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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환세유랑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11.02 17:46
최근연재일 :
2015.07.29 06: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3,517
추천수 :
312
글자수 :
127,494

작성
15.05.06 12:00
조회
1,696
추천
26
글자
6쪽

01. 만남(1)

DUMMY

잠에서 깨어난 해가 산 정상에 어슴프레 걸린 시각. 빽빽한 나무들 속을 헤치며 한 소녀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17,8세로 보이는 소녀, 신유는 짙은 청발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햇빛 속에서 보면 은색으로도 보이는 독특한 머리색을 가지고 있었다. 유난히 동그란 눈 때문인지 맑으면서도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신유는 연신 투덜거리며 힘겹게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하여간 영감탱이, 누가 그 나이 먹고서도 결혼 못한 영감탱이라고 안 할까봐 연약한 여자를 이렇게 고생시켜?”

투덜거리듯 종알거리던 신유가 새삼 화가 난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

“나처럼 고운 여자애를 귀히 대할 줄 모르고 이렇게 온갖 잡심부름이나 시키고 있다니!”

확실히 겉으로만 보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가녀린 체구를 가진 신유였다. 다만 그 쉴 새 없이 종알거리고 있는 입과 분위기 탓에 연약하다기보다는 생기 넘치는 조그만 소녀 정도로 보였지만.

“아이고, 도대체 산은 언제 다 내려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나무들의 향연에 신유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자신이 그놈의 영감탱이의 심부름 탓에 하도 산을 내려갔다 올라갔다 해서 이 정도지 딴 놈이었으면 진작 탈진하고 남았을 일이었다.

무슨 놈의 산이 이렇게 험한지. 험하기만 하면 그나마 낫지, 왜 그렇게 산 속 꼭대기에 집을 지어놔서 그냥 걸어도 지칠 만한 거리였다.

“이렇게 된 거, 아주 마을에 눌러 앉아 버릴 테다!”

말은 그리 했지만 신유는 알고 있었다. 그랬다간 결국 영감탱이의 손에 잡혀 끌려가게 될 거라는 사실을. 그게 아니더라도 수중에 가진 돈도 없어 마을에 오래 있을 수도 없었다.

“하여간 진짜. 돈도 많아 보이는데, 귀엽고 착한 제자를 위해 간식 사먹으라고 용돈도 줄 수 있는 거지, 어떻게 딱 물건 살 돈만 줘? 그것도 쥐꼬리만하게.”

쥐꼬리도 그것보단 크겠다며 신유는 연신 투덜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누가 보면 그 입부터 다물면 한결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누가 뭐라고 생각하든 말든 전혀 관심 없는 신유는 끊임없이 투덜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하이고, 죽겠네.”

겨우 산을 다 내려와 마을에 도착한 신유가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평온한 호흡은 그녀가 말하는 것만큼 힘들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끄응. 오늘 축제인가.”

평소엔 조용하기 그지없던 마을이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을 보며 신유가 중얼거렸다.

“사람 많은 건 싫은데.”

사람이 많으면 결국 그 만큼 온갖 사고들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았기에 특히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보다 그녀의 성격 자체가 시끄럽고 북적거리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그 이유가 더 컸지만.

“근데 진짜 무슨 일이지?”

모처럼 내려왔는데, 이 정도의 소음 정도는 참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유가 뭐 재밌는 게 없나 하는 표정으로 눈을 빛냈다.

돈만 있다면야 이리저리 구경 다니며 괜찮은 것들을 살 수도 있을 텐데.

수중에 있는 얼마 없는 돈이 아쉬워 신유가 입맛을 다셨다.

마음 같아선 이걸로 사버릴까 싶었지만 그랬다간 영감의 끝없는 잔소리가 쏟아질 터였다.

얼마나 잔소리가 길고 지루한지. 예전에는 잔소리만 듣다 하루가 간 적도 있었다.

“그래도 구경 정도는 괜찮겠지.”

나머지는 나도 몰라.

애써 밀려오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한편에 몰아넣은 신유가 씨익 웃으며 일어났다.

“오오! 축제구나!”

그것도 술 축제다, 술 축제!

술이라면 환장할 정도로 좋아하는 신유가 더없이 환한 미소를 머금으며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거기다 무료로 한잔씩 시음을 할 수가 있으니, 이곳이야말로 극락이었다.

집에도 술은 많지만, 못돼먹은 영감탱이가 욕심만 많아서 자신에게는 고작 한잔만 겨우 먹게 할 뿐이었다.

그러니 오늘이 날이다!

눈에서 빛이라도 쏠 기세로 반짝이며 신유가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 가득히 술을 파는 곳으로 꽉 찼으니, 이곳만 다 돌아도 소원 성취다!

그러나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술을 받아 거하게 마시던 신유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던데.”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었지만 밥보다 술이 더 중요하니 그게 그거였다.

심각하게 찌푸려진 표정이 급한 일인 것 같았지만 그보다 술이 더 중요하다며 신유는 마시던 술을 놓지 않았다.

기어코 주인장에게 떼를 써서 얻어낸 한사발의 술을 한 번에 비워버린 신유가 어슬렁어슬렁 걸음을 옮겼다.

“히야. 진짜 재수 없게 생겼네.”

술 마시는 데 방해한 것부터가 이미 모든 재수를 바닥에 버리다 못해 똥통에 빠뜨린 것이었지만 생긴 것도 기가 막혔다.

“우와, 어쩜 저렇게 생겼대?”

암만 요괴라지만 저건 너무하네.

예쁘고 귀엽게 생긴 요괴들도 있더만.

쯧쯧. 혀를 차며 신유가 고민에 잠겼다.

그보다 어떻게 하지.

사람들이 많아 자칫하다만 요괴와의 싸움에 사람들이 휘말릴 수도 있었기에 신유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여간, 쟤는 요괴 주제에 왜 쓸데없이 손이 많이 가는 영감탱이의 습성을 닮아서는.”

신유의 영감이 들었다면 어디서 감히 하늘같은 사부를 요괴와 비교하냐며 뭐라 한소리 해댔겠지만 다행히도 이곳에 사부가 없었다.

“자,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모든 건 한방이다!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본인이 빨리 요괴를 처리하고 술을 마시자 하는 욕구로 요괴를 후딱 해치우기로 한 신유가 건들거리는 모양새로 요괴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런 신유의 행동은 한 청년으로 인해 저지되었다.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말

3월 9일날 온다고 해놓고 이제서야 오다니..ㅠㅜㅜ 죄송합니다.

연재 재개를 하려는 순간, 집에 일이 딱,

거기다 요근래 일이 좀 많아서..ㅠㅜㅜ

좀처럼 흐름을 잡기가..ㅠㅜㅜㅜ

그래도 이제라도 올립니다..ㅠㅜㅜ



벌써 5월이라니..

어여어여 써서 이전 분량 따라잡아야 하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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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후기입니다. +6 15.07.29 507 3 4쪽
40 00. 에필로그 15.07.29 416 3 2쪽
39 39. 가까워지는 걸음(9) +4 15.07.28 468 4 10쪽
38 38. 가까워지는 걸음(8) +2 15.07.27 484 4 11쪽
37 37. 가까워지는 걸음(7) +2 15.07.26 511 5 7쪽
36 36. 가까워지는 걸음(6) +1 15.07.25 353 4 6쪽
35 35. 가까워지는 걸음(5) +1 15.07.24 501 5 8쪽
34 34. 가까워지는 걸음(4) +2 15.07.23 505 4 7쪽
33 33. 가까워지는 걸음(3) +2 15.07.22 432 5 6쪽
32 32. 가까워지는 걸음(2) +4 15.07.17 504 3 7쪽
31 31. 가까워지는 걸음(1) +2 15.07.15 465 4 6쪽
30 30. 호수의 마을(5) +4 15.07.13 417 5 8쪽
29 29.호수의 마을(4) +2 15.07.10 446 4 6쪽
28 28. 호수의 마을(3) +2 15.07.08 490 4 7쪽
27 27. 호수의 마을(2) +4 15.07.06 530 4 6쪽
26 26. 호수의 마을(1) +1 15.07.03 496 3 7쪽
25 25. 옛 인연(2) +2 15.07.01 531 5 6쪽
24 24. 옛 인연(1) +2 15.06.29 438 5 7쪽
23 23. 간절한 소원(6) +3 15.06.26 571 6 10쪽
22 22. 간절한 소원(5) +2 15.06.24 479 4 6쪽
21 21. 간절한 소원(4) +1 15.06.22 550 3 7쪽
20 20.간절한 소원(3) +1 15.06.19 483 5 6쪽
19 19. 간절한 소원(2) +2 15.06.17 558 4 7쪽
18 18. 간절한 소원(1) +2 15.06.15 569 6 7쪽
17 17. 산속에서 생긴 일(5) +2 15.06.12 592 7 9쪽
16 16. 산속에서 생긴 일(4) +2 15.06.10 598 9 6쪽
15 15. 산속에서 생긴 일(3) +2 15.06.08 458 9 7쪽
14 14. 산속에서 생긴 일(2) +5 15.06.05 728 11 7쪽
13 13. 산속에서 생긴 일(1) +2 15.06.03 615 7 7쪽
12 12. 첫 마을(6) +4 15.06.01 637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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