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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서바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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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20 21:54
최근연재일 :
2022.06.25 23:42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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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34
글자수 :
179,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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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1 12:20
조회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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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9쪽

30화- 당장 내다버리고 오지 않으면

DUMMY

“가긴 어딜 가?! 니가 이대로 가면 내가 쫓아낸 것 같잖아. 깝치지 말고 거기 구석에 처박혀서 조용히 티브이나 보고 있어. 넌 입만 열면 짜증나니까.”

“... .”




‘도대체 강은서가 뭘 잘못했다고 저러는 거지?’



합숙 내내 도연무에게 꼽을 줬던 건 서재경 쪽이고, 강은서는 서재경에게도 거리를 두는 편 아니었던가. 거기다 자기가 달라붙던 강은서가 F 등급으로 떨어지자마자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걸음아 날 살려라 거리를 두기 시작한 서재경의 태도 변화는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꽤나 뒷얘기가 나왔었다.



레벨 테스트가 끝난 직후, 일주일만에 휴대폰을 돌려받은 연습생들은 신나서 이제 막 끝난 두근돌 첫 공개 녹화방송에 대한 인터넷 반응을 체크했다.



A등급 방 안 2층 침대 위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경건하게 휴대폰으로 자기에 대한 서치를 시작한 방유원은 새벽녁,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한 자기 이름 석자에 헤벌죽 웃었다.

그리고 그것을 클릭한 뒤 나온 연관검색어에 곧바로 얼굴을 굳혀야 했다.



[방유원 두근돌]

[두근돌 티에스 연습생]

[두근돌 방유원 강은서]

[두근돌 강은서 무단이탈]



[강은서 무단이탈]이라는 키워드를 저도 모르게 클릭하자 마자 나온 첫 페이지의 최상단 링크. 그것을 클릭해 들어간 순간 나온 어두침침한 배경화면의 사이트 안은 강은서라는 이름 석자가 점령하고 있었다.



센터가 된 자신에 대한 칭찬글을 모두 쓸어버릴 정도로, 아마도 아이돌 관련 커뮤니티로 보일 곳에 모인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쏟아내는 글들 대부분을 점령한 것은 강은서에 대한 비난이었다.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티에스 연습생의 무책임함, 불성실함, 간절함 부족에 대해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새로운 글들에 쓸려나갔다.



나중에는 저 정도로 막 해도 데뷔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거 아니냐, 대형 기획사 백 믿고 거만한 거 재수없다, 대기업이 구멍가게 장사하는 데까지 가서 간절한 애들 자리를 뺏으려 한다는 대형기획사의 횡포에 관한 글까지, 강은서에 대해 상상력을 쥐어짜내 할 수 있을 거의 모든 유형의 나쁜 이야기가 밤 세 그곳을 달구었다.



[티에스라고 당연히 우승할 줄 아는건가?]

대에에에단하다 티에스! 대단하다 대형 기획사! 아주 무대에서 똥을 싸도 데뷔할 거란 자신감을 보여주셨다

ㄴ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나간 애들 중에 아픈 애 한명 없었겠어?

ㄴ 99명 중에 유일한 무대 포기자 그거 티에스 연습생···대다내!



[현직 대형 연습생이 서바이벌 기회까지 뺏는 것에 대해]

다들 알겠지만 두근돌은 정말 기회가 ‘절.실.한!’ 아이들만 나가는 곳임

그런데 대형에서 데뷔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 나간 애도 아니고·········

현직 대형기획사 연습생이 저곳에 나갔다? 이거 수상함

거기다 태도까지 불량하니 배척하기 싫어도 어떻게 안해?

ㄴ 어휴 쟨 이름도 모르지만 이제 방송 나오면 고생길 활짝 열렸다

ㄴ 지팔지꼰이지 뭐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누가 혼자 무대도 안 하고 째래?



그 와중에 아직 방송도 타지 않은 강은서의 팬인지, 티에스의 대대로 내려오는 소속사 지지자들인지 모르겠는 이들이 지나가던 무심한 관중 1인 것처럼 가장해 그에 대해 중립을 지키자 하는 ‘중립파’의 글들이 간간이 욕설글 사이에 섬처럼 드문드문 올라오고 있었다.



[얘들아 잠깐만 방송 나오고 나서 확인하자]

아직 고작 공방 후기 하나 나왔을 뿐이야!!! 다들 너무 과열됐어 어차피 곧 방송되면 다 과장이거나 어그로였을 수도 있잖아?

나 진짜 공방도 안 갔고 티에스 소속사 빠도 아님

지금 데뷔도 아직 안 한 애 하나 다들 묻어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나 정말 무서워지려 그래···.

ㄴ ㄹㅇ 내가 그 금은숙인지 김영서인지 하는 애면 인터넷 보다 울었음

ㄴ ㄹㅇ··· 아직 어린 애들인데 왜 그러냐 대형 연습생이 무슨 죄인 줄

ㄴ ㄱㄴㄲ 대형이면 서바 나가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티에스 연습생 강은서 맞음 티에스 강은서 사퇴해!!]

ㄴ ㄹㅇ 강은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냐? 멀쩡하다 무대하려니 아글쎄 갑자기 복통이 오신 거에요~~~

ㄴ 다른 애들은 안 떨려서 울면서도 무대했냐고ㅋㅋㅋㅋㅋ 티에스가 좋긴 좋네 무대하기 싫고 쫄리면 튀면 되죠잉~~~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그런 시도가 아주 소용 없던 것은 아닌지 그에 대한 여론은 ‘일단 방송 전까지 판단보류’ 쪽으로 모아진 듯 했으나 그렇다 해서 당사자에게 타격이 없을 순 없는 거였다.


안 그래도 은근히 강은서에게 혼자 아웃사이더 입장이란 동질감에서 비롯된 친근감을 품고 있던 방유원이 그런 인터넷 반응을 보고 우울해할 만했었다.



‘그래서였구만.’



쫄따구마냥 따라다니던 서재경에게도 팽 당하고, 연습생들 사이에서 섬같은 입장에 처한 강은서를 굳이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게.



안 그래도 도연무가 왼쪽으로 고개를 들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다같이 오른쪽을 볼만큼 그가 시키는대로 따라갈만큼 순해터진 아이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이 도연무가 이렇게 화를 낼 게 뻔한 반응을 예상하고도 몰래 강은서를 이 곳까지 불러낸 이유가 뻔히 짐작돼서 답답한 속을 비집고 짜증이 치밀어 올라왔다.



‘이 새끼들은 진짜 순해터져서 나 없으면 당장 어디 가 사기 당하고 오겠네.’



도연무 본인이 사기 치지만 않는다면 굳이 그럴 일이 없을 아이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며 눈치를 주는 도연무였다.


**


기가 죽어서 구석자리에 얌전히 앉아있는 강은서를 향하여, 키가 커져봤자 아직도 그들 4명 중에선 가장 작은 도연무가 성질 더러운 치와와처럼 거칠게 짖어대는 걸 불안한 눈빛으로 말리는 3명을 지켜보던 신수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그건데'



그가 중학생일 때 하교길에 주워왔던 혈통 귀한 강아지, 뽀삐. 비를 맞고 떨고 있는 노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집에 온 날, 그의 아버지는 '당장 그 개새끼 내다버리고 오지 않으면 끓여먹어 버리겠다'고 고래고래 고성을 터트리셨다.


그리고 현재 덩치가 그의 왜소한 아버지보다 건장해진 뽀삐는 그의 집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며 주말이면 거실에서 아버지를 깔고 누워 둘이 꼭 붙어서 티브이를 보곤 했다.


새벽녁 촬영을 끝마치자마자 휴대폰을 돌려받은 후 연습생들은 잠도 자지 않고 바로 오늘 녹화를 다녀간 방청객들이 뭐라고 후기라도 남기지 않았나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을 켰다.


그리고 그런 모두가 몇시간만에 포털 사이트를 점령한 실시간 검색어와 마주쳐야 했다.



[두근돌 센터 ㅂㅇㅇ]

[티에스 ㄱㅇㅅ]

[티에스 연습생 무단이탈]



아침 7시가 되자마자강은서와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두근두근 아이돌, 사전공개 방송 성황리에! 첫 센터는 누가?]

[티에스의 첫 출전, 중도이탈한 연습생의 정체는?]

[두근돌, 첫 촬영부터 이변! 대형기획사 연습생은 무대 중도포기로 네티즌의 화제]



각자 짐을 싸 부산스럽던 A등급의 방 안, 늘 강은서 옆에 달라붙어 동선을 같이 하던 서재경이 아직 짐을 싸고 있던 그에게 인사도 없이 서둘러 캐리어를 끌고 방에서 나서는 것을 보던 방유원이 강은서를 돌아봤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짐을 싸는 와중에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궁상맞은 모습. 그 방에 있던 모두가 입을 다물었지만, 새벽 내 인터넷을 점령한 강은서의 욕과 아침부터 쏟아져나온 기사를 이미 접한 이들 모두가 벌써부터 강은서와 거리를 두려하고 있었다.


같은 방을 쓰던 애들도 그럴 정도니, 퇴소 전 체육관에 집합해 있던 애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강은서는 모두가 가까이 할 생각도 못하던 동경의 대상에서, 한순간에 사람들이 꺼리는 존재가 돼있었다.


어느새 다른 사람과 친해진 서재경이 멀찍이에서 그를 외면하고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도 평소 에이스와 친해질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던 A등급의 왕따 방유원은 기어이 오늘 먹잇감을 꼬드겨 이곳까지 데려오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보나마나 바쁘다고 거절해도 안 듣고 온다고 할 때까지 들이댔겠지.'




방유원은 눈치가 없다못해 미저리처럼 들이대는 데가 있었으니까.


한숨을 푹푹 내쉬다 자신을 노려보는 도연무의 시선에 강은서가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뭐해? 방송 시작하잖아. 분위기 잡치지 말고 구석에 앉아서 찌그러져 있어. 넌 입만 열면 짜증나니까."

"... ."





"하핫. 도연무 츤데레야, 츤데레."

"... ."



좋아서 헤벌죽 벌어졌던 방유원의 입이 지옥에서 온 마귀처럼 안광을 부라리는 도연무의 표정에 바로 다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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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멀리 안 나갑니다 +2 22.06.22 331 17 13쪽
» 30화- 당장 내다버리고 오지 않으면 +2 22.06.21 367 19 9쪽
29 29화- 왕자와 거지 +3 22.06.20 415 20 11쪽
28 28화- 불편한 사람 +3 22.06.18 408 21 15쪽
27 27화- 쉽게 사는 게 나을텐데 +3 22.06.17 418 22 9쪽
26 26화- 공방 후기, 그리고 파란 +2 22.06.16 444 21 11쪽
25 25화- 꿩 대신 오리 +3 22.06.15 414 22 10쪽
24 24화- 내가 또 덕질을 하면 사람이 아니다 +3 22.06.14 408 23 10쪽
23 23화- 난 정말 네게 기대가 많아 +3 22.06.13 395 23 10쪽
22 22화- 나만 믿고 따라와 +2 22.06.11 405 22 11쪽
21 21화- 결전전야(決戰前夜), What’s the situation +2 22.06.10 418 23 12쪽
20 20화- 정말 괜찮은데 +1 22.06.09 440 26 10쪽
19 19화- 답답하면 직접 데뷔하자 +2 22.06.08 472 23 11쪽
18 18화- 서바 정병존(Zone)에 투신했던 사람은 그 후 어떻게 되었나 +2 22.06.07 486 22 15쪽
17 17화- 상금 대신 센터라니 가성비갑이네 +2 22.06.06 525 28 12쪽
16 16화- 무서운 건 너 +2 22.06.04 558 24 10쪽
15 15화- 어디서 배운거죠? +3 22.06.03 553 22 12쪽
14 14화- 쓰레기인 줄 알았더니 +2 22.06.02 554 29 11쪽
13 13화- 다시 태어나도 +2 22.06.01 542 24 13쪽
12 12화- 빠져나가봐 +3 22.05.31 529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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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입은 화의 근원 +2 22.05.28 606 21 20쪽
9 9화- 원수는 서바이벌에서 +3 22.05.27 679 26 11쪽
8 8화- 센터좌座 쟁탈전 (2) +5 22.05.26 720 24 15쪽
7 7화- 센터좌座 쟁탈전 (1) +1 22.05.25 807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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