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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마무의리(魔武義理)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4.07.04 10:42
최근연재일 :
2014.07.21 19:3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310,870
추천수 :
8,875
글자수 :
133,127

작성
14.07.19 21:00
조회
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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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9장

DUMMY

9장



짹짹

아침이 되자, 객잔 안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얼른 짐을 싸라!”

“그래도 아침은 좀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장은 해야지요. 속이 쓰려 죽겠습니다.”

“공짜 술이라고 그렇게 입안으로 부어대더니! 으이그!”

황보광과 황보세가 무사들이 친한 친구처럼 투닥거리면서도 빠르게 짐을 챙겼다. 같은 가문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사이이기에 이런 정도의 농담이 섞인 대화는 일상이었다.

“마차 바퀴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나?”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나머지 짐들은?”

“저기 있는 것이 마지막입니다.”

황보세가의 경우와는 반대로 금룡상단 무사들 같은 경우, 방덕산의 명령에 군소리 없이 척척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

무슨 일인지 방덕산의 눈길이 자꾸만 이젠 짐조차 옮기지 않고 시시덕거리는 황보광과 황보세가 무사들에게로 향했다.

눈길을 주지 않으려 옆으로 돌려도 다시 가고, 옆으로 또 돌려도 다시 가고를 반복했다.



“휴우. 술 냄새가 아직도 진동하는군.”

방 밖으로 나온 제갈윤호가 아직 연회가 열렸던 전날의 흔적을 다 치우지도 못한 일 층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코를 막았다.

코끝을 고약하게 자극해오는 술의 잔향만큼이나, 객잔의 얼룩덜룩한 곳에서 미약한 혈향이 풍겨왔다.

술 냄새만큼이나 피 냄새 또한 지독한 것일까.

“황보세가와 금룡상단은 이미 간 모양이군. 오! 이백 공자. 일어나셨습니까?”

객잔 곳곳을 살피던 제갈윤호는 때마침 이백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이전에 이백을 대하던 것보다 더욱 화려해진 웃음이었다.

“잠을 못 주무신 것 같습니다. 괜찮으십니까? 혹시 어디 몸이 불편하신 곳이라도?”

“아닙니다.”

제갈윤호가 이백을 보며 환한 웃음을 짓는 것에 비해, 밤새 수도 없이 고민을 되풀이했던 이백의 얼굴은 푸석하고 무척 지쳐 보였다.

해답을 찾았으나, 끝내 그 답을 구하지 못한 것이다.

“술 냄새 한번 고약 하구만.”

“좋은 아침입니다.”

“이보게! 조식을 준비해주게!”

때마침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행이 한자리에 모두 모이자, 제갈윤호가 일 층에서 탁자 위에 놓인 것들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는 점소이를 향해 말했다. 그러자 점소이가 탁자를 치우다 말고 고개를 들더니 난감한 기색을 표하며 대답했다.

“공자. 죄송합니다만, 밤새 이어진 연회로 음식재료와 술까지 모두 동이 나버려서 조식은 불가능합니다.”

“간단한 음식조차 안된다는 말인가?”

“네. 객잔 창고가 아주 텅텅 비었습니다.”

“하하. 이런. 배를 든든히 채운 다음 떠날까 했는데, 아무래도 주변 여건이 좋질 못하군요.”

제갈윤호가 일행들에게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대체 얼마나 먹었으면 간단한 음식조차 불가능할 만큼 재료가 모두 동난단 말인가.

일행은 어쩔 수 없이 아침부터 주린 배를 안은 채, 객잔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형.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일현진인은 늦은 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자신을 찾아온 일성진인의 얼굴을 보고 뭔가 일이 꼬였음을 눈치챘다.

지난번 이백의 문제를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며 자신만만해했던 것과 다르게 일성진인의 얼굴 가득 수심이 깃들어 있음을 본 것이다. 그러나 일성진인은 막상 일현진인을 앞에 두고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뭔가 말은 하고 싶으나 망설이는 투가 역력했다.

“무슨 일인지 속 시원히 말해보게. 언제까지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있을 건가?”

일현진인은 뭔가 속 사정이 있음을 눈치채고, 일성진인을 타일렀다.

“일단 자네의 잘못을 따지지 않겠다 약속하겠네. 그러니 속 시원히 말해보게. 내가 알아보려 한다면 자네 행적 정도쯤 문제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 않는가.”

“좋습니다.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일현진인의 입에서 일단 면죄부가 떨어지자, 일성진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어 말을 이어갔다.

말인즉슨, 자신이 이백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찾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다.

“뭐? 낙양의 살막에 일을 의뢰하려 했단 말인가!”

그러나 일현진인은 일성진인에게 대강의 설명을 듣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당의 도사라는 작자가 살막 따위와 연계되어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인데, 게다가 그자가 자신의 사제라니.

일현진인으로서는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사형. 살막에 의뢰하려 했을 뿐이지, 의뢰한 것은…….”

“그 입 다물게! 무당의 장로라는 작자가 어찌 그리 생각이 없어! 혹시라도 자네가 살수들을 찾았단 사실이 알려졌으면 자네 하나뿐만 아니라, 나까지도 큰일을 겪었을 것일세! 살수라니! 이것 참!”

일현진인이 불같이 화를 내며 질책하자, 일성진인이 찔끔한 표정으로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이어진 일성진인의 말에 일현진인도 화를 접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형. 살수에게 의뢰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막상 의뢰를 넣으려고 보니, 낙양 살막들이 흔적도 없이 초토화되어 있더군요.”

“그건 또 무슨 말인가? 낙양의 살막들이 흔적도 없이 초토화되어 있다니?”

인간에겐 이중적인 면이 있다.

아무리 겉으로 번듯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구린 면은 있기 마련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의 이중적인 면이야말로 살수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사람은 돈과 권력. 때로는 여자. 그밖에 수백, 수천 가지 욕심과 이기적인 이유로 자신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살수였다.

게다가 낙양은 중원에서 가히 살수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예부터 수많은 황조들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중원 내에서 가장 많은 문물교류가 일어나는 곳이었다. 게다가 무림맹이 존재하는 바람에 지금은 등하불명처럼 되려 살막이 암약하기 좋은 장소가 되어 있었다.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누군가 낙양 안에 있던 살막들을 모조리 접수한 것 같다더군요. 아니. 어쩌면 어떤 세력일지도 모르지요.”

일현진인이 일성진인의 말을 듣고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일현진인이 아는 일성진인은 조금 서툴고, 경박한 면이 있으나 허언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꽤 심각한 일이 낙양에 벌어지고 있다는 말인데, 그 이유를 지금으로선 섣불리 추측하기 힘들었다.

“지금 당장 청우한테 연락을 넣게. 이백을 잡고, 낙양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말이야.”

일현진인이 더는 고민하지 않고, 막내 제자인 청우를 찾았다.

아버지 종도 내 종만 못하다고, 일성진인을 통해 해결해보려 했으나 결국 자신이 가진 패가 세상에서 가장 좋고 훌륭하단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 순간이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청우를 찾았다면 지금쯤 모든 게 해결되었을 것을. 나가보게.”

“네.”

일성진인이 잔뜩 기가 죽은 채 밖으로 향하자, 일현진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허공 한쪽을 응시했다.

“으음…….”

뭐랄까. 가장 믿을 수 있는 청우라는 패를 꺼내 들었음에도 마음이 쉽사리 진정되질 않고 있었다.

마치 이백이 무당을 떠나던 그날처럼.



“장문인. 의현입니다.”

“들어오게.”

현진자는 늦은 새벽 갑자기 찾아온 일대제자 의현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상청궁을 관리하는 의현이 이렇게 늦은 시각임에도 자신을 찾아왔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인데, 그런 이유 중 어느 것도 달가울 게 없었다.



(이전 연재까지 분량입니다.)



“무슨 일인가?”

“일성사숙조께서 무림맹으로 서찰을 보내셨습니다.”

“일성사숙이?”

현진자가 의현의 말에 눈을 가늘게 떴다.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알기로 일성진인은 어차피 일현진인의 하수인에 불과할 뿐이었다.

“무림맹이라면…청우다.”

“청우사숙 말씀이십니까?”

의현이 청우라는 말을 듣자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붉게 상기된 얼굴과 일그러진 표정만으로도 청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앙금이 남은 게냐?”

“본문에서 청우사숙한테 좋은 감정을 가진 자가 몇이나 있겠습니까.”

“…….”

약관의 나이에 무당파 수석장로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뛰어난 무재 탓도 있었지만, 대단한 배경 탓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다소 오만해 보이는 것도 사실. 무당 내에서 청우의 성정을 두고 좋지 않아 하는 제자들이 많음을 현진자도 잘 알고 있었다.

‘이백 사숙 때문일 테지.’

일현진인이 청우를 찾는다면 그 이유는 필시 이백 밖에 없었다.

평생 좌절을 모르고 승승장구만 해왔던 일현진인에게 이백이야말로 생에 처음으로 패배감과 굴욕감을 동시에 안겨준 인물이었다.

게다가 현진자는 이백이 떠난 직후, 일현진인이 자소궁에서 꼼짝 않고 한 달을 보냈을 때부터 두 사람 간의 관계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무량수불.”

이윽고 현진자가 무언가 큰 결심을 한 듯, 어깨를 크게 한 번 들썩이더니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앞으로도 상청궁에 이상이 있으면 즉각 보고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럼.”

의현이 현진자의 말에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현진자는 의현이 나간 후에도 한동안 막 없이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허공을 응시했다.

그리고 잠시 뒤, 현진자가 문갑 한편을 열더니 그 안에 있던 물건을 꺼내 들었다.

“결단이 필요하구나…….”

현진자의 손에 있는 물건.

그것은 바로 이백이 무당을 떠날 때 대청에 놓고 갔던 도패였다.



“아잉. 젊은 오빠. 어딜 가려고. 다른 데 가봤자 별수 있을 것 같아?”

“소저.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이백은 홍루 안에서 기녀 하나를 어쩌지 못한 채 쩔쩔매고 있었다.

이백도 처음엔 기녀가 뭐라고 하든 점잖게 대응했지만, 급기야 몸을 밀착시켜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말고. 응? 봐봐. 내 몸매 끝내주지?”

“소, 소저! 일단 옷부터 좀 여미시지요…….”

이백은 급기야 기녀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속살을 보여주려고 하자, 두 눈을 꼭 감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기녀는 이백을 좀처럼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집요하게 품속을 파고들었다.

홍루에서 기녀가 사내를 유혹하는 것도 이상한 일인데, 이쯤 되면 자존심 싸움이었다.



“봤지? 특이하다니까.”

하오문을 통해 제갈세가의 본가에 전서를 전달하러 홍루에 왔던 제갈윤호와 연노는 일을 마친 후, 삼 층 난간에 서서 이백이 기녀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저놈. 고자 아닙니까?”

연노가 양팔을 휘휘 저으며 기녀를 피해 도망치는 이백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제갈윤호는 일부러 홍루 안에서도 가장 예쁘고, 인기 있는 기녀에게 금자까지 주며 이백을 유혹하게 했다.

그러나 보통 사내라면 쌍수를 들어서라도 환영할 만한 일을 이백은 사색이 되어 도망치고 있으니, 연노가 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하는 것도 당연했다.

“아니. 그런 거랑 상관없이 저건 그냥 여자를 모르는 거야. 모양을 봐. 꼭 남자아이가 여자아이 짓궂은 장난을 피해 도망치는 꼴이잖아.”

“틀린 말도 아닌듯합니다만, 그래도 저 녀석 나이가 스물인데…….”

보통은 나이 열다섯 만 되어도 기루의 출입이 자유로웠다. 밝히는 놈 소리를 듣긴 했지만, 정서상 크게 특이한 일도 아니었다.

되려 잘 사는 집안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를 알아야 한다며 교육차원으로 자제들을 홍루에 보내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이백 공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긴 하잖아. 누가 또 알아? 이백 공자의 고향이라는 화촌이 여자가 없는 사내마을일지.”

“참으로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군요.”

“그런가? 하하.”

제갈윤호가 연노의 말에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어느 정도 맞는 추론을 하기도 했지만, 세상에 여자 없는 마을이 어디 있단 말인가.

제갈윤호가 개운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덜떨어진 놈 그만 괴롭히고 그만 가시죠. 아니면 저한테도 기녀 하나 붙여 주시던가.”

연노가 이백이 또다시 기녀에게 잡혀 괴롭힘당하는 것을 보자,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제갈윤호도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아쉽네.”

아무래도 제갈윤호는 조금 더 이백을 괴롭히고 싶은 듯 보였다.



해질 무렵, 서산에 걸친 황혼을 뒤로한 채 두 명의 사내가 관도 위를 걷고 있었다.

한 사내는 영준한 얼굴에 늠름한 체격을 가진 젊은 청년이었고, 그 옆의 중년 사내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검은 수염에 다소 강퍅해 보이는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돌아가기 싫으십니까?”

중년 사내의 물음을 들은 젊은 청년이 입가 한쪽을 올렸다.

영준한 얼굴 탓이기도 하겠으나, 고급스러운 푸른색 비단옷에 이마 위로 걸친 영웅건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고운 선이 있어, 사내다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여심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었다.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대막(大漠)과 비교하면 이곳 중원은 천국이야. 마음 같아선 이것저것 다 때려치우고 한평생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군.”

젊은 청년의 입에서 듣기 좋은 중저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런 중저음 따윈 상관없이 중년 사내가 다소 강퍅해 보이는 얼굴의 눈썹을 꿈틀대며 말했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인간들이 돼지처럼 나태하고 썩어빠진 것입니다. 풍요로운 환경에 기대어 안주하며 사치나 부릴 줄 알지, 삶에 대한 감사와 노력 따윈 안중에도 없지요. 언젠가 이곳에 사는 인간들이 모두가 우리 발 앞에 엎드려 목숨을 구걸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하하. 이것 우리 곤마님께서 단단히 화가 나신 모양이군.”

“…….”

젊은 청년의 말에 중년 사내가 입을 꾹 다물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나이는 중년 사내가 더 많았으나, 계급은 젊은 청년 쪽이 위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언제까지 그렇게 삐쳐있을 거야?”

“명색이 막주라는 놈들이 그 누구도 일초지적조차 되질 못하다니. 이건 수준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지 않습니까. 적어도 십 합 정도는 받아내리라 생각했거늘.”

“하하. 그건 저들이 약하다기보다 곤마가 강하기 때문 아닐까?”

중년 사내가 입을 내민 채 툴툴거리자, 젊은 청년이 부드러운 어조로 중년 사내를 달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연 이 계략이 소용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게다가 염자준녀석. 고작 이따위 짓을 한다고 해서 수백 년간 찾지 못했던 것을 어찌 찾을 수 있겠습니까?”

“글쎄. 하지만 본교가 생긴 이래 가장 똑똑하단 소리를 듣고 있잖아. 그런 염군사가 며칠 동안 심사숙고 끝내 내놓은 작전이니, 믿어보는 수밖에.”

“하는 짓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강하지도 않은 살수 따위를 상대하는 일에 소교주님과 저를 이용하려 들다니 대체 똑똑한 게 맞느냐는 말입니다. 이 정도면 대주 몇 명만 보냈어도 되었을 겁니다.”

“그게 다 염군사가 나를 배려해서겠지. 염군사도 매일 천마동에 틀어박혀 수련이나 하는 내가 안쓰러웠던 거야.”

“교주님도 그렇습니다. 이제 고작 서른도 되질 않은 녀석 따위를 덜컥 군사자리에 앉히질 않나. 게다가 전폭적인 지지까지 하고 계시니. 장로들 쪽에 불만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하하.”

젊은 청년이 너털웃음을 터뜨리자, 중년 사내가 훽하니 고개를 돌리고 눈을 흘기며 말했다.

“지금 웃음이 나오십니까?”

“그럼 어쩌겠나. 웃으며 돌아가야 다음에 또 바깥바람을 쐬지. 그렇지 않으면 계속 천마동에 틀어박혀 있어야 한다고. 곤마도 그렇지 않아?”

“끙…….”

중년 사내도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는지 앓는 소리를 내며 얼굴만 일그러뜨렸다. 그러자 젊은 청년이 고개를 위로 들더니 끝없이 푸르게 펼쳐진 하늘을 보며 말을 중얼거렸다.

“포천혜라. 포천혜가 정말 이 세상에 있는 걸까?”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다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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