주는 것도 네가 퍼다 나른 돈 때문에 이 동네 애송이 야장들이 하도 만나보라 떠들어서 말이라도 걸어 주는 거다.”

"알겠어요 ‘로날프‘씨, 단도직입적으로 내 영지에 와서 일할 생각 없어요? 아무한테나 하는 제안 아닙니다?"


미친 난쟁이는 정말 끝까지 예의 따위는 없었다. 계속해서 나에게 애송이, 애송이 거리고 아이언 로드의 야장들 또한 애송이라 하는 것 보니 저게 입버릇 인 듯 했다.


나도 더 이상 말장난 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해 바로 그에게 본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 이야기에 미친 난쟁이 로날프는 화들짝 놀라며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야! 너... 너...! 그 이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어떤 난쟁이 놈이 말해줬어?!“

"그건 알아서 뭐 하게요 '로날프 씨', 빨리 대답해 줘요 나도 바쁜 몸이니까."


난쟁이족에게 이름이란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진다. 그들은 고고한 장인들로서 자신들의 이름보다는 그저 장인으로, 소속된 부족의 이름으로 불리기를 선호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자신들의 동족에게도 정말 친분이 두터운 이가 아니면 자신의 본명을 밝히지 않는 편이었다. 하물며 이 종족인 내가 그의 본명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란 듯했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그의 본명은 이 거리의 야장들 사이에서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다름 아닌 그가 술에 취해 '나 로날프가 말이지!...!' 라며 고래고래 술주정을 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기에 야장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을 모른다면 오히려 수상한 자라 생각할 터였다.


다만, 난쟁이족의 습성을 알기에 그를 존경하는 야장들은 이름을 모르는 체하였고, 야장들만의 의리로 웬만해선 그의 이름을 어디 가서 퍼뜨리지 않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하지만 빼어난 외모와 말솜씨, 그리고 호탕하게 술을 사며 야장들의 호의를 산 결과, 정보 길드에서라면 어마어마한 값을 불렀을 그의 본명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흠흠... 자... 작게 이야기해 주게, 애송이인 네녀석이 알지 모르겠지만 난쟁이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어떻게 하죠, 저는 애송이라 그런 거 잘 몰라서 크게 말하고 싶은데. 로! 날! 읍읍...”


“알겠다 백작, 내가 잘못했으니 제발... 제발 그 입 좀 다물어라!”

"뭐 그렇게까지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죠. 어떻게 저의 제안은 어떻습니까?"


"백작 미안하게 됐네, 지금의 나는 더 이상 망치를 들고 싶지 않아."

"난쟁이가 망치 들기를 포기하다니 그 이유라도 알고 싶습니다."


미친 난쟁이 로날프는 현재 어떠한 이유로 더 이상 망치를 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 평생을 야장으로, 장인으로 죽고 사는 난쟁이로서 망치를 내려놓는 단건 죽을 때가 다가온다든지 아니면 자살하겠다는 의미와 같았다.


나는 그로부터 의외의 말을 들었기에 그에게 이유를 듣고 설득해 보기 위해 사연을 물었다.


"자네 '기계 공학'이 뭔지 아나...? 그럼 그렇지, 마법에 찌든 귀족이 알 턱이...."

"그거야 태엽이나 기어 같은 것들로 구성해 작은 힘으로 큰 동력을 내게끔 만든 장치들 아닙니까?"


"자네 같은 자가 어찌 '기계 공학'을? 큼큼, 기계 공학을 알고 있다면 이야기가 쉽네."


로날프 그는 자기 자기 입으로 얘기하기엔 부끄럽지만. 한때 타워 산맥 난쟁이 중에서도 최고로 쳐준다는 검은 모루 일족의 최고 대장장이라 했다.


그는 수십 년을 야장으로 살며 여러 무구의 발전에 기여했고, 실제로 현재 제국에 납품되는 매우 가벼운 강철인 경 강철을 소재로 한 무구들을 개발하는데 핵심 인사기도 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일평생 동안 야장 기술의 발전에 기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더 이상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고 현재의 검, 창, 도끼 등의 냉병기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내가 그때 진짜 별짓을 다 해보았다니까, 철 제련할 때 보석을 갈아 넣어보기도 하고, 특이한 형태로도 만들어보고 진짜 안 해본 짓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시도해 봤었어."


그렇게 벽에 가로막힌 그는 그 벽을 넘기 위해 다양한 발상을 해보았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형적인 형태의 검도 만들고, 강철이 아닌 아예 다른 소재로 만들기도 하며 진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던 듯했다.


그렇게 아무리 고민해도 혼자서 해결을 볼 수 없었던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바로 자신들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달라 자주 부딪혔던 아인종인 '고블린'의 기술을 접목해 보기로 말이다.


물론 자기 부족인 검은 모루 부족에서도 반대가 어마어마했다고 했다. 그가 회상하며 말하길 '그때 족장이 진짜 망치로 내 머리를 부수려 했었어.'라는 걸 보면 종족 내에서도 반대가 극심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대륙 내 다른 아인종들과 난쟁이들은 매우 사이가 좋지 못했다. 우선 난쟁이들의 성격도 한몫 거들게 된다.


그들은 천상 장인으로서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만든 무구의 가치를 몰라주는 오크들은 한심했고, 자연을 해친다며 자신들을 깎아내리는 엘프는 오만했다.


그리고 고블린 들은 도무지 쓸데없는 장난감 같은 장치들을 만들어 대기에 논할 가치가 없어 했다.


그렇게 난쟁이들은 다른 아인종들과 척을 지면서까지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는 인간과 교류를 시작했고 다른 아인종들 자체가 인간들을 보며 혐오감을 느끼는데 그런 인간과 손잡은 난쟁이들이 보기 좋을 리가 없었다.


어쨌든 그는 그렇게 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블린들에게 갔고 거기서 자신이 찾은 길을 보았다 했다. 그가 발견한 것이 바로 '기계 공학'이었다.


"고블린들은 자신들의 장치로 적은 힘으로 큰 힘을 낼 수 있게, 인간들의 합성 궁을, 엘프들의 섬세한 궁술을 모방하기 위해 장점을 '기계식 쇠뇌'라는 장치를 만들었더군. 그것이야말로 무구의 혁신 아닌가."


이 말하기 좋아하는 난쟁이의 핵심은 그러했다. 모름지기 무구란 큰 힘에서 사용자를 보호하고, 적은 힘으로 보다 강한 위력의 공격을 가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무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 했다.


그래서 그는 아무리 좋은 무구를 만들어도 사용자에 따라 성능이 극명하게 갈리는 냉병기의 한계를 느꼈던 것이었다.


물론, 그가 본 고블린들의 '기계식 쇠뇌'는 진짜 조잡함의 극치였다. 고블린답게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지만, 자신들에 비하면 허접한 손재주로 인해 그가 보기엔 세 살배기 꼬마 난쟁이가 만든 장난감 같아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생각과 발상 자체는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인간은 물소 뿔 등을 이용하여 강력한 장력을 발휘하여 사거리는 짧지만, 위력이 강한 강궁인 합성 궁을 만들어서 썼다. 하지만, 인간의 합성 궁은 사용 시 많은 근력을 요구하고, 명중률이 낮았다.


그에 비해 엘프는 종족의 특성인 나무의 탄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으로 부드러운 나무를 사용해 인간의 강궁에 비해 파괴력은 낮지만 사거리가 훨씬 길고 명중률이 탁월한 목궁을 사용했다.


고블린의 발상은 이 두 가지를 접목해 기계식 도르래로 적은 힘으로 합성 궁의 시위를 당기고 부드러운 지지대로 명중률을 높여 사용하기 쉽고, 명중률도 좋은 활을 만들어 내겠다는 발상을 한 것이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로날프는 부족으로 돌아와 고블린에게서 본 '기계식 쇠뇌'에 대해 부족장에게 열변을 토했으나 부족장은 고블린의 조악한 장난감 따위에 시선을 빼앗겼단 이유로 오히려 그를 꾸짖었다고 했다.


이 세계는 지구와는 다르게 기계 공학이 천대받는 세상이다.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세계에만 존재하는 '마법'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느 판타지처럼 운석을 소환하거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이능을 부릴 수는 없겠지만 마법과 마술이 기계공학에 비해 유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마법과 마술은 다양성과 유용성이 기계공학에 비해 더할 나위 없이 상위호환이다.


돌을 들어 올린다든지, 바람을 불게 한다든지 이런 이능은 마법과 마술의 근본이 되는 '룬 어'로 구축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훨씬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기에 마법사들의 인공 마나석과 '룬 어'로 구축된 아티팩트의 보급으로 그 유용성은 기계공학이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네, 난쟁이의 야금술에 기계공학을 접목한다면 진정으로 무구의 혁신을 만들 수 있을 거란 말일세!"


어느덧 내 앞의 로날프는 다시금 '미친 난쟁이'로 돌아와 내 앞에서 기계 공학에 대해 열변을 토로하고 있었다.


"흠... 잘 들었어요 로날프,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기계공학이라 해도 한계점은 명확해요. 작은 힘으로 보다 큰 힘을 내기 위해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장치가 필요하죠, 결국에 사용자가 낼 수 있는 힘에는 한계가 있기에 이를 더 키우려면 장치가 더 복잡해지고 거대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건 자네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네, 그래서 이렇게 항상 방법을 고민 중 이질 앓나. 어쨌든 나는 그 방법에 대해 알아내기 전까진 망치를 더 이상 들지 않을 거라 다짐했네."


나는 로날프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간, 이 미친 난쟁이를 설득할 방법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


이대로라면 가뜩이나 고집이 세기로 유명한 난쟁이족에서 딱 보아도 한 고집해 보이는 로날프를 내 영지로 데려가는 일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생각에 잠겼을까 문득 그의 이야기를 곱씹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분명히 이 세계에는 사람의 힘을 대신할 수 있는 에너지인 화석연료나 화약이 없다. 설사 존재한다 해도 마법과 마술이 있기에 연구조차 되지 않았다.


기계 공학의 정수는 적은 힘으로 큰 힘들 만들어 내는 것, 그렇다면 적은 힘을 과연 꼭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내거나 존재하는지도 모를 화석연료나 화약에 기댈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곤 머릿속에 한 가지의 나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도 모를 내용을 내 앞의 미친 난쟁이 로날프를 설득하기 위해 설명을 시작했다.


작가의말

난쟁이 로날프의 이름이 자꾸 바뀌어서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 ㅠㅠ

맞춤법 검사기가 자꾸 제멋대로 이름을 바꾸네요 수정 완료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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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취서생
    작성일
    23.08.07 16:37
    No. 1

    로나프, 로날프, 로날드, 로날트 한 난쟁이가 다양하게 불리는군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류으으으크
    작성일
    23.08.07 17:18
    No. 2

    앗...오타지적 감사합니다. 로날프가 맞습니다. 이놈의 맞춤법 검사기가 고유명사를 제대로 분리하지 못하고 멋대로 이름을 자꾸 다른 단어로 바꾸어서요 ㅠㅠ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미처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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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 꿈은 말이지." +6 23.06.26 7,758 103 13쪽
7 "산채 방문" +4 23.06.23 8,201 10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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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첫 영지전" +16 23.06.21 9,518 137 13쪽
4 "영지전이라니!!" +6 23.06.20 9,973 132 13쪽
3 "영지의 위기(?)" +16 23.06.19 11,086 135 13쪽
2 "이것도 영지라고" +9 23.06.16 13,995 158 13쪽
1 "데일 볼든 백작" +22 23.06.15 20,079 17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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