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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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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67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1.13 10:01
조회
247
추천
11
글자
12쪽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1)

DUMMY

“흐응......”


케이저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아래쪽에서 벌어지는 일을 구경하고 있었다.


쿠웅!


그를 태우고 있는 거대한 전사가 발을 구를 때마다 그것에 깔린 사람들은 이 위쪽까지 들릴 정도의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끄아아악!”


“아아아아!!”


집이 무너지고 대지가 갈라진다. 그 발걸음만으로도 지진을 일으키는 병기.


‘하지만 이 정도는 용족 하나의 힘밖에 되지 않지’


예전에 있었던 어스 드래곤 로켄이라면 이것보다 빠르게 이 마을을 부쉈을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등장하자마자 마을 자체를 땅속으로 묻어버렸을 것이다.


“후우~ 그래도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으니.”


게다가 이렇게 직접 조종할 수 있기에 더 좋다고 생각하는 케이저였다.


“응?”


퍼엉!


밑에서 무슨 폭발음이 들려오고, 병기가 흔들리며 그 위에 있던 케이저의 몸이 기울었다.


“뭐야 이건?!”


케이저가 신경질적으로 허공에 몸을 띄우며 아래쪽을 살펴보니, 관문에 배치 된 대포가 이 전사의 다리를 일제사격 한 것이 보였다.


“칫...... 물리적으로는 평범한 대리석이나 다름없군.”


귀찮게 되었다, 고 중얼거리는 케이저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퍼엉!


그리고 다시 대포가 발사되었다.


“어림없지.”


스윽-


대포알들은 케이저의 공간왜곡에 의해 전사를 ‘지나가’버렸다.


“뭐, 뭐냐!”


“왜 갑자기?”


그리고 한참 마을을 파괴하는 전사를 위해, 그가 손을 썼다.


“끄아악!”


“대장님!”


인간은 너무 무력했다. 그의 손짓 한번에 죽어버리니까.


“크헉!”


“으아아악!!”


병사들은 대부분 몸 한군데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해 있었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케이저는 흐트러진 듀얼 글레이브를 다시 잡으며 주변을 살폈다.


“저 정도 빠져나갔으면 됐군.”


피난민은 어느 정도 빠져나간 것 같았다. 어차피 살육이 목적이 아니었으니까.


“그럼......”


지잉-


그가 힘을 발현하자 마을 주변에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는’막이 형성되었다.


“뭐, 뭐야 이건!”


도망가려던 사람들은 그것을 느끼고 부숴 보려 했지만, 만질 수도 없는 공간차단을 뚫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흐음... 시간이 약간 촉박한데.”


케이저는 자신의 듀얼 글레이브를 들었다.


“뭐, 할 수 없지. 그녀석이 오기 전에 끝내야 하니까.”


그리고 그의 듀얼 글레이브를 휘두르자...


파악!


벽을 두드리던 사람들이 눌렸다. 마치 사람의 발로 밟힌 벌레처럼.


“흐음......”


케이저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혼란에 빠져서 그런지 아까처럼 잔뜩 모여있는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좋아. 이제 이게 알아서 하겠지.”


어차피 이것은 계획에 그다지 필요 없다. 그냥 신경만 조금 쓰이게 하는 용도일 뿐. 그리고 그에게 보내는 작은 장난이기도 하고.


“그럼...... 이만 가야지.”


파앗-


그의 시야는 순식간에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장소로 옮겨졌다. 공간이동을 사용해 걸어서 수백일의 거리를 이동한 것이다.


“후우... 돌아왔어.”


“일찍 왔네.”


현자의 집.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이너의 집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오늘도 심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이너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일은 잘 처리했어?”


“그럭저럭.”


케이저의 말에 세이너는 만족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는?”


먼지를 털어 내며 묻는 케이저의 물음에 세이너는 바닥을 가리켰다.


“다 모이긴 했어?”


케이저가 바닥에 있는 비밀문을 열면서 묻자 세이너는 고개를 저었다.


“페이로나와 에이져, 나와 너, 우엔, 인형은 다 모였어.”


그녀의 말에 케이저는 잠시 손가락을 꼽아보았다.


“그럼... ‘그’는 아직 안 온 거잖아?”


“그렇지 뭐.”


“뭐래? 안 온대?”


“바쁜가봐. 지금 관찰자를 따라다니고 있으니까.”


“그런가?”


어차피 그는 모임에 참석해도 별로 비중이 없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케이저였다.


“그럼 들어가자.”


“알았어.”


케이저가 먼저 들어가고, 세이너가 주변을 살펴본 뒤 문을 닫으며 들어갔다.


또각. 또각.


케이저가 신고 있는 딱딱한 구두에 딱딱한 바닥이 만나서 딱딱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끼이이...


철로 되어있는 문을 여니, 모여있는 다른 균형자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여어~ 다들 오랜만이군.”


안에 있던 다섯의 시선이 지금 들어온 케이저에게 집중되었다. 케이저는 주변을 돌아보다가 오른쪽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우엔을 바라보았다.


“우엔은 할 일이 없으니 금방 왔을 테고.”


“시끄러. 너 보다는 할 일 많아.”


우엔이라 불린 백금발 단발머리를 가진 남자는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이라 불리는 나무에 유리가 들어가 있는 것을 고쳐 썼다.


“에이져. 이번에 그녀석 앞에 정면으로 나섰다지? 게다가 균형자라는 사실도 밝히고.”


“그놈은 어차피 균형자라는 말에 신경 안 썼잖아. 그럼 상관없지.”


하늘색의 곱슬진 단발머리를 가진 소년이 벽에 기대 있었다. 평범한 소년처럼 보이지만, 그의 귀는 비늘이 덮이고 뾰족한 것으로 보니, 확실히 인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페이로나는 여전히 이상한 옷차림이군.”


“어머머! 이게 우리 정식 작업복이라고!”


“......하여간 마족들은...”


“뭐?!”


페이로나가 화를 내려하자 그녀의 앞을 막는 누군가가 있었다.


“둘 다 그만두시죠.”


“흥!”


그의 만류에 페이로나는 뒤로 물러났지만, 케이저는 이미 그녀를 무시하고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밝게 웃는 얼굴로 손을 들어올렸다.


“여어~ 정말 오랜만이군. ‘인형’.”


“......별로 오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균형자들 보다는 많이 못 만났으니까.”


그는 온통 하얀 색으로 덮여 있었다. 얼굴, 눈동자, 머리카락... 은색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하얀’색으로. 그의 등에는 하얀 날개가 달려있었는데,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것이 그도 천족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천족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잘 움직였습니까?”


“응. 하지만 물리적으로 약한 것 같던데...”


“마족들이 만들었으니 별 수 없죠.”


“그렇지?”


“마족이 뭐가 어때서!”


페이로나가 다시 발끈했으나 케이저는 그녀를 계속 무시하고 있었다.


-이제 그만 떠들죠-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


케이저는 이번에는 친한척하며 다가가지 않았다.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그럴 수 없던 것이다. 아무리 균형자 중에 인간성이 제일 좋은 그(주관적인 기준으로)라 할지라도.


츠르르르릉...


기괴한 쇳소리와 함께, 쇠사슬로 돌기둥에 묶여있는 세이너와 놀랍도록 닮은 아이가 나왔다.


철컹!


쇳소리와 함께 그녀의 모습이 완벽하게 드러났고, 모두는 숨을 죽였다.


“아, 안녕...”


케이저가 그녀에게 인사를 하려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당황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그녀가 이 모든 균형자들을 모은 중심.


-오랜만이군요. 모두들-


진정한 현자, 지식의 데이너였다.


‘데이너가 모습을 드러내다니... 정말로 계획이 시전 될 것이란 말인가?’


긴장한 케이저는 자신의 등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마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내 방에서 쉬도록 하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우글우글...


“뭐냐 도대체 저건...”


성씨가문의 건물 밖에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봐.”


정문에 서 있던 문지기에게 말을 걸었다.


“네, 넵!”


“이 사람들은 뭐야?”


“멘테에서 온 피난민입니다.”


나도 그건 알아...


“왜 피난해 오는데?”


“그건 저도 잘......”


하긴. 이런 문지기가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알았어. 그럼 수고해.”


문지기를 버려 두고 내 앞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요.”


“히, 히익!”


뭘 저렇게 놀라는 거야?


“누, 누구...”


“아니, 갑자기 사람이 몰려서 좀 물어보려고...”


내 말에 그는 조금이나마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후우... 우리는 멘테에서 온 피난민들입니다.”


“아니, 그걸 물어 보려는게 아니라. 왜 피난했냐고 물어보려고 한 건데.”


내 말에 질문을 받은 청년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것이......”


-뿌오오오!!-


아직도 안 죽고 있었나.


“잡았다!”


우와아아아!!!


밑에서 엄청난 함성소리가 들려오며, 자르카와 아세아가 파리아에게 들려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라드! 잡았어!”


도도도. 와락.


아세아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안겼고, 자르카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오늘 저녁은 거대 문어 구이다!”


저 거대한 것을 구울 방법은 있냐.


“응?”


신이 나서 외쳐대던 자르카는 지금에서야 이 사람들을 본 것 같았다.


“갑자기 인구가 확 늘었네?”


“피난민들이 들어왔으니까.”


일단 자세한 상황을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마사의 이상한 행동, 그리고... 무엇보다...


‘감이 좋지 않은데...’


뭔가가 불길한 기분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럼 일단 안에서 얘기하죠.”


그 청년의 가족들과 함께 성씨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차와 간단한 간식을 꺼내오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그 청년으로부터 놀라온 소식을 듣게 되었다.


“거대한 석상?”


“네, 거대한 돌로 이루어진 전사가 우리 마을을 짓밟고 파괴했습니다.”


“얼마나 크길래?”


내 물음에 청년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저 문어의 반정도...”


이 청년... 문어는 언제 봤다고?


“그런데 그게 당신네 마을을 파괴했다고?”


“네.”


“이 곳으로 오거나 하지는 않아?”


“급하게 도망치느라 그건 잘...”


“흐음......”


도대체 그 거대한 석상의 정체가 뭐지?


“신을 죽이는 병기...”


“응? 마사. 지금 뭐라고?”


마사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그녀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 빈 방에 와 있었다.


“신을 죽이는 병기. 투신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 낸... 마계의 비밀병기.”


“지난번에 움직이지 못한다며?”


“나도 몰라.”


“......”


무책임하군.


“마사. 다른 건 더 아는거 없어?”


“없어. 그건 카론의 관할이었으니.”


카론이라면 성전에서 행방불명 된 해골바가지 말이지?


“자르카.”


내가 자르카를 바라보자 자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출발은?”


“내일 아침에 가지 뭐. 지금은 시간도 어중간하니. 게다가 문어를 잡느라 다쳤기 때문에, 조금 치료의 시간이 필요해.”


확실히 지금 떠난다면 아마 저녁때나 밤에 도착할 것 같았다.


“그래도 가면서 치유하고, 밤에 도착 하는게 낫지 않습니까? 별의 힘이 있으니...”


“만약에 있을 생존자는? 최대한 빨리 가는게 낫겠지.”


“......그렇군요.”


파리아는 이제 수긍한 것 같았다.


“아세아는 일단 여기서 기다려 줘.”


“응.”


약간 불만인 듯한 표정이었지만, 아세아는 고개를 끄덕여 허락했다.


“그럼 내일 아침에 가는 것으로 하고...”


“네? 가다뇨?”


이 청년은 우리의 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결과적으로 우리 게론 쪽에다 쓰려고 마족이 가져온 것이니, 우리가 부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청년은 잘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 것이 언제 움직여 이곳으로 올 줄도 모르고.”


‘그리고... 신을 죽이는 병기라는데 그런 것을 남겨뒀다가 여신과 접촉하게 되면...’


그것만은 막아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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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1) +1 12.01.13 248 11 12쪽
215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0) +1 12.01.12 246 5 9쪽
214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9) +2 12.01.12 264 6 9쪽
213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8) +1 12.01.11 321 5 8쪽
212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7) +1 12.01.10 239 5 9쪽
21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6) 12.01.10 238 6 8쪽
21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5) +1 12.01.09 268 7 10쪽
20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4) 12.01.04 248 5 10쪽
20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3) 12.01.03 237 6 10쪽
207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2) 12.01.03 248 6 8쪽
20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 12.01.02 290 6 11쪽
205 4th 03. 가족(13) +1 12.01.02 269 7 10쪽
204 4th 03. 가족(12) 12.01.01 251 6 9쪽
203 4th 03. 가족(11) +1 12.01.01 301 6 11쪽
202 4th 03. 가족(10) +1 11.12.31 258 6 9쪽
201 4th 03. 가족(9) +1 11.12.30 257 8 10쪽
200 4th 03. 가족(8) 11.12.29 283 6 9쪽
199 4th 03. 가족(7) 11.12.28 291 8 9쪽
198 4th 03. 가족(6) +1 11.12.28 304 6 9쪽
197 4th 03. 가족(5) +1 11.12.27 270 9 9쪽
196 4th 03. 가족(4) +5 11.12.26 312 6 9쪽
195 외전 - 페이로나의 하루 11.12.26 320 8 6쪽
194 4th 03. 가족(3) +2 11.12.25 284 7 10쪽
193 4th 03. 가족(2) +1 11.12.25 296 8 9쪽
192 4th 03. 가족(1) +1 11.12.24 276 9 11쪽
191 4th 02. 사막여행(4) 11.12.23 294 8 16쪽
190 4th 02. 사막여행(3) +1 11.12.23 275 9 11쪽
189 4th 02. 사막여행(2) 11.12.22 253 6 10쪽
188 4th 02. 사막여행(1) +2 11.12.22 27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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