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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王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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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王道)
작품등록일 :
2018.04.11 02:29
최근연재일 :
2018.04.12 22:53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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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0
글자수 :
25,713

작성
18.04.11 02:4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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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재판#2

DUMMY

왕은 무치(無恥)라는 옛 고언들은 망언이다. 왕이라 하더라도 그 어떤 법으로 부터 피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모든 과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왕이기 때문에 모든 과오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통감하여야 한다. 이는 비단 왕뿐이 아니라 관료라면 무릇 모두가 행해야할 기본 자세일 뿐이다. 다만 왕은 모든 백성을 대표하는 자리이고 모든 백성을 따뜻하게 포용해야할 지아비로서 스스로의 기준을 더욱 더 엄격하게 세워야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법정에 서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내 스스로의 과오를 시인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내가 민의를 받들어 세운 법령 안에서 나의 지난 과오를 처벌 받기를 더욱 바래었다. 그래 본을 세우고 싶었다. 만대를 이어갈 우리 후손들에게 보여줄 본을 세우고 싶었다. 이것이 진정한 왕도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제와 생각하기를 참으로 후회했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후회는 하더라도 한탄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고 내가 바라는 목표였으며 그 목표를 이루고, 마지막을 스스로 정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행복한 인생이었고 왕이었다 말할 수 있으리라. 다만 나의 과오로 쓰러져간 수많은 눈물과 피 앞에 진심으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하고 반성할 뿐이다.

-왕도(王道) 제 5장 중에서-




재판장의 분위기는 사뭇 음울했다. 무겁기도 무겁거니와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다만 이와 반대로 기자들이 터트리는 플래쉬는 쉬지 않고 울어댔다.

재판장에 들어서 죄수복을 입고 신체를 구금당했던 상왕은 판사의 입장과 함께 법정의 진행 법대로 신체의 구금이 풀렸다. 이 모든 모습 하나하나가 전국으로 생방송 중이었다. 이 모든 모습 하나하나가 모든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사건번호 제 ... ...

... 중략 ...

마지막으로 국가 전복, 반정의 수괴로써 검찰에 기소 되었음으로 오늘 본 공판이 진행됨을 선언 합니다."

땅땅땅. 법구의 소리가 무겁고 웅장하게 재판장을 뒤 흔들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이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임을 더욱 더 실감했다. 그 무섭고 단호하며 흔들림 없던 상왕의 재판이라니. 모두가 충격적이고 호들갑스러움에도 조심하고 조용하는 이유였다.

재판 이후 급격하게 바뀔 정국과 혼돈이 모두 상왕이 기획하고 만든 것이라면. 그 의도가 과연 무엇일까? 다시 한번 피의 숙청을 하기 위함일까? 보위를 이어받은 자식의 앞날을 위해 이번 기회에 숨어있는 반대 세력들을 축출하기 위한 정치적인 쇼 일까?

이런 수많은 물음을 뒤로 하고 재판은 진행되었다.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 먼저 이 모든 기소사실에 대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변론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은 변론하시기 바랍니다."

판관의 말에 모든 사람들 그리고 방송을 시청중인 모든 백성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과연 상왕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모두가 궁금해 했다. 아무도 예상 못한 전개였고 상황이었다. 지금까지의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를 충분히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 중심에 서있는 상왕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기대되면서 한편으로 두려운 것이 모두의 심정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심정과는 다르게 상왕은 비교적 차분하게 변론을 시작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그리고 경험들과 배워왔던 모든 것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했던 이상적인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이는 분명 모두가 꿈꾸던 이상이었습니다. 다만 그 이상을 실천할 용기있는 자가 없었을 뿐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그 이상을 실현하고자 생각했고 노력했으며 계획하고 실천했습니다. 다만 부족한 저의 능력으로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큰 장애와 벽들이 존재 했고 그것을 뛰어넘고 때로는 부수기 위해서 많은 피와 눈물 속을 걸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후회하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뒤돌아보았을 때 나의 무능과 부덕으로 흘러야 했던 모든 사람들의 눈물과 피와 땀이, 그 죄와 책임이 저를 이곳으로 나오도록, 이곳에 서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스스로 반성하여 모든 사람 앞에 그 죄를 고하고자 하며 그 죄를 달게 받고자 하오니 지금 지켜보시는 모든 사람에게 청컨대 저의 죄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마땅히 엄벌에 처하여 그 본을 세워야 하고 그 본으로 만세를 평안토록 할 수 있다면 또한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이 죄인의 보잘것 없는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인즉 과분할 따름 입니다."

상왕의 입술이 다시 굳게 닫혔을 때 재판장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과 방송을 시청하던 모든 사람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그가, 상왕이, 그 폭군이, 그 철혈의 군주가 저런 생각과 말을 입에 담다니. 다시 한번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의 재판과정은 앞서의 놀라움과 다르게 지루하리만치 속개되었다. 검찰의 기소사실에 상왕은 모두 인정하였다. 모든 기소 사실에 대하여 하나도 빠짐없이 인정하였다.

다만 모두가 놀랐던건 법정에서 흐르던 상왕의 눈물이었다. 참회의 눈물인가? 말도 안된다. 상왕, 그는 철혈의 군주였었다. 그런 상왕의 눈물이라니. 악어의 눈물이지 않은가? 모두가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철혈의 군주가 흘렸던 눈물은 어쨌든 변함 없는 사실이었다.

1심 재판의 판결을 위해 두 시간의 휴정 시간이 정해졌다. 그 두 시간의 휴정시간 동안 재판장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과 방송을 시청중인 사람들 그리고 이를 생중계중인 방송의 많은 논객들의 뜨거운 논쟁거리는 하나였다. 형량 혹은 형벌의 종류.

검찰이 기소하고 상왕이 인정한 죄의 내용들을 전부 종합했을 때 이는 분명히 최고형인 사형이었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논객들은 상왕으로서의 예우 그리고 왕실의 입장과 정통성. 그 모든 것을 종합해서 보았을 때 높아야 무기징역이었다.

하지만 이 조차도 비관적이었다. 대부분의 의견은 가택감금이었다. 현재 보위에 오른 왕의 아버지이자 상왕이며 누가 뭐래도 아직까지 많은 백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왕 이었다.

이 모든게 상왕에게 지난 과오를 덮어줄 면죄부를 주기 위한, 역사의 심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인 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모두가 그리 생각했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막 새로 시작하여 이 대를 맞이하는 왕조가 이정도의 노력이면 참으로 가상하다고 할만 하였다. 누가 뭐래도 새로운 나라의 시조이며 새로운 왕실의 시조였다. 그 이상의 형벌은 왕실의 크나큰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으며 왕실의 정통성에 크나큰 상처로 남을 것이었다.

두 시간의 휴정시간이 지나고 다시 등장한 판사의 입술을 모두가 조용히 주시했다. 판사의 입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뻔해 보였지만 그래도 모두가 긴장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이윽고 무겁게만 보였던 판사의 입술이 달싹였다.

"피고인에 대한 판결을 시작한다. 피고인은 상왕으로써 그 어떠한 이유를 제하고서라도 국가의 본이 되어야 하며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위 기간 동안 독재와 무수한 참변을 일으킨 바. 또한 모든 사유를 정상 참작 하더라도 국가를 전복하려 했던 계획을 실제로 실행에 옮긴 점. 왕실이 보장하고 책임지며 나라의 모든 일에 기본이 되는 법령에서 정해진 바. 백성들의 민의를 받들어 하늘 아래 모두가 평등하며 공정해야 함을 신성한 법정에서 다짐한 본 판관은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한다."

탕 탕 탕. 세 번의 법구 소리가 마치 영원 같이 또한 찰나 같이 지나가고 모두는 믿을 수 없는 판결에 아니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던 판결에 경악했다. 아무도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것은 하늘 아래 그 어떤 새로운 것들도 예상하지 못했을 엄청난 이변이었다. 그래 이것은 마치 소리없는 아우성 같았다. 너무 놀라고 놀란 나머지 재판장의 모든 사람들과 방송을 시청중이던 모든 사람들은 억 소리도 내지 못했다.

다만 이와 같은 사실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던 소수의 사람들. 상왕의 아들인 새로운 왕과 그의 측근들이었던 대신들은 방송을 통해 판결을 지켜보다가 끝끝내 참고 참았던 아니 어떻게든 억누르려고 했던 슬픔 감정. 그 이상의 비통함. 울분 같은 것들이 터져버렸다. 흐르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서 가슴을 치고 보이지 않는 시야에 마치 세상을 잃어 버린 것 같은 비통함에 그저 억억 소리내며 모두가 부둥켜 안고 울고 있었다.

그래. 역사는 비정하고 또한 냉정하며 가혹했다. 다만 기록될 뿐이었다. 이 기록이 승자의 미화가 아니라 오로지 사실을 기반으로 한 기록이며 엄정한 역사의 심판을 받고자 또한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선대의 눈물나는 의지의 산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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