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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王道) 님의 서재입니다.

왕도(王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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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王道)
작품등록일 :
2018.04.11 02:29
최근연재일 :
2018.04.12 22:53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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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713

작성
18.04.11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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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양위#3

DUMMY

왕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나의 깊은 고뇌와 성찰의 답은 백성을 위한, 백성을 받들고 돌보기 위한 종(從:상전을 섬기는 종)이라는 것이다. 만 백성의 지아비라 불리고 만 백성의 대표라 불리는 왕이라면. 무릇 왕이라면 훔치고 빼앗고 빌어먹을 지언정 내 나라 내 백성의 소중함이 자신의 안위 보다 나라의 안위보다 백갑절 천갑절 이상이어야 한다. 왕이란 자리와 국가라는 것이 오직 백성이 존재하기에 존재할 수 있으니 이상적이고 또한 기본적인 정치(政治)의 본(本)은 오로지 백성에게서 시작해서 백성을 위해 끝나야 함이 마땅하다. 역사속에서 지나간 수 많은 왕들과 그들이 세운 왕조가 이를 외치며 세워지고 무너지기를 수차례, 그 긴 세월 동안 진정한 왕과 나라가 세워진적이 없었으니 그 동안에 백성의 눈물과 피와 땀은 모두 어디에 쓰였단 말인가. 왕이란 무릇 첫째도 백성이고 둘째도 백성이며 셋째도 백성이어야 한다. 그것 만이 유일한 왕의 덕목이고 존재 이유이다.

-왕도(王道) 제 3장 중에서-



연일 TV에서는 상왕의 양위 소식과 새로운 왕의 즉위식에 대해서 떠들어 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 해석하고 분석하기 바빴다. 또다시 불어오는 새로운 정국 앞에 백성들은 불안해 하기도 했으며 새로운 희망을 보는 듯 했으며 어떤 이들은 안타까워 했다.

거리의 식당, 직장, 광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끊임 없이 이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 수근거렸다. 상왕은 성군이었지만 독재자였다. 성군이었지만 피를 부르는 폭군이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또다른 사건을 위한 공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양위 이후 상왕은 특별한 행보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 백성들과 기존 기득권층(귀족)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모든 백성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철혈의 군주시절 상왕의 모습을. 백성들은 환영하였지만 기존 귀족세력(기득권층)들에게는 재앙이었다. 흔히 말하는 피의 숙청이었다. 지금의 상왕은 그렇게 보위에 올랐다.

기존 정치 체계였던 귀족들의 공화정을 피와 강철로 파괴하고 복고왕정을 외쳤다. 후에 상왕이 행한 모든 개혁은 백성들에게 환영 받았지만 귀족들에게는 끔찍한 재앙 수준이었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던 것처럼 상왕은 재위시절 피를 보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개혁은 흔들림 없이 막힘 없이 나아갔다. 모든 정책의 방향은 일인지상 만인지하, 독존 이었던 왕의 결정대로 흘러갔다. 무수히 이름난 명가의 귀족들부터 알지 못 할 귀족들 까지 3대를 4대를 뿌리까지 파헤쳐 부수고 파괴 하였다.

적폐청산(積弊淸算)이라는 명제 아래. 치밀하게 오랫동안 준비하여 반정으로 정권을 잡았던 상왕은 그 누구도 제제할 수 없는 무소불휘의 권력을 휘둘렀다. 누구의 반론도 방해도 허락하지 않고 상왕의 개혁은 피와 강철로 이루어졌었다.

그랬던 상왕이 세자에게 보위를 양위하였다. 그 어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와 같은 상황을. 권력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었던 지금의 상왕이었다. 그런대 스스로의 양위라니. 누군가가 강제적으로 끌어 내린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양위라니. 많은 사람들이 수근대는 이유중 하나는 그리고 이슈는 이것이었다.


"이번에 즉위한 왕이 상왕을 몰아내고 권력을 차지한 것이라면서? 기존에 상왕의 독재가 너무 가혹해서 상왕의 아래에서 함께 했던 신하들조차 모두 등을 돌렸다고 하던대 그것이 정녕 사실인가?"

"예끼 이사람. 큰일날 소리 할라고. 천하에 다시 없을 효자라고 소문난 세자 저하이셨었네. 아무리 권력이 비정해도 그렇지. 그런 효자였던 세자저하께서 보위와 권력에 눈이 멀어 상왕을 끌어내렸다는 말인가?"

"이보게들 말조심들 하게. 우리 같은 백성들에게 성군이라 칭송받는 상왕이셨지만 누가 뭐래도 피와 강철로 보위에 즉위한 상왕이였네. 나라 곳곳에 상왕의 눈과 귀가 있을 터인데 그런 소리 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면 어쩌려고 그러나?"

"어허. 그럼 백성이 백성의 소리를 내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인가? 그 썩어 빠졌던 공화정의 귀족들도 백성들이 모여서 시위하면 최소한 듣는 시늉이라도 했네. 아무리 독재자인 상왕이라도 고작 이런 말로 우리 백성들을 핍박한다면 지금까지 성군이라고 칭송받으며 태평성대라고 평가받던 모든 것들이 무너질 것이야. 상왕의 독재를 지지지하는 것은 귀족들이 아니라 우리 백성들이라는 것을 상왕도 잘 알것이네."

"도대체 상왕께서 무슨 생각으로 양위를 선택하셨는지 모르겠구만. 어떤 의중인지 모르겠어. 정치적인 쇼인지 아니면 그동안 보았던 피 때문에 사람이 한순간에 변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구만.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상왕의 시대가 지나갔으니 지금의 새로운 왕께서도 상왕과 같이 우리 백성들을 위해서 정사를 돌봐 주길 바랄 수 밖에."

"자네의 말이 맞네. 상왕의 양위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소란스러우니 이럴때 옛 공화정의 귀족들이 다시 일어설까봐 그것이 걱정이구만."



"전하 신 국무총리와 법무대신 부름을 받고 왔사옵니다."

총리가 함께 온 법무대신을 대신해 예를 취하며 말하였다. 이번에 새로이 보위에 오른 젊은 왕은 총리의 말에 얼굴에 손을 집고 하던 생각에서 빠져 나왔다.

"어서오시오 국무총리. 그리고 법무대신. 자리에 앉으시오."

왕의 깊어보였던 고뇌만큼 들려온 목소리 또한 무겁고 음울했다. 국무총리와 법무대신은 자리에 앉고 나서도 말이 없는 왕을 차마 바라 보지 못했다. 어떤 고민인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새로이 즉위한 젊은 왕의 고뇌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총리와 법무대신은 재촉하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들수가 없어 그저 숙이고만 있을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왕은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비집고 힘겹게 말을 내뱉듯 총리와 법무대신에게 말하였다.

"내일 오전에 국정 기자회견을 열 것이오. 만백성 연설은 과인이 직접 할 것이며 그 내용은 이미 내무대신에게 일러 작성하라 하였소."

이번에 즉위한 왕의 말에 국무총리와 법무 대신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총리는 떨리는 목소리를 겨우 가다듬으며 말했다.

"이렇게나 이르게 말이옵니까? 아직 상왕 전하께서 마음을 추수리기도 힘드실텐데 너무 이르지 않사옵니까?"

법무대신도 총리와 생각이 같은지 입술이 달싹였지만 끝내 말을 내뱉진 못했다.

"과인 또한 총리의 생각과 같소. 이는 과인의 뜻이 아니라 상왕 전하의 뜻이오. 그러니 내일 오전에 있을 만백성 연설을 위해 총리는 준비해 주시오."

새로운 왕의 명에 총리는 그것이 불경인지 알면서도 답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왕은 그것이 상관 없다는 듯, 아니 그의 심정을 공감한다는 듯 한 차례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고는 법무대신을 바라 보았다.

"법무대신은 내일 만백성 연설 이후에 있을 재판에 대한 일정과 과정을 조속히 준비하도록 하시오. 이 또한 상왕 전하의 의지 이시오. 이제는 그만 마무리 짓고 편히 쉬고 싶다 하시었소. 그러니 이미 전에 상왕 전하의 뜻으로 이루어진 모든 조사를 정리하여 재판에서 있을 기소 항목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토하시오. 상왕 전하께서 말씀 하시길 조사한 모든 내용에 단 하나의 사실도 내용도 빠져선 아니 된다고 하시었소. 상왕 전하의 말씀이 무엇인지 법무대신이 잘 아리라 믿소."

왕의 말에 법무대신은 허탈한 듯 허망한 듯 눈동자부터 상체가 풀려버렸다. 이는 총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새로이 즉위한 왕 또한 말하기 괴로운듯 연신 손에 얼굴을 묻고 말했다.

"다들 많이 지쳤을 터인데 이만 물러들 가시오."

새로 즉위한 왕의 축객령에 총리와 법무대신은 마치 초점이 풀린 것같은 눈으로 예를 하는 것도 잊고 내실을 빠져 나왔다. 새로이 즉위한 왕은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쓸 여유도 없었는지 손에 파묻은 얼굴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전각을 빠져나가기 위해 걷고 있는 총리와 법무대신의 발걸음은 마치 늪을 걸어나가는 것처럼 무척이나 힘겹고 어려웠다. 전각의 각 복도를 지키고 서있던 궁녀들과 내관들은 총리와 법무대신의 모습에 눈물을 감추고 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새로운 왕의 보위 즉위에 궁궐은 들떠 있어야 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을씨년스럽게 가라앉아 있었다.


작가의말

독자 분들의 관심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일부 내용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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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5 왕도(王道)
    작성일
    18.04.11 12:21
    No. 1

    첫 머리말의 내용중에 '무릇 왕이라면 훔치고 ~ 백갑절 천갑절 이상이어야 한다.' 이 부분은 영화 광해에서 광해가 한 대사중에서 감명 깊었던 한 부분을 인용한 것 입니다. 혹시 몰라서 코멘트에 출처를 남깁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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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위#3 +1 18.04.11 13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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