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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형 광기무쌍 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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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세포
작품등록일 :
2023.11.21 20:01
최근연재일 :
2023.12.20 14:14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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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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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5,474

작성
23.11.2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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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블린 이터

DUMMY

고블린이 몬스터로 분류되는 이유는 인류에게 해가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헌터들 사이에서 최약체 몬스터 취급받지만, 이세계의 먹이사슬 피라미드 속에서 멸종하지 않고 바퀴벌레처럼 살아남은 끈질긴 녀석들이었다.


그리고 [불사] 스킬을 보유한 박진후는 그런 고블린 녀석들에게 있어, 아주 좋은 식량이나 마찬가지였다.


저벅저벅.


쪽잠을 자고 있던 박진후의 정면에 기척이 느껴졌다.


키가 1m 남짓한 자그마한 고블린이었다. 그런 녀석의 손에는 녹슨 단검이 들려 있었다.


미숙한 F급 헌터들을 죽여서 얻은 단검이었다.


-키릭!! 키르르륵!!


비웃음을 흘리며, 어깨를 들썩거리던 고블린 녀석이 녹슨 단검을 하늘 높이 추켜올렸다.


그리고 내리찍는다.


푸-욱!!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녹슨 칼로 살을 헤집고 도려내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하기 그지 없었다.


동시에, 단편적인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이 고블린 동굴에서 하루에 10번씩 허벅지와 배, 엉덩이가 잘려나갔지.’


정신이 망가지면서, 백치가 되기 직전까지 내몰렸었다.


박진후가 광기어린 미친놈으로 각성하게 된 이유가 이러한 고문 아닌, 고문 때문이었다.


인육을 얻은 고블린 녀석이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홀로 남은 박진후는 허벅지에서 새살이 돋는 것을 보며 피식, 웃었다. 스킬 [불사]가 축복이자, 저주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죽고 싶은 고통 속에서 기절해도, 죽지는 않는다.


혀를 깨물고 자살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했다.


구속된 상태에서 고블린의 식량으로 전락한 채, 기약없는 허송세월을 강제로 보내야만 하는 것이다.


박진후의 두 눈이 광기로 물들었다.


‘이창수, 내 손으로 다시 한 번 죽여주마.’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강해져야만 한다.


‘회귀 전에는 열흘 동안 감금됐다가 뒤늦게 탈출을 시도했었지.’


고블린이 경계나 보초도 대충서고, 틈만 나면 자빠져 잠을 자고 있었기에 운 좋게 도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스킬이 초기화되는 바람에 당장에 사용할 수 있는 공격 스킬같은 건 없지만 EX급 헌터였을 적의 기억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EX급 헌터의 반열까지 오르면서 쌓았던 내 경험과 센스, 기억, 결단력.’


박진후는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아니,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는다. 이 동굴에 있는 고블린들을 전부 죽여버려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체감 상, 세 시간이 지날 무렵.


스-으윽.


식량이 부족해졌는 지, 고블린이 박진후를 찾아왔다. 다만, 기존에 찾아오던 녀석과는 다른 놈이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다.’


지팡이를 손에 쥔 고블린이 박진후를 보며 킬킬, 웃었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 특별하다. 비, 상식량.”


박진후 역시 웃으며 물었다.


“너 주술사지?”


고블린 사이에서 드물게 생겨나는 돌연변이처럼 특별한 존재, 고블린 주술사.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띄엄띄엄 말했다.


“헌터의, 지식······을 줘라. 고기를, 주겠다······.”


마치, 포상을 줄 것처럼 유혹하는 게 매우 지능적이었다.


박진후는 회귀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를 박박 갈았다.


‘미주알고주알, 아는대로 전부 설토하고 고기를 얻기는 했지, 시발.’


문제는 고블린 주술사가 준다던 고기의 정체가 다름 아닌, 박진후의 재생한 살점이라는 거였다.


‘이번 생은 다를 거다.’


박진후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어.”


고블린 주술사는 지식에 대한 탐욕을 드러내며 박진후에게 접근해왔다.


“뭐······라고?”


초록색 귀를 기울이며, 재차 질문을 던지는 녀석.


박진후는 또박또박 말했다.


“고블린 슬레이어.”


“그, 게······뭐지?”


“내 미래, 십새끼야.”


박진후는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고블린 주술사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그리고 녀석의 살점을 잘근잘근 씹어먹었다.


불시에 벌어진 기습에, 고블린 주술사는 아직도 우왕좌왕하기 바빴다.


우두두두둑.


박진후는 스스로 팔과 다리를 부러뜨려 밧줄을 풀어냈다. 고통만 감수할 줄 안다면 이 정도 잡기술은 별 것 아니었다.


스-으윽.


박진후가 주술사의 앞에 섰다.


주술사는 공포와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비명을 지르려 했고, 박진후는 그런 녀석의 목을 붙잡았다.


고블린이 성가신 이유는 독침을 쏘거나 집단으로 공격하여 칼침을 놓는 둥, 영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체는 더할나위 없이 약해빠졌다.


여자의 완력으로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였다.


“끼, 끼으으으윽!!”


지팡이를 바닥에 떨어뜨린 녀석이 바다에 빠진 사람처럼 팔을 허우적거렸다.


박진후는 광기로 얼룩진 눈으로 고블린 주술사의 눈을 마주했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고블린 슬레이어 취소할게. 고블린 이터가 나한테 훨씬 걸맞는 것 같거든. 아, 맞다. 그거 알아? 인간은 잡식동물이야.”


녀석의 눈에 의문이 떠오른 찰나.


박진후는 입을 벌렸다.


콰-드드드득!!

우드드득!!

우득우득!!


박진후가 보유한 스킬 중 하나, [괴식].


발동조건은 매우 단순하다. 몬스터를 직접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킬을 습득했다는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스킬, 최하급 저주술을 습득하였습니다]


[괴식] 스킬의 숙련도는 레벨 1이므로, 10마리 먹어야 1마리 꼴로 스킬을 흡수할 만큼, 확률이 매우 낮다.


즉, 10퍼센트의 확률을 뚫고 스킬을 흡수한 것이다.


‘이럴 때만 운이 좋네.’


박진후는 입가에 묻은 녹색피를 손등으로 대충, 닦아준 후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처럼 넓은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굴 바닥에 늘어진 채,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고블린 녀석들이 보였다.


눈대중으로 숫자를 파악한 박진후는 살금살금 가까운 고블린에게 접근해, 목을 쥐고 부러뜨렸다.


우드드득-


‘대충, 열마리 남았나?’


고블린 시체의 허리춤에 달려 있는 녹슨 단검을 챙겼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팔자좋게 퍼질러 자는 녀석들에게 다가가, 목을 붙잡고 심장을 찔렀다.


푸-욱!!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좀비처럼 피칠갑을 한 상태로 근처에 있던 고블린들을 모조리 죽였다. 죽인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박진후는 녀석들의 시신을 먹기 시작했다. 일련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킬, 조잡한 새총 제조법을 습득하였습니다]

[스킬, 최하급 마비독 제조법을 습득하였습니다]

[스킬, 근본없는 허접한 단검술을 습득하였습니다]


열심히, 처먹은 보람이 있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만큼, 여유가 없는 지금은 쓰레기 스킬이 하나라도 더 필요했다.


박진후는 주술사에게서 얻은 스킬 하나를 제외하고, 남은 스킬들을 전부 [융합]의 재료로 사용했다.


[융합에 성공하였습니다.]

[스킬, 최하급 단검술을 습득하였습니다.]


“후우, 내 처지가 너무 처연하네.”


어디 지나가는 행인 붙잡아다가 신세한탄 좀 하고 싶다.


전문용어로 푸념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인생 탄탄대로 걸으며 노후자금까지 제대로 마련해놨는데 회춘의 돌인줄 알고 먹었던 게 회귀의 돌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재수도 적당히, 없어야지.


뭐, 어떻게 보면 회춘한 거기는 했다. 결과론적으로 젊어지긴 했으니까.


문제는 48년 동안 모아왔던 스킬과 돈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달라질 것도 없으니 어떻게든 적응해야만 했다.


박진후는 방금 얻은 따끈따끈한 스킬, [최하급 단검술]로 고블린의 시체를 도축했다.


지름 0.5cm 될만한 작은 마석을 챙겨, 주머니에 넣었다.


마석 열댓 개를 주머니에 넣은 후, 중얼거리듯 말했다.


“슬슬, 함정 설치해야겠네.”


고블린 주술사가 있던 동굴이다. 평범한 고블린 열댓 마리가 전부일 리, 없었다.


박진후는 고블린 시체를 한 군데 쌓아둔 후, 시체 더미 옆에 주술사의 지팡이를 세워두었다.


‘하, 68살 처먹고 고블린이랑 싸우는 날이 다시 올 줄이야.’


짧게 탄식을 내뱉은 박진후는 멀찍이서 들려오는 고블린의 음성에, 재빨리 시체 더미 속을 파고들었다. 이윽고, 고블린 무리가 등장했다. 180cm 정도 키를 가진 고블린 워리어가 동물의 다리뼈를 몽둥이 삼아 들고 있었고 5마리의 고블린이 그 뒤를 따르는 게 보였다.


-키르륵, 키륵키륵?

-크르륵!!

-키륵키리릭!!


고블린 워리어가 시체 더미로부터 거리를 벌리며, 조심스럽게 주변을 정찰했다.


두 마리의 고블린이 시체 더미로 접근해왔다. 이내, 박진후와 고블린의 시선이 마주쳤다.


박진후는 시체 더미 속에서 단검을 내질러, 고블린의 미간을 찔렀다.


푸-욱.

털썩.


노련함이 담긴 EX급 헌터의 기습을 고블린 따위가 피하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이어서, 옆에 있던 녀석의 목도 그어버렸다.


스걱!

털썩.


모든 게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박진후는 고블린 시체를 밀쳐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워리어 하나에 일반 세 마리 남았나. 까다롭네.”


어렵지만 충분히, 해볼만 한 싸움이라고 판단했다.


박진후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고블린을 향해 돌진했다. 동시에, 두 눈을 부릅떴다.


‘뭐, 뭐지?!’


아무리, 스킬이 초기화 됐어도 그렇지, 이 복장 터질만큼 느릿한 움직임은 무어란 말인가?


1분 1초가 중요한 싸움에서 굼뜬 움직임은 저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나 마찬가지였다.


조만한 체력 보조 스킬 하나를 흡수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고블린의 미간에 녹슨 단검을 투척했다.


휘리리릭!! 푸-우욱!


정확도는 불만족스러웠지만 어쨌든, 명중했다.


박진후는 고블린 시체 더미에서 단검을 두 개 꺼내서, 남은 두 녀석한테 던졌다.


푸-욱!

털썩!

푹!!

털썩!


이제 남은 건 워리어 하나.


스으-윽!


‘······응?’


어느새 접근한 고블린 워리어가 뼈몽둥이를 휘둘러, 박진후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콰-지이익!!


“크흐으읍?!!”


평범한 고블린과 다르게, 오크처럼 근육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는 녀석의 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박진후는 비틀거리며 신체의 중심을 잡느라 애를 먹어야만 했다.


고블린 워리어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박진후를 쳐다보고 있었다.


동족이 죽었음에도 저렇게 기고만장한 걸 보면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듯 했다.


박진후에게는 절호의 기회나 마찬가지였다. 녀석이 알아서 방심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진후는 자포자기한 표정을 연기하며 고블린 워리어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허억, 허어어억!!”


폐가 터질 것 같이 고통스러우며 호흡이 불안정했지만 어차피, 죽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개의치 않았다.


후-우우웅!!


박진후는 왼쪽 어깨를 향해, 다가오는 뼈몽둥이를 보며 생각했다.


‘피할 수 없다.’


사실, 피할 생각도 없었다. 뼈를 내어주고 목숨을 취할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우-드드드득!!


어깨가 기괴하게 비틀린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푸-우우욱!!


박진후는 워리어의 관자놀이에 녹슨 단검을 깊숙이 꽂아넣었다.


쿠-우웅!!


녀석이 실 끊어진 인형처럼 옆으로 쓰러졌다.


“허억, 허어어억!! 허어어어억!!”


박진후는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 휴식을 취해준 후, [괴식]을 활용해 고블린 녀석들의 스킬을 흡수했다.


[스킬, 몽둥이 찜질을 습득하였습니다]

[스킬, 저질체력을 습득하였습니다]


시발, 누가 고블린 아니랄까봐.


안 그래도 저질체력인데, 스킬까지 더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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