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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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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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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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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스철케이드

DUMMY

스철케이드는 간밤에 불이야 라는 소리를 잠결에 듣고 눈을 떴다. 반사적으로 풀어둔 총을 집고 커튼을 열어 보았다. 호텔 창문이 붉은 불빛이 번쩍거리는 본 것 같았다.


사람들이 소리치는 소리와 나뭇판자를 밟는 발소리를 연달아들었다. 일렁이는 화재는 곧 잡혔다. 스철케이드는 한숨을 푹 쉬고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 스철케이드는 이 모든 것들이 꿈에서 일어난 일이지 현실에서 일어난 지 헤깔릴 정도로 깊은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계단을 타고 응접실로 내려가니, 척이 스철케이드를 집에 초대하길 원한다는 전갈이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아침을 먹을겸 척의 집을 방문했다. 호텔 밖에는 일찍 일어난 사람들이 어제와는 다르게 우호적인 눈빛으로 스철케이드에게 인사했다. 멀리서 아이들이 신기한 듯 스철케이드를 쳐다보았다.


스철케이드 집문을 두드리자 흰색두건으로 머리를 묶은 안주인이 문을 열었다. 스철케이드는 모자를 들어 인사하자 안주인은 피곤해 보이지만 웃는 얼굴로 스철케이드를 맞이했다. 척이 안쪽 방에서 거실로 나왔다.


“어서 오게, 기다리고 있었네, 간만에 편안 하게 잤나보군 얼굴이 좋아 보여.”


“따뜻한 물로 목욕도 하고 피로를 좀 풀었습니다.” 척이 스철케이드를 식탁으로 안내했다. 안주인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은 우울한 월요일이라고 동부 여인들이 빨래해야하는지겨운 날이었다. 스철케이드는 안 그래도 바쁜 날에 찾아와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부인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한쪽에서는 빨랫감이 담긴 나무통에 물을 끓이고 있었다. 여자들은 재와 소금 지방을 반죽해 세탁할 때 필요한 세제도 손수 만들어야 했다. 손이 많이가고 여간 성가신 일들이었다.


“어제, 보안관 사무실에 누가 불을 놓았어.” 스철케이드는 안주인이 가져온 물 한잔과 구운 빵 사이에 말린 과일을 넣어 입에 가져갔다. 동부에서 과일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척은 스철케이드를 나름 귀빈으로 대접하고 있었다.


“저희들이 온 걸 반기지 않는 것인가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어제 다친 사내가 되돌아와 불을 지른 것 같아.” 척은 꽃무늬 식탁보가 위에 애플파이에 손을 가져갔다.


“그렇군요.”


“동부에서 자기 집이 있는 마을에 화재를 놓는 머저리는 없을 거야. 마을의 건물들이 목조 주택이라 불에 취약하거든, 거기에 우물에서 물을 길러다가 불을 꺼야되는데, 화재가나면 진압하기 굉장히 힘든 일이지.” 척은 간밤에 물을 긷느라 피곤한 얼굴이었다.


“오늘 체스단 요새를 보러 갈 생각인가?”


“아무래도 그래야겠지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저희가 온 목적이기도 하니까요. 일행이 일어나면 같이 갈 생각입니다.”


“내가 요새로 가는 길을 아니 길잡이가 되어 주겠네, 당신들은 동부 지형을 모르니까 말이야. 그리고 일이 잘만 풀린다면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체스단의 손아귀에서 마을이 벗어날 좋은 기회이니 말이야.”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희 처지에서는 고마운 일이지요.” 스철케이드는 냅킨으로 입에 묻은 음식물을 닦았다.


“좋네. 내가 타고갈 말을 준비할 테니, 그동안 자네는 마을을 둘러보게.” 스철케이드는 감사 인사하고 척의 집을 나섰다. 척의 말대로 보안관 사무실이 불타있었다. 척은 어제 총을 맞고 도망간 사내가 다시 돌아와 불을 놓았을 거로 생각했다. 스철케이드도 그럴 확률이 높을 거라고는 생각했다.


주민들은 옆 건물로 넘어가지 않도록 밤새도록 물을 길러 화재를 진압했다고 했다. 옆 건물도 반쯤 검게 그을린 흔적이 있었지만 보안관 사무실처럼 골조만 남기고 전부 불에 타진 않았다.


스철케이드는 일행이 나오기 동안 흔적만 남은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엿가락처럼 휘어 버린 죄수 감옥소와 탁자 위에 타다남은 현상금 수배서들 하얀 별에서 온 공문들이 보였다. 척은 4번째 보안관이 총을 맞고 죽은 후에 이마을에 보안관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스철케이드는 보안관이 오지 않은 것인지 오다가 죽은 것인지가 궁금했으나 알도리가 없었다. 이졸브와 레빌리스, 들로가 하품하며 밖으로 나왔다. 척이 말고삐를 잡고 보안관 사무실로 걸어들어오며 손을 들었다. 스철케이드는 척이 건네주는 말 고삐를 잡고 곧장 위에 올라탔다.


척은 길을 앞서가며 일행을 이끌었다. 스철케이드는 흰색과 붉은 꽃들이 핀 들판을 건너고 작은 개울을 건너기를 반복해 3시간 정도를 말을 타고 달렸다. 그러자 멀리서 보이던 절벽이 눈앞에 펼쳐졌고, 거칠게 깎아낸 절벽 사이에는 용과와 아가리타 꽃이 피어 있었다.


절벽 꼭대기에 회색 늑대가 고개를 내밀고 일행을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스철케이드는 실로 오랜만에 본 늑대를 보고 반가움을 느꼈다. 자주색 엉겅퀴와 양귀비 같은 야생화가 지천에 깔린 오솔길을 지나 4시간을 더 달리자 체스단 요새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했다.


일행은 언덕에 올라가기 전 나무에 말들을 단단히 매두었다.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사이에 스철케이드는 척의 뒤를 따라 소리가 나지 않게 언덕 위를 올라갔다.


요새 앞에는 서너 명 무리를 이룬 체스단들이 드나드느라 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했다. 이졸브가 언덕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요새를 둘러보았다.


“어때?” 들로가 아래 등을 대고 걸터앉아 찌푸등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풀었다.


“높은 감시탑 3개가 있고, 교대로 돌아가면서 망을 보는 것 같아. 문은 단단하게 목조에 강철판을 덧대어 만들었고.”


“들어갈 순 있겠어?” 스철케이드가 물었다.


“높이로 보건대 맨몸으로는 힘들어.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라곤 감시탑에 감시꾼이 졸고 있다는 정도네.”


“그럴 만도 하네. 체스단 무리를 공격할 사람이 여태까지 없었을 테니까.” 척은 스철케이드가 주는 담배를 받으며 말했다.


“룩과 비숍에 대해서 아는 게 있소?” 스철케이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입에 가져가며 물었다.


“룩이라고 부르는 사내가 처음 마을로 왔을 때에는 짙은 콧수염에 짙은 눈썹 그리고 곱슬머리를 한 30대 남자였소. 그리고 체스단 무리끼리 하는 말을 들어 보았을 때 왕년에 무기 밀매 업자하다가 체스단의 수장이 되었다고 들었소 그 뒤로 전투가 일어났을 때, 마을 사람들을 죽이기도 했지.”


“비숍은?” 스철케이드는 폐속 깊숙이 담배를 빨아들이고 하늘을 보고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말을 사람들에게 전해 들었을 때, 비숍은 짧은 머리칼에 얼굴에 두건을 쓰고 있어 눈만 보였다고 했소. 그 사람과 싸운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자기입으로 수십 명은 죽였다고 했소.” 척은 마을 사람의 죽음이 기억난 듯 얼굴이 굳은 채로 이야기했다. 스철케이드는 그 모습을 보고 괜한 질문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입이 빠짝 말라왔다.


“어떻게 할 거야 스철케이드?” 이졸브가 뱀처럼 스르륵 내려와 망원경을 넘기자 스철케이드는 타다 남은 담배를 바닥에 비벼끄고 손에 받아들였다. 스철케이드는 고개를 들어 요새를 훑어보았다.


요새 주변의 밑동만 남은 나무들로 보아, 아마도 숲이였을 곳의 나무와 바닥의 흙을 이용하여 벽돌을 쌓아 만든 요새로 보였다. 그럴 것도 같이 남부와 다르게 기술자가 부족한 동부에서 마땅히 철을 제련하거나 콘크리트로 건물을 만들 수는 없었다.


요새를 만든 점만 하더라도 열악한 상황 속에서 요새를 만든 점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나름 체계를 갖추었다는 반증이 되었다.


외벽은 목재로 촘촘히 쌓아 만들었고,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부는 천막을 활용하여 군인들 막사처럼 체스단원들이 잠자리로 이용하는 듯 하였다.


체스단원들은 요리와 난방에 필요한 땔감들과 식수를 요새로 나르는 부류도 있었다. 대다수 체스단원들은 일이 끝나면, 앉아서 카드를 치거나, 담배 피우며 생산적이지 않은 일들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다리와 가까운 곳에 나름 석회석을 바른 벽돌에서 검은 모자를 쓴 인물이 나왔다. 주변에 체스단원들이 일어났다. 척에 말에 따르면 룩이라는 인물로 보였다. 룩이란 사람이 체스단에게 뭐라고 말하자 체스단원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말을 타고 나갈 준비를 하였다. 스철케이드는 일행에게 되돌아갔다.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이 체스단에게 지시를 하는 걸로 보아 척이 말한 룩이란 사내 같아 보여, 비숍이란 작자 모습이 보이지 않는군.”


“다른 곳을 약탈하러 나갔거나 했겠지.” 레빌리스가 입을 열었다.


“예전부터 비숍이란 사내의 모습은 본 사람은 적었어. 우리도 체스단이 하는 말만 듣고 이야기하는 거네. 아마도 약탈조 보다는 다른 일을 도맡아 하는 거 같네.” 척은 삐뚤어진 모자를 고쳐 썼다.


“더 이상 여기서 더 있어 보았자, 더 얻을 정보는 없는 거 가 같아. 괜히 염탐을 하는 걸 들키기나 할 뿐이니, 여기서 벗어나서 이야기하자” 이졸브가 너무 오랜시간 동안 일행이 염탐을 하는 것을 염려하여 말했다. 스철케이드는 매어둔 말을 바라보았다. 되돌아가는 길도 오래 걸릴 터였다.


“그래 자리에서 뜨자. 필요한 정보는 얼추 수집한 거 같아. ” 스철케이드가 결정을 내리는 사이에 레빌리스가 망원경으로 요새를 한번 쓱 둘러보고 내려왔다.


“지금 마을로 가는 일행은 없어 보여, 되돌아 가는 길에 야영을 하자.”


“지금쯤이면 체스단에게 우리 마을 정보가 들어갔을 텐데 이상하네.”


“부상을 입었으니, 길을 가다가 죽었을 수도 있지 않아?”


“그럴 수도 있고, 응급처치를 하느라 우리보다 늦게 요새에 도착할 수도 있어.”


“마을로 파견된 인원 3명이 안돌아오는 데 의심하지 않겠어? 시간의 문제일 뿐이야. 결국에는 룩과 비숍에게 우리가 동부에 왔다는 걸 알 수 있게 되겠지.”


“니말이 맞아. 그렇다면 마을로 되돌아 가는 길에서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이동한 후에 야영을 하는 게 안전할 거야.”


“좋아. 출발하자.” 일행은 아래에 묶어둔 말들을 향해 내려갔다.


왔던 길을 되돌아오는 길에 해가 저물었다. 스철케이드는 일행을 멈춰 세웠다. 이졸브가 절벽 기슭진 곳에 커다란 바위를 발견하고 척과 일행은 캠프를 차리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들로가 죽은 나무를 통째로 가져와 의자처럼 앉았다. 레빌리스는 나뭇가지로 삼각 받침대를 만들고 중앙에 불을 붙였다.


스철케이드 일행은 모닥불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모여 음식이 익기를 기다렸다.


“습격할 거야?” 레빌리스가 중앙의 음식을 나뭇가지로 휘저으며 물었다.


“그래야 하겠지. 제일 좋은 방법은 체스단을 선장 없는 선원으로 만드는 거야.”


“그게 무슨 소리요?” 척이 물었다.


“주축이 되는 무리들을 없애 버리는 거요. 그렇다면 유약한 체스단원들은 자기들 끼리 완력 다툼을 하거나, 체스단을 떠나게 될 거요. 그렇게 되면 마을을 습격할 세력 유지를 할 수 없게 되겠지.”


“룩과 비숍 만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들로가 차갑게 식은 빵을 뜯어 입으로 가져갔다.


“있지. 모습을 비추기만 한다면 말이야.” 이졸브가 여유롭게 말했다.


“저 거리까지 총알이 닿진 않아” 척이 불가능하다는 어투로 말했다.


“동부의 총은 그렇겠지.” 이졸브는 척을 보며 여유롭게 웃었다. 스철케이드는 이졸브가 웃는 의미를 알고 있었다.


“남부의 총은 다르단 말이오?”


“그래. 미안한 말이지만, 내가 보기에 동부의 총은 조악하기 그지없어. 남부 총의 10년 전 모델이야. 내 총도 최신식은 아니지만 정확도와 사거리 면에서는 동부의 총보다 월등해. 그래서 멀리서도 저격을 할 수 있지.” 이졸브의 말에 척은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프가 다되었어. 각자 접시를 넘겨줘.” 레빌리스가 국자로 수프를 옮겨 담아 일행에게 넘겨 주었다. 마지막으로 자기 그릇에 옮겨담고 자리로 돌아갔다.


스철케이드는 말린 육포를 씹으며 고민했다. 오트맨 마을에 적절한 총기와 도구들만 있으면 요새를 뚫을 수 있을 수도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조심스럽게 척을 불렀다.


“척 당신이 해 줘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척은 스철케이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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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카트란 23.12.21 10 0 12쪽
57 57. 알도린 23.12.21 8 0 11쪽
56 56. 스철케이드 23.12.20 7 0 11쪽
55 55. 콘마일 23.12.20 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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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카트란 23.12.12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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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스철케이드 23.12.08 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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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팔라이네 23.12.06 8 0 13쪽
35 35. 스철케이드 23.12.06 9 0 13쪽
34 34 알도린 23.12.05 8 0 11쪽
33 33.파스키은 23.12.05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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