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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제노
작품등록일 :
2021.09.30 23:24
최근연재일 :
2022.02.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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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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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

DUMMY

연방공화국에서는 타 종족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매년 인간어 능력시험을 시행하도록 법을 제정하였다.


말은 인간어지만 인간의 70% 이상이 한국인이었던 까닭에 사실상 한국어능력시험이나 다름 없었다.


인간어능력시험에는 인간을 제외한 타 종족의 많은 젊은이들이 신청을 하였고 매해 꾸준하게 신청자수는 늘어만 갔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뉘어진 인간어능력시험에서는 고급과정에서 고득점을 획득한 상위 15%에게 국가차원에서 취업의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이들은 통역이나 번역 등에서 크게 실력을 발휘하였고 일부는 공무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말은 공화국이었으나 아무 것도 꺼릴 것이 없었기에 사실상 강찬휘는 왕이나 다름 없었다.


아니 왕보다도 더욱 강력한 힘과 권력을 가졌기에 독재자는 왕보다 위험천만한 자리였다.


왜냐하면 이곳은 순수하게 무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곳으로 나의 판단 하나하나가 잘못되면 거기에 수많은 목숨들이 날아가기 때문이었다.


독재자란 아주 특별한 직업을 얻는 것은 가능했지만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이건 죽거나 이 세계를 떠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독재를 해야만 했다.


***


짧은 시간에 가질 것을 다 가지게 된 리안은 감옥에서 출소한 이후로 점점 삶이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다.


자신을 언제나 걱정해주던 강찬휘에 대한 그리움과 막연한 기대감 속에 그의 발길은 어느덧 적와대로 향하고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주리안님!”


성추행으로 6개월 동안 수감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붉은 군대는 그를 반겨주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리안의 죄는 다크엘프와의 작은 트러블이었을 뿐 그가 기여한 바에 비교할 게 못되었다.


“형아, 나 왔다.”


“언제 왔냐? 미리 언질이라도 좀 주지 그랬어?”


“서프라이즈. 헤헤.”


“그래, 잘 왔다.”


“아참, 남들 앞에서는 각하라고 그래야 하지.”


“괜찮다. 이제는 연방공화국에서 너와 내 사이 모르는 사람 없으니까.”


좋은 뜻은 아니었다. ‘너 때문에 나까지 체면 구겼다’는 의미로 던진 말이었다.


“아, 그래도 형 체면 살려주려면 내가 조심해야지.”


주리안은 수감된 이후로 이종족에 대한 이질감이 쌓이기 시작했으며 벨레키와의 관계도 예전과 다르게 뜨겁지 않았다.


그러나 서로를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관계는 꾸준히 이어져갔다.


“엘리오스는 잘 있어?”


“···.”


둘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네가 쓸데없는 짓을 하는 바람에 골치만 아프게 됐잖아. 살해위협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친위대로 편입시켰다.”


“그건 내가 지시하는 거 아닌 거 알지?”


“관심 없다. 네가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이미 죽였겠지.”


“여자가 더 무서워, 벨레키가 그렇게 집요한 줄은 몰랐어. 회유가 안되니까 협박을 하더라고.”


“그나저나 데리고 다니던 경호원이랑 노예였던 이들은 어디에 있냐?”


“노예들은 노예해방령 나오기 전에 이미 다 풀어줬고 경호원들 중 드워프 아줌마는 고향으로 되돌아갔고 뉠은 아시다시피 루타로 따라서 다크엘프 공화국으로 갔어.”


“집사라고 땅딸막한 고블린도 하나 있지 않았냐?”


“참 기억력도 좋아. 집사였던 제랄딘은 지금도 그대로인데 직책을 하나 따로 줬어.”


여전히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그는 개인사병을 모아 사조직으로 키우고 있었고 제랄딘은 그 조직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럼, 집은 누가 봐?”


“일꾼들이야 세고 셌지. 페이가 적은 것도 아니니까.”


“너 요즘 많이 심심한가 보다.”


“그냥 재미 없더라고. 그냥 사놓았던 집들도 노예였던 애들한테 한 채씩 줬어.”


“안 하던 짓 하면 죽을 때가 된 거라던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어?”


“이전에 형이 말했던 대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 걔들한테 집 한 채씩 주는 거 나한테는 아무 것도 아니니까.”


“리안이 노예출신들까지 챙겨주고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형, 부탁이 있는데 이 땅에 교회를 좀 세우려고 그래.”


“왠 뚱딴지 같은 소리야? 너 목사자격증도 없잖아.”


“비록 목사 안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나한테 피해본 사람들에게 참회하고 싶기도 하고···.”


“네가 무슨 갑자기 참회야? 참회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교회는 내 돈으로 지을 거니까 형은 허락만 해주면 돼.”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우리 연방공화국의 법은 대한민국 헌법에 토대를 두고 있으니까 당연히 돼.”


“오케이. 그래도 왠지 형한테는 허락을 받아야 될 것 같아서···.”


주리안은 자신을 따르는 무리와 함께 기존의 성경을 토대로 새로운 성경이 만들어졌다.


믿음과 신념을 바탕으로 한 뼈대와 맥락은 그대로 가져왔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이 곳에 정착한 인류는 신에 의해 버림받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성경을 통째로 외우는 인간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크리스찬이었지만 천국에 가지 못한 이들이 모여 머리를 싸매고 성경을 복원하는 작업에 매진하였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수많은 논의들이 있었고 여러 가지 해석들 중 포용할 것은 포용하고 버릴 것은 버렸다.


하지만 구원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버리지 않았다.


하나님의 의해 버림을 받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은 아직 그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었고 그러한 믿음은 나약한 이들조차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강찬휘는 기본적으로 주리안이 만드는 종교에 누구든지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지만 이에 대놓고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바로 모시민을 따르는 공산주의자들이었다.


리안을 중심으로 과거 크리스찬이었던 이들이 일종의 세력을 형성하게 되자 공산주의를 전파하고자 했던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김을 우려했고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을 모아 반대운동을 펼쳤다.


반면 주리안은 자신이 창출한 부를 교회를 설립하고 지원하는데 아낌없이 사용했으며 전국 곳곳에는 밤이면 붉게 빛나는 십자가가 달린 교회들이 꾸준하게 세워졌다.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도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없었으며 철저하게 종교를 탄압했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립적인 국민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산주의자와 크리스찬의 언쟁은 끊이지 않았고 이에 우대장 패거리를 비롯해 박종오가 강찬휘를 찾아왔다. 민장군의 기본적인 입장은 강찬휘와 같았다.


“형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 동안 하나로 통합되었던 국민들이 두 사람 덕분에 분열되게 생겼어요. 형님이 한번 나서서 정리해주시지 않으면 갈등만 깊어질 것 같습니다.”


박종오가 대표로 먼저 나서서 발언을 했다.


“저는 추잡한 성범죄자인 모시민을 왜 중용하셨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공산주의를 혐오하는 우대장은 오래 전부터 마음 속 깊이 모시민을 증오하고 있었으나 국가를 위해 애써 속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애초에 저런 인간을 발탁하신 형님의 책임도 큽니다.”


“가세야, 그래도 항상 우리를 믿고 지켜주시는 형님인데 말은 조심하자.”


“그 동안 찬휘형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랐지만 오늘은 할말은 다하자 마음먹고 왔습니다.”


개무두 또한 다른 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민장군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


“기본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겠다는 형의 생각과 일치한다고 하셨어요”


“이제서야 얘기를 꺼내서 미안하구나, 동생들아. 우리가 처음 반란군 주둔지를 만들었을 때 나는 분명 모든 인류가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국가를 만드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 혼자만의 힘 그리고 살아남은 모든 인류가 힘을 합쳐도 기존에 이미 강대한 세력을 형성한 국가를 한번에 무너뜨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지. 그러기에 왕국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층민과 기타 불만세력을 선동해 반란을 일으키게 할 셈이었다. 그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누구를 시켜 선동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졌어.”


“그게 모시민이었군요.”


“그래 맞다. 그 양반이었어. 따로 얘기를 해봤더니 뼈 속까지 공산주의자더구나.”


“마르크스니 레닌이니 구닥다리 이론이 아직 문명 수준이 낮은 이곳 애들한테는 먹힐 것이라고 봤거든.”


“그러려면 나중에 따로 선동작업만 맡기셨어야 했어요. 지금은 그 세력이 생각보다 커졌어요. 지금은 형님의 절대적인 힘 앞에 굴복하고 있지만 자신들도 레벨업과 사냥을 통해 강해지게 되면 딴 마음을 먹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아직은 써먹어야 할 카드니까 쉽게 버릴 수가 없구나. 더구나 공산주의자들은 고대에도 있었다고 하더라. 밟아도 밟아도 언젠가는 다시 나올 종자들이기에 아예 오픈을 해 준거라 생각해주면 좋겠다.”


“모시민이 이전에 했던 말이 있어요. ‘바퀴벌레들은 고개를 못 쳐들게 싹 다 죽여야 한다’는 말이요. 그 말 그대로 싹 다 잡아죽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대장의 발언은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갔다.


“저스티스 사제들까지 선동되었으니 그게 쉽지는 않을 거다.”


사람들이 모이면 그게 바로 힘인데 그걸 한군데로 모이게 하려고 이용하는 타이틀이 공산주의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독재자의 길을 걸었던 것이 바로 공산주의 국가의 전말이었다.


“그 인간이 인민들 앞에서 형님을 띄우는 것도 형님을 독재자로 만들기 위한 건가요?”


공산주의자들을 혐오하는 부가세 또한 찬휘의 태도가 어떠한지 궁금해했다.


“그러겠지.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구심점이 있어야 하니까.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를 하는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서로를 이간질을 시키고 숙청작업을 하자고 꼬드길지도 몰라.”


“그 놈들 세력은 주리안님 세력의 반의 반도 안될 텐데요.”


“그러니까 다른 종족들을 끌어들이는 거겠지.”


“그대로 놔두면 골치 아픈 놈들이고 해치워버리자니 뿌리가 깊고 참 암세포 같은 족속이군요.”


“너희들이 하나 놓치는 게 있구나. 나는 애초에 그를 신뢰한 적이 없다. 그가 민장군 같은 사람이었다면 신뢰했겠지.”


“내가 가장 신뢰하고 믿는 건 너희들이야. 혁명이 끝나면 원래 숙청할 예정이었으나 국가가 세워지고 나니 상황이 더 복잡해지더구나.”


“형도 많이 변하셨네요. 숙청이라는 말을 다 쓰시고···.”


박종오는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강찬휘가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될까 봐 걱정이 됐다.


“그게 다 그 인간 영향입니다.”


우대장은 끝까지 모시민에 대한 반감을 표했다.


“내일 인민일보를 통해 국정운영비 지출내역과 리안의 기부내역을 공개할 것이다. 자본주의에 살다 왔으니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알고 거야. 생각보다 쉽게 끝날 거다.”


강찬휘는 처음 만났던 나약한 저 레벨의 인간들로 하여금 생존력을 높이고 스스로 살아갈 힘을 빠른 시일에 갖추게 하기 위해 공산주의를 모방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면 분명 객사하고 말았을 것이다.


“여기 남은 인간들이 과거 실패한 공산주의를 신봉할 만큼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간들을 제외하면 타 종족에는 생각보다 신봉자들이 많이 있어요.”


“어리석은 이념보다는 당연히 헌법이 우선이지. 공개적으로 정리하고 넘어갈 거니까 너무 걱정들 말아라.”


공산주의자들에게도 역할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한정적이었으며 국가를 뒤집어 엎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었다.


감옥에 있는 모시민은 그 곳에서도 마르크스 이론을 열심히 설명하며 추종자들을 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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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리자드맨의 침공 22.02.16 10 0 13쪽
114 화염 폭격 22.02.15 10 0 13쪽
113 가출 22.02.14 11 0 18쪽
112 아미건의 죽음 22.02.14 9 0 13쪽
» 대립 22.02.13 10 0 12쪽
110 엘르의 비밀 22.02.13 10 0 13쪽
109 습격 22.02.13 7 0 15쪽
108 합동결혼식 22.01.09 13 0 15쪽
107 밀회 22.01.08 10 0 13쪽
106 엘프 왕국과의 수교 22.01.07 9 0 11쪽
105 국경 분쟁 22.01.06 11 0 11쪽
104 엘프들의 고민 22.01.05 10 0 11쪽
103 집행자 삐약이 21.12.31 9 0 12쪽
102 사이클롭스 토벌 21.12.30 11 0 14쪽
101 성추행 사건(2) 21.12.29 10 0 12쪽
100 성추행 사건(1) 21.12.28 15 0 12쪽
99 루시퍼의 비밀 21.12.28 13 0 11쪽
98 루시퍼의 오명 21.12.24 13 0 15쪽
97 인민곰 21.12.23 13 0 13쪽
96 새로운 인류의 탄생 21.12.22 11 0 11쪽
95 범죄와의 전쟁 21.12.21 13 0 10쪽
94 스켈레톤 공병단 21.12.20 13 0 12쪽
93 언데드 정복(8) 21.12.19 14 0 24쪽
92 언데드 정복(7) 21.12.18 13 0 15쪽
91 언데드 원정(6) 21.12.17 13 0 14쪽
90 언데드 원정(5) 21.12.14 13 0 12쪽
89 언데드 원정(4) 21.12.13 14 0 15쪽
88 언데드 원정(3) 21.12.12 13 0 14쪽
87 언데드 원정(2) 21.12.11 14 0 14쪽
86 언데드 원정(1) 21.12.10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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