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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노력형 광기무쌍 회귀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글세포
작품등록일 :
2023.11.21 20:01
최근연재일 :
2023.12.20 14:1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4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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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5,474

작성
23.11.21 20:05
조회
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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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글자
11쪽

회귀 싫어

DUMMY

게이트 너머의 이세계.


사룡, 벨루카스의 지하미궁.


인생 밑바닥에서 시작해, EX급 헌터의 반열까지 올라온 인류 최강의 헌터, 박진후는 현재, 제왕종으로 분류되는 사룡, 벨루카스와 대치 중이었다.


벨루카스는 자신을 끈질기게, 악착같이 쫓아온 박진후를 별종 보듯 했다.


[벌레같은 인간 주제에······]


“그 벌레들이 널, 구석까지 몰아넣었지. 미친 종말룡 새끼야.”


벨루카스를 종말룡이라고 칭한 이유는 몹시 간단하다. 저 정신나간 드래곤이 중국 인구 절반을 몰살시켰기 때문이다.


인간을 숙주로 삼아 혈액감염을 일으키는 기생몬스터 패러사이트를 살포하고, 공기를 통해 인간을 변이시키는 전염마법과 사령술까지 총동원해, 재앙 3종 세트를 중국에 퍼뜨린 장본룡이 바로, 벨루카스였다.


중국의 헌터 협회와 정부에서 패러사이트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을 땐, 이미 사망자가 셀 수 없을 만큼 속출한 이후였다.


중국은 복수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여, EX급 헌터 10명으로 구성된 토벌대를 구성한다.


토벌대가 벨루카스에게 막대한 대미지를 입히긴 했지만 끝내 죽이지 못하고, 토벌대는 전멸한다.


이후, 중국이 세계 헌터 협회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게 되며, 각국에서 헌터들을 지원하게 된다.


그렇게 파견된 헌터 중, 한 명이 바로 한국의 단, 한 명 뿐인 EX급 헌터, 박진후였다.


물론, 한국의 헌터 협회나 정부의 의지가 아니었다. 박진후 2차 토벌대에 참여하겠다고 자진 요청한 거였다. 중국의 절반을 궤멸시킨 미친 재앙을 죽이려면 1차 토벌대가 상처를 입힌, 지금이 적기라고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래, 미개한 인간 녀석들이 합심해, 내게 이만한 대미지를 입힐 줄은 나도 몰랐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너희들은 나를 신처럼 떠받들며 모시게 될 거다. 그것은 하늘이 내린 숙명이자, 이치이다.]


검정색 비늘이 전신을 뒤덮은 거대한 드래곤, 벨루카스는 콧방귀를 뀌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것은 브레스를 쏘기 직전의 예비 동작이었다.


“무슨 놈의 드래곤이 중2병에 걸린 것처럼 지껄여대는 지, 캬아악!! 퉤엣!!”


박진후는 걸쭉한 가래침을 바닥에 뱉은 후 창대를 붙잡고, 벨루카스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몬스터한텐 매가 약이지!!’


박진후는 광기 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외쳤다.


“오늘 드래곤으로 보신탕 한 번 끓여 먹어보자!!”


용 고기가 몸에 그렇게 좋다든데.


드래곤의 심장까지 먹으면 불로장생 한다든가?


사생결단을 낼 작정으로 싸웠다. 어차피, 누구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차츰, 시간이 흐를수록 우세를 점한 박진후가 기어코, 벨루카스의 머리를 창을 박아넣었다. 아주 깊숙이.


벨루카스의 두 눈이 서서히 흐릿해져간다.


[제기랄, 내게······회복할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더라면······.]


쿠-우웅!!!!


박진후는 이미, 주검이 된 사룡을 발끝으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내가 미쳤다고 너같은 괴물한테 휴식 시간을 주겠냐? 그리고 너 인간을 얕봤잖아. 그것만으로도 뒤질 이유는 충분하지.”


물론, 박진후라고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사룡과 싸우면서 한 쪽 팔이 뜯겨져 나갔을 뿐만 아니라, 심장도 관통당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즉, 만신창이라는 의미다. 뭐, 죽을 일은 없다.


박진후가 인류 최강이라 불릴 수 있게 만들어준 스킬 중 하나가 [불사] 였기 때문이다. 가만히 놔두면 뜯겨진 팔도 구멍 뚫린 심장도 알아서, 재생될 터였다.


박진후는 미궁 벽에 기대서 휴식을 취하며 상처가 회복된 것을 확인한 후, 벨루카스의 시신을 생으로 뜯어먹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 앞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스킬, 사룡의 숨결을 습득하였습니다]


이 역시, 박진후가 지닌 스킬 중 하나였다.


[괴식].


섭취한 몬스터로부터 일정 확률로 스킬을 흡수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고블린 같은 허접한 몬스터를 상대로 [괴식]을 사용할 경우 쓰레기 스킬밖에 습득하지 못하지만 드래곤처럼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로 [괴식]할 경우 [사룡의 숨결]같은 유용한 스킬을 습득할 수 있었다.


“후우, 이제 지구로 귀환하기만 하면 되나?”


벨루카스의 시체를 가지고 지구로 귀환하면, 인류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박진후의 이름 세글자와 함께 말이다.


물론, 박진후는 역사에 관심 없었다. 학창 시절, 역사 수업 시간에 코를 골면서 잠꼬대 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박진후는 벨루카스의 시체를 쳐다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드래곤이라 그런가, 활용할 데가 참 많을 것 같단 말이지.’


비늘하고 가죽은 방어구 만들 때 쓰면 되고, 이빨은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뼈는 그냥 박물관에 기증하면 될 것 같고.


“일단 도축부터 해볼까.”


박진후는 벨루카스의 배를 가른 후, 돌처럼 딱딱한 심장을 끄집어냈다.


‘뭐지? 심장 표면에 마법진 같은 게 새겨져 있네.’


박진후는 호기심 가득한 눈을 한 채, 후천적으로 습득한 스킬, [분석]을 사용했다.


[사룡의 드래곤 하트(리버스톤)]

-섭취자의 시간을 되돌립니다.


‘회춘의 돌이라니! 이걸 먹고 젊어져서 청춘 좀 즐겨봐야겠네!’


박진후의 나이, 68세.


F급 헌터에서 EX급 헌터가 될 때까지 악착같이 싸우다가 정신 차려보니, 68세였다. 그가 아는 거라곤 이세계 생존 방식과 몬스터를 효율적으로 죽이는 법, 머더러 색출해서 죽이는 방법 등등 헌터와 관련된 지식 뿐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외골수는 아니다.


‘미녀랑 데이트도 해봤고, 취미생활도 즐겨봤으니까. 이 정도면 인생 제대로 산 거지.’


정확히는 미녀 ‘헌터’ 와 함께 죽어라 몬스터와 사투를 벌인 게 전부였지만.


어쨌든, 돌아보면 추억이긴 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단숨에 회춘하고자 손에 들린 드래곤 하트를 이빨로 씹었다.


오도독, 오도도독!!


강철도 씹을 수 있는 튼튼한 이빨을 보유한 박진후였기에, 먹는데 지장은 없었다.


스아아악-!!


박진후의 발밑에서부터 검정색 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바닥에는 영문 모를 마법진같은 게 생성됐다.


[리버스톤(회귀의 돌)을 섭취하였습니다. 사용자의 시간을 되돌립니다.]


“······회춘이 아니라, 회귀라고?”


이게 무슨 개같은 소리란 말인가?


파릇파릇한 젊은 시절, F급 헌터였을 적부터 개고생해가며 겨우겨우, EX급 헌터에 도달했다.


당연히, 온갖 액운과 재앙을 물리치고 끊임없이 고통과 성장을 반복해야만 했다.


은퇴하고, 모아둔 재산으로 인생을 좀 느긋하게 즐겨보려고 했더니, 회춘이 아니라 회귀라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이게 잘못해석한 대가인가?


“씨이이······발.”


남들이야,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수도 있다.


지난 과오를, 후회했던 순간들을 고치고 싶다거나, 로또 당첨번호를 적어서 벼락부자가 된다거나 비트코인을 풀매수 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근데, 박진후는 아니었다.


돈과 명성, 권력 전부 제 손으로 차지했기에, 후회 한점조차 없었다.


“취, 취소!! 회귀 취소한다고!! 취소오오오!!!!”


박진후는 허공에 대고 정신병자처럼 미친듯이 외쳐댔지만, 소용없었다.


검은 안개는 미궁을 가득 채우다가 끝내, 박진후를 집어 삼켰다.


*


짜-아아악!!


“일어나 새끼야.”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밧줄로 전신이 묶여 있는 가운데.


청년, 박진후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시야를 가득 차지하는 남성을 보며 말문을 열었다.


“너 누구냐?”


뺨에 흉터가 있는 녀석인데, 박진후의 기억 속에 없는 얼굴이었다. 아니, 너무 오래 돼서 기억조차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몇 년 전으로 회귀한 거지?’


짜아아악!!


“끄으으으응.”


의문에 대한 답을 해소할 겨를도 없이 남성이 자꾸만 박진후의 뺨을 때렸다.


남성은 바닥에 걸쭉한 가래침을 뱉으며 험악한 말투로 말했다.


“이 새끼,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냐? 나 이창수다. 지금부터 너 죽일, 머더러.”


“이창수가 뭔데? 어디 족보도 없는 개새끼가 자꾸 짖어대네. 빨리, 풀어라. 좋은 말로 할 때.”


“뭐 좋은 말?푸하하하하하!! 하기야,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니, 실성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가?”


“벌레가 말을 하는군.”


박진후는 사룡, 벨루카스를 연기하며, 이창수를 벌레취급했다.


“이상하네, 사람이 한순간에 뒤바뀐 거 같아. 너 뭐 귀신한테 빙의당했냐?”


이창수가 시종일관 침착한 박진후를 신기한 동물 보듯 쳐다봤다.


회귀자, 박진후는 그게 몹시 기분 더러웠다.


‘이런 새끼한테 목숨 구걸해봤자 소용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도발이나 해야겠다.’


박진후는 이창수의 안면에 걸쭉한 가래침을 뱉으며 말했다.


“이창수가 누군진 몰라도 네 애미, 애비가 널 거지같이 키웠다는 건 확실히 알겠다!! 형제는 있냐? 네 형이나 동생도 머더러면 네 부모님이 저승에서 대성통곡하겠다, 새꺄!”


박진후의 거침없는 욕설에 이창수는 정색하며 팔을 휘둘렀다.


푸-우우욱!!


박진후는 정수리에 꼽히는 단검의 감촉과 함께 의식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EX급 헌터가 된 이후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굴욕을 회귀한 지금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박진후는 지독한 독종이었다. 한 번 표적으로 삼은 먹잇감은 죽어도 놓지 않는 미친 사냥꾼이었다.


이창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머릿속 깊이 새겨넣었다.


‘두고보자!!’


*


눈 떠보니, 낯선 동굴이었다.


그것보다 회귀 직후, 정수리에 칼침 맞는 더러운 경험은 태어난 이래, 처음겪는 일이었다.


‘덕분에 떠올랐다. 이창수!!’


정수리에 칼침 맞고나서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걸 보면 확실히, 충격요법이란 게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이창수.


박진후를 광기어린 미친놈으로 각성하게 만들어준 녀석이다.


보답으로 사지를 뽑아버리고 싶을 만큼, 아주아주 고마운 녀석이었다.


“하아······”


한숨을 내쉬었다.


1년이나 10년 전으로 회귀한 게 아니다.


무려, 48년 전으로 회귀했다.


박진후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 개고생을 또 해야한다고?”


10년 전에 있었던 일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마당에, 48년 전이라니.


심지어, 지구도 아니고 이세계의 어딘지도 모르는 동굴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구해줄 사람이나 친구도 없다.


“스킬창.”


===========


<보유 스킬 목록>


▶불사(Lv.1).


-죽음을 거부한다.


▶괴식(Lv.1).


-죽은 몬스터를 섭취할 시, 일정 확률로 해당 몬스터의 스킬을 흡수한다.


▶융합(Lv.1).


-스킬을 합성할 수 있다. 낮은 확률로 상위 등급의 스킬이 탄생한다. 실패할 경우, 스킬이 소멸한다.


===========


‘각성 초기에 있던 스킬 세 개가 전부네.’


심지어, 수십 년에 걸쳐서 악착같이 올렸던 스킬의 숙련도 레벨도 전부 초기화됐다.


정말로, 착잡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박진후가 어둠에 적응할 무렵, 무언가가 접근해왔다.


-키르륵!! 키륵키륵!!


고블린이었다.


박진후를 먹으러 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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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엘제스
    작성일
    23.12.09 21:50
    No. 1

    재미있게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고추냉이
    작성일
    23.12.11 15:58
    No. 2

    전개보소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8 개짜
    작성일
    23.12.13 10:28
    No. 3

    심장파열에 팔과다리 한쪽씩 뜯겼는데 발끗으로 툭툭 ? 먼 가 상상이 안가네 그럴듯해야 그러려니 하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글세포
    작성일
    23.12.13 12:02
    No. 4

    처음엔 악플인 줄 알았습니다. 1화 처음부터 다시 읽어봤습니다. 틀린 말 하나 없더군요.

    추가로 부자연스럽게 읽히는 부분이 없는 지 계속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적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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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오크로드(2) +1 23.12.07 1,194 32 12쪽
18 오크로드(1) +2 23.12.06 1,242 38 14쪽
17 암시장(2) +2 23.12.05 1,306 36 14쪽
16 암시장(1) +1 23.12.04 1,366 3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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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승급시험(4) +1 23.12.02 1,350 37 14쪽
13 승급시험(3) +1 23.12.01 1,426 39 16쪽
12 승급시험(2) +1 23.11.30 1,546 3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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