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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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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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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2.01 10:37
조회
362
추천
7
글자
9쪽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8)

DUMMY

순식간에 머릿속에 들려오던 신음소리가 멎었고, 파리아는 조용히 그들을 구석에 치웠다.


질질질...


“......”


뭐... 사실 저들이 마황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우리와 싸웠을 상대지만, 왠지 이렇게 보니까...


질질...


‘불쌍하다’


하지만 내가 별로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기에... 그냥 내버려둬야지 뭐.


“일단 밤이 늦었으니 이 근처에서 불을 피우고 쉬어야겠습니다.”


“그, 그래. 그런데 파리아......”


“......?”


“손에 피 묻었는데.”


내 말에 파리아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더니, 씨익 웃음을 지었다. 으윽. 어쩐지 파리아가 조금 무서워졌어......


“일단 불을 먼저 피우겠습니다.”


“피는?”


닦을 생각이 없는 건가... 자르카와 파리아는 근처에서 나뭇가지를 모아오기 시작했다. 나? 나야 등에 업고 있는게 있으니 그냥 있었다.


“넌 왜 안 움직여.”


내가 웬일로 자르카가 불평이 없나 했다.


“등에 하나 짊어지고 있잖아.”


“핑계는.”


.......하여간 자르카는 하루라도 불평이 없으면 안되나.


탁! 탁!


투덜쟁이 자르카는 별로 일을 안 했고 대부분의 장작을 파리아가 모았다. 파리아가 부싯돌을 이용해 불을 붙이고, 우리는 작은 모닥불 옆에 둘러앉았다.


타탁...


“자르카......”


아이를 안고 앉으려니까 문제가 생긴다.


“쳇. 귀찮게... 그냥 깨우면 되잖아.”


투덜이 자르카의 도움을 받아 앉아서 아이를 무릎에 앉힌 자세를 만들었다.


“휴우...... 하여간 오늘 힘들었어.”


“갑자기 이상한 것이 습격하지만 않았어도...”


“하하......”


얼마동안은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그런데 언제 출발하려고?”


내 물음에 자르카는 파리아를 바라보았다.


“글쎄요, 그냥 여명이 밝아오면 출발하도록 하죠.”


여명이면... 그때도 어두운 것은 마찬가지잖아.


“그러려면 그냥 밤에 날아가도 되지 않아?”


“라드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쳤습니다.”


아, 그건 그렇겠군. 그렇게 이리저리 뛰어 다녔으니까.


“그렇지. 파리아처럼 체력이 없는 녀석은 금방 지치지.”


자르카의 시비에 파리아의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그럼 그 남아도는 체력으로 아무것도 없는 곳에 공격을 퍼부었나 보군요.”


“......뭐?”


이러다 또 싸우겠네.


“둘 다 그만 둬.”


“알겠습니다.”


“......칫.”


싸우는 것을 쉽게 멈춰서 그나마 다행이랄까. 하긴, 싸워봐야 자기들 손해지. 실력도 비슷한 둘이니까.


타탁! 탁!


둘의 싸움이 끝나자 우리에게는 다시 적막이 찾아왔다.


“거 참... 할 일 없군.”


자르카의 말대로 할 일이 없었다.


“그럼 불침번 세우고 잘래?”


내 의견에 자르카는 고개를 저었다.


“별로. 그냥 아침에 도착해서 잘 생각인데.”


“저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래?”


그럼 둘을 불침번으로 세우고 나만 잠들까...


휘이-


밤바람이 등을 스치고 지나간다.


부르르...


‘으, 추워’


가을이라 그런지 밤바람이 꽤 매서웠다.


“예전에 말이지.”


“응?”


자르카가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들의 기록 중에서 아주 멋있는 구절을 발견했는데 말이야.”


“뭔데?”


파리아도 안 그런척 하면서 자르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건......”


부스럭.


자르카가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순간, 숲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다.


“......”


이곳에 올 때까지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보통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었기에, 파리아는 레쥬사를 반쯤 뽑아들고 있었다.


‘누구지?’


누군지 모르지만 기운을 감추고 있었다.


푸스스...


수풀을 헤치고 나온 큰 덩치의 청년. 그는...


“이런... 내가 방해했나?”


마황자였다.


“네가 무슨 일이지?”


자르카의 딱딱한 목소리를 들은 그는 가볍게 웃으며 그 말을 무시했다.


“나도 밤바람은 추워서 말이지. 모닥불에 같이 앉아도 될까?”


“싫은데.”


“너에게 묻지 않았어.”


마황자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능글맞아’


왠지 유들유들하고 얄미운 말투다.


“라드.......”


파리아는 절대로 앉히지 말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런 자르카와 파리아의 절대거절의 의지를 담은 눈을 바라보며......


“그러던가.”


털썩.


마황자는 내 정면, 그러니까 삼각형으로 앉아있는 우리 배치에서 자르카와 파리아 사이에 앉았다.


“......”


노골적으로 둘을 자극하는 행위에 자르카와 파리아의 표정이 굉장히 나빠진다.


“후우, 이제 가을도 중반이군.”


마황자의 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주변을 살펴보았다.


‘낙엽...’


아아...... 그러고 보니 이번 생일도 정신 없이 지나갔네.


‘뭐, 지금까지 제대로 생일 챙겨본게 5번도 안 되지만’


“무슨 속셈이지?”


자르카의 추궁이 있었지만 마황자는 시선도 돌리지 않았다.


“추워서 온 것뿐이라니까.”


정말로 춥다는 듯, 마황자는 모닥불에 손을 비비고 있었다.


“그 아이는 누구지?”


마황자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자르카와 파리아, 그리고 그들을 무시하며 나에게만 말을 거는 마황자. 자르카와 파리아의 얼굴이 더 찌푸려졌다.


‘뭐야 이건...’


그래도 마황자 덕분에 심심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뭐... 그냥 고아.”


천계로 올라가기도 힘들다면... 아마도 이곳에서 커야 할 것이다.


‘대부분 동족인 파리아가 돌봐주겠지만’


“뭐, 그래?”


어차피 예의상 물었다는 티를 팍팍 내는 마황자였다.


“......”


“......”


뭐야... 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지.


“지금이 기회 아닌가?”


“뭐?”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는 마황자였다.


“별의 힘은 밤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


자르카... 그런 반응을 보이면 마황자에게 별의 힘에 대한 정보를 다 알려주는 셈이 되잖아!


“으이구...”


“아무래도 사실인가 보군.”


마황자의 한심하다는 듯한 말투에 자르카가 급하게 입을 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하여간...”


파리아의 눈빛을 받은 자르카는 고개를 밑으로 숙였다.


‘뭐, 이제는 별로 상관없는데’


낮에도 ‘약하기는’ 하지만 별의 힘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럼 지금 싸우는게 더 낫지 않나?”


마황자가 별의 힘에 대한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거였군.


“글쎄...?”


이렇게 말을 하며 파리아를 바라보니 살짝 레쥬사를 꺼내들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끼어들 모양이군’


지금 싸우는 것은 아무래도 안되겠지.


“그냥 조용히 모닥불만 쬐다 가.”


마황자도 곁눈질로 파리아를 바라보고 대답했다. 도저히 떼어놓고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지금은.


“......그러지.”


타탁!


또 불똥이 튀었다.


“자르카. 귀찮아서 생나무 꺾어온거 아냐?”


연기도 은근히 많이 나고 불똥도 튀고... 의심스럽다.


“......”


그런데 왠지 대답이 없었다.


“자르카?”


“......”


자르카는 고개를 숙인 채 잠들어 있었다.


“하아.......”


체력이 괜찮으니 어쩌니 해도 뛰어 다니느라 힘든 모양이네. 푹 잠들었구만.


“......”


파리아는 ‘마황자가 옆에 있는데 잠이 오느냐!’라는 표정으로 자르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파리아도 자꾸 눈이 깜빡이는게... 피곤한 모양인데’


“후우.......”


새벽이 오기 전까지는 파리아가 잠들어야 할텐데.


“......”


마황자는 가만히 있기가 심심한지 모닥불을 조종하며 놀고 있었다. 그가 모닥불 위에서 손을 움직이면 불길이 그의 손을 따라 움직였다. 저건 마황자의 능력일까, 아니면 카이룬의 능력인 것일까?


‘오오...’


신기한데.


“......”


파리아도 조용했기에 살펴보니 눈을 계속 깜빡거리고 있었다.


“파리아. 그냥 자지 그래?”


“아닙니다.”


괜히 말 걸었다. 잠들려고 했다가 깼잖아.


“......”


아니, 별 상관없네. 다시 눈을 깜빡깜빡 하는 것을 보니까.


“새벽까지 얼마 남지 않았군.”


마황자의 말에 동쪽 하늘을 바라보니 서서히 여명이 뻗어오고 있었다.


‘이런......’


사실, 별의 힘을 불러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마황자를 상대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는 필요한데.


“......”


파리아의 눈치를 보니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자, 그럼 갈까?”


마황자가 몸을 일으켰고, 나도 아이를 조심스럽게 무릎에서 내려놓고 일어났다.


“......”


뭐... 날 기다릴지 쫓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이 근처에서 싸우면 둘이 끼어 들테니 저쪽으로 가지.”


이곳에서 서쪽으로 가면... 바다가 있었다.


작가의말

사실 이게 3번째 빛균 연재인데

첫번 연재 때는 마왕자 오오오

두번 연재 때는 악운의 현자에서 [강시운]을 보고 온 사람들이

[이 간지 캐릭이 왜 강시운처럼 변했지?!]

......

지금은 과거를 잊고 다시 새출발하는 마황자씨.


사정이 있어서 며칠간 휴재... 라고 하면 또 절단신공이라고 욕먹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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