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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환세유랑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11.02 17:46
최근연재일 :
2015.07.29 06: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3,516
추천수 :
312
글자수 :
127,494

작성
15.07.28 06:00
조회
467
추천
4
글자
10쪽

39. 가까워지는 걸음(9)

DUMMY



가볍게 생각했는데.

가까스로 몸을 지탱한 의원이 살벌하게 신유를 바라보았다.

고작 어린 인간 계집 따위가 저런 능력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그가 입힌 상처는 언제 나은 건지, 핏자국만 남긴 채 상처는 사라져있었다.

“설마 이게 끝?”

무시하듯 내뱉은 신유의 말에 의원이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이게 끝이겠습니까?”

이럴 때 사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원래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준비해왔던 일이건만.

아쉽지만, 우선 자신이 사는 것이 중요했다. 어차피 아직 약은 남아있으니, 다시 또 만들 수 있었다.

다만 기껏 준비해온 계획을 망쳤으니, 그에 대한 대가는 톡톡히 받아야 했다.

네년은 죽여도 곱게 죽이지 않으리라.

의원의 살벌한 마음을 읽은 것인지, 의원을 마주보던 신유의 표정도 찌푸려졌다.

“예상했던 전개긴 한데, 그리 기분이 좋진 않네.”

의원의 명에 의해 신유가 있는 곳으로 우루루 모여 들고 있는 인간이었던 자들을 느끼며 신유가 무심히 중얼거렸다.

“어쨌든 뭐, 빨리 끝내야지.”

쟤네 오면 귀찮아 질 테니까.

싱긋 웃은 신유가 의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신유의 공격을 막은 의원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이제 공격은 안 하려고?”

딱 봐도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이 분명해 보여 신유가 조롱하듯 말했다.

“굳이 제 손을 더럽힐 필요가 있겠습니까.”

“뭔가 말이 안 되는데. 이미 더럽혀졌는데, 손을 더럽히니 마니야.”

나와 싸우는 것 자체가 영광이구만.

원체 싸움을 귀찮아하는 성격 상 그동안 뒤로 빠졌음 빠졌지 절대 먼저 나서지 않았다.

물론 이번에도 상대가 인간이 아니었다면, 나서지 않았겠지만.

“그 여유도 이제 끝일 겁니다.”

아슬아슬하면서도 간신히 신유의 공격을 피하던 의원이 신유의 뒤로 보이는 이들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아닐 걸. 나도 혼자가 아닌 지라.”

물론 쟤들보다는 좀 늦게 도착할 것 같지만.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 신유가 그새를 못 참고 비겁하게 뒤에서 공격한 사람 한명을 깔끔하게 베어 넘겼다.

썩은 피라 그런지 피에서 악취가 나며, 닿은 공간을 까맣게 오염시켰다.

“저거, 죽은 자 구나?”

요괴화 되었다고 피에 독성이 생기지는 않았을 터였다. 피가 까매질 수는 있어도.

멀쩡한 인간들을 요괴화 시킨 줄로만 알았지, 설마 죽은 자를 되살려 요괴로 만든 줄은 몰랐네.

알면 알수록 지독한 의원의 행태에 신유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럴 틈도 없이 이어지는 마을 사람들의 공격에 신유는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여야 했다.

그들이 원해서 이리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들을 다시 인간으로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살려줘 봤자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었다.

지금까지야 어찌 어찌 동물들을 먹으며 지독한 갈증을 참아온 것 같지만, 결국에는 인간까지 잡아먹게 될 것이 뻔했다.

어쩌면 이미 인간을 잡아먹었을 지도 모르고.

다만 억울하게 죽은 이의 원한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다른 마을 사람들을 잡아먹었거나, 이미 죽은 이의 살을 먹었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최대한 일찍 죽어서 저승으로 가는 것이 업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마을 사람들을 죽이는 신유의 손에는 한숨의 망설임도 없었다.

“하?”

마을 사람들의 공격을 막느라 정신없는 사이, 용케 기습을 한 의원의 행동에 신유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여간, 여자에 대한 배려도 쥐똥만큼도 없는 놈 같으니라고.

훈련받은 검사도 아니고, 그저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마을 사람들인지라, 그들을 공격하면서 의원의 공격을 막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쉴 틈 없이 마을 사람들을 베며 의원의 공격을 막고 있자니, 슬슬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다 아직 이런 격한 운동에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하는 지라 다소 지치기도 했다.

“하여간 인간의 몸이란.”

전에는 맨날 뒹굴거리며 놀아도 몸이 굳는 일은 없었는데.

좋지 않은 공기에 몸의 상태도 좋지 않고, 의원이 준 약으로 인해 한창 앓기도 했으니, 아무리 평범한 인간이 아닌 그녀라도 버겁긴 할 터였다.

그때 신유의 눈엔 낯익은 이가 보였다.

“늦었어, 늦었어!”

암만 시간을 정해주지 않고 감으로 찾아오랬지만 이제야 오다니.

슬그머니 모습을 보인 하리와 류선의 모습에 신유가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그보다 설마 이자들 다 신유 소저가 죽인 겁니까?”

신유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지라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모르고 있었던 하리가 의원 곳곳에 버려진 마을 사람들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을 사람들이 갑자기 의원으로 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새 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을 줄이야.

“그럼 설마 쟤가 죽였겠어요?”

지친 탓인지 신유가 뾰족한 말투로 답했다.

“하긴 그렇겠군요.”

“후아. 그럼 전 좀 쉬게 쟤네들 좀 어떻게 해봐요.”

도대체 얼마만에 이렇게 격하게 몸을 움직여 보는 건지.

그 험한 산을 오르는 것도 이리 힘들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며 신유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의원 나으리, 우리 둘이서 느긋하게 대화나 나눠볼까요7”

하리와 류선에게 자신의 엄호를 맡긴 신유가 씨익 웃으며 의원에게 향했다.

우선 알아낼 것이 있으니,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좀 향해볼까.

여유로운 표정으로 의원에게 다가간 신유는 가차 없이 의원의 어깨를 검으로 꿰뚫으며 의원 뒤쪽의 으슥한 곳으로 향했다.

“자, 그럼 말해봐.”

“하,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군요.”

강하다고는 해도, 설마 자신을 상대로 적당히 힘조절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방금의 공격을 통해 신유가 일부러 그를 봐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구슬, 어떻게 구했지?”

의원이 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구슬, 그 구슬은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백 마리의 요괴를 죽이고, 그들의 기운이 담겨 있는 심장을 100명의 인간들의 원한이 서린 곳에 100년을 묵혀야지만 생기는 구슬이었다.

결국 요약하자면, 온갖 더러운 것들이 모인 것이라는 뜻이었다.

“제가 그걸 말할 것 같습니까?”

신유의 말에 의원이 비웃듯 말했다.

“백년이란 시간이 지나야지만 생기는 것이니, 그쪽이 만든 것은 아닐 거야. 그쪽의 나이는 아무리 많아도 50은 넘기지 않았을 것 같거든. 그러니 누가 줬다는 말인데, 누굴까.”

“훗, 한번 알아내보시죠.”

끄응.

순순히 말해줄 거라곤 기대도 안 했지만, 저렇게 나오니 기분은 더럽네.

“응, 알아내려고.”

네가 말 안 해도 다 방법이 있다며, 신유가 의원에게 다가갔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쓰고 싶진 않았지만, 이 방법이 제일 깔끔했다.

자신은 남 괴롭히길 좋아하는 변태가 아닌 지라 고문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저놈을 보면 그냥 가볍게 고문해서는 말할 것 같지도 않으니.

찝찝한 마음으로 신유는 의원의 멱살을 잡아 올리며 의원과 눈을 마주쳤다. 무언가 불길한 느낌에 의원은 눈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


“이제 겨우 끝인가 보네.”

의원 안을 가득 메운 시체들을 보며 하리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그렇군.”

혹시나 더 있을까 싶어 기운을 풀어 주변의 인기척을 살피던 류선인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유 소저는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저기 오는군.”

말을 꺼내자마자 모습을 보인 신유에 류선이 고갯짓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겉보기엔 상처가 없는 것 같으니 다행이군.

“일부러 이제 온 건가.”

어떻게 딱 마을 사람들을 모두 처리하니 모습을 드러낸 신유에 류선이 부정적 의미의 감탄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 그럴 리가요.”

퍽이나.

그러나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이제 나타난 신유가 밉진 않은지 류선이 무심히 신유의 몸을 살폈다.

말로는 이제 나타났다고 뭐라 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일찍 나타났었어도, 싸우지 못하게 말렸을 터였다.

“그자와는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이지?”

“음, 그거는 여기 정리되는 대로 말해줄게요. 우선 여기부터 정리하죠.”

“그러지.”

하긴 이 많은 시체들을 그대로 두면 요괴가 꼬이던, 멀쩡한 마을 사람들이 발견하고 놀라던 할 것이 분명할 것이기에 류선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대답과는 달리 류선은 시체 정리를 도와줄 수 없었다.

고개를 끄덕인 후 몸을 돌리는 순간, 쓰러지듯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류선 공자!”


***


정신을 잃은 류선에 신유는 당황했지만, 생각한 만큼 심하지는 않은 상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상처 자체가 깊긴 했지만,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피를 줄줄 흘리는 채로 열심히 몸을 움직이다 보니, 무리가 되어 정신을 잃은 것 뿐이었다.

그나마도 그가 인간이 아닌 지라 금새 정신을 차렸다.

그 사이 쓰러진 류선과 그런 류선을 치료하느라 바쁜 신유를 대신해 하리가 의원을 모두 정리했다.

“결국 정체가 무엇인가?”

워낙 할 일이 많아 묻지 않고 있었지만, 그것이 궁금한 것은 하리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신유를 향해 재촉어린 시선을 던졌다.

“의원은 그냥 인간인 게 맞구요. 마을 사람들은 의원이 준 약을 먹고 요괴가 된 거에요.”

“도대체 그 약이 뭐길래 그것이 가능한 겁니까?”

“백 마리의 요괴를 죽이고, 그들의 기운이 담겨 있는 심장을 100명의 인간들의 원한이 서린 곳에 100년을 묵혀서 만든 구슬을 달인 약이요.”

하. 정확히 그 구슬이 뭔지는 몰라도, 그 앞에 붙여진 수식어를 보면 절대 좋은 것이 아님일 분명했다.

“100년을 묵혀서 만든 거라면, 인간인 그 자가 만들었을 리는 없겠군.”

“뭐, 모르는 일이죠. 근데 그 자가 만든 게 아닌 게 맞아요. 다른 이한테 받은 거더라구요.”

“누가 준 거지?”

“그게 좀 충격적이긴 한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신유가 말을 하다 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서 누구라는 거지?”

“황제요, 황제.”

신유의 대답에 그 말을 들은 류선과 하리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작가의말


넵, 이제서야 최종보스 정체가 나왔네요..

에헷, 사실 처음부터 황제였는데, 말할 타이밍이 없어서 이제서야 짠!

자세한 이야기는 후기에서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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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54 레드러너
    작성일
    15.07.28 08:29
    No. 1

    !? 황제라니... 갑자기 스케일이 너무 커지는거 아입니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5.07.28 17:11
    No. 2

    어어,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후기에서도 밝히겠지만, 얘가 말은 1부지만, 거의 도입부라서.. 하하하하하. 역시 급 전재였나요..ㅠㅜㅜㅜ 2부를 쓴다면 2부는 도대체 몇 화가 될 지 저도 몰라요..흐으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장한월
    작성일
    15.07.28 12:45
    No. 3

    2부가 필요합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5.07.28 17:12
    No. 4

    그래서 2부가 있겠지만, 2부는 아주 먼 훗날에.. 하하하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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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가까워지는 걸음(2) +4 15.07.17 504 3 7쪽
31 31. 가까워지는 걸음(1) +2 15.07.15 465 4 6쪽
30 30. 호수의 마을(5) +4 15.07.13 417 5 8쪽
29 29.호수의 마을(4) +2 15.07.10 446 4 6쪽
28 28. 호수의 마을(3) +2 15.07.08 490 4 7쪽
27 27. 호수의 마을(2) +4 15.07.06 530 4 6쪽
26 26. 호수의 마을(1) +1 15.07.03 496 3 7쪽
25 25. 옛 인연(2) +2 15.07.01 531 5 6쪽
24 24. 옛 인연(1) +2 15.06.29 438 5 7쪽
23 23. 간절한 소원(6) +3 15.06.26 571 6 10쪽
22 22. 간절한 소원(5) +2 15.06.24 479 4 6쪽
21 21. 간절한 소원(4) +1 15.06.22 550 3 7쪽
20 20.간절한 소원(3) +1 15.06.19 483 5 6쪽
19 19. 간절한 소원(2) +2 15.06.17 558 4 7쪽
18 18. 간절한 소원(1) +2 15.06.15 569 6 7쪽
17 17. 산속에서 생긴 일(5) +2 15.06.12 592 7 9쪽
16 16. 산속에서 생긴 일(4) +2 15.06.10 598 9 6쪽
15 15. 산속에서 생긴 일(3) +2 15.06.08 458 9 7쪽
14 14. 산속에서 생긴 일(2) +5 15.06.05 728 11 7쪽
13 13. 산속에서 생긴 일(1) +2 15.06.03 615 7 7쪽
12 12. 첫 마을(6) +4 15.06.01 637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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