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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노력형 광기무쌍 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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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세포
작품등록일 :
2023.11.21 20:01
최근연재일 :
2023.12.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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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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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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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구원(2)

DUMMY

박진후는 설유나를 데리고 인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서 설중현을 찾았다.


‘이건······최악이군.’


EX급 헌터였던 회귀자, 박진후는 한눈에 봐도 설중현의 상태가 매우 위급하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수술을 한다고 쳐도 생명만 조금 연장될 뿐 죽음은 면치 못할 게 내다보였다. 박진후는 급한대로 실신한 설유나를 깨워서 수술 동의서를 작성하라고 일러주었다.


“흐, 흑흑!!”


설유나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손으로 수술 동의서를 작성했다. 불안으로 점철된 그녀의 눈빛을 보며 박진후는 생각했다.


‘빙후(氷侯)가 되는 계기가 이거였나.’


설중현에게 모진 말을 내뱉었던 설유나다. 이대로 설중현이 사망에 이른다면, 설유나는 평생토록 트라우마를 껴안은 채 짙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갈 터였다.


수술 동의서 작성을 마친 설유나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박진후에게 물었다.


“우, 우리 아빠 수술하면 살 수 있는 거지? 그렇지?”


“아니, 죽어.”


박진후의 말에 설유나는 판사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처럼 절망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머리를 숙였다.


“아직, 사과도 못했는데······. 나 때문이야. 내가 콱, 죽어버리라고 해서, 그래서······끄으윽!! 끕!!”


박진후는 자책하는 설유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말했다.


“딱히, 네 잘못은 아니야. 유나 네 아버지를 저렇게 만든 사람의 잘못이지.”


“지, 진후야. 너 헌터지? 치료 스킬을 지닌 각성자를 소개해줘!! 스, 스킬의 힘이라면 우리 아빠도 고쳐낼 수 있을 거야. 돈은 얼마가 들던 지, 평생토록 벌어서 갚을게······응?”


“불가능해.”


“어, 어째서?”


“최상급 치료 스킬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어. 하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효과를 지닌 스킬은 제약이란 게 존재해. 이를테면, 상처를 입은 후 30초가 지난 시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든가, 하루에 한 번만 쓸 수 있다든가, 시전자가 부상자의 고통을 대신 짊어진다든가, 등등.”


물론,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괴물같은 각성자들이 간혹, 존재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러한 세계 정상급 치료 스킬 각성자라면 고용 액수가 천문학적일 터였다.


“아빠를 살리려면 뭐라도 해야만 하잖아. 근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모르겠다고!!”


설유나가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부친이 죽어가는데 방관만 해야한다는 사실이 뼈아팠던 탓이다. 박진후는 그런 설유나를 보면서 말했다.


“불확실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설유나는 지푸라기든 썩은 동아줄이든 닥치는대로 붙잡고 싶은 심경이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박진후에게 물었다.


“뭐, 뭔데?”


“내가 중현 아저씨를 고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오는 거야.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곤 장담 못해. 그래도 시도 해보긴 해야겠지. 아마, 일주일 정도 걸릴 거야. 그 전에 죽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헛된 희망은 갖지 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박진후는 몸을 일으키며 기지개를 켰다. 설유나는 그런 박진후를 보며 은연 중에 듬직하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대장간에서 내가 실신했을 때부터 진후가 곁에서 침착하게 도와줬구나.’


혼란으로 인해 좁혀져 있던 시야가 조금이나마 되돌아온 설유나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어째서 나랑 아빠를 이렇게까지 도와주는 거야?”


실로, 합당한 의문이었다. 박진후가 굳이 둘을 위해 나설 필요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설중현의 밑에서 기술을 배우고 있다곤 하지만 엄연히, 1억이라는 대가를 지불했다. 또한, 박진후와 설유나가 연인 사이인 것도 아니었다.


회귀자, 박진후는 빙후라 불렸던 노파, 설유나를 떠올렸다.


‘부모도 제자도 자식도 친구도 연인도 곁에 없었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마음의 벽은 철옹성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 그로 인해, 그녀는 언제나 외톨이였다.


감상에 젖어 있던 박진후가 설유나를 보며 말했다.


“너랑 친구가 되고 싶으니까.”


매우 낭만적인 발언.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헌터라서 그런 지, 설중현을 고치고 나면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 지, 머릿속으로 계산기 두드리기 바빴다.


*


제주도 남해에 위치한 지귀도.


바다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장소로 외부는 암석이 가득했고, 중앙은 나무가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박진후는 현재, 지귀도 중앙을 수색 중이었다.


‘대충, 여기에 있을텐데.’


약 3시간에 걸쳐 분주히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발견했다. 시내 도로변에 있는 직사각형의 배수구 크기 정도로 작은 게이트였다. 머리부터 들이밀어야 겨우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입구가 협소했다.


박진후는 게이트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지금 보니까, 이게 국내 최초의 초대형 게이트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겠네.”


겉보기에는 마치, 폐쇄되기 직전의 게이트 같았다. 그 크기가 몹시 작았던 탓이다. 하지만 반대였다.


이 게이트는 훗날 급속도로 확장된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다. 확장된 게이트를 타고 이세계에서 초대형 몬스터가 건너오기까지 한다. 물론, 미래에 생길 사건이지, 지금 당장 벌어질 일은 아니었다.


박진후는 게이트를 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이세계로 가서 개고생할 걸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착잡하네.’


솔직히, 들어가기 싫다. 무려, 초대형 몬스터가 서식하는 지역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어가는 설중현을 고치려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박진후는 눈 딱감고 게이트로 진입했다.


*


게이트 옆에 헌터 전용 나침반의 매개체로 쓰이는 핀을 꼽은 박진후가 주변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여긴 언제봐도 대박이네.”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가 않았다. 눈대중으로만 봐도 나무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마치, 배를 타고 항해 하다가 폭풍우에 휩쓸려, 거인국에 착륙한 걸리버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박진후는 길 가다가 자신보다 체구가 큰 개미와 조우했다. 불꽃 개미란 명칭을 지닌 녀석으로, 단단한 외피를 가진 게 특징이었다. [검기]나 [강기] 혹은 외피를 관통하고 내장을 박살내는 스킬, [침투경]을 보유한 헌터들이 사냥감으로 자주 찾는 곤충형 몬스터이기도 했다.


-키르르륵.


더듬이를 움직이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녀석.


박진후는 창을 거머쥐고 심호흡했다.


“스읍!! 후우우······”


이내, 발을 들어 올렸다가 세차게 땅을 밟았다.


쿠-우웅!!


허리와 어깨를 움직이며 있는 힘껏, 창을 내질렀다.


쉬-이이익!!


전신을 사용한 일점 찌르기.


목표는 녀석의 자그마한 검정색 눈알이었다.


푸-우우욱!!


박진후의 창이 불꽃 개미의 눈을 꿰뚫고 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끼에에엑!!!!


단말마에 비명을 지르다가 결국, 죽었다. 박진후는 무기를 회수하고 창에 묻은 녹색 체액을 털어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녀석을 괴식했다가는 이빨이 다 부러지겠네.”


여기에 온 목적은 사냥이 아니라, 특정 몬스터를 잡고 스킬을 흡수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한 자리에 머물러봤자 좋을 게 없었기에 재빨리 이동을 개시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쿠-웅!!

쿵!!


키가 15m 달하는 중형 몬스터, 오우거를 발견했다. 6층 건물에 달할 만큼 거대한 녀석은 잡식성이었다. 곤충이든, 풀이든, 동물이든 살기 위해서라면 뭐든 지 주워먹는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C급 이상의 헌터 수십 명이 달려들어야지만 공략할 수 있는 네임드 몬스터이기도 했다.


박진후는 구석에 숨어서 오우거가 멀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웬 걸?


쉬에에에엑!!

콰드드득!!


하늘에서 추락하듯 내려온 괴조 한 마리가 칼날같은 부리로 오우거의 머리통을 뜯고 지나갔다. 뇌를 파먹는 조류형 몬스터, 뇌식조의 소행이었다.


‘저, 저건 먹고 가야지!!’


박진후는 머리 없는 오우거의 시체를 향해 헐레벌떡 달렸다.


우걱우걱!!

오물오물!!


[괴식]으로 인한 섭취는 따로 포만감이 차오르질 않았다.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아공간으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스킬, 중급 육체강화를 습득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횡재였다.


‘확실히, 강한 몬스터를 괴식할수록 유용한 스킬을 얻을 수 있네.’


스-으윽.


박진후는 귀를 자극하는 기척과 정수리를 자극하는 서늘함에 식겁해서 재빨리 뒷걸음질쳤다.


쿠-웅!!


박진후가 있던 자리로 돌덩이가 떨어졌다. 위를 보니, 박진후와 비슷한 체구의 고릴라가 나뭇가지 위에서 웃음 짓고 있었다.


-우호우호!!


숲의 장난꾸러기이자 말괄량이라 불리는 임프 고릴라다. 녀석은 고양이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었다. 새나 쥐를 장난감 삼아서 가지고 놀다가 죽이는 것처럼 임프 고릴라 역시, 먹잇감을 가지고 놀다가 흥미가 식으면 죽여버린다.


임프 고릴라가 박진후를 보며 엉덩이를 내밀었다.


-뿌우우웅!!


누가 성질머리 고약한 몬스터 아니랄까봐, 대놓고 방귀 뀌면서 도발하고 자빠졌다.


‘성가시네.’


놈의 주특기는 나무 타기와 돌 던지기였다. 즉, 원거리 공격에 특화되어 있으며 매우 날렵했다. 다만, 놈이 성가신 이유는 따로 있다. 그건 바로, 지능이 높다는 것이다. 임프 고릴라의 지능은 성인 남성의 평균 지능에 준한다. 마치, 연구소의 피험체로 있다가 탈출한 고릴라같은 녀석이었다.


박진후는 최하급 저주술로 임프 고릴라의 신체능력을 저하시킨 후, 어둠의 정령을 소환해 녀석의 눈을 가렸다. 그리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다.


‘굳이 싸워줄 필요가 없지.’


이세계 야생은 싸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어부지리를 노리는 몬스터가 득실거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송은미가 있었더라면······.’


파티의 믿음직한 탐색자, 송은미를 떠올렸다. 하지만 일부러 데리고 오지 않았다. 여기는 박진후조차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우호호호호호!!!!


따돌렸다고 생각한 임프 고릴라가 멀찍이서 쫓아오는 게 보였다. 박진후는 수상할 정도로 스토킹을 잘하는 녀석에게 시선을 두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악착같이 쫓아올 정도로 질긴 놈이라면 차라리, 죽여야겠지.’


“스으으으읍!!”


숨을 깊게 들이 마시고, 임프 고릴라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며 있는 힘껏, 창을 투척했다.


쐐-애애애액!!


적절한 순간에 어둠의 정령을 소환해서 임프 고릴라의 시야를 차단했다.


푸-우우욱!!


박진후의 창이 임프 고릴라의 미간 사이에 적중했다. 녀석은 단말마의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 채 즉사했다.


“이딴 일에 심력 소모하긴 싫었는데.”


이제 곧 저녁이다.


야행성 몬스터들이 활동할 시간이었다.


박진후는 [땅파기] 스킬을 사용해 임시로 사용할 공간을 만들었다.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손톱과 손가락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스킬, [불사]로 인해 금방 재생됐다.


스-으윽!!

쯔즈즈즈즉!!


죽은 임프 고릴라의 가죽을 벗겨서 담요 대신 사용할 작정으로 임시 거처에 집어넣었다. 근처에 널린 나무의 껍데기를 뜯어서 창으로 숨구멍을 뚫어준 후 임시 거처로 들어가, 출입구를 단단히 틀어막았다.


이윽고, 찾아온 저녁.


콰-아앙!!

콰지지직!!

-끼에에에에엑!!

-아우우우!!


야행성 몬스터들이 주변에서 활개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형 몬스터가 박진후라는 인간 하나를 먹자고 접근할 일은 없겠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앞 일은 아무도 모른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박진후는 숨을 죽인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로부터 약 이틀 후.


박진후는 발견했다.


죽어가는 설중현을 고치기 위한 실마리를 가진 녀석을.


‘세러피 슬라임.’


이세계 먹이사슬 피라미드에서 최상위권에 속한 무시무시한 슬라임이었다. 근데 생긴 건 하찮았다.


작가의말


추천 감사합니다!!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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