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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예 님의 서재입니다.

은하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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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코
작품등록일 :
2018.04.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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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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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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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0. 여행 시작 (5)

DUMMY

사실 이들이 여기서 모두 죽었다면 아마 마카트라에서는 여기 있는 난민들과 성진에게 끝까지 복수를 하려고 들었을 것이었다. 물론 성진을 해칠 수는 없었겠지만 이 난민들은 결국 모두 죽고 말았을 것이다. 성진이 평생 이들을 보호하지 않거나 마카트라가 멸망하지 않는 한은 말이다.


성진은 보유하고 있는 타이탄 세 대 중 한 대를 착용하고 있는 오른팔 토시를 통해 불러냈다. 타이탄 격납고 용 마법 물품은 두 개가 토시였고 하나는 단검 이었다. 아무래도 항상 몸에 착용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므로 대부분의 물품은 토시나 팔찌, 목걸이, 반지, 혁대 등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고, 검 등의 무기도 가끔 있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거대한 은색 타이탄이 나타나자 모두 깜짝 놀랐다.


성진은 그 다음 타이탄의 아공간 창고에서 식품을 꺼냈다. 순식간에 공터에 엄청나게 많은 수량의 도시락들이 담긴 상자들이 쌓였다. 그리고 타이탄은 다시 사라졌다.


“음식들이니 식성에 맞는 걸로 골라서 드시기 바랍니다. 죽은 사람들은 식사 후에 장례를 치르도록 합시다.” 성진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음식!”


“와아!”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게 얼마 만에 보는 제대로 된 음식인가!


타이탄의 아공간 창고에는 엄청난 물량의 군수품이 보관 되어 있었으며 그 중에는 식량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군용 식량이다 보니 즉시 편하게 먹을 수 있게 이미 조리가 되어 있는 도시락 형태의 음식들이 특히 많았다.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배급을 받아 식사를 하였다.


“정말 어떻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아르망은 떨리는 목소리로 성진에게 말했다. 그는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지 않고 성진 옆에 계속 있었다.


“가지고 있는 걸 주는 것뿐이니 별 건 아닙니다. 그런데 보아하니 모두 오랫동안 굶은 것 같던데 식량도 없이 이곳을 횡단할 생각을 한 것입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처음에는 어느 정도 충분한 식량을 가지고 여행을 시작했지요. 휴우-.”


그리고 아르망은 한숨을 푹 쉬었다.


“사실 저희는 6주 전에 투번 성에서 이번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가낭에 돔이 생성 되어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고 어쩌면 300번 지구로 이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말입니다. 지구연맹에서 300번 지구에서 난민을 받아주기로 합의를 했다고 발표를 한 게 도화선이 되었지요.”


“투번 성은 난민들이 지내기에는 환경이 좋지 못한가 보군요.”


“투번 성뿐만이 아니라 세상 어디든 난민에게 호의적인 곳은 거의 없습니다. 난민들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 보군요.”


“당신들이 내가 처음 보는 난민들입니다. 당연히 난민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여태껏 난민을 한 번도 못 봤을까? 세상에 흔한 게 난민들인데···.. 혹시 300번 지구 출신인가?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강하고···’ 아르망은 난민을 처음 본다는 말에 의아하게 생각하였으나 차마 궁금한 것을 묻지는 못하고 말을 이었다.


“음, 그러시군요. 저희는 3년 전에 우마리를 떠나 세상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전쟁 통에 모든 것이 파괴되어 도무지 그곳에서 더 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속했던 무리에는 대략 20만 명의 인원이 있었습니다. 아마 몇 년 동안 고향을 등진 사람들의 수를 다 합치면 대략 2백만 명이 넘을 겁니다.


저희는 그 후 중간에 흩어지기도 하고 다시 모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다녔지만 저희를 받아주는 곳은 없더군요. 더러는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재산을 가지고 도망 와서 그게 가능했던 것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달이 안되어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탕진하였습니다.


그런데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 삶은 고달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난민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들도 있었고 지구연맹이나 각국 정부 기관 등에서도 가끔씩 구호물자를 제공해서 연명은 할 수 있었지만 사는 게 지옥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다가 다섯 달 전에 투번 성으로 오게 되었는데 그곳의 환경은 난민들에게는 열악한 곳이라 먹는 것을 구하는 것 조차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남았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하긴 그때 저희 일행의 수는 대략 4만 명이었는데 투번 성에서도 골치가 아프기는 했겠지요. 더군다나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난민들도 많았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그때 저희가 투번 성으로 왔던 이유는 마카트라에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마카트라? 방금 전까지 당신들을 죽이려고 들었던 마카트라 말입니까?”


“네.” 아르망은 자조적인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더 이상 희망이 없었으니까요. 마카트라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던데, 사실 마카트라는 난민들의 나라입니다.”


“난민들의 나라?”


“네, 몇백 년 전에 다비드라는 한 부호가 난민들을 모아서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난민들을 외면하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자신의 재산을 풀어서 이곳에서 북쪽에 위치한 초원에 도시를 건설하여 난민들을 수용하였습니다. 원래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는 주인 없는 곳이라 가능했지요. 난민들은 소문을 듣고 계속 모여들었고 그 도시는 점점 커져 훗날 국가가 되었습니다. 뭐, 국가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유목민과 도적, 테러리스트의 집단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지요.


처음에는 다비드의 뜻을 받들어 난민들의 구제에 힘을 쓰고 농사와 유목에 주력하였는데 난민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처음 취지와는 달리 세상에 복수하거나 혁명을 꿈꾸는 자들이 늘어나면서 약탈을 일삼는 자들도 많아졌고 복수와 고향을 되찾기 위해 군사 활동이나 테러 활동을 펼치는 자들도 큰 세력을 일구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카트라 내부 사정도 좋지는 않다고 합니다. 여러 세력들이 서로 반목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다비드의 뜻을 받들어 계속 평화롭게 살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력을 키워서 세상과 싸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진 거지요.


더구나 테러를 당한 곳들에서는 종종 군대를 파견하여 범인들을 색출한다고 전쟁을 벌이기도 하여 마카트라의 삶도 피폐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그 곳 사람들은 상당수가 유목을 하면서 살기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면 피해서 멀리 떠난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난민들에게는 그나마 우호적인 곳이고 힘들게라도 살아나갈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그런데 왜 그곳으로 가지 않고 가낭으로 가려고 한 것입니까?”


“당연히 그곳으로 가려고 시도를 했었지요. 문제는 그곳을 가려면 수백 KM의 사막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단단히 하고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 거의 없던 터라 준비물을 마련하기 위해 처음에는 투번 성 근처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며 돈 벌 방법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제가 그나마 초능력자이라 몬스터 사냥이나 용병 일을 통해서 돈을 벌 수는 있었지만 이 많은 사람들을 건사하기에는 턱도 없었지요.


그래서 우선 제가 혼자 마카트라를 찾아가 의사를 타진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잘 진행이 되어 그곳에서 지원을 해주어 이주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희 일행에게 돌아와서 그 소식을 전한지 얼마 안되어 그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희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아까 보았던 우마리 출신 사람들이 저희 정체를 알아차리고 반대를 한 모양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낙담을 하고 오도가도 못하게 되고 겨우겨우 힘들게 입에 풀칠하면서 절망에 빠져 살고 있었는데 마침 한 소녀가 나타나서 도움을 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세상 사는 게 힘들어 하늘을 욕할 힘조차 없었는데 한 고양이사람 소녀가 나타나서 많은 식량과 농사 지을 기반을 제공하여 주었지요.”


“고양이사람? 혹시 아이린?”


성진은 전에 얼핏 지나가는 이야기로 아이린이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은 물론 귀고리와 비행정 등을 팔아서 돈을 마련하여 난민들을 도왔었다는 것을 들었던 게 기억이 나서 물었다.


“어? 아이린 양을 아십니까? 아이린 우유 시리에 양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맞습니다.”


“아, 아이린이 몇 달 전에 도와주었다는 사람들이 당신들이었군요.”


“네. 솔직히 말해서 그 아가씨에 대해서는 저희도 잘 알지 못합니다. 갑자기 나타나서 저희를 도와주고는 홀연히 사라졌었거든요. 어린 나이에 그렇게 돈이 많은 것도 대단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투척하고 사라진 것으로 보아 상당한 부자이거나 귀족이라고 추측을 하였을 뿐이지요. 실제로 그분이 직접 자신에게는 푼돈에 불과한 재산을 사용한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기도 하였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천재 마과학자로 이름이 높던데 그 외에는 딱히 알려진 게 별로 없더군요. 혹시 그분에 대해 아시는 게 있다면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부자나 귀족이요? 하하.”


‘푼돈에 불과한 재산을 사용한 거라고? 날 구할 때는 은근히 생색을 내더니만 이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큰 허세를 부렸구나.’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린의 귀엽게 치켜 뜬 눈을 머리 속에 떠올렸다.


“흠, 이걸 말해주는 게 좋은 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녀는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아, 지금은 당신이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부자가 되어 있지만 그때는 사실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은 물론 통역 귀고리를 비롯해서 가지고 있던 마법물품들과 소형 비행정 등까지 탈탈 털어 팔아서 자금을 마련해 당신들을 도운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나중에 그녀는 꽤 곤란한 처지에 놓였었고요.” 성진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랬습니까?”

아르망은 깜짝 놀랐다. 설마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 자신들을 도왔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정말 대단한 아가씨였습니다. 단순히 식량만 준 게 아니라 쓸모 없는 빈 땅을 구매한 후 특이한 기술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개간하여 주고는 초속성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신기한 농기구와 종자 등을 마련해주고는 떠났지요. 저희 중에도 농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녀가 사용한 기술들은 처음 보는 것들이었습니다. 정말 황무지를 순식간에 농지로 바꿔주고 일반 속성 농법에 비교해서도 몇 배 빠르게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아무튼 그 분이 아니었으면 그때 저희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뭐 사람 수가 많다 보니 풍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그랬군요. 정말 훌륭한 꼬마 아가씨이지요.”


“네, 정말 어떤 미사여구를 가져다 붙여도 충분히 칭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아가씨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한 동안 지내다가 6주 전에 만 명 정도가 가낭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짊어지고 길을 떠났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우선 계속 그곳에 지내기로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절반 정도 왔을 무렵 갑자기 몬스터들이 나타나 공격을 했습니다. 그곳은 몬스터들이 나올만한 곳이 아니어서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아까 공격했던 자들이 풀어놓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아귀가 맞아 떨어집니다.”


“예? 그들이 몬스터를 풀어놨다고요?”


“예. 그게 아니라면 도무지 해석이 안됩니다. 몬스터들은 그 뒤로도 가끔씩 느닷없이 나타나서 공격해서 우리의 진로를 방해하고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 때문에 만 명 정도의 인원이 4천여 명 밖에 남지 않은 것이고 이곳까지 오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몬스터들에게 죽은 사람들도 많고, 뿔뿔이 흩어져서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고, 도망가는 와중에 식량을 거의 다 잃어 아사한 사람들도 있고, 병들어 죽은 사람들도 있고······


아무튼 이렇게 힘들게 겨우 이곳까지 왔는데 오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들이 직접 나타나서 공격한 것입니다. 솔직히 아까 저희를 몰살 시키려고 마음 먹었었다면 쉽게 그럴 수 있었을 것인데 가지고 놀듯이 대충 공격을 해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원래 그들은 저희를 다 죽이는 것보다는 계속 고통을 받게 할 목적이었던 모양입니다.”


“흠, 그건 몹시 잔인한 행동이군요.”


“아마 그만큼 저희가 미웠나 봅니다. 휴-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전혀 이해를 못할 바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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