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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176,572
추천수 :
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5.15 10:10
조회
3,754
추천
56
글자
12쪽

부름

DUMMY

『전에 시범을 보여드렸습니다만 항시 제 채널을 사랑하시는 ‘애플힢’님께서 지난 시간에 다시 한번 시범을 보여 달라며 후원을 해주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야생에서 불 피우기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다시 한번 야생에서 불피우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흔히 역사 다큐 등을 보면 야생에서 아주 쉽게 불을 만드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건 대부분 거짓입니다.

아니 적어도 현대에서는 거짓입니다.

모르겠습니다.

호모 에렉투스나 크로마뇽인 혹은 인류의 선조는 불을 쉽게 만들었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정말 어려운 게 불을 만드는 일입니다.

물론 문명사회에 있을 때나 문명의 이기를 가지고 있을 때는 쉬운 일이겠지만요.


자 이제 준비가 됐군요.

...

나무에 구멍 하나 내는 것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드는 일입니다.

더구나 칼 따위 도구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이렇게 주변의 돌로 나무에 구멍을 내는 일은 보셨다시피 상당히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심지어 적당한 돌을 구하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애플힢님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분이라면, 특별히 혹시 여성이시라면, 절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겁니다.

아니 이런 일에 익숙한 특수한 몇몇 사람을 제외하곤 건장한 남성분들도 하기 힘든 일인 게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이런 돌멩이만 손에 쥐어도 손바닥에 상처가 날 수 있어요.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야생에서라면 말이죠.


‘애플힢님 슈퍼체킹 100만원 감사합니다. 절대 야생에 갈 일이 없으니 돌쇠는 불이나 잘 만들어라.’

애플힢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 본격적으로 불을 만들어 보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손바닥으로 비벼서는 결코 불을 피우기 힘듭니다.

아니 오히려 손바닥 가죽이 뜯겨나가는 참사를 당할 수 있죠.

그러니 절대 따라하시면 안 됩니다.

옛날 원시인은 사용하는 도구의 기본이 손이니 손바닥 가죽이 튼튼했을지 모르지만 현대인은 손바닥을 사용하는 일이 흔하진 않죠.

짝! 이렇게 모기나 잡을 때 사용할까요?

아니면 바람난 연인의 뺨따구나 때릴 때 사용할까요?

하긴 요새 누가 모기를 손으로 잡겠습니까만.

또 함부로 뺨따구 때리면 자칫 골치가 아플 수도 있으니 절대 하면 안 됩니다.

특히 남성분들 말이죠.


‘밴댕이 소갈머리님 슈퍼체킹 5만원 감사합니다. 어제 여친 구박한 것을 사과합니다.’

음, 구박할 여친이 있다니 부럽습니다.

저라면 여왕처럼 모실 텐데요.


아무튼 가죽이 얇아 함부로 사용하다간 큰일이니 신고 있던 신발의 신발끈을 이용하거나 없다면 주위에서 끈으로 사용할 만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가령 입고 있는 티가 있다면 그것을 이 돌로 이렇게 잘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그런 것도 없다면 주위에서 넝쿨식물을 찾아 그 껍데기를 벗겨 그늘에서 건조하는 복잡한 작업을 해야 할 겁니다.

제 다른 영상에 숲에서 밧줄 만들기 영상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물론 그런 것도 없는 사막이라면 불피울 생각말고 모래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있을 것을 추천합니다.

어쨌든 스스로 불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라면 옷이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닐 테니 옷이 아깝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변강쇠님 슈퍼체킹 5만원 감사합니다. 옛다. 티 하나 사 입어라.’

변강쇠님 감사합니다.


아무튼 그러고도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저처럼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죠.

이렇게 준비한 끈으로 활을 만드셔야 합니다.

무슨 대단한 활은 아니고요.

그저 이 작대기를 좀 쉽고 편하게 움직일 만한 활이면 됩니다.

그리고 요렇게 활줄을 꼬아서 여기에 작대기를 넣고 이렇게 당기면 됩니다.

앞뒤로 쉼없이 말이죠.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닐까 하는 정도로 해야 하죠.

자 연기가 보이시죠.


‘djstjswnd님 슈퍼체킹 3천원 감사합니다. 돌새 힘내. 공돌이님 슈퍼체킹 3만원 감사합니다. 드뎌 연기가 보이는군.'

djstjswnd님, 공돌이님 감사합니다.


또 중요한 건 부싯깃입니다.

부싯깃으로는 면100%로 된 티가 있다면 그걸 조금 찢어 비벼서 사용하면 좋지요.

또 입고 있는 옷이 겨울 점퍼라면 그걸 살짝 찢으면 솜이나 덕다운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없다면 주위를 둘러보아 새 둥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 둥지 안에는 보통 새들이 집을 짓느라 모아둔 새의 솜털이 있거나 아기새에게서 나온 솜털이 있습니다.

평상시 그런 솜털을 만나면 알러지나 유발하고 집안이나 지저분하게 만들지만 야생에서라면 아주 소중한 자원입니다.

다만 깃털이 아니라 솜털입니다.

이런 거 말이죠.

이런 것을 부싯깃으로 사용하셔야지 무슨 낙엽을 부싯깃으로 사용해서는 정말 불피우기 힘듭니다.

아, 구독자 한분이 대나무 속살이 부싯깃으로 아주 좋다고 하시는데 사실입니다.

다만 대나무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겠지만요.

아무튼 이런 숲에서의 낙엽은 사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완전하게 말라 있는 경우가 드물죠.

오히려 해가 비치지 않는 곳의 낙엽은 수분과 만나 약간은 눅눅하고 썩어있기가 십상입니다.

반면 새의 솜털 같은 경우 약간의 기름기가 있어 이렇게 손으로 터는 것만으로도 수분기를 날릴 수 있고 또 불을 붙이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물론 그도 못 찾으면 잘 마른 낙엽이라도 찾아야 할 겁니다.


부싯깃에 이렇게 불이 붙은 후에는 마른 낙엽을 대고 바람을 불어 줍니다.

이렇게요.

연기 때문에 맵다고 게으르다간 불씨는 그냥 꺼져버립니다.

쉬지 않고 또 적당한 강도로 바람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도 노하우가 있어서 처음 하는 사람은 불을 꺼트리기가 일쑤죠.

혹 캠핑가서 불 피우다가 꺼트리고 욕 좀 먹어본 사람은 아실 겁니다.

그러다 불이 어느 정도 커진 후에 잔가지를 올리면 이렇게 불을 만들게 되는 겁니다.


‘강산님 슈퍼체킹 5만원 감사합니다. 옛다! 기름값이다. 길치님 슈퍼체킹 3만원 감사합니다. 톨비에 보태 써라.’

강산님, 길치님 후원 감사합니다.


그럼 이렇게 만든 불로 물고기를 구워 먹어 보겠습니다.

왜 물고기냐?

조난을 당할 경우 그나마 구할 만한 것이 물고기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야생에 있는 새나 토끼 따위는 비전문가 입장에서 잡기는 어려울 테고 열매는 열매가 열리는 계절이라는 때와 맞아야 합니다.

그러나 물고기는 물을 찾기만 한다면 약간의 노력으로 잡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야생에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은 제 다른 영상에서 설명을 했으니 참조 바라고요.


아무튼 저는 끈으로 사용할 티를 입고 있었고 또 방송을 위해 이미 부싯깃으로 쓸 새의 솜털을 미리 준비한 상태지만 막상 조난을 당했을 때 그런 준비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시간도 상당히 걸리니 인내도 필요하고요.

날씨가 춥다면 그 인내를 발휘하기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러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야생에 함부로 들어가는 일은 하시면 안 됩니다.

야생은 절대 캠핑이 아니라는 말이죠.

우리는 문명에 길들여진 인간이지 야생의 삶을 사는 동물은 아니니 사실 이런 경험을 할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나 시베리아 오지라면 모르지만요.

하긴 요새는 아프리카나 시베리아도 전화 잘 터지고 또 전화하면 구조대가 신속하게 달려온다고 하더군요.

다만 이런 것을 알아 두시라 하는 것은 정말 만의 하나 불행한 일이 생길 때를 위한 겁니다.

보험처럼 말이죠.


물고기 맛이 그리 좋지가 않군요.

소금도 없어 간도 맞지 않고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기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제 짝이 그만 하라고 손짓을 하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요.


‘원시인 27님 슈퍼체킹 3만원 감사합니다. 저녁밥이나 먹어라.’

원시인 27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제게 식사비를 보태주시는군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제는 토끼의 가죽을 벗겨 신발을 만드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살아있는 토끼를 죽이는 장면이 나올 텐데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은 뭐 알아서 하시기 바랍니다.』


눈치 챘겠지만 나는 1인 방송 V-Loger로 다루는 주제는 주로 서바이벌이다.

물론 혼자는 아니고 카메라를 들고 있는 후배 한 명과 같이 하는 일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돈이 필요했고 제대 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다시 2년을 휴학해야 했다.

대학에서의 전공이 생화학인데 전공이 그래서인지 혹은 잦은 휴학으로 인해 나이가 들어선지 대학만 졸업해서는 만족할 만한 곳에 취직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석사를 목표로 학업을 이어야 했고 다시 그에 소요되는 돈을 벌 수단을 찾아야 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안 해본 것이 없다.

물론 힘든 일일수록 일자리를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건설 노가다는 물론이고 가장 힘들다는 택배업 역시 사람이 부족한 직종이니까.

심지어 방학 때는 돈이 된다는 말에 새벽 수산시장에서 생선 나르는 일에 저녁 늦은 시간에는 대형 정육점에서 돼지 발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항시 돈은 부족했고 그 힘든 일로 인해 학업에 지장까지 오기 시작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는 돈이냐 학업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인터넷을 활용한 1인방송에 눈을 돌리게 했다.


별로 말재주도 없고 또 재담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선택한 주제가 바로 생존이었다.

생존을 주제로 하는 다른 방송들처럼 무언가 약간이라도 준비가 된 상태의 생존이 아니라 그야 말로 티나 바지같은 간단한 옷만이 주어진 상황에서의 생존을 주제로 방송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구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사실 그 동안 여러 서바이벌 방송들은 항시 무언가 준비가 된 상태에서의 생존이었던데 반해 나처럼 완전히 발가벗은 상태에서의 생존 프로그램이 흔한 것은 아니니까.


이동을 비롯한 준비를 위해서는 1주일에 고작 한번 방송하는 게 전부였지만 그 한번의 방송이 돈이 되기 시작했다.

구독자들이 보내주는 후원금에 어느 정도 구독자가 확보된 후부터는 광고도 붙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돈이라고 해서 몇몇 유명 유튜버처럼 대단한 돈을 버는 건 아니다.

그저 학비에 생활비를 버는 정도랄까.


“태준아! 무슨 일인데 그렇게 손짓을 하는 거야?”


“형, 어서 전화 받아 봐요.

누구신진 몰라도 웬 할머닌데 형네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데, 근데 형 어머니가 계셨어요?

나는 형 부모님 모두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전화 어딨어?”


“여기요. 어, 끊어졌네.”


맡겨둔 스마트폰을 받아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 석웁니다. 예, 예, ... 예, 알겠습니다. 바로 올라가죠.”


“형, 정말 형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 위중하시다네. 태준아, 나 먼저 올라갈 테니까 네가 뒷정리 좀 해라.”


“알았어요. 근데 정말 어머니가 계셨어요?”


“어! 사정이 있다. 나중에 말해 줄께.”


갑자기 등장한 내 어머니라는 말에 조금은 섭섭해 하면서도 걱정스런 눈빛인 태준에게 양해를 구하고 구닥다리 SUV에 올랐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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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리고 한국은 +1 21.05.25 2,106 49 13쪽
14 지금 북한은 +2 21.05.24 2,119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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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산 +6 21.05.17 2,635 59 12쪽
5 맹세 +3 21.05.17 2,682 57 12쪽
4 굿 +5 21.05.16 2,826 52 12쪽
3 선정적인 황색언론 +3 21.05.15 3,145 59 13쪽
» 부름 +3 21.05.15 3,755 56 12쪽
1 블랙크리스탈 +5 21.05.14 5,479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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