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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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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65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12.25 16:39
조회
283
추천
7
글자
10쪽

4th 03. 가족(3)

DUMMY

쏴아아아...


우리 일행은 우리 앞에 있는 거대한 나무덩어리(?)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라드.”


자르카는 어떻게 말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응?”


“내 눈앞에 있는게 목재 성이냐?”


“아닐걸?”


“그럼?”


“배......”


“배...?”


우리는 육지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항구에 있는 모두에게 광고하고 있었다.


“자, 어서 오시죠.”


어제의 일 때문인지 선원들의 피부가 굉장히 검어 보였다.


‘하루만에 움직이는 것도 대단하지만’


역시 바다사나이다.


“근데 이거 어떻게 올라가?”


배는 최소한 2층 건물의 높이는 되어 보였다.


“훗...”


짝짝!


선원은 손뼉을 두 번 쳤고, 곧 위에서 큰 널빤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걸 밟고 올라가시면 됩니다.”


“불편하네.”


신아의 말에 선원이 다시 발끈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뒤에서 아세아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시드린을 보며 꾹 참고있었다.


“다른 손님들을 많나요?”


“요즘은 성수기가 아니라 별로 많은 편이 아닙니다. 약... 300정도?”


300?! 소규모 마을의 인구랑 맞먹잖아!


“아, 그... 그렇군요.”


대충 얼버무리고 꽤나 경사가 심한 나무판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르륵...


그러나 다들 그럭저럭 올라오는데 신아는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고 미끄러지고 있었다.


“왜 그래?”


“신발이...”


그 말에 자세히 살펴보니 신아의 신발 밑창은 꽤 많이 달아있었고, 덕분에 이런 경사진 나무판을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아, 레이디분들은 저희가 올려드립..”


“꽉 잡아.”


“응.”


파앗!


선원이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신아를 안고 갑판으로 뛰어 오르면 되는 거였다. 어릴 때처럼 신아의 다리를 손으로 붙잡고, 품에 안고는 그대로 뛰었다.


쿠웅!


갑판에 올라서자 청소하고 있던 선원들의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


“뭘 봐요?”


신아의 말에 그들은 황급히 시선을 돌리며 계속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아, 많이 크긴 컸구나. 착지한 발이 약간 쓰라리는게... 이런거 말했다가는 또 맞겠지?


“방은 어디죠?”


내가 멍하니 서 있던 선원에게 물어보자 그는 급하게 자세를 바로잡으며 대답했다.


“아... 그 육지에서 오신 분들입니까?”


“네.”


“그럼 저쪽에 있는 특등칸에 짐을 풀어놓으시고 쉬시면 됩니다.”


그의 손을 따라서 시선을 돌리니 꽤 깨끗해 보이는 선실이 보였다.


“알겠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일행들이 다 올라와 있었다.


“우리 방은 어디래?”


“저기.”


특등실 총 세 칸이 있었는데, 그중 두 개를 우리가 사용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가운데에 있는 칸으로, 우리는 그 옆에 짐을 풀었다.


“나머지 한 칸에도 사람이 있을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내가 매표소 직원도 아닌데.”


“그러냐?”


우리가 떠드는 사이 케이안과 파리아는 열심히 짐을 풀어놓고 있었다.


“그런데 5일 동안 뭐하냐.”


자르카는 또 심심해지는 것이 걱정인 모양이었다.


“글쎄... 선원들한테 물어볼까?”


“그러지.”


그런 결론을 내린 자르카와 내가 방문을 나서려고 할 때 케이안이 말했다.


“가주님. 항해시의 주의사항 좀 들어주십시오.”


“......알았어.”


케이안은 너무 꼼꼼해서 탈이라니까.


“그런데 누구에게 물어보냐?”


자르카가 주변을 둘러보며 투덜거렸다. 하긴, 전부 바쁘게 청소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이 배에 대해 궁금한게 있으신가요?”


바로 옆에서 약간 느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언제 우리 옆에 있었지?


“아, 저는 지금까지 위에서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우리 방 바로 옆에 커다란 기둥이 있고, 그 위에 파수대가 있었다. 하아, 저런걸 날개도 없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역시 바다사나이는 다른가? 육지사나이로서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걸.


“항해할 때 뭐 할 일 없나해서.”


“글쎄요... 도서실이 있어서 책을 읽으셔도 되고, 한가한 선원들과 노셔도 되고, 낚시를 즐기셔도 됩니다만.”


“낚시?”


자르카의 물음에 그는 우리 방으로 들어가서 뭔가를 꺼내왔다.


“뭐야 이건...”


우리가 개울에서 사용하는 낚시대와는 차원이 다르게 크고, 줄도 길었다.


“바다에서 낚시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큰 것이 필요하죠.”


“그래?”


“미끼통은 특등칸 이용객이시면 무료로 지급해드리니, 출항하고 나서 즐기시는 것이...”


“흐음......”


자르카는 잠시 낚시대를 살펴보고 있었다.


“난 됐어. 원래 물고기를 싫어해서 말이지.”


어? 자르카가 그랬던가?“


“저도 낚시에는 취미가 없어서...”


무엇보다 지루하니까.


“그럼 독서나 선원들과 노셔야 되겠군요.”


“......우리랑 놀아줄지 의문인데...”


내 말에 선장은 고개를 저었다.


“선원들에게는 불문율이 하나 있죠. ‘술집에서 싸운 일은 잊는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술집에서 싸운 일에 신경 쓴다면 바다사나이라고 할 수도 없죠.”


그런...가?


“아, 그리고 곧 출발합니다. 배멀미가 심하시면 의무실에라도 오시죠. 멀미약은 많으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선장실로 돌아갔다.


‘배... 멀미라. 예전에 신영이랑 배타고 이동 할 때는 엄청 심했는데...’


지금은 어떨지 잘 모르겠다. 일단 신족의 몸이 섞였으니...


‘덜하겠지?’


다행히 배가 출발해도 멀미가 나지는 않았다. 대신...


“우우욱...”


자르카가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었다. 케이안도 조금 안색이 좋지 않았고, 파리아와 나만 괜찮은 표정이었다.


“자르카.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예의상 물어본 거다. 그렇게 잡아먹을 듯한 눈빛 보내지 마!


“신아나 아세아는?”


시드린은 묻고싶지도 않았다.


“몰라...”


이 갑판에 없는 것을 보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자르카처럼...


“우욱...”


저러는 모습 안 보이려고 안에 있을지도.


“파리아는 괜찮아?”


“네. 어차피 이렇게 흔들려봐야 공중에서 흔들리는 것보다는 덜 흔들리니까요.”


“어. 듣고 보니 그렇네.”


케이안과 자르카는 날지 않으니... 아니지.


“자르카. 자르카도 날 수 있으니까 이런 흔들림 쯤은...”


“날개 안 쓴지 몇 년인데... 우욱...”


그건 그렇군. 이 편리한 것을 왜 안 쓰는지.


“케이안은 괜찮아?”


“속이 더부룩하기는 하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흐음... 그래?”


주변을 둘러보니 곳곳에서 바다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약 30여명 정도...’


전체 승객이 300명이라는데 예상보다 적었다. 아니, 원래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많은 건가?


“어이! 자네들은 괜찮나?”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그곳을 바라보니 어제 그 선원들이었다.


“우우...”


자르카도 입을 닦고는 우리 옆에 섰다.


“괜찮아?”


“다 뱉어서...”


윽. 더러워.


“우리와 팔씨름하지 않겠나!”


팔씨름?


“할 일도 없는데 그렇게 할까?”


내 물음에 일행은 대충 동의하는 것 같았다.


“우웨엑...”


갑판은 온통 토사물들로 난리도 아니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는 아니고 걷기 힘들 정도는 된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선원이면서 이런거 안 치워?”


선원들은 탁자에 모여서 서로 팔씨름하며 놀고 있었다.


“지금은 치워봐야 바로 쏟으니까. 나중에 치우면 되지 뭐.”


맞는 말이군.


“그럼 우리와 내기나 하겠나?”


“내기?”


“그래. 내기. 약 5데콘 정도만 걸면 되겠군.”


5데콘... 푼돈이군.


“하겠나?”


“하지.”


의외로 먼저 나선 건 자르카였다.


“호오... 지금까지 속을 뒤집은 사람이 어떻게 하려고?”


“푸하하하!”


선원들의 웃음소리는 너무 커서 귀에 거슬렸다.


“게다가 근육도 없군. 자네 설마 남장여자 아닌가?”


“푸하하하하하!!”


안 웃기는데. 뭐가 재미있다고 저렇게 웃는 거지?


“......말로만 할거냐?”


약간 빈정이 상한 듯한 자르카의 말에 한 선원이 나섰다.


“내가 상대하지.”


“우우... 제일 약한 녀석이 뭐 하려고!”


제일 약하다니... 팔이 내 허벅지 만한데. 물론 내 허벅지는 여신과 섞여서 별로 굵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 팔이 굵다는 것에는 틀림없다.


텅!


그는 탁자 위에 팔을 올려놓았고, 자르카도 굴러다니는 술통을 잡고 그 위에 앉았다.


“자, 그럼 준비...”


그들은 서로 손을 맞잡았다.


“시......”


꽈아악...


자르카... 적당히 좀 하지. 시작하기 전부터 얼굴 빨개지는 것 봐.


“시작!”


콰앙!


역시 결과는 자르카의 압승. 그 선원은 졌다는 굴욕보다 자르카의 손에서 풀려난 것이 더 기쁜 것 같았다.


“호오... 꽤 하는군?”


이번엔 다른 선원이 나섰다.


“후우......”


다시 둘은 서로의 손을 꽉 잡았고.


“시작!”


콰앙!


결과야 뭐......


“뭐야 이거. 바다에서 일하는 건 별로 힘이 필요하지 않은가 봐?”


자르카의 말에 그들은 발끈한 것 같았다.


“내가 2번 이겼으니 10데콘인가?”


“......그렇군. 하지만 막판으로 나와 하지 않겠나?”


갑자기 우리들의 머리위로 그림자가 생겼다.


“......”


키가... 신아의 2배다.


‘이 녀석...’


어제 신아의 어깨에 손을 얹어서 싸움의 화근이 되었던 녀석이다.


“100데콘. 내 1년 봉급이다.”


“흥......”


자르카는 우습다는 듯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고, 그도 의외라는 표정으로 손을 잡았다.


꽈아아악...


이번에는 이상하게 둘 다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준비......”


으득.


“시작!”


휙!


시작하자마자 자르카의 팔은 탁자의 표면 바로 위에서 멈춰 있었다.


“이익......”


자르카는 온 힘을 동원해서 그 형세를 뒤집으려 했으나, 이미 너무 밀려있는 상황이었다.


“뭐야 이놈은!”


말도 안 되는 힘에 자르카는 꽤나 당황한 것 같았다.


‘뭐... 정말 강자군’


사실 자르카는 팔씨름 기술 같은 것은 하나도 몰랐다. 아주 기초적인 것들도. 지금까지야 기술을 모두 무시할 수 있는 혼족의 힘으로 버텼으나, 상대의 힘이 만만하지 않으니 기술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쾅!


“이겼다아아!!!”


“으악!”


결국 자르카의 손등이 탁자에 닿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 Rexen
    작성일
    11.12.25 20:41
    No.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은 자르카씨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라이도
    작성일
    11.12.26 18:19
    No. 2

    킥킥... 이종족들이 모여있으니 여러가지로 비상식입니다. 그런데 자르카... 그 무식한 힘을 어따 팔아먹었니.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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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4) 12.01.04 248 5 10쪽
20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3) 12.01.03 23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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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4th 03. 가족(7) 11.12.28 291 8 9쪽
198 4th 03. 가족(6) +1 11.12.28 304 6 9쪽
197 4th 03. 가족(5) +1 11.12.27 270 9 9쪽
196 4th 03. 가족(4) +5 11.12.26 312 6 9쪽
195 외전 - 페이로나의 하루 11.12.26 320 8 6쪽
» 4th 03. 가족(3) +2 11.12.25 284 7 10쪽
193 4th 03. 가족(2) +1 11.12.25 296 8 9쪽
192 4th 03. 가족(1) +1 11.12.24 276 9 11쪽
191 4th 02. 사막여행(4) 11.12.23 294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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