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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 씹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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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7.16 22:03
최근연재일 :
2020.09.23 2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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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5
추천수 :
56
글자수 :
173,448

작성
20.09.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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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5화

DUMMY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게 지금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네네’


일단 대답은 하였으나 정말 붙을지 모르겠다. 국가대표 선수촌의 유도는 학생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더 한계에 밀어붙여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벗어두었던 도복을 입고 신재혁과 같이 몸을 풀기로 하였다. 말랐던 땀이 바닥에 하나둘 떨어질 때쯤 사람들도 점차 모이기 시작했다.


김대현은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였다. 일절 다른 짓은 하지 않았고 몸을 풀고 있는 둘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계속해서 몸을 움직였다. 아까 운동으로 힘이 빠졌을 법한데 아직 팔팔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재혁은 자신에 체형에 맞게 허리기술을 사용하였고 민식이도 손기술인 업어치기나 발기술인 밭다리 후리기를 사용하였다.


‘자 몸 풀자’


코치가 말을 하였다. 벽에 일렬로 쭉 배치되어 있는 의자에 모두 나란히 앉아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 영상이나 매체로 수도 없이 봐왔던 이들이다. 유도계에서 이름을 날렸으니 그만큼 모르는 게 간첩이다.


유도 전국대회나 국제시합 같은 경기에서 심판이나 부심 같은 관리자로도 많이 초청되고는 한다.


처음은 다리부터 시작해서 허리와 관절 부분들. 쓰지 않을 것 같은 목까지 풀어주었다.


대충 끝냈다 싶으면 앉아서 손으로 발을 돌려 운동에 있어 부상을 최대한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일어나서 어깨를 돌려주며 손목까지 풀어준 다음 부딪치기가 시작되었다.


키와 근육량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은 체급인 신재혁이랑 잡으라고 코치들이 말해주었다.


김대현은 자신과 맞지 않는 헤비급 선수들이랑 같이 하기로 하였다. 유도는 흔하게 ‘키 안 크는 운동’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헤비급 선수들에게는 의미 없는 소리 대부분 키가 2m를 넘어가는 건 물론이고 그에 맞는 골격까지 갖추고 있다.


‘쾅’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넘긴다. 설령 가볍다고 해도 계속해서 1등 하는 선수는 독보적인 것 같다.


비교적 부딪치기라는 연습은 짧게 진행된다. 땀이 입고 있는 옷을 조금 흥건해질 때면 마무리를 한다.


이제 메인메뉴라고 할 수 있는 자유 연습. 방금이 목검이었다면 지금은 진검을 꺼내 싸우는 것이다.


유명 선수들 한 번쯤은 잡아보고 싶었다. 정작 국대라고는 해도 잡아본 사람은 김현민까지 합해서 3명


여기 있는 수십 명의 선수는 보지도 만지지도 못했다. 궁금하다. 차이가 얼마나 나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나랑 하기로 했지?’


김대현이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렸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때 신재혁이 그저 가볍게 당하여 살짝 겁먹은 것 뿐이었다. 혹시 모를까 자신이 붙으면 이길 수도 있을지도


‘바로 하죠’


승낙했다. 매트 한가운데에 서서 진행하였다. 시간은 7분으로 조정하였고 리모컨은 김현민이 손에 쥐고 있었다.


김현민은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코치로 들어온 이상 민식이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봐줘야 하기 때문에 눈은 쉬지 못하고 있었다.




대회용 타이머가 시작되었다.


‘어이!’


발을 통통 튕기며 서로 다가갔다. 잡기 싸움에서 진다는 걸 알았기에 처음부터 대치하기 시작했다.


공격은 딱히 하지 않았다. 김대현에게 소매를 잡힌 것뿐인데 엄청난 중압감이 느껴져 온다. 그가 마음만 먹고 강하게 다닌다면 그대로 딸려갈 것만 같았다.


도복이 잡기 힘들었다. 악력 문제가 아니었다. 빨리 움직였다. 미들급 정도의 스피드를 내고는 상대방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다리에 신경 쓰이게 되었다. 시선을 아래로 하고 있으면 정면을 바라볼 때 보다 피하기는 더 쉬워진다.


하지만 잡기 싸움은 포기해야 했다. 애초에 이긴다고도 생각한 적 없다.


시합이 끝날 때까지 버티는 게 목적이다.


현 국가대표들을 상대할 정도로 강한 신재혁이 힘도 못 썼다. 지금 자신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건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김대현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가 다 있다.


민식이도 소매를 잡고 기술이 들어오는 것을 전부 막아냈다. 스피드가 빠르다고 한들 피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빨리 기술 걸어라’


‘뭐하냐’


평소에는 들리지 않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을 하면서 밭다리를 강하게 꽂아 민식이를 넘어뜨렸다.


‘일어나라’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유도를 시작했을 때 국가대표가 목적이었다. 전국 대회에 우승하는 것 그게 최종적인 목적이었다.


국가대표가 된 지금 그 목표를 달성하였다. 이제는 달성했던 목표에 머무를 생각은 하나도 없다.


금메달리스트


이제 이게 마지막이자 인생 목표이다. 그렇다면 지금 앞에 있는 사람 정도는 가볍게 넘겨야지 않겠는가


‘죄송합니다.’


‘제대로 할게요.’


잘못 생각해도 한참을 잘못 생각했다.


신재혁이 못 넘기든 다른 선수가 열등감을 느끼든 상관없는데 지금까지 뭘 한 것이라 생각이 든다.


김현민이 이기지는 못할 바에는 크게 걸어보라고 한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플레이 할 때마다 해온 말이다.


남은 시간은 6분 시간이 멈춰있는 것만 같았다.


그 말을 하고 나서부터 민식이는 먼저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대회의 모습처럼


가슴 깃을 먼저 잡아냈고 소매도 마저 잡았다. 꽤 놀란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재혁보다 약하다고는 늘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만 학생 때 호적수가 없었던 그를 넘긴 건 다름 아닌 민식이 단 한 명 뿐이다.


그대로 업어치기를 들어가는 듯했으나 오른발을 옆으로 뻗어 빗당겨치기를 하였다. 하지만 가볍게 넘어가 피해주었다.


‘드디어 제대로 하네’


웃기 시작했다. 그전에 봤던 그 모습 그대로다. 소매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까 빗당겨치기를 들어간 걸 제외하고 손을 제대로 올리는 것조차 힘들다.


중심을 아래로 하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바로 오른손을 가슴 깃으로 옮겨갔다. 그러자 왼쪽으로 돌기 시작했다.


‘들어온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게 되었고 왼발은 움직이지 않고 오른발만 움직여 최대한 들어오는 공격에 방어할 수 있게 준비하였다.


‘오랴!’


앉아버렸다. 아니 누워버렸다. 이런 기술을 걸 줄 상상도 못 했다. 대회에서는 한 번도 본적이 없었고 세계권 대회에서 간간이 보이기만 했던 것


그저 알고만 있었던 기술


민식이는 이미 다리가 공중에 떠 있었다. 중심을 잃었고 그저 상체만 살아있는 상태 서로 맞잡은 상태이다. 반대로 말하면 들어가기 딱 좋은 상황


뒤로 넘어져서 그 반동으로 민식이를 들어 올린 것이다.


배대뒤치기라는 기술 실력 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면 시도는커녕 역전당하는 상황이 그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들렸다. 누가 이겼고 졌는지 초심자도 승패를 알 수 있을 만큼까지 와버린 것이다.


‘빨리 돌아!’


바닥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신재혁이 소리쳤다.


유일하게 피할 방법 점수를 주지 않고 다시 시합을 진행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만약에 신재혁의 말대로 할 수 있다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국 대회 때도 그렇고




그대로 넘어갔다. 지금 웃고 있는 김대현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똑같이 웃음이 나왔다.


‘배워야 할 게 많구나’


김현민은 항상 천재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3년 동안 정보를 얻으면서 다시 만나려고 애쓴 이유도 다 이것 때문이라고 하였다.


전에 운동했다고는 하지만 4개월 만에 전국대회 우승하였을 때 확신하였다.


지금 다시 정정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민식이는 남은 지옥 같은 5분을 견디고 나서야 바닥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물을 많이 마시지 말라고는 하였으나 이미 한 통에 물병을 비우고 나서야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운동을 일상처럼 한다니 정말 힘들 것 같다. 버틸 수는 있나 생각이 든다.


김대현은 아직도 힘이 남아도는지 이미 헤비급 선수와 미들급 선수 가리지 않고 모두를 잡아주었다.


조금만 쉬고 다른 선수와 시합하기로 하였다. 신재혁도 아까와 달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힘들어서가 아니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실감이 갔다.


들어오지는 막상 따지고 보면 오늘이 처음이다. 신입이 두목에 머리를 노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실망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래 시간은 많아’


‘하면 이길 거야 분명’


라고는 하지만 너무 짜증이 난다. 시작하였는데 커다란 벽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해라. 민식아’


김현민은 말을 해주며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코치들과 밖으로 나갔다.


배부른 소리이지만 이길 것이다. 대회는 지금으로부터 대략 10개월 뒤에 잡혀 있다. 하지만 정작 뽑히는 인원은 2명


신재혁과 김대현 그리고 자신 이렇게 3명이 있다. 이 중에 한 명은 참가하지 못한다는 소리이다.


‘하아..’


그걸 정하는 건 대략 3달 뒤


‘이긴다.’


이제부터는 선의 경쟁이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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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20.09.23 4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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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2 20.09.20 29 1 9쪽
39 38화 20.09.18 159 0 9쪽
38 37화 20.09.16 36 2 10쪽
37 36화 20.09.14 34 0 10쪽
» 35화 20.09.13 38 0 9쪽
35 34화 20.09.11 4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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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20.08.26 6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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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20.08.12 59 0 9쪽
17 16화 +2 20.08.10 7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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