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DUMMY](http://cdn1.munpia.com/blank.png)
서장
노쇠한 몸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책 다섯 권을 들었을 뿐인데 몸이 휘청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두 걸음도 못 가 손에서 책들이 와르르 떨어졌다.
“허허. 이것 참.”
도사 이백의 입에서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여든 평생 무당파에서 책을 정리하며 살아왔건만, 이젠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갈 때가 된 게야…….”
쉬는 게 돕는 거라던 제자의 말을 들을 걸 그랬다.
고작 책 다섯 권을 가지고 쩔쩔매다니. 한 손에 책 열권을 들고도 펄펄 날았던 소싯적이 떠오르자 얼굴주름이 깊어졌다.
“도덕경은 여기 있고. 진무경은…이건가?”
다시 정리를 위해 바닥에 떨어진 책들을 주워들던 이백이 눈살을 찌푸렸다. 나이가 들어 침침해진 눈은 글을 배운 적이 없는 까막눈이나 다름없었다.
다행인 것은 자소궁의 책엔 종류마다 다른 빛깔의 띠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적색 띠는 도교의 경전인 도경(道經), 흑색 띠는 무당의 무학을 담은 무공서(武功書), 황색 띠는 속세의 잡서(雜書)를 뜻했다.
“이게 무슨 책이지?”
책장 밑으로 떨어진 장자를 집어 들던 이백이 두 눈을 빛냈다. 책장 밑에서 얼마나 오래 방치되었는지 먼지가 수북이 쌓인 또 다른 서책 한 권이 눈에 띈 까닭이다.
“어디 보자.”
훅! 하고 바람을 불자 수북이 쌓여있던 먼지가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러고 색이 바랜 표지에 쓰인 서명이 드러났다.
“포천혜(抱天慧)라?”
서명이 낯설다. 이런 책이 있었나? 한평생 자소궁에서 살았던 이백이 결국 궁금증에 책을 펼쳤다.
“……!”
이백은 별안간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몸을 떨었다.
활짝 펼쳐진 책의 첫 장에 쓰인 말이 너무도 황당무계했다.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지 않는 듯 이백이 첫 장의 내용을 천천히 읽어나갔다.
“포천혜는 하늘을 품는 법을 담은 책으로써 그 시작은 반로환동이니라…….”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립니다^^
-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다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Commen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