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실란트로의 책방

전체 글


[글쟁이의 하루] 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제가 좀처럼 하지않는 쉬어가기 편을 하나 끼워넣어 볼까 합니다. 사실은 “쉬어가기”라고 쓰고 “농땡이”이라고 읽어야 마땅하지만 아무튼 이제까지 이 작품을 읽어와 주신 분들, 그리고 이제부터 읽으실 분들에게 약간의 재미를 드리고자 제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작중 인물들을 그리고 있는가를 말씀드려 볼까합니다. 이름하여 드라마판 “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의 가상 캐스팅입니다. 



가와바타 마사시 (川端将司)


전직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중간계투 선수였다가 한국에 오게 된 주인공 가와바타 마사시는 야구선수로서는 세명의 일본야구 선수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두산에서 뛰었던 이리키 사토시선수, 그리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있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마무리로 뛰고 있는 우에하라 코지 선수입니다. 자이언츠에서 한 때 잘나가다가 부상으로 고생, 그리고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불리는 나이에 메이저리그로 가서 또 오랫동안 고생, 그런 끝에 보스턴에서 마무리로 화려하게 재기한 인간승리의 표본같은 선수입니다. 

직구가 빠르지는 않지만 위력적인 포크볼을 섞어 타자를 잡아내는 투수지요. 또 한명의 모델은 한국에서 실제로 활약한 적이 있는 다카츠 신고 선수입니다. 일본에서 최우수 마무리 투수상을 수상한 후 메이저리그에서도 활동, 그 이후에 한국과 대만, 마지막으로는 일본의 독립리그까지, 현역생활에 대단한 집념을 가지고 있던 선수입니다.

이런 두 선수를 섞은 가와바타 마사시 역은 어떤 배우가 맡으면 좋을까요? 전 이 배우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가와바타 마사시를 그리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타니 료헤이입니다. 


다케우치 마리야 (竹内まりや)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가와바타 마사시의 여자친구 후보입니다. 유명가수 다케우치 마리야와 동명이인인데요. 그녀의 아버지가 유명한 다케우치 마리야의 팬이라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직업은 르포라이터고 연세어학당에 다니고 있고 가와바타 마사시를 소재로 한 넌픽션 책을 쓰기 위해 그를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나이가 몇 살이라고 아직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설정상으로는 서른한살입니다. 도쿄출신이고 여고시절 야구가 하고 싶어서 여자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까지 갔던 열혈야구소녀였는데 열악한 환경의 여자프로야구에 실망하여 야구를 그만 둔 전력이 있지요. 그런 개인적인 배경이 꿈을 향해 야구에 매달리는 가와바타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기자 출신 르포라이터답게 성격이 대단히 끈질긴 구석이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다케우치 마리야의 외모에 대해서는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만 다케우치 마리아역은 바로 이 여자, 미츠시마 히카리입니다. 


미즈시마 카나에 (水嶋加奈恵)


3살 연상의 가와바타 마사시의 전처입니다. 전직 일본텔레비의 아나운서였고 7년전에 가와바타와 결혼했지만 그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것을 계기로 이혼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며 40의 나이에도 방송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합니다. 카나에 역은 키사 아야코가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와바타의 동료들을 살펴볼까요.


감독, 강효문


네뷸러스의 감독입니다. 재일교포출로 도쿠시마 다카후미라는 일본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히로시마 출신으로 난카이 호크스에서 뛰다가 한국 프로야구 창설과 함께 MBC 청룡에 입단합니다만 어깨 부상으로 일찍 현역생활을 마감하고 투수코치로 오랫동안 뛰다가 기아타이거스의 2군 감독을 끝으로 야구 인생에서 은퇴합니다. 하지만 1군 감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던 차에 엑스팩터 네뷸러스 창단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지요. 

일본출신답게 효율적인 스몰볼을 추구하고 있어 그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실제 모델이 누구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예, 고양 원더스를 이끌다가 한화를 지휘하게 된 김성근 감독이 모델이며 이미지 배역은 박근형입니다. 극중에서 강효문은 드래곤볼의 무천도사처럼 수염이 덮수룩하다는 설정인데 박근형에게 수염을 붙여주면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투수 코치, 한일수


수석코치가 없는 네뷸러스에서 수석코치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는 강효문과 비슷합니다만 정신력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일본식 야구를 하는 그와는 달리 미국식 빅볼을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배역은 마동석이 맡고 있습니다.


타격 코치, 손태영


LG에서 은퇴하자마자 네뷸러스의 타격코치로 임명된 젊은 코치입니다. 코치연수 경험이 없어 아직까지는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각 구단의 외국인 타격인스트럭터나 타격코치의 훈련법을 벤치마킹해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손태영역은 이범수가 맡고 있습니다. 


포수, 김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또 한 명의 주인공입니다. 가네오카 켄이라는 일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교토출신 재일교포 선수입니다. 나이는 가와바타와 동갑인 서른 일곱입니다. 포수가 넘치는 SK에서 백업 포수 생활을 하다가 네뷸러스로 이적해 왔습니다. 나이도 있고 1군 경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앞서서 네뷸러스의 주장을 맡고 있죠. 가와바타의 배터리 겸 통역입니다. 학원 폭력사건에 연루되어 고시엔 출장정지와 프로지명을 철회당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요. 네뷸러스에 와서는 주장으로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지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포수시절의 홍성흔을 참고했고, 제 머릿속의 김헌 역은 하정우가 맡고 있습니다. 


우익수, 양형섭


네뷸러스의 우익수자 4번 타자, 한화에서 차세대 거포로 주목을 받았으나 김태균이 일본에서 유턴하면서 자리를 잃고 네뷸러스로 이적합니다. 성격이 냉소적이고 또 냉정합니다. 일본인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어 가와바타는 물론 재일교포인 강효문, 김헌까지 싫어합니다. 그리고 약물 중개인이라는 또 다른 얼굴도 가지고 있지요. 심윤섭에게 암페타민을 파는 딜러를 소개한 것도 양형섭입니다. 

나이는 김헌보다 두 살 어리지만 1군 경력이 길고 실력도 출중하기 때문에 팀내에서 나름대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사사건건 주장인 김헌과 대립하는 골치아픈 인물입니다. 양형섭의 배역은 장혁이 맡고 있습니다.


1루수, 심윤섭


네뷸러스의 1루수. 가와바타의 룸메이트면서 절친한 후배였습니다. 수비는 잘하지만 타격에 문제가 있는, 2살 터울의 동생 심재섭이 LG 트윈스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입니다. 남몰래 금지약물인 암페타민을 복용하다가 안타깝게도 LG와의 경기 도중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경기중 떠나고 맙니다. 그의 플레이 모델은 롯데의 1루수 박종윤, 그리고 이미지 배역은 유아인입니다.


투수, 김원일


프로야구계에서 유일한 서울대 출신 선수입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군대 제대후 그 유명한 연전연패의 팀 서울대 야구부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타고난 강견이라 빠른 공을 던지지만 어렸을 때 체계적인 야구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제구력이나 경이 운영 실력이 모자랍니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화제성을 노리고 LG가 스카웃했지만 입단 선발승을 단 하나도 올리지 못해 보호외 선수 지명을 통해 네뷸러스로 이적했습니다. 

투수력이 약한 네뷸러스는 그의 빠른 공 하나만 보고 3선발에 지명했지요. 변화구와 경기운영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와바타에게 여러 가지 노하우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의 배역은 박유천이 맡고 있습니다.


1루수, 송준구


힘으로는 양형섭을 능가하는 타고난 거포입니다. 삼성 라이온스 2군의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선구안이 떨어지고 투수와의 승부를 하는 요령도 모자라 ‘모 아니면 도’식의 타격을 하고 있습니다. 성격도 내성적이고 수비에도 문제가 있어 1루 자리를 놓고 심윤섭과 경쟁을 하다가 지명타자로 자리를 옮깁니다. 하지만 심윤섭의 죽음 후 다시 1루로 복귀, 자신의 수비 실력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선수의 플레이 모델은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의 나카무라 다카야고 이미지 모델은 류덕환입니다.  


투수, 김병철


네뷸러스의 1선발, 에이스입니다. 기아 타이거스 2군에 있었지만 곧 1군으로 승격될 예정이었는데 네뷸러스가 창단되면서 이적했습니다. 구위도 좋고 경기운영도 잘합니다. 하지만 성격이 다혈질이라 흥분을 잘하고 짜증도 잘냅니다. 조정석이 이 역을 맡고 있습니다.


2루수 서상권


타고난 2번 타자입니다. LG 트윈스희생타, 보내기 번트에 능하고 수비도 잘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하는 선수지요. 하지만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이 거의 없습니다. 원정경기에서 같은 방을 쓰는 과묵한 송준구와 더불어 침묵 브라더스라고 불립니다. 이미지 모델은 노영학입니다.


포수, 안수복


김헌의 백업 포수입니다. 조금은 소심한면이 있지만 성격이 좋고 정교한 투수리드를 할 줄 압니다. 멘탈이 약한 5선발 투수 윤철민과 궁합이 잘 맞아 윤철민 전담포수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 선수의 플레이 모델은 예전의 LG 포수 김정민입니다. 이미지 배역은 이상윤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등장하는 스포츠채널 ATN의 여자캐스터 은규진의 이미지 모델은

MBC 스포츠 플러스의 아나운서 김선신입니다.


이상 드라마판 “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의 주요 캐스팅 보고였습니다.


casting 2.jpg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57 글쟁이의 하루 | 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 5월 15일까지 공개합니다. *1 15-05-06
56 글쟁이의 하루 | 우리가 1루를... 집필후기 *18 15-03-14
55 글쟁이의 하루 | 우리가 1루를... 완결 *4 15-03-13
54 글쟁이의 하루 | 멀티태스킹은 어려워 15-02-23
53 글쟁이의 하루 | 애플 화이트 vs 기계식 15-01-18
52 빛으로 그린 그림 | 성인의 날: 2015. 1.13 오사카 우메다 15-01-13
51 글쟁이의 하루 | 이번에도 연참대전 신청했습니다. *7 15-01-10
50 글쟁이의 하루 | 새해에는 복을 많이 받아보자고요 *4 15-01-08
49 글쟁이의 하루 | 작은 화면과 노트북 키보드 *4 15-01-03
» 글쟁이의 하루 | 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14-12-27
47 글쟁이의 하루 | 나도 이런 거 해보고 싶었다. *4 14-12-25
46 글쟁이의 하루 | 역시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2 14-12-20
45 글쟁이의 하루 | 로마의 집시소녀 *1 14-12-10
44 글쟁이의 하루 | 헌책방의 기억 *5 14-12-08
43 글쟁이의 하루 | 책이 도착했습니다. *3 14-12-07
42 글쟁이의 하루 | 비브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6 14-12-06
41 글쟁이의 하루 | 인기투표 결과, 이럴수가! *4 14-12-06
40 글쟁이의 하루 | 영화 퓨리를 보다 14-12-05
39 글쟁이의 하루 | 우연한 표절 일보직전 *4 14-12-01
38 글쟁이의 하루 | 인기투표와 조회수 300 *2 14-12-01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