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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 씹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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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7.16 22:03
최근연재일 :
2020.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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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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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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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DUMMY

수도 없이 많이 들어본 이름


영상이나 여러 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늙은 나이에 맞지 않는 힘과 체력 항상 정상급 플레이를 보여준다.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지만 대략 50대 중반 현역이라고 불리기에는 늦은 나이.


결혼했다면 민식이뻘 되는 애들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신발을 벗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시합이 끝나고 처음으로 밟아보는 매트이다.


신재혁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멀리서 보여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도복이 흥건해졌다.


‘뭐야 오랜만이네’


김대현이 다가오며 반겨주었다. 그가 웃고 있는 반면 김현민은 억지웃음으로 받아쳐 주었다.


‘그러게’


‘뭐야 같이 온 거야?’


시선은 민식이에게 향했다. 짚고 있는 발목과 다리 하나를 뒤덮고 있는 깁스 한눈에 들어왔다.


‘오늘 운동은 못 할 거 같네’


‘구경만 해’


몇 안 되는 의자에 앉았다. 바닥은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꽤 챙겨주는 모습이 보였다.


첫인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친근한 아저씨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김현민은 쉽게 얼굴을 피지 못했다. 앉지도 못하고 서서 운동을 지켜봤다.


정말 국대급 선수들이 운동하는 모습은 대단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 양손으로 들기 힘든 무게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리기도 하였다.


학생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도복 사이로 보이는 근육들 우리들과는 질이 다르다.


오기 전에 일정을 알아봤는데 말 그대로 운동에 찌들어 살아야 한다.


오전 6시에 기상하고 한 시간 동안 몸을 풀어준다. 가볍게 요가나 스트레칭을 하여 나중에 운동할 때 부상을 최소화 시킨다.


그다음 아침을 먹지 않고 가볍게 런닝을 한다.


가볍다고 할 수 없지만 모든 일정 중에서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다. 평소보다 저조한 기록이 나올 시 더욱더 추가된다.


심폐 지구력을 중요시하는 유도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대부분 장기전까지 이어가도 무리 없이 해내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이다.


아침 식사를 한 뒤 오전 훈련을 한다.


정작 중요한 유도는 많이 하지 않는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실력이 입증된 상태이다. 이제 몸만 따라주면 되는 것


유도를 끝마치고는 서킷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월드클래스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악명높은 트레이닝


총 한 시간 동안 지속하며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1분 간격으로 번갈아 가면서 진행한다.


정말 하나하나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며 임하기 때문에 운동이 끝날 때쯤이면 양말까지 젖어버리니 초죽음 상태가 된다.


‘쾅’


오고 나서 10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시합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가 넘어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지만


다른 선수들도 경의를 표하는 거 같다. 정말 빠르게 깔끔하게 기술이 들어간다.


마치 둘이 짜고 친 거처럼 들어가는 기술 족족 전부 한판으로 마무리한다. 연극을 보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다리를 감고 있는 깁스를 뜯어버리고 싶었다.


저리 열심히 하는데 자신만 운동을 하지 못한다. 계속해 늦춰진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신재혁은 심부전으로 당장 쓰러질 거 같았다.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는 듯 도복을 계속 털며 빠르게 움직였다.


‘뭘 그렇게 급하게 하려 그래’


‘나중에 더 힘들게 운동할 텐데’


김대현은 웃었다.


정작 털고는 있지만 두 다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유가 넘친다.


‘이제’


김대현은 발을 걸어 움직임을 멈추었다. 핏줄이 보일 정도로 쏟아 있었고 몸 이곳저곳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좀 쉬어라’


신재혁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끌어당기면서 자신의 어깨 위에 안착시켰다.


왼손으로 그의 왼쪽 소맷귀를 잡아버렸고 그대로 허리로 들어 올려 중심을 잃게 만든 뒤 그대로 뒤로 돌려버렸다.


띠 잡아 떨어뜨리기


영상에서 봤던 것과는 다르게 변형 기술을 사용했다.


‘..’


가벼웠다. 가볍게 들렸다. 그제서야 신재혁은 일어나지 않았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 일어날 힘도 없는 것이다.


보는 내내 숨이 막혔다. 마치 자신이 경기를 진행하는 거 같았다. 다른 선수들도 조용히 시합을 지켜보았다.


경이로웠다.


‘민식아’


김현민이 불렀다. 이야기는 간결했다.


‘너가 끊어야 한다.’


‘그게 무슨 소ㄹ..’


김대현이 다가왔다.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뜨거웠다. 커다란 난로가 걸어 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현민아 오랜만에 왔는데 그래도 구경하고 가라’


‘얘가 그래도 금메달은 못 땄지만’


‘유도는 잘했어.’


민식이는 일어나 발목을 짚었다.


‘나 잠시만’


주머니에서 연초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꺼내고는 밖으로 향했다.


‘옛날에도 피더니’


‘아직도 못 끊었네’


김현민은 자리를 피하고 싶을 때마다 담배를 입에 물고는 한다. 혼날 때나 훈계받을 때 주로 저런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역시 불편한 건가’


‘뭐라고 했어?’


김대현이 되물었고 위에 입고 있던 도복을 벗었다. 정말 상처들로 가득했다. 유도하면서 저런 상처가 생길 수 있나 의문이 든다.


‘아닙니다.’


간결하고 짧게 대답했다.


김현민이 사라진 지금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하였다. 그도 이런 분위기가 싫었는지 자신의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은 나름 재밌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말하지만, 은근히 듣기 거북했다.


고등학생 때 전국대회 3연패 거기에 다른 각종 크고 작은 대회까지 전부 이겼다고 말하였다.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자랑 그 이하 이상도 아니다.


힘들었지만 우승했다. 힘겨웠지만 우승했다. 우승했다. 무슨 말인가 우승했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다.


그때 문을 열고 김현민이 다시 돌아왔다. 둘은 아무 말도 없이 시합장과 연결되어 있는 웨이트 실로 향했다.


학교와는 비교가 안 된다. 많은 선수가 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던 어린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온다고 하였다. 평소보다 가볍게 함에도 불구하고 필사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킷트레이닝 모든 선수에 얼굴이 이 고통을 표현하고 있었다.


‘으아아아!’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왔다. 항상 떠들며 웃는 초등학생들도 마냥 얼굴을 피지 못했다. 그만큼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거겠지


협회는 가능한 선수들을 많이 뽑으려고 노력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지원을 서슴지 않고 해준다.


예전과 다르게 유도의 룰도 많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도 많이 뽑으려고 한다.


이번 년에는 73kg급에서는 민식이와 신재혁이 뽑혔다. 협회는 선발전보다는 경력 있는 선수를 원한다고 들었다.


만약 선발전에서는 전국대회와 마찬가지로 여러 방면에서 체크한다. 어떻게 보면 전국대회가 하나 더 있다고 보면 된다.


차이점이라고 하면 선발전은 더욱더 세밀하고 치열하다. 학생 때 아무 커리어도 얻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 도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력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랭킹과 플레이 스타일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기를 직관하고 그 자리에서 평가한다.


우승은 했으나 평가가 좋지 않아 떨어진 사례도 적지 않게 보인다.


‘하아.. 하아..’


저리 치열하게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많이 풀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1분마다 변경하는 코스 하나하나 전력을 다해야 하기에 힘이 들 것이다.


이제 자신도 저기에 껴서 운동할 생각을 하니 앞날이 막막하다. 김현민이 코치로 있는 이상 그래도 잘해봐야지


‘끝났다 야들아’


한 코치가 타이머를 주머니에 넣으면서 소리쳤다. 키는 190에 몸무게는 대략 120 정도로 돼 보였다.


흰머리에 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근육이 살아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나이를 반대로 먹는 거 느낌이 들었다.


여자고 남자고 할 거 없이 쓰러지는 선수들이 몇몇 보인다. 아까 신재혁이 했던 자유 연습은 마치 장난처럼 보인다.


‘아 맞다’


김대현은 유도장에서 도복 하나를 들고 민식이에게 건네주었다. 오른쪽 가슴에 ‘국가대표’라고 적혀 있었다.


뒤에는 각종 스폰서와 유명 메이커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름표는 너가 박아야 한다.’


평소에 입었던 도복과는 다르게 한층 더 무거웠다. 하지만 이걸 입고 운동한다니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바닥은 땀으로 흥건했고 코치들은 대걸레를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바닥을 닦아냈다.


선수들이 대략 하루 먹어대는 음식의 칼로리는 평균이 5천에서 8천 사이 라고 한다.


일반인 하루 평균 칼로리가 2천 칼로리이며 평균 몸무게가 160kg에 도달하는 스모 선수들 하루 섭취 칼로리 량이 1만 정도에 육박한다.


엄청난 수인 걸 알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은 알 수 있겠지만 몸무게란 쉽게 빠지지 않는다. 3kg 와 4kg의 차이는 체감이 갈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큰 숫자이다.


선수들은 일주일이 아닌 하루에 대략 5kg가 빠질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8천 칼로리가 어찌 보면 우습게 보인다.


‘한판.. 더 부탁드립니다..’


신재혁이 숨을 헐떡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아직도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피곤한데..’


크게 한숨을 쉬며 유도장으로 다시 걸어갔다. 웨이트 실과 연결되어 쉬지 않고 하여 운동 효과를 더욱 극대화 시킨다는 걸 알았다.


‘민식이인가 가까이서 지켜봐라’


김대현 주변에 있던 선수들도 전부 땀으로 흥건해졌다. 신재혁과 시합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명색이 동메달리스트 아들인데


‘재혁아’


‘이번에는 제대로 한다.’


그가 뱉은 한마디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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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2 20.09.20 29 1 9쪽
39 38화 20.09.18 157 0 9쪽
38 37화 20.09.16 36 2 10쪽
37 36화 20.09.14 3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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