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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치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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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블루치퍼
작품등록일 :
2022.10.30 03:43
최근연재일 :
2022.11.0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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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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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DUMMY

“조장동지. 조장동지. 5, 6, 7 초소가 무너졌소.”


무전기를 통해 전해진 마르고 거친 음성에선 다급함이 느껴졌다.


“조금만 더 버티라. 우리가 지금껏 고생한 거이 조국해방을 위한 것이디, 중국놈들에게 공화국을 통째로 바치려고 고런 것은 아이지 않캈어.”


“지금 더는 버틸 수 없으니까 이러는 거 아니갔소. 날래 지원군 보내주시오.”


“지금 남측에서 원군이 오고 있다니 조금만 더 버티라.”


“거, 남쪽 아새끼들을 어찌 믿고 기다린답니까? 이러다 중국에 따귀 맞고 남조선에 뒤통수 맞는거 아닌지 모르갔습니다.”


“총서기 동무의 지시니 우린 따를 수 밖에. 조금 만 더 버티라. 지금 해안 초소에서 남조선 배가 보인다 그라지않니.”




**************************




독도함을 위시한 함대는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원산만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륙작전이라면 시도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원산이 아직 쿠데타세력에게 떨어지지 않았기에 적진에 제법 가까이 고개를 들이민 것이다.


‘상륙작전을 하기엔 너무 느린 거 아닌가?’


그때 마침 독도함과 구축함 등은 일제히 속도를 떨어뜨렸고 거기에 맞추어 요트의 속도를 줄이는 정우의 손엔 땀이 흥건했다.


정우는 함께 있던 요원들을 보았고 그 요원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독도함의 도크가 마치 슬로비디오처럼 느리게 열리는 듯했다. 이어 도크에서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 KAVV-2가 빠져나왔는데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고래가 새끼를 낳는 모습과 같았다.


정우는 주로 예비군훈련을 시키는 후방부대에서 복무했기에 이런 거대한 군사작전을 직접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이 거대한 스케일의 작전은 정우의 가슴속에 장엄한 인상을 새겼다.


“저 수륙양용장갑차를 따라가야 합니다. 해안포 사격이 없는 걸로 봐선 아직 원산이 넘어가지 않은 모양이니 어렵진 않겠습니다.”


‘어렵지 않기는. 요트 타고 뒤따라가는 주제에 입만 살아서는.’


정우는 위험부담을 안고 앞장선 해병대에 감정이 이입 되어 강팀장이 더 밉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 말 않고 천천히 뱃머리를 돌리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



“아, 목대통령. 지금 남쪽 배가 도착했소. 초대받은 거치곤 제법 시끌벅적하게 오는 구만. 아직 위급한 상황이나 약속은 약속이니 한 가지 일러주갔소. 남포 위 청산저수지에 일전에 얘기한 것이 있소. 하지만 남조선의 무력으로 파괴할 수 있을지는 내 모르갔소.”


“아, 감사합니다. 민족을 위한 훌륭한 결단이 될 겁니다. 국정원장이 직접 갔으니 불편함이 모실 겁니다. 이제 계신 곳의 위치를 정확히 일러주시죠.”


“지금 사람을 시켜 남쪽 국정원장을 모셔오라 했으니 괜찮소.”


그는 의심스러운 건지 아니면 두려운 건지 아직까지도 자신의 위치를 밝히지 않았다.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오차범위 3m내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세상이기에 위치 노출을 꺼리는 것이 당연하리라.


“전에 덕분에 백두산 구경을 잘 했는데 오시면 한라산 한 번 보셔야죠.”


“좋지요. 일단 내 남쪽에 가는 건 반드시 비밀에 부치기요.”


“물론입니다. 오시기를 손 모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오산 공군기지는 사실 평택의 송탄에 있다. 원래 미군이 6.25때 임시로 쓰던 오산 비행장을 송탄으로 옮겼으나 미군이 발음하기에 송탄 보다 편했던 오산을 계속 쓴 것이 오산 공군기지라 불리게 된 이유였다.


미군이 철수한 지금도 여전히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미군기 대신 KF-21 보라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다 된 줄 알았던 스텔스화가 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컸으나 우리의 실력으로 만든 이 첨단 전투기는 대한민국 공군의 보배라 자랑할 만했다.


보라매의 항전장비는 이미 프리덤 나이트 이상이었고 스텔스가 이닌 대신 작전 시에 실질적으로 더 많은 무장을 장착할 수도 있었다.


특히 지금 임창호 소령이 오르고 있는 보라매는 더욱 특별했다. 그것은 언뜻 보기엔 kf-21 보라매 였지만 다른 보라매와 달리 조금 특이한 무장을 하고 있었다. 네 개의 재밍포드와 두 개의 리시버,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이 두 발이 양쪽 날개 아래 달려 있었다.


KF-21E. 일명 한국의 그라울러로 불리는 이 전자전공격기는 국산화한 전자전 재밍 포드와 강력한AESA레이다를 탑재하여 상대의 전자전 능력을 무위로 돌리고 아군 공격기의 작전수행을 크게 도울 수 있었다. 그야말로 한국이 가진 소재, IT, 기계, 설계, 중공업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모두 쏟아 부은 걸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임창호 소령은 기체에 탑승하여 캐노피를 닫고 자신의 운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참, 어젯밤 까지도 전역을 고민했는데··· 창호야. 그래, 너는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이 일을 위해 태어났는지도. 그래서 이름이 창호겠지.’


불과 몇시간 전까지 민항사로의 이직을 고민하던 그는 중요한 실전에 투입되며 자신의 운명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곤 도산 안창호를 떠올린 것이다.


도산은 임정시절 매우 선구적으로 비행기 확보와 조종사 양성에 대한 계획을 세웠으나 현실의 한계에 부딪혀 그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안창호의 계획이 있고 100년도 더 지난 지금, 독립한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만든 최첨단의 전투기에 탑승하여 중대한 작전을 맡은 임창호 소령은 감회가 뜻 깊었고 마치 독립투사가 된 듯 비감한 감상에 젖었다.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입술을 굳게 다문 그의 시야에 느릿한 항공유도원의 수신호가 들어왔고 마침내 떨어진 관제소의 출격명령이 그의 감상을 떨쳐버렸다.


해동청 보라매가 울부짖으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점점 늘어나는 보라매떼가 하늘을 점점이 수 놓았다.



***************




인천 앞바다는 잠잠했으나 넘실거리는 긴장감의 파고는 산처럼 높았다. 그다지 넓지도 않은 곳에 대한민국 서해전단과 중국 북해함대의 핵심 전력들이 모두 모여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 황해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해군력의 밀도가 높은 곳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이미 두 진영은 서해 영공을 수놓은 각종 감시 정찰 자산과 대규모 함대의 탐지장비로 서로의 움직임을 모두 확인하고 있었다. 때문에 사소한 움직임으로도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모두 알고 있었다.


전쟁이 개시된 지금 손 닿을 듯한 거리에서 누가 먼저 대함 미사일을 쏘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확전을 경계하는 대통령은 북한을 벗어난 영역에서의 타격은 극히 조심하고 정중여산 할 것을 당부했다.


때문에 우리 군은 모든 정찰자산을 동원하여 이미 중국의 중부전구와 동부전구까지도 감시범에 포함시키고 있었지만 아직 해상에서의 교전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우리 군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군 해군의 최신예 구축함 백헌이경석함의 함장 류호원의 생각은 그러했다.


“음. 자네가 보기에 이상하지 않은가?”


“예?”


“먼저 싸움을 걸어온 놈들인데 주먹질하는 걸 겁내고 있는 것 같아.”


“아!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확전을 막으려고 참고 있는 것이지만 저들이 전면전의 각오도 없이 북한을 차지하려 했을까?”


“제가 보기엔 이상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무엇이?”


“북부전구의 정찰자산과 함대가 우리 쪽 뿐만아니라 남쪽 바다와 산동반도의 내륙까지 넓게 퍼져 있다는 겁니다. 굳이 힘을 분산해 중국 내륙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거기다 남쪽 바다는 남해함대에 맡기면 될텐데 말입니다.


부관의 말에 류용원은 반쪽짜리 깨달음을 얻은 듯 머리속이 맑아지는 듯하면서도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북한을 빠르게 점령하려면 산동반도의 79집단군이 상륙할 법도 한데 어째서 여전히 후방에 배치되어 있을까? 뒤를 경계할 일은 없을텐데.'


레이더를 확인하던 부관이 깊은 생각에 잠긴 함장을 깨웠다.


“함장님. 보라매가 옵니다.”


“드디어 시작인가? 반드시 성공해야 할텐데···”



*************************



앞장 선 여섯 대의 상륙돌격장갑차는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고 상부의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중기관총은 두려움이 없는 듯 물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독도함에서 솟아 오른 헬기는 강습병력을 싣고 기관총을 내어 놓은 채 엄호를 하듯 날았다.


뒤로는 공기부양정과 고속상륙정 2척이 물살을 갈랐고 정우가 모는 요트는 그 고속상륙정과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해안에 먼저 도착한 것은 강습헬기였다. 로프를 타고 줄줄이 내린 병력과 헬기가 엄호를 하고 거의 동시에 고속상륙정이 연막탄을 터뜨리며 요란한 신고식을 했다.


정우는 아무런 저항이 없는 것에 다행스러우면서도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수십년간 전쟁을 준비한 적들인데 이렇게 손을 잡는구나. 세상 모를 일이다.’


정우는 다행이 요트를 접안 할 만한 곳을 찾을 수 있었고 국정원 요원들은 접안이 채 끝나기도 전에 뛰어 내렸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세요.”


반면 국정원장은 여유롭게 내리며 정우에게 당부했다.


‘그래, 얼마든지 기다려주마. 이왕 가는 마당에 쌓인 분은 좀 풀고 가야겠다.




***********************



“1시 방향, 230km, 적기 10기 출현. 80집단군의 j-15로 추정.”


천리안 통합 데이터링크 시스템을 통해 전해진 새로운 정보에 프리덤 나이트는 마치 상대도 되지 않는 다는 듯 미지근하게 반응했다.


“확인.”


“적기의 수가 늘고 있으나 황조롱이에 맡기고 일단 청소를 계속 한다.”


“알겠다.”


황조롱이는 불과 6개월 전 배치된 중고도 무인 전투기였다. 자체 AI에 의한 자율비행과 원격 조종이 모두 가능했고 gps 유도폭탄 KGGB 2발에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2발을 탑재하고 있었다.


현재 황조롱이는 36기가 무인 정찰기와 함께 먼저 북한의 방공망 안에 들어와 중고도 정찰 폭격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프리덤 나이트 편대는 저공 비행을 하며 숨어 있는 미사일 발사대와 장거리 타격자산을 찾아 타격하는 서로 보완적인 작전을 수행중인 것이다.


프리덤 나이트 편대는 처음엔 적의 기만체만 많고 진짜 미사일 발사대가 없어 황당했다. 미사일 발사대 모형에 속아 쏟아 부은 화력 아까웠던 것이다.


조금 지나자 적의 저항이 너무 없는 것이 미심쩍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침내 적기가 출격했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파일럿들은 긴장하여 침을 삼켰다.


그런데 몇 분 뒤 다시 업데이트 된 정보는 프리덤 나이트 편대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긴장케 했다.


“아, 함경북도, 수직발사체 발견. 또 다른 발사체 발견, 또, 씨발. 다 발사···..


감시자산을 통해 탄도미사일을 확인한 통제관의 목소리에서 다급함이 전해졌다.


“화성-15와 화성-11나로 추정. 아···.. 씨이······”


대한민국의 선제타격 후 실질적으론 북의 첫 반격이 시작되었다. 가장 우려하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



대한민국 B-2벙커



“북한에서 탄도탄 십여 기를 동시에 발사 했습니다. 목표는 아직 분석 중입니다.”


합참의장의 목소리가 상기되어 있었다.


“요격 준비는 이상 없겠죠?”


“말씀 드렸듯 미사일 요격은 확률의 싸움입니다. 우리 군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최선으론 부족합니다. 저게 어떤 것이든 반드시 요격 해야 합니다. 핵탄두라는 생각으로 막으세요.”


대통령의 말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때 다급한 합참 참모의 목소리가 침묵을 깨고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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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급변사태 22.10.30 4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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