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176,647
추천수 :
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5.18 11:15
조회
2,509
추천
51
글자
12쪽

충돌 가능성

DUMMY

『지난 6월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제 개인적인 일로 구독자분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번 방송내용은 공지한 대로 야생에서 혹은 조난을 당했을 때 상당히 중요한 일이지만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아마 들어두면 분명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여러분들이 조난을 당했을 때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먹는 것과 걷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뭐 먹는 거야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또 이것저것 다뤄보기도 했으니 이번에는 걷는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시간을 계산하는 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나라에야 그런 지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혹 사막 등 오지 여행을 하다 조난을 당했을 때 해가 지기까지 남은 시간을 대략적으로라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알려 드리지요.


물론 제한은 있습니다.

산지에서는 맞지 않고 수평선이나 지평선이 보이는 곳에서 사용가능한 방법이거든요.


손가락을 모아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하단에 맞춘 후 태양의 하단에서 지평선이나 수평선까지 손가락이 몇 개가 들어가는지를 파악하는 겁니다.

손가락 하나를 15분으로 생각해서 측정한다면 해가 지기까지 남은 시간을 대충 알 수 있을 겁니다.


조난을 당했을 때는 무엇보다 밤이 위험하니 남은 시간을 봐서 밤을 대비할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 하니까요.

물론 항시 말씀드리지만 현대 문명사회에서 그럴 경우를 맞닥뜨리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죠.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앞으로는 빠지는 일 없이 꾸준히 방송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했어요, 형. 여기 음료수.”


“그래 고맙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방송을 하지 못했지만 그 외에는 방송을 쉰 적이 없다.

별로 인기 없는 주제인 서바이벌 관련 내용이지만 그래도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방송의 질이 좋다고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다.

그만큼 후원도 늘고 있고 또 광고도 붙기 시작한 것이다.


“형, 그 얘기 들었어요?

미국천문학회에서 블랙크리스탈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지 정밀한 관측에 들어갔다는 거 말예요.”


“듣긴 들었다.

그런데 그거 더 선 같은 황색언론에서 관심 끌려고 떠든 애기 아니었냐?”


“처음에는 그랬는데 그 조슈아 켄달 외에 다른 학자들 역시 블랙크리스탈의 궤도가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네요.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면서 말이죠.”


“허, 소행성의 지구 충돌이라.

어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긴데.

그게 지름이 100km라고 했지?”


“예, 대충 그 정도 크기라네요.

공룡을 명종시킨 소행성의 크기가 10km정돈데 말이죠.

물론 그 소문 때문에 근래 우리 방송 독자수가 늘고 있고 또 기존 VOD 조회수도 폭증하고 있어 우리에겐 좋은 일이지만요.”


“확실히 사람들 관심이 생존 쪽으로 쏠릴 만한 일이긴 하지.

이 기회에 구독자 수 좀 늘리면 좋겠는데 뭐 참신한 아이디어 없냐?”


“지금같이 맨 몸으로 하는 서바이벌 말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상태에서 하는 건 어떨까요?

하다못해 파이어 스틸이라도 준비된 상태 말예요?

그럼 우리도 그 생존관련 제품들 광고가 좀 더 늘 수 있을 텐데요.”


“글쎄. 그런 방송은 여럿 있잖아. 기존 독자들이 원할까?”


“그것도 그러네요.”


“일단 나도 생각해 볼 테니 너도 좀 생각해 봐라.

아니 구독자들 댓글부터 뒤져보자.

거기에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으니까.”


“알았어요. 그건 제가 할게요.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죠?”


“모르지. 그렇지만 혹 그 일이 사실이라도 강대국들이 가만 두고 보겠어?

하긴 죽으면 다 같이 죽을 판이니 우리 정부도 가만있지는 않겠지만.”


“형이 보기에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방법이 뭐겠어요?”


“뭐겠냐?

결국 인류가 가진 핵미사일을 그 블랙크리스탈을 향해 쏘는 거지.

파괴는 못하더라도 방향 정도는 틀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시간이 있다고 하니 말이다.”


“옛날 영화에서 보면 사람이 소행성에 착륙해 핵폭탄을 터트리고 하던데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어떨까요?”


“글쎄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블랙크리스탈의 속도가 10만km가 넘는다고 하는데 그 정도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에 착륙하는 게 쉽지는 않을 거야.

더구나 지구로 향하는 물체니 지구에서 블랙크리스탈로 가는 속도까지 생각하면 상대속도는 더 대단할 테고.

오히려 멀리서 쏴서 부수거나 방향을 트는 게 더 낫지 싶은데.”


“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네요. 장가는 가고 죽고 싶은데.”


“뭐? 뜬금없이 그건 뭔 소리야?”


“아니 그렇잖아요.

솔직히 형이니까 하는 말인데 저는 아직까지 동정이라고요.

여자랑 섹스 한번 해 보지 못했는데 죽어야 한다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지금이라도 여자를 만나. 네 동기들 중에도 여자들 있잖아.”


“걔들이 우리를 남자로 보는 줄 알아요.

학교 입학하고 대학원까지 5년 동안 얼굴을 맞댔지만 과 남자들한테 관심을 보이는 여자애들을 보지를 못했네요.”


“하긴. 식구들끼리 연애하는 것도 그렇긴 하지.”


“형도 문제예요.

맨날 여학우들한테 가족이니 동생이니 하니까 여자들이 우리 과 남자를 남자로 보지 않는 거라고요.”


“아니 갑자기 왜 나한테 불똥이 튀냐, 튀길.

그리고 아직 너는 나이가 있잖아.

가만, 그러고 보니 너 과에 맘에 두고 있는 애가 있는 거 아냐? 하는 말이 그런데.”


“아, 아니에요.”


“아니긴. 얼굴 보니까 맞구만.

누군데? 누군지 알아야 형이 다리라도 놔주지.”


“됐네요. 형도 모솔이면서 다리는 무슨.”


“야, 연애는 못해도 다리는 놔 줄 수 있는 거야. 말 해봐.

가만 그러고 보니 너 수연이 앞에만 서면 버벅거리던데 혹 수연이냐?

얼굴 보니 맞네.”


“아니거든요.”


“아니긴.

기다려봐. 형이 기회 봐서 너랑 수연이랑 둘만 있을 기회를 만들어 줄 테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유명한 천문대마다 블랙크리스탈의 지구 충돌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기 시작했다.

처음 블랙크리스탈을 발견했던 안데스의 캄파나스 천문대 역시 블랙크리스탈의 지구 충돌 가능성을 시인하면서 그 확률을 15%라고 했다.

인도의 자이푸르 천문대의 경우 충돌 가능성을 25%로 상향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031년 재개장을 해 가장 최신의 망원경을 갖춘 천문대라는 보현산 천문대 역시 블랙크리스탈과 지구와의 충돌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를 했다.


세계는 극심한 혼란에 쌓이기 시작했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아직까지는 지켜보자는 국민들이 대다수였지만 미국 같은 경우 웬만한 도시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약탈과 방화 그리고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몇몇 국가에서는 젊은 군인에 의한 쿠데타와 기득권층에 대한 대대적인 피의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같은 경우는 이미 강력한 언론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외국 언론을 추방했는데 들리는 말에 따르면 공안에게 즉결처분권까지 주어진 상태란다.


북한에 대한 소식은 없다.

간혹 들리는 얘기들도 그저 소문에 불과한 정도다.

전에는 탈북민들이 있어 북한 소식을 어느 정도 듣기도 했지만 현재는 탈북민조차 찾을 수 없는 상태다.


모두 조슈아 켐벨이 더 선에 떠들어 댄 지 불과 4개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 상황이니 세계의 모든 시선은 미국 정부와 미국 천문학회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계 과학의 선두주자는 미국인 것이다.

우주에 대한 관찰 역시 미국을 앞선 나라가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천문학회가 있는 워싱턴 D. C.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떠들기 좋아하는 미국 천문학회는 근래 묵묵부답이다.


그러던 중 청와대는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예정에 없던 일이다.


『대통령은 2033년 11월 13일부터 11월 23일까지 10박 11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금번 방문은 미 대통령의 요청으로 급하게 이루어졌으며 미 대통령 로건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뿐 아니라 중국의 주석, 러시아의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인구 5천만 이상인 모든 나라들의 대표들과 EU집행위원장, UN 사무총장 및 로마 교황을 워싱턴으로 초청하였습니다.

초청의 목적은 블랙크리스탈에 대한 문제를 상의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 밝혔습니다.


국민 여러분!

인류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지금과 같은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 전쟁과 지난 10여 년 전의 팬데믹 역시 인류는 기어코 극복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세계 각국과 보조를 맞춰 금번 블랙크리스탈 위기 역시 지난 10여 년 전처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얼토당토않은 소문에 현혹되지 마시고 생업에 충실하시며 정부의 발표를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인류는 결코 공룡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이상입니다.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2033년 10월 30일 일요일 아침 갑작스런 소식이었다.


그리고 이틀 후 워싱턴에 있는 미국 천문학회장 마이클 브라운의 발표가 세계를 뒤흔들었다.

아니 이미 세계 모두가 알고 있는 소식을 확인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 그리하여 블랙크리스탈이 지금과 같이 움직인다면 2034년 12월 20일 경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계산되었습니다. 이상입니다.』


“CNN입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는데 퍼센티지가 어느 정도라는 말입니까?”


“가능성이 있습니다.”


“50%를 넘습니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앞으로 그와 유사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습니다.”


“KBS입니다.

한국의 보현산 천문대에서 확실하다고 했는데 보현산 천문대의 의견에 대해 어찌 생각하십니까?”


“다른 천문대의 의견에 답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 말은 보현산 천문대의 의견이 맞았다고 들리는데 그런 겁니까?”


“답하지 않겠습니다.”


“BBC입니다. 로건에게는 언제 보고가 올라간 겁니까?”


“열흘 전에 천문학회와 NASA, 우주사령부가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하원의장에게 보고했습니다.”


“대책에 대해서도 말씀을 나눴습니까?”


“국가 기밀입니다.”


“디 자이퉁입니다. 과학적으로 묻죠. 블랙크리스탈의 파괴나 궤도 수정이 가능한 겁니까?”


“좋은 질문입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세계 각국이 모두 합심해야 하는 일이지만요.”


“그럼 금번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인 이유 역시 그와 관련한 문제 때문입니까?”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화통신입니다.

세계 각국이 합심한다는 말은 우리 중국이 미국에 협력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지금의 문제는 무슨 이념논쟁이 아니니까요.

중국의 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블랙크리스탈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아니, 미국이 중국에 협력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이미 GDP 규모에서도 중국이 미국에 뒤쳐진다고 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만.”


“그런 정치적인 문제는 추후 백악관의 회견 때 질문하십시오.”


워싱턴 미국 천문학회의 기자회견장은 점점 소란스러워졌다.

기자들 역시 취재이기 이전에 제 목숨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빨리 안다고 살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건만 마치 그것만이 구명줄인 듯 기자들은 늙어 기운도 없는 학자를 괴롭히느라 여념이 없었다.

물론 현명한 학자인 브라운 박사는 대부분의 질문을 백악관에 미루는 지혜를 발휘했지만.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가 되기까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 21.06.03 1,872 46 14쪽
23 괴질환 +2 21.06.02 1,950 45 13쪽
22 운석 +4 21.06.01 1,959 51 14쪽
21 법계사 +1 21.05.31 1,946 46 14쪽
20 하산 +1 21.05.30 1,950 46 13쪽
19 명잔과 별상칼 +1 21.05.29 1,955 52 12쪽
18 높고 탁 트인 곳 +1 21.05.28 1,974 53 13쪽
17 +2 21.05.27 1,981 51 13쪽
16 메시아프로젝트 +2 21.05.26 2,035 46 13쪽
15 그리고 한국은 +1 21.05.25 2,106 49 13쪽
14 지금 북한은 +2 21.05.24 2,119 42 12쪽
13 아포칼립스 +3 21.05.23 2,235 41 13쪽
12 마나세상 +1 21.05.22 2,344 50 13쪽
11 문양 +1 21.05.21 2,346 50 12쪽
10 그 시각 중국은 +3 21.05.20 2,344 49 12쪽
9 계엄 +3 21.05.19 2,416 49 12쪽
8 지구의 주인 +6 21.05.19 2,507 44 12쪽
» 충돌 가능성 +2 21.05.18 2,510 51 12쪽
6 유산 +6 21.05.17 2,636 59 12쪽
5 맹세 +3 21.05.17 2,682 57 12쪽
4 굿 +5 21.05.16 2,827 52 12쪽
3 선정적인 황색언론 +3 21.05.15 3,146 59 13쪽
2 부름 +3 21.05.15 3,755 56 12쪽
1 블랙크리스탈 +5 21.05.14 5,483 6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