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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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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012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2.16 07:34
조회
220
추천
8
글자
9쪽

4th 09. 검은 날개(2)

DUMMY

물 속에서 흐물흐물하게 늘어진 세키를 버려 두고 나는 먼저 탕에서 나왔다.


"언제 나올 거냐?"


"몰라... 으허......"


저 으허 왠지 짜증나는데 자꾸 따라하고 싶네.


“먼저 나간다.”


“잘 가라... 으허...”


“으...”


나도 모르게 따라하려던 입을 틀어막고 급하게 탕을 나왔다.


“가주님. 늦으셨습니다.”


문 밖에서는 케이안이 커다란 수건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늦었나?”


“그렇게 많이 늦지는 않았지만...”


“않았지만?”


“아가씨께서 약간 화를 내고 계십니다.”


......많이 늦었군.


“알았어. 빨리 갈게.”


손에 들었던 수건을 다시 케이안에게 건네고, 빛의 신력을 집중해 몸에 묻어있던 물방울을 증발시켰다.


치이익...


“뭐 해? 옷 줘.”


케이안은 자신이 멍하니 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허겁지겁 케이안이 건네준 옷을 받아 입고 욕실 밖으로 나갔다.


끼익...


요즘은 웬만한 일이 없으면 아침은 정원에서 먹었다. 굳이 식당까지 걸어가기도 귀찮은데 모두의 방에서 중앙에 있는 정원에서 먹는게 당연한 것일까.


“어라......”


정원 중앙에 위치한 원형탁자에는 모두가 모여 앉아 있었다.


‘이거 난감한데.’


역시 세키와 같이 탕에 들어 가는게 아니었어.


“뭐해? 빨리 와.”


“아, 응.”


신아의 재촉에 나는 신아와 티엘 사이의 자리로 들어갔다.


드륵.


의자에 앉으니 꽤나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는 자르카의 눈빛이 보였다.


“하여간 느려 터져서.”


“......”


뭐라고 반박하고는 싶은데...


“오늘은 아세니카르의 병문안을 가는 날입니다.”


파리아도 끼어 들었다.


“......”


“아침 일찍 출발해도 점심때 도착할지 말지 모르는데...”


“......”


왜 파리아마저...


“그렇게 따지는 시간에 먼저 먹어요.”


신아의 말에 자르카는 자신의 접시에 샐러드를 잔뜩 덜었고, 파리아는 빵 두 개와 수프만 자기가 있는 곳으로 당겼다.


“......”


빤~히


역시, 편하게 먹기는 힘든 모양이다.


“......알았어.”


탁자에 얹고 있던 팔을 치워주자 티엘이 품안으로 들어와 앉았다.


“오늘도 그렇게 먹일 거냐?”


자르카의 한심하다는 듯한 말이었다.


“그래야지 뭐.”


자기 손으로는 먹기 싫어 하는거 같으니 말이다.


“그럼... 잘먹을게.”


내가 빵을 집어들자 모두 식기를 집어들었다.


“자.”


텁!


빵을 잘게 뜯어서 티엘의 입에 가져가면 티엘이 받아먹는다. 물론... 그냥 입으로 덥석 물어버리니까 손가락에 티엘의 침이 묻기는 하지만... 뭐 사람의 것처럼 끈적이지도 않는데 뭐.


“자, 또.”


텁!


“......”


자르카는 뭔가 굉장히 불만인 표정으로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왜 그래?”


내가 묻자 자르카는 잠시 티엘을 바라보더니 나에게 눈을 맞췄다.


“애를 너무 오냐오냐 키우는거 아니냐?”


“그래?”


텁.


다시 한 조각. 티엘은 빵밖에 먹지 않는다. 아, 과일도 먹던가?


“내가 보기에도 많이 과보호하는 것 같은데.”


마사의 말이었다.


“글쎄......”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너무 애를 거칠게 키우면... 저렇게 돼.”


모두의 시선이 내가 가리킨 사람에게로 향했다.


“......”


모두의 시선을 받은 신아는 이 말을 다 듣고있었던 것 같았지만... 별로 화내지는 않았다.


“그냥 오냐오냐 키워라.”


자르카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드륵-


신아가 의자를 뒤로 밀며 일어났다.


‘헉...’


장난이 조금 심했나? 아니, 이건 장난이 아니라 사실이잖아?!


치잉! 콰악!


“으악!”


의자와 함께 고개를 뒤로 넘기자 아슬아슬하게 신아의 검기를 피할 수 있었다.


“자, 잠깐!”


“시끄러!”


퍼엉!


난 지금 애를 안고 있다고!!


쿵!


의자를 뒤로 너무 많이 넘긴 대가로, 내 몸은 뒤로 넘어갔다.


“크어억...”


허... 허리... 게다가 가볍기는 하지만 사람, 아니 천족을 하나 안고 있었다고!!


휘이익-!


그러나 검기는 봐주지 않고 날아오고 있었다.


“으, 으윽...”


얼굴에 상처 하나 생기겠군.


휘릭-! 치익!


그러나 무언가 검은 깃털이 앞을 가로막으며 검기를 막았다.


“티... 티엘?”


티엘은 어느새 검은 날개를 펼친 상태였다. 티엘이 매서운 기세로 검은 날개를 움직이자 신아는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더니, 결국 검을 집어넣었다.


“......아, 미안해 티엘. 잠시 흥분해서.”


휘리릭-


신아의 솔직한 사과에 티엘은 다시 날개를 거두었다.


파악!


티엘은 등 부분이 사정없이 찢겨나간 옷을 가볍게 털었고, 나는 넘어진 상태 그대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바로 너무 강하게 키운 아이라고.”


내 말에 신아가 인상을 찌푸렸지만 다시 검을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턱!


의자를 다시 세우고 앉자 티엘이 다시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런데 말이지......”


자르카는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다.


“신아. 방금 그 검기 어디서 배운 거지?”


“무슨 말이죠?”


“방금 라드에게 날린 검기 말이야.”


“혼자 독학했습니다만.”


독학으로 이 정도라니... 역시 신아다.


“아니, 검기를 바람에 실어서 날린다는 것이... 되게 어려운 일이거든? 게다가 다른 곳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어라? 방금 그 검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온 거였어?”


난 그냥 검기를 늘려서 휘둘렀는 줄 알았는데.


“응.”


확실히 자르카나 파리아는 피한 흔적이 없었다. 그렇다는 것은 소형의 검기가 식탁의 위를 통해서 날아들었다는... 건가?


“후아... 대단한데 신아...”


내 감탄에 신아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


“......라드. 이건 대단한 정도가 아닙니다.”


파리아도 약간 굳은 표정이었다.


“그럼?”


엄청 대단하다는 건가?


“......일단 지금 신아의 나이가...”


자르카의 물음에 신아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열 여섯입니다.”


세월 참 빠르다.


“라드. 처음으로 신력을 바람에 실어 날렸던 때가...”


“스물.”


신력을 얻은 것이 열 아홉 때니 말이다.


“그런데 그게 뭐?”


이번에는 파리아가 대답했다.


“......신아의 성장속도는 비정상적입니다.”


비정상이라...


“그냥 빠르면 좋은거 아냐?”


“그거야 그렇지만...”


왠지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전 종족을 통틀어 지금의 신아처럼 빠르게 성장한 존재는 없어.”


자르카의 말이었다.


“나도 지금...”


파리아가 내 말을 예상하고 고개를 저었다.


“라드는 유일신관이니 혼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여신의 힘에 가까워 질 때까지 알아서 강해집니다. 물론 라드의 재능도 뛰어나서 이만큼 강해지기는 했지만...”


그렇가 말하며 나를 바라보던 파리아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사실 반신(半神)으로 몸을 변환시켜서 강해진 것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신아의 재능이 모든 종족을 통틀어서 뛰어나다?”


끄덕.


......그게 그렇게 안 좋은 일인가?


“즉, 이 말은 나중에 신아가 강해지면 호전적이기로 소문난 화산의 투신이 싸움을 걸어 올 수도 있고, 마족들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할 수도 있고...”


한마디로 귀찮아 진다 이건가.


“그런데 나는?”


나도... 엄청 빠르게 성장한거 아닌가.


“넌 이미 여신의 신관이니까 다른 세력에서 건드리기는 힘들지. 마족들이야 신관이니 당연히 안되고, 신족들도 같은 신족의 신관을 데려갈 수 없으니까.”


“그런가?”


그리고 신아는 아무런 세력에도 속하지 않았으니... 말이지?


“그리고 사실 라드는 투신의 이상으로 발전하기는 힘듭니다.”


이번에는 파리아는 조심스러운 말투였다.


“왜?”


“그거야 여신에게 종속되어 있으니까... 여신 이상으로 강해지려면 일단 여신에게서 신력을 받지 않아야 하니까요.”


“......한마디로 어디 절벽을 올라갈 때 위에서 끌어 당겨주던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그 사람보다 앞서가면 나는 뒤쳐진 그 사람과의 연결 때문에 앞서가지 못한다는 건가?”


“대충 맞아.”


뭐가 이렇게 복잡해...


“아, 그러고 보니까...... 그럼 에이져가 여신보다 약하...”


자르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야 특별하지. ‘감각’이 있으니까. 힘의 크기만 따지자면 비교가 안 되지만, 넌 극 각으로 몇 배의 효율을 얻는 거지.”


아 그랬지.


“감각 덕분에 투신보다 강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신력의 농도나 집중력, 세부 조정 능력은 투신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


정말 몰랐던 사실이다.


“그래서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죠?”


신아의 딱딱한 물음에 파리아와 자르카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그건 신아...”


신아는 자르카가 뭐라고 말하려는 것을 중간에 끊었다.


“저는 별로 싸우고 싶은 생각도, 마족이나 신족의 편에 설 생각도 없어요. 그냥 취미로 검을 배울 뿐.”


취미... 취미가 저 정도면 검으로 먹고사는 게론기사단원은 뭐지?


“어쨌거나 시끄러워요. 떠들지 말고 빨리 밥 먹고 성도로 가자고요.”


“으, 응.”


우리는 미래최강자의 명령에 따라 급하게 밥을 먹다 전원이 체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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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4th 09. 검은 날개(9) +1 12.02.21 241 13 11쪽
273 4th 09. 검은 날개(8) 12.02.20 218 7 9쪽
272 4th 09. 검은 날개(7) +1 12.02.19 195 7 9쪽
271 4th 09. 검은 날개(6) +1 12.02.18 223 6 8쪽
270 4th 09. 검은 날개(5) +1 12.02.18 201 7 8쪽
269 4th 09. 검은 날개(4) +2 12.02.17 224 6 13쪽
268 4th 09. 검은 날개(3) +1 12.02.16 229 6 8쪽
» 4th 09. 검은 날개(2) +2 12.02.16 221 8 9쪽
266 4th 09. 검은 날개(1) +1 12.02.15 255 6 12쪽
265 외전 - 세이크리드 하트 +1 12.02.14 209 8 14쪽
264 4th 08. 공포의 드래곤(14) +3 12.02.14 251 8 68쪽
263 4th 08. 공포의 드래곤(13) +2 12.02.13 221 6 8쪽
262 4th 08. 공포의 드래곤(12) +1 12.02.13 235 6 9쪽
261 4th 08. 공포의 드래곤(11) +2 12.02.12 278 7 8쪽
260 4th 08. 공포의 드래곤(10) +2 12.02.12 214 8 8쪽
259 4th 08. 공포의 드래곤(9) +1 12.02.11 212 8 8쪽
258 4th 08. 공포의 드래곤(8) +1 12.02.11 281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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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4th 08. 공포의 드래곤(6) +5 12.02.09 227 6 10쪽
255 4th 08. 공포의 드래곤(5) +1 12.02.09 218 5 9쪽
254 4th 08. 공포의 드래곤(4) +1 12.02.08 223 7 8쪽
253 4th 08. 공포의 드래곤(3) +1 12.02.08 206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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