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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진 님의 서재입니다.

개 짖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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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어진
작품등록일 :
2020.05.11 11:29
최근연재일 :
2020.06.16 14:07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3,160
추천수 :
502
글자수 :
841,325

작성
20.06.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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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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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7쪽

악인과 악인 3

이 글은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DUMMY

들어선 조사관은 미소로 그를 보았다.


“세번째죠?”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조사실에 오신 분은 선생님이 유일할 겁니다. 적어도 이 시에서는.”


그는 조용히 조사관을 보고 있었다.


“...자꾸 보니 정이 들것 같습니다. 자, 오늘은 또 무슨 일을 겪으셨을까요.”

“그 사람...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사람이라고 부르시는군요. 전에 본적은 없으신가요?”

“눈에 익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으음... 그렇습니까? 여기 기록을 보니 그 사람이라 칭한 분과 거래를 하셨더군요.”

“거래.... 혹시 중고차?”

“예. 또 다른 것은....?”


그는 조사관을 힘주어 보았다.


“이런, 화가 나셨군요.”

“전 참고인이라 들었습니다.”

“예. 우선은 그렇지만... 중고차를 사고팔며 꽤 많은 시간을 보내셨을 텐데 못 알아보셨습니까. 그건 이상하군요.”

“그 사람은 차에 있었습니다. 그런 차가 아니었다면 찾기 어려웠을 겁니다. 차키를 제게 주면서 운전하라고 말하고 잠들었습니다. 많이 취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그렇군요.”


혈중 알코올 농도 0.263. 언어, 운동장애가 일어나는 수치다. 조금 더 높았다면 감각까지 상실될 수 있는 만취 상태라는 소견을 보고 조사관은 다시 눈을 들었다.


“거짓말탐지기에 응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제가 기소되었습니까.”

“아뇨. 제 개인적인...”

“사람이 그렇게...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상태로 눈앞에 있었습니다. 절 화나게 해서 얻을 이득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만두십시오.”


그의 말에 조사관은 안경을 고쳐 쓰고 표정을 굳혔다.


“알겠습니다. 콜을 받고 갔을 때, 장...장씨가 만취상태로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맞습니까.”

“예.”

“혈중 알콜 농도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는 개인차가 있지만... 이 정도라면 운동장애가 일어납니다. 말은 더 어렵고요. 앱을 설치하고 대리운전을 스스로 부르는 일은 매우 어렵다 생각됩니다.”

“제 의견을 물으시는 겁니까? 어떻게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는지?”

“아아... 예. 대리운전 경력이 꽤 되시더군요? 트럭으로 전향하셨다가... 참, 그 사건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범인이나 찾으시죠. 그렇다면.”


이전보다 더 날카롭게 반응한다는 것을 적어두고 조사관은 다시 그를 보았다.


“장씨에 대해서 더 기억나는 것이 있으십니까.”

“예.”

“어떤 것입니까.”

“그 사람 경찰 아닙니까?”


그의 질문에 조사관은 슬쩍 떠오른 미소를 급히 지웠다.


“생각나셨나 보군요.”

“예.”

“언제 만나셨는지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추웠던 날입니다. 그때... 산책 중에 만난 것 같습니다.”

“그 후에는 없습니까.”

“....글쎄요. 정복 입은 경찰은 다 비슷해 보여서. 키가 크기에 기억했던 것 같네요.”

“그렇군요.... 장씨가 근무한 지구대에서는 선생님을 기억하는 분이 꽤 여럿 있었습니다.”

“그런가요.”

“예, 어제 아침에도 순찰차가 출동했을 때 만나셨지요.”

“아아... 예. 어떤 여자가 절 신고하더군요.”

“그 여성분은 비명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그렇게 주장합니까? 고소라도 해야 하나... 상황설명은 그날 다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제 집에서 큰 소리 낼 때마다 신고 당할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를 갈며 내뱉는 말을 가만히 듣던 조사관이 툭 던지듯 말했다.


“사회에 불만이 많으십니까.”


그가 몸을 반쯤 일으켰다.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아, 제 질문이 이상했습니까.”

“이상? 이상.... 웃기고 있네... 조사관님. 저 그 말 살면서 딱 두 번 들었습니다.”

“듣고 싶군요.”


조사관이 등받이에 기대며 보자 그는 기막혀 헛웃음을 터트렸다. 조사관이 여유롭게 보자 그는 이내 화를 누르며 자리에 앉았다.


“당신처럼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던 경찰이 말하더군요.”

“어디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왜요? 확인해보시게요? 그런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까요. 웃기고 있군...”


혀를 차며 그가 조사관을 노려보았다.


“사회에 대한 불만? 많습니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조사는 했습니까? 그리고... 그걸 떠나서 그게 경찰이 할 말입니까? 돈 떼먹은 업주가 차일피일 미루다 길에서 만났는데 여자 끼고 웃고 있기에 멱살 잡았습니다. 그 놈이 절 때렸고, 전 맞아주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쌍방이더군요? 뭐 좋습니다. 그래서 임금체불로 문제가 있다 말했더니, 그 경찰이 딱 당신처럼 말하더군. 사회에 불만이 있냐고? 그게... 할 소리인가. 내가 잘못했다는 건가? 돈을 못 받은 내가? 날 속인 사람을 잡았다고.... 그게 당신이 말하는 정당한 사회인지 난 모르겠군요.”


‘차분해졌다.’


조사관은 일부러 그의 신경을 건드려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금세 침착해져버렸다.


‘보통 강심장은 아니야.’


조사관은 심리학을 독학하고, 수많은 범죄자를 만나며 터득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조사관이 만난 그는 이해하기 힘든 부류였다. 사람은 자신을 포장하고 감추려 든다. 그러다보면 말이 어긋나기도 하고, 실수도 한다. 하지만 그에게선 그런 실수가 보이지 않았다. 살아온 배경을 보면 보통사람인데, 하는 행동은 어딘지 달랐다.


사건은 너무나 명확하게 종결되어가고 있었다. 그를 감추고 그를 심문하듯 몰아붙인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조사관 자신이 그를 이해할 수 없어서다. 무엇보다 몇 달 사이 세 번이나 마주하고 보니 의심이 짙어졌기에 일부러 도발한 것이다.


“조수원씨에 대해 아십니까.”

“....예.”

“아신다고요?”


조사관이 더 놀라며 되물었다.


“예? 국회의원 아들. 래퍼. 그리고 칠프로 회원.”

“칠프로라는 곳은.... 어딘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제 여자친구, 여자친구 오빠, 여자친구의 여자친구가 가입한 차량 동호회입니다.”

“동호회....?”

“조수원인지 뭔지 그 놈이 제 애인의 여자친구에게 찝쩍대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저기 먹자골목 클럽에서.”

“허허... 그렇습니까.”


‘치정이었나.’


“모델처럼 생겼더군요. 애인 여자친구 마중 나갔다가 쫓아 나오더니 저 보고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자세히 보셨군요. 이름도 아시고.”

“제가 캐물었습니다. 그 남자 누구냐고.”

“애인의 여자친구에게요?”

“애인에게요.”

“...으음.”

“뭐 자세한 것은 말하기 그렇고, 그 동호회에서 제 여자친구에게 껄떡이는 놈들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조수원도 그 중 한명이었고....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십니까.”

“아...”


조사관은 머리를 긁적이다 조수원의 프로필과 장봉진의 프로필을 나란히 두었다.


“장씨와 조수원은 친구관계입니다. 아셨습니까.”

“제가 알아야 합니까? 조수원 친구가 카센터 운영한다는 것은 압니다.”

“....그것도 아십니까?”

“왜요? SNS에 다 나오는데요?”


그의 말에 조사관은 급히 박테리의 프로필을 꺼냈다.


“세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그러니까, 왜 그 사람들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만.”

“으음... 이게 참...”


도움을 받아야 할까.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있을까. 이미 모든 것이 짜 맞춰져 있었다. 부족한 것은 없었다. 감이 좋지 않아 그를 붙잡고 있던 조사관은 다시 머리를 긁었다.


“장씨에 대해서 다시 묻겠습니다.”

“후우... 마음대로 하십시오.”

“배고프십니까.”

“....제가 지금 뭔가 먹겠습니까. 그런 걸 봤는데.”

“그런 것이라... 사고 후 약 20분이 흐른 후에 경찰차가 도착하고, 그 다음에 구급대가 도착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가요.”

“예....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경찰관의 말에 의하면 장씨를 안고 계셨다더군요.”

“....그랬나요?”

“예... 옷을 보시지요.”


그는 놀라며 자신의 옷을 보았다.


“피...”

“모르셨습니까. 혹시... 여기 언제 오셨는지 아십니까?”


멍하니 그가 보자 조사관이 쓰게 웃었다.


“이곳에 오신지 5시간 40분이 지났습니다.”

“그런...!”

“전 지금까지 세 번 이곳에서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세 번이라면....”


그는 서씨 사건과 트럭사건, 그리고 오늘까지 세 번을 마주했다 생각했다.


“기억이 안 나십니까.”

“....예. 제가 뭐라고 말했습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

“그러는 동안 저희들이 찾아냈습니다.”


그가 고개를 들어 보자 조사관은 두 개의 차키를 꺼내 놓았다.


“알아보시겠습니까.”

“차키 아닙니까.”

“하나는 장씨가 선생님에게 준 것입니다.”

“....둘 다 벤츠군요.”

“키를 꽂는 차가 아니라 줄 필요가 없는데 받으셨더군요.”

“아... 예. 주기에 받아둔 것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적던 조사관이 안경을 치켜 쓰며 그를 보았다.


“혹시 차 번호 기억하십니까.”

“아....7221이였습니다.”

“확실히 7221이였습니까?”

“예? 예... 그렇게 콜이 왔고..... 아닙니까?”


조사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장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건.”

“선생님이 기대어 선 차량의 넘버는...”


‘2330?’


물이 타고 다니던 카삥의 차였다.


‘차가 바뀌었어....?’


그는 트렁크에 뭐가 들어있는지 안다. 알기에 근심했다.


“놀라시는군요.”

“예... 차번호도 확인하지 않고 탔다는 것이. 그럼 제가 잘못 타서....?”

“아닙니다. 분명 콜은 장씨의 핸드폰으로 요청한 것입니다.”

“그럼?”

“장씨가 차를 바꿔 타고 갔었다고 저희는 추정합니다.”


‘얼탱이 차를 바꿔 탔다...?’


그는 신중해야한다며 조심스럽게 조사관을 보았다.


“장씨가 타고 다니던 차량은 조씨, 조수원이 구입한 것으로 명의까지 넘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다른 동일 모델의 차량도 조수원이 구입한 것이며, 명의는 그로 되어 있지만 이전까지는 박테리라는 사람이 타고 다녔습니다. 박테리는 그 차를 두고 친구가 사줬다고 주변인들에게 자랑을 했다고 합니다.”


‘명의...’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 그는 다시 만세형을 떠올렸다.


‘또 눈빛이 차분해지는군.’


“혹시 종교가 있으십니까?”

“사이비나 그런 거 말입니까?”


집에 있는 기물들이 신경 쓰여 그가 묻자 조사관이 멍하니 보다 고개를 흔들었다.


“공격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너무 침착하셔서 혹시 어떤 믿음이나 신념이 있는지 물었던 것입니다.”

“신념이라.... 전 가족을 믿습니다. 제 동생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트럭에 매달리는 일까지도 하셨죠.”


그는 말없이 조사관을 보았다.


“사건과 밀접한 이야기라 제가 조심스럽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사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때 조사관의 입에서 의외의 이름이 나왔다.


“조00을 아십니까.”

“들어는 본 것 같지만... 누구죠? 조수원의 아버지였나...”

“그쪽은 아닙니다. 뉴스를 잘 안 보시는....아, 죄송합니다. 당시 병원에 계셨군요.”

“예, 중환자실에.”

“죄송합니다....멍청한 질문이었습니다. 조00는 도박 빚을 갚고 새로운 자금을 확보할 생각에 거액의 보상금을 받게 보험에 가입시킨 가족을 살해한 보험설계사입니다. 지난 6월 강하류에서 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들은 기억이 납니다. 시신이 발견되어서 제 차를 훔친 범인인가하며 경찰도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런 일이.... 또 죄송합니다. 자꾸 사과만 하는군요. 후우... 잠시 쉬시겠습니까.”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조사관이 밖으로 나갔다가 금세 들어왔다.


“커피 드십니까.”

“감사히 받겠습니다.”


커피가 반쯤 사라질 때까지 두 사람은 서로를 보지 않았다. 조사관은 서류를 살폈고, 그는 기억을 더듬으며 현재 일어날 일들에 대해 떠올리고 있었다.


“시작해도 될까요.”

“예... 그런데 휴식 시간에는 나가주시면 좋겠네요. 부담스러워서 쉬지도 못했습니다.”

“아... 이거 참, 제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저도 날을 꼬박 새고 여기 앉아 있습니다. 이런 강력사건도 없었기에.”

“강력사건...? 제가 그럼 범인입니까?”

“.....그건, 조사를 더 해봐야 알겠습니다만.”

“농담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방금 그 말씀 기록되어 있겠죠? 조사 끝나고 변호사님을 찾아가봐야겠군요.”

“....친구 없으시죠?”

“큭!”


그는 새어나온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예... 조사관님은 친구 많습니까?”

“하나 남았습니다.”

“아아....쯧. 전 없습니다.”

“몇 번 만나 뵙고 어떤 성격인지 조금 파악을 했습니다. 친구가 없는 이유도 조금은 짐작합니다. 전에 제 이야기를 조금 들으셨겠지만, 저도.... 음, 이런 말 싫지만 학대... 예, 그런 경험 있습니다. 저는 원장에게 주로 그런 일을 당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없군요. 아직은....”

“혹시 오해하셔서 변호사를 부르실까봐 미리 드린 말입니다. 오해하시지 마십시오.”

“후우... 계속 하시죠.”


조사관은 대뜸 뛰어내릴 때의 상황을 물었다.


“자동차도로에 들어서고 얼마 후 틱 소리가 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안전벨트 푸는 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벨트는 장씨가 한 것입니까?”

“잘...예, 그렇겠죠? 제가 취한 손님을 받을 땐 되도록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지갑이 없어졌다느니 그런 소리하는 분들도 계셔서.”


조사관은 취한 사람이 벨트도 맬 정신이 있었을까, 생각하다 신분이 경찰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옆을 보니 그 분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뛰어내렸습니다. 몸을... 이렇게... 옆으로 밀 듯이...”


그의 표현은 조사관이 예상한 것과 일치했다. 조사관도 얼탱처럼 유도를 했다. 낙법이 익숙한 사람이라 떨어질 때 반사적으로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잘 안다.


‘역시 자살인가.’


대리운전 기사인 그가 운전을 하며 마른 편이지만 큰 키에 따른 체중을 지닌 장씨를 쉽게 밀어낼 수는 없다. 차문을 열고 여러 차례 한손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하면, 정상적이지 안은 주행을 뒤따르던 차들은 보게 된다. 뒤따라가던 차량의 운전자가 제일 먼저 신고한 사람이다. 그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통해 문을 열자마자 장씨가 나오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그렇기에 경찰은 그가 취한 승객을 밖으로 던졌다는 의심을 빨리 벗을 수 있었다.


운동능력을 상실한 얼탱이 차 밖으로 몸을 날리려면 다리에 힘을 줘야 한다. 키가 크기에 상체를 먼저 내밀고 뛰어야 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손으로 몸을 밀어야 한다. 제대로 자신의 의지가 들어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동작이다.


“상황판단이 되지 않아 조금 가다가 급정거했습니다. 차가 달려오고 있었고, 치일까봐 달려갔습니다. 아... 누가 지나가며 제게 욕을 했습니다. 차문을 닫으라는 소리도 들었던 것 같고... 다시 문을 닫았던가... 그렇게 달려갔는데, 기어서 움직이더군요. 다리가 이상하게 꺾여 있고, 피도 나고... 피가 어디서 나는지 몰라서 몸을 눕혀서.... 제가 뭘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죽지 말라고... 말했던 것은 기억나는군요.”


-죽지 마! 왜 죽어! 아니라고! 이러지 마....


“아...”


그는 흐르는 눈물을 급히 닦았다.


“사람이 죽는 것을 최근 여러 번 보셨습니다. 정신건강을 위해 요양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죽었습니까.”


바람 빠지듯 몸에서 힘이 빠진 그의 질문에 조사관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입술을 씹던 그가 고개를 숙였다. 이내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오해를 했어.’


그는 얼탱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공생을 바랐다. 신뢰를 쌓기 위한 첫걸음으로 물을 처리하게 할 생각이었다. 얼탱의 집 인근에 물을 실은 차를 두고 얼탱에게 그 사실을 전하려 했다. 그는 얼탱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애인을 생각하는 모습에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죄의 유무를 떠나 얼탱과 멀어진 채 지낼 생각을 했다. 끝까지 그를 감춘 이유는 얼탱이 그 상황을 이용해 자신을 역으로 이용하려 들지 몰라서다. 그래서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대리운전 트릭은 가는 길에 검문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세운 대책일 뿐이다.


‘엉망이군.’


차가 바뀐 것으로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그는 감도 잡지 못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단체등은 사실과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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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오래전 시작된 거짓된 이야기 1 20.06.16 20 3 19쪽
89 두 친구 2 +1 20.06.16 24 2 19쪽
88 두 친구 1 20.06.15 23 4 18쪽
87 악인과 악인 4 20.06.14 20 4 22쪽
» 악인과 악인 3 20.06.14 22 2 17쪽
85 악인과 악인 2 20.06.14 17 2 24쪽
84 악인과 악인 20.06.14 17 2 20쪽
83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7 20.06.13 18 3 23쪽
82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6 20.06.13 15 2 21쪽
81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5 20.06.13 15 2 18쪽
80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4 20.06.13 17 2 21쪽
79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3 20.06.13 17 2 17쪽
78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2 +4 20.06.13 21 2 23쪽
77 악인은 선해지지 않는다 1 20.06.13 17 3 20쪽
76 잃어버린 것 2 20.06.12 20 2 19쪽
75 잃어버린 것 1 20.06.12 19 2 19쪽
74 인과응보 20.06.12 17 2 26쪽
73 떠넘기기 2 20.06.12 18 2 25쪽
72 떠넘기기 1 20.06.12 17 2 24쪽
71 세 친구 4 20.06.12 13 2 19쪽
70 세 친구 3 20.06.12 19 3 18쪽
69 세 친구 2 20.06.12 20 3 15쪽
68 세 친구 1 20.06.12 29 3 21쪽
67 조씨의 정체 20.06.11 21 3 18쪽
66 세번째 차 +2 20.06.11 21 2 20쪽
65 가족의 의미 2 20.06.10 19 2 18쪽
64 가족의 의미 1 20.06.10 27 3 27쪽
63 퀵보드를 타고 온 단서 2 20.06.10 19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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