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초혼(草魂) 님의 서재입니다.

마무의리(魔武義理)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초혼(草魂)
작품등록일 :
2014.07.04 10:42
최근연재일 :
2014.07.21 19:3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310,869
추천수 :
8,875
글자수 :
133,127

작성
14.07.05 13:00
조회
24,841
추천
743
글자
28쪽

3장

DUMMY

3장



무당산 아래 있는 입도촌.

흔히 무당산 마을로도 불리는 이곳은 입도촌이란, 이름이 말해주듯 무당산 초입에 있는 마을로서 사시사철 향객들이 붐비는 곳이었다.

“쌉니다! 싸! 최고급 향나무로 만든 향입니다!”

“지나가던 무당의 도사님들도 뒤를 돌아보게 하는 만두! 가문비전의 요리법으로 고기도 없는데 고기 맛이 나는 궁극의 맛을 맛보시지요!”

“가내의 영복을 기원해주는 원시천존상을 팝니다! 태상노군상과 영보천존상도 있습니다!”

무당산에서 내려온 이백의 걸음 또한 자연스럽게 입도촌으로 향했다.

이백은 조급함이 없이 그리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은 채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무당산을 내려오긴 했으나, 수십 년간 무당의 품에서만 살았던 이백에게 세상은 낯설기만 했다.

그리고 이백은 그 낯섦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망하는 것으로 풀어내고자 하고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아이고. 고마우이. 젊은 청년이 친절도 하지.”

이백이 저잣거리 바닥에 흩어져 있던 책들을 모아서 건네주자, 노인이 황송한 표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저잣거리를 배회하던 이백이 때마침 책을 들고 가다 쏟은 노인을 도운 것이다.

“책들이 모두 도경이로군요.”

“하하. 손주 녀석이 무당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해서 어렵사리 구한 것들이라네.”

“무당의 제자라고요?”

“그렇다네.”

“괜찮으시다면 가시는 곳까지 들어 드리겠습니다.”

“정말 그래 줄 수 있겠나?”

이백이 대답 대신 싱긋 웃어 보이자, 노인이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열권의 책 무게가 젊은 사람들에겐 별것 아닐지 몰라도, 사실 일흔을 바라보는 노인으로선 천근 바위를 들고 옮기는 것처럼 힘들고 버거웠다.

이백 또한 위태롭게 책을 들고가다 쏟은 노인의 모습에서 지난날 반로환동 이전의 자신을 보는데다, 귀한 도경이 땅바닥을 구르는 것을 보기 싫어 흔쾌히 책을 들었다.

더불어 열권의 책들을 들었음에도 힘들긴커녕 달리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다시 한 번 청춘의 기분을 만끽했다.

“그리 멀진 않네. 저기 담장 보이지? 그 뒷집이라네.”

고개를 끄덕인 이백이 열권의 책을 들고서 그리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담장 넘어 뒷집을 향했다.

뒤에 있는 노인의 걸음걸이까지 배려한 것이다.

“청년은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무당산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무당산에서? 그럼 무당의 제자인가?”

“…….”

이백이 노인의 물음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한평생을 무당의 제자로 살아오긴 했으나, 도관과 도패마저 두고 떠났으니 이젠 어디 가서 무당의 제자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노인은 그 모습을 보고 엉뚱하게 오해를 했는지 이백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누구나 본산 제자가 될 순 없는 것이니 너무 낙심 마시게. 그래도 무당의 속가제자였다면 어디 가서 밥을 굶진 않을 테니 걱정 안 해도 될 게야.”

“손주분께선 왜 무당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입니까?”

“하하. 우리 준우는 어린 나이에 무당의 제자만 되면 출세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네. 세상살이가 그렇게 쉬운 게 아닌데 말이야.”

“음…….”

“사실 이건 비밀인데, 준우는 이년 전에도 무당산에 갔다가 시험에서 떨어졌다네.”

“무당의 제자가 된다는 게 쉽지 않은 법이지요.”

무당에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년마다 한 번씩 제자를 뽑았다.

본래 해마다 제자를 뽑았으나, 근래 들어선 제자들의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규칙을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제자를 뽑을 때마다 무당을 찾아오는 아이들의 수는 천명에 이르렀고, 이중 남아서 제자가 되는 아이들의 수는 오십을 넘지 못했다.

거기에 제자가 된 오십 명의 아이들도 십중팔구는 본산제자가 되질 못하고 속가제자가 되어 문파를 떠나니, 보통은 친인척 중 무당의 본산제자 하나만 있어도 큰 자랑거리로 삼곤 했다.

“이곳입니까?”

“아이고. 고맙네. 하하.”

이런저런 대화를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어느새 커다란 담장 뒤쪽으로 작은 초가가 보였다.

이백이 들고 있는 책을 초가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내려놓자, 노인이 서둘러 집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이백이 떠나기 전에 손자에게 무당의 속가제자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준우야. 나와 보아라. 이 할아비가 네가 구하던 책들을 가져왔다.”

“왜 이제 왔어!”

하지만 문이 벌컥 열리며 들려온 외침은 이백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충분했다.

노인도 예상치 못한 아이의 행동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그 상황에서 우선 아이부터 감쌌다.

혹여 무당의 속가제자인 이백이 나중에 손자가 무당으로 시험을 보러 갔을 때 나쁜 영향이라도 줄까 걱정한 것이다.

“이 녀석이 아직 어려서 그런지 버릇이 좀 없네. 하하.”

“이 꼰대는 또 뭐야?”

하지만 노인의 노력이 무색할 만큼 손자는 제멋대로 행동했다.

이제 막 일곱 살 쯤 되었을까.

보통 또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덩치에 무엇을 그리 잘 먹었는지 피둥피둥 살이 쪄있는 모습이 앙상하게 뼈만 남아있는 노인과 너무나 대조되었다.

“어허! 꼰대라니. 어서 사과드리지 못하겠느냐. 이분께서는 무당의 속가제자이신…….”

“이백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몰라 주저하는 노인을 향해 이백이 스스로 이름을 밝혔다.

본래 이백도 무당의 제자가 되어 도명을 받기 전에 사용한 세속의 이름이 있었으나, 구태여 칠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 이름을 다시 쓰고 싶진 않았다.

오히려 이백이란 도명 더 편했고, 그래서 앞으로도 이백으로 불리길 원했다.

그리고 노인을 위해 속가제자가 아니란 부정도 하질 않았다. 자신이 떠나기 전에 아이를 부른 노인의 속마음을 배려한 것이다.

“무당의 속가제자라고요?”

그래도 무당의 속가제자라는 말이 약발을 받긴 했는지, 안하무인처럼 굴던 아이가 놀란 표정으로 이백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뭐가 그리 신기한지 자꾸만 이백의 위아래를 훑었다.

“왜 신기하더냐?”

“으음. 이상하네. 아무리 봐도 부자는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할아버지인 노인의 물음에 이어진 아이의 대답이 뭔가 이상했다.

때문인지 이번엔 이백이 노인의 물음에 대답하는 아이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선문답도 아니고 갑자기 왜 이 대목에서 부자란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질 않은 것이다.

“아이야. 너는 왜 내가 부자여야 한다고 생각했느냐?”

“당연하잖아요. 무당의 제자는 부자만 될 수 있는 거니까.”

“무당의 제자는 부자만 될 수 있다?”

“네.”

“왜 부자만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흥!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아니라 할 셈인가요?”

“으음.”

이백이 속담까지 써가며 자신을 노려보는 소년을 보곤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을 노려보는 소년의 고집스러운 눈빛에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 부자는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어진 이백의 대답은 노인과 아이를 황당하게 하기 충분했다. 설마 이백이 아이의 말을 반박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할 줄이야.

“하지만 부자만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이제 막 일곱 살을 넘은 아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이백이 싱긋 보조개가 들어가는 웃음을 보이며 아이를 향해 물었다.

“아이야. 너는 왜 네가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생각했느냐?”

“그야 당연히 부자가 아니니까요.”

“부자가 아니다? 으음. 그래.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네가 부자였어도 무당의 제자가 될 순 없었을 것 같구나.”

이백의 말에 아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는 이년 전 시험에서 자기가 부자가 아닌 탓에 무당파의 제자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이백의 말을 듣고선 발끈해서 소리쳤다.

“그럼 뭔데요? 왜 제가 무당의 제자가 못 되는 건데요?”

이백은 아이의 물음에 곧바로 대답하는 대신 책을 놓았던 탁자 옆에 있는 의자에 앉고서 노인을 바라보았다.

“목이 마르군요.”

“자, 잠시 기다려주게.”

이백이 소년에게 어떤 가르침을 베풀려 함을 깨달은 노인이 황급히 집 안에 있는 물동이에서 물 한 잔을 가져왔다.

그래도 명색이 무당의 속가제자라 하였으니,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는지, 이백에 물 잔을 건네는 노인의 얼굴 위로 희색이 가득했다.

촥!

그러나 이백이 노인에게서 물 잔을 건네아 행한 일은 물 잔에 가득 들어 있던 물을 소년의 얼굴에 뿌리는 것이었다.

“자, 자네 이게 무슨…….”

갑자기 얼굴에 물세례를 받은 소년이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노인도 이백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목이 마르군요.”

그러나 이백이 행한 일은 조금 전과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물이 단 한 방울도 남지 않은 물 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는 것이었다.

“으음.”

노인이 황당하긴 하지만 이백의 행동에 뭔가 뜻이 있다고 믿었는지, 굳은 얼굴로 다시 물동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이 가득 담긴 물 잔을 가져왔다.

촥!

하지만 이번에도 이백이 한 행동은 물 잔의 물을 소년의 얼굴에 들이붓는 것이었다.

“나한테 왜 그래요!”

아이도 처음엔 당황해서 말을 못했지만, 연거푸 물세례를 받자 반항심이 담긴 표정으로 이백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이백이 아이를 향해 말했다.

“무당의 도는 자기 자신의 구도를 닦음은 물론이요, 민도 또한 구도를 닦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런데 너는 너를 키워주는 할아버지조차 귀하게 여기질 못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무당의 제자가 되겠다고 하느냐. 네가 정녕 할아버지를 위했다면, 할아버지 대신 네가 물을 들고 왔어야 했다.”

“쳇!”

할아버지를 걸고넘어지는 이백의 말이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아이가 인상을 팍 쓰더니 빈 물 잔을 들고서 물동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뒤, 물동이에서 물을 담아온 아이가 물 잔을 이백의 앞에 내놓으며 말했다.

“이제 됐어요?”

촥!

“아이씨! 또 왜 그러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도 얼굴에 물세례를 받은 아이가 잔뜩 성이 난 표정으로 이백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이백이 이번엔 전과 다르게 엄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내가 누구라고 알고 있느냐?”

“그야 무당의…….”

“네가 만약 무당의 제자가 된다면 나는 사문의 어른이 된다. 그런데 너는 앞으로 사문의 어른이 될지도 모르는 나한테 무례한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도 모자라, 한 손으로 아무렇게나 물을 떠다 주는구나.”

이백의 엄한 꾸중에 비로소 아이도 찔끔한 표정을 지었다.

어린 생각에도 이백의 말이 구구절절 옳으니 자신이 정말 잘못했음을 깨달은 것이다.

“너는 네가 부자가 아니라서 무당의 제자가 되지 못했다고 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때 어떤 녀석은 나이 많은 하인을 데려와서 잘난 척했었어요! 그런데도 그 녀석은 시험에 합격해서 제자가 됐고, 저는 떨어졌단 말이에요! 아저씨의 말이 옳다면 그 아이도 제자가 되지 못했어야 하잖아요!”

아이가 흥분했는지 두서없이 말을 쏟아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이 여간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백이 한 행동은 대답 대신 빈 물 잔을 다시 아이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흥!”

한동안 자신에게 물 잔을 내민 이백과 눈싸움을 벌이던 아이가 결국 다시 물동이가 있는 곳에 가서 물을 떠왔다.

몇 번이나 계속된 물세례 때문인지 이번엔 조심하는 투가 역력했다.

그리고 이백 또한 이번만큼은 아무 말 없이 아이가 건넨 물 잔의 물을 시원하게 남김없이 들이켰다.

“아이야. 너의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틀렸다.”

“뭐가 틀렸는데요?”

아이가 또다시 이백한테 말을 부정당한 것이 억울한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이도 이젠 이백이 옳은 말만 하는 사람임을 깨달은 듯했다.

“네가 말한 아이는 부자다. 부자니 하인도 있었겠지. 그러니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아이가 부자인데 집에서 부리는 하인을 위해줄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

“하지만 조금 전엔…….”

“그러나.”

이백이 단호한 어조로 아이의 말을 중간에 잘랐다.

이 순간 이백의 표정과 말엔 어떠한 위엄 같은 것이 깃들어 있어, 아이와 노인은 누가 몸을 옥죄지도 않는데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아이는 시험을 보는 자리에서 최대한 열심히 자신이 무당의 제자가 되기 위한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다. 최대한 허리를 꼿꼿이 펴고, 두 눈에 힘을 주고, 자신감은 있되 겸손해 보이려 예를 썼을 테지. 적어도 지금의 너처럼 축 처진 어깨에 불만 가득한 표정만을 짓고 있진 않았을 거야. 그렇지 않느냐?”

“그건…….”

아이는 이백이 마치 이년 전 시험장에 있었던 것처럼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자 하얗게 질린 얼굴을 했다.

분명 그러했었다. 부잣집 아이가 시험장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했던 반면, 그 옆에 있다가 잔뜩 기가 죽은 아이는 시험장에 들어가서도 이백의 말처럼 축 처진 어깨에 불만 가득한 표정만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아이가 합격된 이유는 부자라서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무당은 시험장에서 아이가 좋은 옷이나 비싼 장신구 따위를 걸쳤다고 해서 제자로 뽑지 않는다. 당시 너와 함께 시험을 보았던 부자 아이는 분명 너보다 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

아이는 이번에도 이백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는지 풀이 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완전히 승복했는지 얼굴 가득 시무룩한 투가 역력했다. 그러자 이백이 이번엔 다정한 표정으로 아이를 달래듯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네가 그 아이에 비해 불리한 점도 있었다. 그 아이는 부자로 태어나 너보다 더 좋은 교육과 환경에서 자랐을 테니까. 분명 무당에 시험을 보러 가서도 어찌하면 유리하게 된다는 말까지 들어두었을 테지. 하지만 아이야. 그 아이가 그런 삶을 살았다고 해서 무당의 제자가 되어서도 유리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란다. 무당의 제자가 된 순간부터는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과 함께 무당의 제자로서 똑같은 대우를 받고, 똑같은 생활을 하게 된단다. 부자와 보통 사람의 구별 없이 제자가 되면 무조건 동등하게 대우한다. 그게 무당이다.”

“아…….”

아이가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짓자 이백이 빙그레 웃었다. 그래도 이백의 말을 조금이나마 알아들은 듯했다.

“아이야. 예란 자신의 잘못을 극복하여 하늘의 이치를 세우는 것이고, 도란 바르고 옳은 것을 높게 세우는 일이란다. 만약 네가 예를 깨달았다면 지금까지 잘못되었던 것을 깨우치고 제대로 해서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당의 제자가 되어 도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면, 설사 네가 말했던 그 부자아이에 비해 이년이 늦었다 해도 충분히 대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백 년의 시간은 짧지만, 사람의 인생은 길단다. 노력하여라. 그 노력은 결코 너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 모든 차이를 극복하게 해주며 비로소 뛰어넘게 해줄 것이다.”

이백의 말에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백의 말을 이해하였다기보단 자신을 위해주는 이백의 마음을 이해한 것이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노인 또한 마찬가지였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이백의 말과 행동에 노인은 연신 이백의 손을 붙잡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물을 뿌린 것은 미안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물을 뿌려서 네가 정신을 차렸으니, 네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길 바란다.”

“아니에요.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나중에 꼭 아저씨. 아니. 도사님 같은 무당의 도사가 될 거예요. 정말이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가 감사의 인사와 함께 품을 파고들며 눈물을 흘리자, 이백이 자신이 뿌린 물에 젖어있는 아이의 등을 말없이 쓸어주었다.

세상 사람들이 도라고 하면 뭔가 엄청나고 거창한 것을 기대하지만, 도란 본래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조그만 관심과 실천. 그리고 스치다 우연히 만난 인연까지 진실로 소중히 하는 마음.

적어도 이백이 생각하는 도란 그렇게 사람 하나하나를 소중히 하고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해…….

준우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는 당당히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



“이보시오. 청년.”

“…….”

“이보게!”

“저 말입니까?”

“그럼 여기 청년 말고 다른 청년이 또 있나?”

뙤약볕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초여름.

무당산을 떠나 융중산 근처 산길을 지나가던 이백은 갑자기 자신을 불러 세운 노인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도촌을 떠난 후 십 일 동안 부지런히 관도를 걸어 겨우 융중산에 도착한 이백이었다.

“저기에도 있습니다만.”

이백이 곧 노인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뒤쪽에 있는 청년을 가리켰다. 그러자 이백의 손끝을 따라 고개를 돌렸던 노인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대답했다.

“저분은 우리 공자님이시네.”

“그럼…저밖에 없군요.”

이백의 태연자약한 말을 들은 노인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뜨렸다.

본래 성격대로라면 나와 말장난하느냐며 호통부터 쳤을 테지만, 지금은 뒤에 있는 공자의 체면을 생각하며 끓어오르는 화를 삭여야 했다.

“잠시 나와 함께 가세나. 저기 계신 우리 공자님께서 자네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시네.”

“대화라고요?”

“그러네.”

“음.”

갑작스런 초대에 이백이 노인의 뒤에 있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약관의 나이로 보이는 청년은 훤칠한 키에 남중일색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잘생긴데다, 똑똑해 보이기까지 하는 얼굴이랄까. 거기에 새하얀 비단무복과 영웅건을 쓰고, 학이 날개를 펼친 모습이 그려진 부채마저 들고 있으니 말 그대로 천하의 미공자라 할 수 있었다.

“하하. 처음 뵙겠소이다. 소생 제갈윤호라고 합니다.”

그때 이백과 눈을 마주친 청년이 싱긋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러자 청년의 말을 들은 이백의 얼굴에도 조금은 놀란 기색이 어렸다.

‘제갈세가.’

평생을 무당에서 살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세상 현실에 아주 까막눈인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제갈세가가 무가임과 동시에 현문으로도 워낙 널리 알려진 탓에 이백도 호기심이 동함을 느꼈다.

비록 도문과 현문이 다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상응되는 부분이 있는 탓이다.

“이백이라 합니다.”

“이공자셨군요. 갑작스런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십 년 간 비좁은 골방에 처박혀 공부만 하다 밖으로 나온 차에, 이공자처럼 범상치 않은 인물을 뵈니 저도 모르게 호기심이 동하지 뭡니까?”

이백이 자신을 간단히 소개하자, 제갈윤호가 보는 사람이 민망할 만큼 허리를 과하게 숙이며 사과의 예를 표했다.

“아닙니다. 사과가 과분하니, 그만 몸을 일으키십시오.”

“하하. 그럼 이공자께서 저의 무례를 용서해 주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제갈윤호가 기다렸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허리를 펴자, 그를 지켜보던 이백의 입술이 조그만 호선을 그렸다.

젊은 사람이라면 무릇 젊은 사람다운 면이 있어야 했다.

마치 이백의 행동을 예측하고 기다렸다는 듯 반응하는 제갈윤호의 언행이 동년배들 사이에서는 장난스럽고 매우 무례한 짓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약관으로 보이는 겉모양과 다르게 팔십 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이백의 눈에는 제갈윤호의 호기가 어찌 보면 귀엽고 젊었을 때 해야 멋진 행동 같아 보기 좋아 보였다.

“사해가 동도라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이공자를 뵈니 마치 고향 사람을 만난 것처럼 매우 즐겁군요. 이공자께선 본향이 어디십니까?”

그러나 이백이 제갈윤호에게 마냥 후한 점수만 준 것은 아니었다.

이백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제갈윤호의 웃는 얼굴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이백이 보기에 제갈윤호는 보기 좋은 외양과 화술을 가졌으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섣부르게 속내를 짐작하긴 힘든 자였다.

“화촌(花村)이란 곳인데, 말씀을 드려도 잘 모르실 겁니다.”

이백이 본향을 묻는 제갈윤호의 질문에 어느 지방이든 흔하게 있을 법한 화촌이란 이름을 댄 것도 그 때문이었다.

만약 여기서 제갈윤호가 조금 더 깊게 물으려 한다면 그것은 이백에 대해 뭔가 알아낼 것이 있다거나, 어떤 사심이 있다는 증거이니까.

“화촌이라. 하하. 어딘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름에 꽃화자가 들어갈 정도면 무척 꽃이 많고 아름다운 곳인가 보군요.”

“그래 봤자 세상 안에 있는 것은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꽃이란 본래 세상 어느 곳에서든 아름답게 피는 법이지요.”

“그것 참으로 멋진 말이로군요. 그래 봤자 세상 안에 있는 것은 매한가지라. 그러고 보면 이 세상 전체가 화촌이겠군요. 하하. 역시 이공자께서는 범상한 분이 아니신 것 같습니다.”

“…….”

“실례지만 어디로 가시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어디로 가시는지 모르겠지만, 이공자께서 괜찮으시다면 동행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고 싶군요.”

제갈윤호 또한 자신을 경개하는 이백의 의중을 깨달은 듯, 교묘히 말로 주위를 환기 시킨 후 은근슬쩍 동행을 제안했다.

사실 우연히 만난 무림인끼리 의기투합하여 동행하는 것은 무림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시절인연이라.’

거세게 불어 닥친 바람에도 고요함을 잃지 않던 융중산의 숲이 한차례 요동을 쳤다.

그리고 이백은 예상치 못했던 제갈윤호의 제안에 다시 한 번 시절인연이란 말을 상기했다.

바람에 요동치는 저 융중산의 숲처럼 자신의 인생에도 한 점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든 것이다.

‘고요하던 숲을 요동치게 하는 바람이라.’

곰곰이 되짚어보았으나, 과하긴 해도 억지스럽진 않은 인연이었다.

제갈윤호가 노련한 거짓말쟁이라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만 아니라면, 굳이 이 제안을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이백은 제갈윤호에게서 ‘무엇’이라 표현하긴 힘들지만, ‘끌림’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저는 지금 소림사로 가고 있습니다.”

때문이었을까. 이백이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빗장을 조금 열며 자신의 행선지를 밝혔다.

이십 년이나 되는 시간을 지우로 보냈던 혜안신승의 초대였다.

초대장 안에는 혜안신승이 사실 소림 최고 배분의 승려이며, 그동안 평범한 승려로 정체를 감춰왔던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의 글이 들어 있었다.

물론 반로환동을 한 이백의 존재로 한차례 소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테지만, 적어도 이백이 아는 혜안신승은 그조차 이해해줄 수 있을 만한 인물이었다.

“소림사요? 소림사에는 무슨 일로? 설마 중이 되기 위해 가시는 겁니까?”

아무런 사정도 모르는 제갈윤호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이백이 위아래를 훑으며 물었다.

이백의 두 눈에 가득히 들어찬 현기하며, 절제되고 품격 있어 보이는 언행이 어딘지 소림사의 고승이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러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명색이 도사였던 이백이 적극적으로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저 소림사가 어떤 곳인지 보러 가는 것뿐입니다.”

“아. 그러십니까? 어떤 곳인지 보러 간다라. 하하. 재미있습니다. 마침 저도…….”

“도련님.”

때마침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노인이 불쑥 끼어들자, 제갈윤호가 이백에게 뭔가 말하려다 말고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

“…….”

잠시의 어색한 침묵.

그동안 제갈윤호와 노인은 이백을 옆에 두고 뭔가 심각한 눈빛을 주고받았는데, 잠시 뒤 합의점을 도출했는지 제갈윤호가 이백을 향해 말했다.

“저도 소림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일이 있어 가는 길입니다. 딱히 싫지 않으시다면 동행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마침 여기 있는 연노 또한 괜찮다고 하고요.”

“으음. 대신 도련님한테 무슨 수작질을 부리려 했다간 혼쭐이 날 줄 알아라.”

이백이 가타부타 대답하기도 전에 연노라 불린 노인이 으름장을 놓으며 말했다.

이백은 연노의 행동에서 어쩌면 제갈윤호가 생각보다 대단한 신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곧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인연이란 억지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었고, 피하려 해서 피해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융중산 밑에서 동행하기로 한 이백과 제갈윤호가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 무렵 도착한 곳은 노하구의 번화가 안에서도 가장 큰 주루 중 하나로 손꼽히는 와룡루였다.

“자. 들어갑시다.”

“이곳은…….”

“와룡루라고 이 근방에서는 가장 좋은 곳입니다.”

노하구는 호북성에서 가장 큰 도시인 양양성 북쪽에 위치한 하역장으로 문물의 거래와 교류가 활발한 곳이었다.

그리고 와룡루는 노하구 안에서도 대상인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곳이라 그 규모와 외관이 자못 대단하다 못해 휘황찬란했다.

“이공자. 괜찮습니다. 들어가시죠.”

“하지만 이곳은 음식값이 비쌀 터인데.”

“정말로 이공자께선 특이하십니다. 제가 사드린다는데도 구태여 이렇게 고집을 부리시다니. 하하.”

이백이 오 층이나 되는 와룡루의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춘 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자, 제갈윤호가 잘생긴 얼굴로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제가 이래 봐도 명색이 제갈세가 사람입니다. 오늘 십 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지기를 만났는데, 돈 좀 쓰는 것이 뭐 그리 큰 문제겠습니까?”

“그래도…….”

사실 이백은 무당에서 나온 이후 산길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하는 약초들을 마을 약재상에 팔아 여비를 충당해오고 있었다.

덕분에 배를 굶은 일은 없었지만, 약재를 팔아 겨우 동전 몇 푼씩 벌어왔던 이백에게 음식 하나 값도 은자 몇 냥이나 되는 와룡루와 같은 곳은 범접하는 것조차 꺼려지는 곳이었다.

“하하. 이공자. 이만 돈 걱정은 깨끗이 접어두시고. 그만 들어가시지요.”

제갈윤호가 이대로 안 되겠다 싶었는지 이백의 팔을 억지로 와룡루 안에다 잡아끌었다.

와룡산에서 노하구로 오는 동안 은근슬쩍 이백의 몸을 탐색하여 이백이 무공을 전혀 익히지 않은 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야!”

“죄송합니다. 소저. 괜찮으십니까?”

하지만 이내 사고가 터지고야 말았다.

제갈윤호가 팔을 억지로 잡아끈 탓에 몸의 중심을 잃은 이백이 때마침 반대편에서 주렴을 헤치고 걸어 나오던 소녀와 부딪치고 만 것이다.

“너 뭐야! 죽고 싶어?”

이백과 부딪쳐 땅에 엉덩이를 찧으며 넘어진 소녀가 도끼눈을 뜨고서 이백을 향해 소리쳤다.

그뿐 아니라 소녀와 함께 있던 사람들까지 저마다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선 이백과 제갈윤호를 노려보았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군요.”

“더러운 주둥아리 안 닥쳐? 어디 별 거지 같은 게 와서 부딪치고 지랄이야! 이봐! 여기 손님 관리를 어떤 식으로 하는 거야!”

이백의 거듭된 사과에도 소녀가 열불을 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래도 잘못한 게 있어 이백이 민망한 표정을 짓는데, 하필이면 그때 소녀가 이백을 향해 소리쳤다.

“감히 무당의 속가제자인 나를 건드리다니! 오늘 무사히 넘어갈 순 없을 줄 알아! 각오해 두라고!”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다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 작성자
    Lv.99 꼬냥이
    작성일
    14.07.05 13:37
    No. 1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아카로니
    작성일
    14.07.06 10:19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유령자비
    작성일
    14.07.09 19:23
    No. 3

    재밌어요 매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14.07.28 20:59
    No. 4

    새롭게 인사를 시켜야 하지 않으려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키온
    작성일
    14.08.02 14:29
    No. 5
  • 작성자
    Lv.18 장춘거사
    작성일
    14.08.06 10:21
    No. 6

    서책을 '잃는' 읽는 으로 수정요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白雨
    작성일
    14.08.10 02:29
    No. 7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4.08.19 18:59
    No. 8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4.08.21 16:24
    No. 9
  • 작성자
    Lv.99 화천애
    작성일
    14.09.07 22:42
    No. 10

    감사합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관람객
    작성일
    14.09.09 01:39
    No. 1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31 09:59
    No. 12

    시절인연이란 원인이 결과를 맺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가을에 피는 꽃을 보기위해서는 봄에 씨를 심고 여름내내 가꿔야 가을에 꽃을 보게 됩니다.

    시절인연이 되어야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죠.

    그럼 봄에 씨를 뿌리지도 않고 여름에 가꾸지도 않았는데 가을만되면 저절로 꽃이 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시절인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원인과 노력 모든 과정이 꾸준히 이어졌을 때 오는 것입니다.

    해탈도 마찬가지고 깨우침도 마찬가지 입니다. 꾸준히 수행하여 마음이 순일하고 여여해졌을 때 깨우칠수 있는 인연이 찾아오게 되면 문득 깨우치는 것입니다. 깨우침이 찰라라고 해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깨우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무의리(魔武義理)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정 작업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 +26 14.09.06 2,650 0 -
공지 7월31부터 8월2일까지 휴가 다녀 오겠습니다! +22 14.08.01 17,595 0 -
12 10장 +26 14.07.21 22,041 840 12쪽
11 9장 +29 14.07.19 22,114 740 16쪽
10 ((수정사항입니다. 기존에 읽으셨던 독자님들께서는 간단히 읽고 가시기를!^^))2014년10월7일 +2 14.07.15 21,693 700 4쪽
9 8장 +17 14.07.14 22,046 680 41쪽
8 7장 +20 14.07.12 22,894 765 16쪽
7 6장 +21 14.07.09 23,663 667 30쪽
6 5장 +9 14.07.07 23,650 703 39쪽
5 4장 +10 14.07.05 24,720 700 32쪽
» 3장 +12 14.07.05 24,842 743 28쪽
3 2장 +18 14.07.04 25,854 774 47쪽
2 1장 +10 14.07.04 27,988 745 22쪽
1 서장 +25 14.07.04 30,185 818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