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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환세유랑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11.02 17:46
최근연재일 :
2015.07.29 06: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3,518
추천수 :
312
글자수 :
127,494

작성
15.07.10 06:00
조회
446
추천
4
글자
6쪽

29.호수의 마을(4)

DUMMY


“호수에 들어가신 겁니까?”

점소이가 더듬거리며 조심스레 물었다. 점소이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랬다만?”

무언가 있는 것 같은 점소이의 표정에 류선의 표정 역시 덩달이 심각해졌다.

“아, 아무 일도 없으셨습니까?”

“있어야 하는 건가?”

“아, 아닙니다. 아무 일 없으셨다면 다행이지요.”

“호수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건가?”

“그것은 아니옵고, 그저.”

그저?

계속 말해보라는 듯 류선이 눈짓했다. 그러나 점소이는 입만 달싹일 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호수에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며 얼버무리며 대답하고선 후다닥 자리를 떴다.

“뭔가 있긴 있나 봅니다.”

점소이의 저런 반응을 보니.

그저 물놀이를 갔다 온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하리가 인상을 찌푸렸다.

물놀이 하나도 평범하지가 않지.

“아무 것도 안 느껴지던데.”

호수에 뭔가가 있다면 필시 느껴졌을 텐데.

류선은 못 느꼈다고 해도.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요.”

깨끗하고 예쁘기만 하더만.

“큼큼, 우연히 들었네만 자네들은 모르는 것 같아 내 특별히 말해주겠네.”

그러나 말과 달리 무언가를 원하는 듯 말을 건 사내가 눈짓 했다.

그에 류선이 작게 조소를 날리며 사내에게 은전 몇 개를 쥐어주었다. 그제서야 사내가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사실 그 호수가 유명해서 종종 호수를 보러 사람들이 마을을 찾아오고 그랬다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자꾸 호수에서 사람이 빠져죽고,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거야. 상황이 심각해지자 관아에서 무녀를 불러 왜 그런가 하였더니, 무녀 왈, 호수의 신이 노하였다 하더군.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순결한 처녀를 바쳐야 신이 노하지 않는다는군.”

하?

사내의 말에 류선이 인상을 찌푸렸다.

제대로 된 무녀를 부른 것이 맞는 건가.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사람을 제물로 바치라는 것이라니.

그러나 사내의 말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처음엔 긴가 민가 했지만, 점점 물에 빠져죽는 사람이 늘어나고, 마을에 전염병까지 돌자 어쩔 수 없이 무녀의 말을 따랐다네. 그러자 정말 그 모든 일들이 씻은 듯이 사라졌네. 하지만,”

“하지만 사람이 빠져죽은 호수라 사람들이 호수에 들어가길 꺼리고 있다는 말인 거죠?”

거기다 제물까지 바쳐지고 있는 호수니.

사내의 말을 가로채며 신유가 덤덤히 물었다.

신유의 물음에 사내가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얘기 해줘서 감사합니다.”

“혹시 또 궁금한 것이 있다면 더 물어봐도 되네.”

“아니요, 그 정도면 됐습니다.”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없고.

조금 전 준 돈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듯 또다시 손을 내미는 사내의 행동에 하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딱딱하게 말했다.

그에 사내가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아무 것도 못 느꼈다고 하셨지요?”

사내의 말이 맞다면 아무 것도 못 느낄 리가 없었다. 그러다고 사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하리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것은 류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유는 사내의 말에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생각에 잠겼다.

“뭔가 아는 것이라도 있습니까?”

혹시나 싶어 하리가 넌지시 물었다.

“글쎄요, 알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그러니 호수에 한번 가보지 않을래요? 확인 좀 해보게요. 제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

맞다면, 좀 슬플 것 같은데.

신유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호숫가에 도착한 신유 일행은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것으로 보아 좋은 이유로 모여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오늘이 그날인가 봐요.”

그렇지 않고서야 들어가기도 겁내 하는 호수에 저리 사람이 많이 모여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가 보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오늘이 그 한 달에 한번 있는 제물 바치는 날일 줄이야.

지들 살려고 멀쩡한 처녀를 바치는 주제에 뭘 저리 휘황찬란하게 하고 있는지.

울고 있는 처녀와 그 어미가 불쌍하지도 않나.

그러나 그들을 향해 동정과 연민어린 시선을 보내면서도 의식을 말릴 생각은 없는지 사람들의 표정은 냉정하기 그지없었다.

“어쩌면 잘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무엇이?

류선이 신유를 향해 눈으로 물었다.

“저대로 물에 빠뜨릴 것 같은데, 지켜보면 알게 되겠죠. 정말 물에 뭔가가 살고 있고, 처녀를 잡아먹는 거라면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

그리 말하면서도 탐탁지 않은지 신유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처녀는 무사할 수 있나?”

인간의 목숨에 그닥 관심 없는 류선이었지만, 그렇다고 눈앞에서 요괴에게 잡아먹혀 죽을 지도 모르는 인간을 무시하기는 찝찝했다.

특히나 아무런 죄가 없는 이라면.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나설 수도 없잖아요. 그랬다간 저 사람들이 불을 켜고 말릴 텐데.”

그렇게 되면 인간들과 마찰을 피할 수 없었다.

인간을 상대로 마구 검을 휘두를 수도 없으니,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 뻔했다.

“뭐, 노력해야죠.”

어쩔 수 없다는 듯 신유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 모습에 다소 무책임해보였지만, 류선과 하리는 알고 있었다.

지난번 마을에서도 신유는 저리 굴었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가장 많이 노력한 것은 그녀였다.

그들의 싸움에 사람들이 휘말리지 않게 항상 뒤에서 몰래 몰래 노력했고, 아이를 미끼로 사용하면서도 아이가 다칠까 아이가 아니라 인형을 이용했다.

그들도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신경 쓰는 그녀니, 괜찮겠지.

그러는 사이, 어느새 의식이 끝이 났는지 사내들의 손에 젊은 처녀가 끌려나왔다.

처녀의 애원에 멈칫거릴 법도 한데, 사내들은 제법 익숙한 손길로 처녀를 호수에 빠뜨렸다.

풍덩 거리는 소리와 함께 처녀가 물에 빠지며,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을 확인한 신유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변하며, 싸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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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가까워지는 걸음(6) +1 15.07.25 353 4 6쪽
35 35. 가까워지는 걸음(5) +1 15.07.24 501 5 8쪽
34 34. 가까워지는 걸음(4) +2 15.07.23 505 4 7쪽
33 33. 가까워지는 걸음(3) +2 15.07.22 432 5 6쪽
32 32. 가까워지는 걸음(2) +4 15.07.17 504 3 7쪽
31 31. 가까워지는 걸음(1) +2 15.07.15 465 4 6쪽
30 30. 호수의 마을(5) +4 15.07.13 417 5 8쪽
» 29.호수의 마을(4) +2 15.07.10 446 4 6쪽
28 28. 호수의 마을(3) +2 15.07.08 490 4 7쪽
27 27. 호수의 마을(2) +4 15.07.06 530 4 6쪽
26 26. 호수의 마을(1) +1 15.07.03 496 3 7쪽
25 25. 옛 인연(2) +2 15.07.01 531 5 6쪽
24 24. 옛 인연(1) +2 15.06.29 438 5 7쪽
23 23. 간절한 소원(6) +3 15.06.26 571 6 10쪽
22 22. 간절한 소원(5) +2 15.06.24 479 4 6쪽
21 21. 간절한 소원(4) +1 15.06.22 550 3 7쪽
20 20.간절한 소원(3) +1 15.06.19 483 5 6쪽
19 19. 간절한 소원(2) +2 15.06.17 558 4 7쪽
18 18. 간절한 소원(1) +2 15.06.15 569 6 7쪽
17 17. 산속에서 생긴 일(5) +2 15.06.12 592 7 9쪽
16 16. 산속에서 생긴 일(4) +2 15.06.10 598 9 6쪽
15 15. 산속에서 생긴 일(3) +2 15.06.08 458 9 7쪽
14 14. 산속에서 생긴 일(2) +5 15.06.05 728 11 7쪽
13 13. 산속에서 생긴 일(1) +2 15.06.03 615 7 7쪽
12 12. 첫 마을(6) +4 15.06.01 637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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