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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Fox7

여우 : 아웃사이더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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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Fox7
작품등록일 :
2016.08.16 11:33
최근연재일 :
2016.11.18 18: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64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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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1,445

작성
16.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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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 테크로맨서

DUMMY

여우님과 연락이 두절된지 벌써 1시간이 지났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과 1시간 전까지만해도 수사로 인해서 경찰이 붐비던 이곳은 눈 닿는 곳마다 시체들이 그득하였다. 경찰들은 물론이거니와 무고한 민간인도 있었고 사건 현장을 급습한 인원들도 섞여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내 의체도 살펴보았다. 오른팔 한짝 왼쪽다리 한짝 사이좋게 뜯겨져 나갔다. 의체의 중요한 부위 대부분이 납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감사하게 여겼다.


여우님과의 통화중 급작스럽게 EMP펄스가 터졌다. 정확히 어디서 터졌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때의 충격으로 통신기와 발성기관이 맛이 가버렸다. EMP가 터진 후 정신을 못차린 사이에 민간인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광신도들로 예측되는 사람들이 민간인들의 상대로 무차별적인 학살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들 대부분이 안드로이드였기에 EMP여파로 인해 전력의 4분의 3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광신도를 제압하기 위해 남은 인원이 전력을 다해 싸웠다. 다행이도 볼레드님의 존재 때문에 예측한 피해보다 훨씬 적은 피해를 입었지만 그래도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납으로 보호 받은 회로 일부를 뜯어서 급하게 호출용 부표를 만들었다. 연결용 잭을 뽑아서 부표에 연결하고 수리드론과 치료드론들을 텔레포팅 시켰다. 수백대에 달하는 드론들이 하늘을 날며 부상자과 고장난 안드로이드를 수리하였다. 나 역시도 EMP로 인해서 고장난 부품들을 수리 받았다. 청각 센서가 어느정도 고쳐지자 멀리서 볼레드님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티렉스님, 괜찮습니까?"

"아...네...괜...찮..."


아직 발성기관이 덜 고쳐진 탓에 목소리에 노이즈가 잔뜩 꼈다. 나는 말을 끝마치는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다행입니다. 부축해드릴까요?"

"괜...찮...!"


나는 스스로 일어날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래를 보니 허리 아랫부분이 죄다 뜯겨져 나갔다. ...도데체 나는 어떻게 싸운거지? 블랙박스를 뒤져봤지만 싸움의 충격 때문인지 파일들이 죄다 손상되었다. 함부로 열었다간 어떻게 될지 몰랐기에 가만히 놔두었다.


"내가...내가...고..."

"볼레드 경감님!!"


여우님 심어놓은 쓸데없는 개드립 프로토콜이 발동 될려는 순간, 멀리서 인간 경찰이 볼레드님을 찾으러왔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였다.


"무슨일입니까?"

"일이 있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드리러 왔습니다."

"음... 말해보십시오."


인간 경찰은 보고서를 꺼내고 읽기 시작했다.


"현 민간인 사상자 약 128명으로 사망자가 25명, 중상 이상의 부상자 70명이 나왔습니다. 현 저희 경찰측 사상자 수는 32명으로 EMP로 인해 뻗은 안드로이드들이 21명, 교전도중 사망자 2명, 부상자 9명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티렉스님이 급파하신 드론들로 치료받고 있지만 민간인 부상자 중 6명정도가 의식불명 입니다."

"병원측과 연락을 해봤습니까?"

"그게... 지금 가지고 있는 통신수단들이 죄다 불통인지라..."

"난감하게 되었네요. 티렉스님은... 어..."


지금 내 얼굴에 떠 있는 홀로그램을 본 볼레드와 경찰은 벙찐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굳이 설명하자면 여우님께서 내 의체를 만드실때 재미삼아 심어놓은 프로토콜이 여러개가 있는데, 극심한 손상으로 인해 기동불가 상태에 놓이면 발동되는 프로토콜인...


"어음... 일단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볼레드님이 상반신만 남은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들어올릴때 내 몸속의 부품들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져나갔다. 통각시스템이 고장난 것에 대해서 나는 다행으로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고통에 울부짖었테니깐. 그것도 로봇이. 볼레드님은 쏟아져 나온 부품들을 주울려고 했지만 나는 손을 흔들어 제지하였다. 비록 아까운 부품들이지만 거의다 하체 기동에 쓰이는 부품들이라 하체가 완전히 뜯겨져나간 지금으로서는 불필요한 부품이다. 더불어 아지트로 돌아가면 이러한 부품들은 차고 넘쳤으니 아지트로 돌아가서 여우님과 연락이 될때까지 느긋하게 수리하면 될 것 이다. 이 때까지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였으니.

하반신은 어쩔 수 없었지만 수리드론들의 노력으로 상반신의 대부분의 기능들을 복구하는데 성공하였다. 납으로 보호 받은 덕이 큰 것 같았다. 다만 나를 제외한 경찰측 안드로이드들은 대부분 복구가 불가능했다. 그나마 EMP로부터 영향을 덜 받은 안드로이드를 몇기를 수리하는데 성공했지만 회로가 튀겨지는 과정에서 기억장치의 메모리들이 싹 날아간 것 같아서 그냥 움직일 줄 아는 기계에 불과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할 줄 아는 로봇은 안드로이드라고 불리며 하나의 종족으로서 대우를 받지만 그렇지 않은 로봇은 그냥 기계 취급 당하는게 이 세계의 법칙이였다. 그래서 안드로이드들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인격이 저장된 기억메모리를 보존할려고 노력하였다. 다른 부분이 부서지고 고장나도 저장메모리만 무사하다면 몇번이고 다시 움직일 수 있었으니깐.

나는 기계적으로 경찰들의 명령에 따라 시체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한때 안드로이드라고 불렸던 기계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저 반복적으로 작업을 할뿐 누구 하나 말하지 않았고 누구 하나 인격적인 감정을 들어내지 않았다. 그저 피와 내장들로 버무러진 시체들을 아무런 동요도 없이 분류했다. 마치 도축공장에서 돼지들의 피와 내장과 살코기를 분류하는 것처럼. 소름이 끼쳤다. 먼 옛날의 나도 저랬을까. 차라리 저들을 수리하지 않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나는 그들을 좀비처럼 보였다. 시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지만 아무런 생각도 하지않고 받은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좀비들. 내가 저 안드로이드을 그렇게 만들었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움직이지만 절대 스스로 생각 할 수 없는 강철과 황동으로 만들어진 좀비들. 기계의 몸이였지만 왠지 모를 헛구역질이 났다.


"웁..."

"티렉스님, 왜 그러십니까?"

"괜찮습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저들 때문에 고민하시는 겁니까?"

"..."


볼레드님도 기계들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를 서글픔이 그의 눈에 비쳤다. 자신과 함께했던 이들을 잃는 경험. 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눈빛이였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나로서 볼레드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상황은 그때보다 덜한 편이지만... 볼레드님은 작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후... 저들의 데이터를 백업시켜 놨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공기관에 일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의 백업데이터를 만들 수 없다고."

"네, 보안상의 이유로 백업을 불가능하게 법으로 지정되버렸죠. 지금과 같은 상황을 본다면 이 법을 발의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아마, 그들에게는 안드로이드들은 그냥 기계라고 생각할겁니다.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일 수도 있고요."

"...티렉스님한테 그런말 들으니 되게 기분이 묘하다는 사실 아십니까?"

"아,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만약 저와 같은 안드로이드들이 유기체로 만들어진 존재였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자면..."


나는 말을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언덕부근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와 볼레드님을 처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기계의 몸이 본능이라고 말하는게 우습긴 하지만 무언가 잠재적으로 보이지 않는 본능같은 것이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내왔다. 그 순간 볼레드님은 뒤로 급하게 회피기동을 하였다. 그리고 피한 그 자리에 붉은 번개 같은 것이 내리쳤다. 실로 엄청난 화력이였다. 보통의 전격마법이라면 무기물인 땅이 파일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기 힘들었지만 이 붉은 번개만큼은 달랐다. 마치 박격포의 포탄이 터진 것 마냥 엄청난 폭음과 함께 먼지를 일으키며 바닥이 움푹 패였다. 만약 볼레드님이 피하지 않았다면 나는 물론 볼레드님 마저 감당하기 힘든 데미지를 누적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붉은 번개는 단순히 파괴력만 지니고 있지 않았다.


"컥!"


볼레드님은 번개에 직접적으로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근처에 번개가 내려쳤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피해를 받으신것 같았다. 약간의 피를 각혈하시더니 회피기동을 마저 마치지 못한체 바닥에 나뒹굴었다. 덩달아 나 역시도 무너진 잔해에 처박혔다. 충격으로 인해 시각센서가 잠시 작동을 중지했지만 곧바로 작동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본 것은 붉은색의 화려한 보석장식을 한 가늘고 거대한 못이였다. 그 못은 바로 붉은 번개가 떨어지던 그곳에 꼿혀있었다. 불길하게 웅웅거리는 붉은 못을 중심으로 알 수 없는 파장이 퍼져나갔다. 그 파장이 나에게 다가왔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볼레드님에게 닿는 순간 볼레드님은 괴로운듯 몸을 비틀었다.


"아악!"

"볼레드님!"


볼레드님에게 잠시 한눈판 그 순간 검은 연기를 휘감은 그림자가 어느센가 그 못 위에 서있었다.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모습은 내가 아무리 시각센서의 조도를 높혀도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카맣했다. 마치 아무것도 그 로브 안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별처럼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오히려 우주의 일부 아닐까라는 오판을 내리기도 하였다. 달빛마저도 삼켜버리는 시커먼 그림자는 마치 나와 볼레드님을 내려다보는듯 하였다.


"흡혈귀... 그야말로 절대적인 불노불사로구나."


그림자가 말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마치 내 몸안에서 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았다. 내 몸이 기계 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뒤섞여 두명이서 같이 말하는 것 같았다.


"보통의 생명체라면 이미 죽었을 터인데, 그걸 벌써 두번이나 버티다니... 정말로 구역질이 날 정도로 질긴 목숨이군. 심장을 갈기갈기 찟어버리는 고통을 느끼고 또 재생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괴물이로군."

"...너는...누구냐!"


볼레드님은 가쁜 숨을 내쉬며 가까스로 말했다. 그림자는 연기처럼 스르륵 못을 타고 내려왔다. 마치 그 몸은 연기와도 같았다.


"나는 아웃사이더들 중에서 죽음을 살피는 쉬쉬케다. 너희 필멸자들을 영원한 고통에서부터 해방시키러 온 신이다."


내게 만약 숨을 쉴 수 있는 생체기관이 있었다면 숨이 턱하고 막혔을 것이다. 아웃사이더. 일전에 여우님으로 들은 신이 있다면 그와 가장 가까운 존재들. 필멸자들로서는 저항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고대의 존재들. 공포 그 자체로 이루어진자들. 내가 직접 본 아웃사이더는 여우님께 들은 아웃사이더들보다 휠씬 위압감이 넘쳤다. 자신이 만약 공포라는 감정을 생리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면 죽음을 살피는 쉬쉬케에게 굴복할 정도의 공포감이였다.

쉬쉬케는 검은 연기로된 손을 들어 볼레드를 향했다.


"너는... 순환의 고리속에 영원히 갖힌 죄인이로다. 허나 내가 그 순산의 고리를 끊어줄 것이다."


쉬쉬케는 이렇게 말하더니 숨을 크게 들이 쉬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주변의 시체들에게서 검은 재가 쉬쉬케에게 모이고 있었다. 쉬쉬케와 붉은 못에 한눈이 팔려서 미쳐 깨닫지 못했지만 어느센가 주변에 있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죽어있었다. 그리고 그 죽은 시체들을 하염없이 옮기는 기계들만 오롯히 서있었다. 과거 나의 세계가 겪었던 살아있음의 종말이였다. 또 혼자가 되는걸까. 또 하염없이 걷고걷는 의미없는 여행을 해야되는걸까. 과거의 기억들, 삭제했을 그 기억들이 다시금 복원되어 떠올랐다. 손하나 까딱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나의 의지들이 모두 무로 돌아가는 그 끔찍한 현실이 또 다시 일어날려는 것 같았다.


"죽음을 살피는 쉬쉬케가 명한다. 너는 죽을지어..."


그 순간. 공기를 날카롭게 가르는 소리와 함께 푸른 빛의 플라즈마 광선이 쉬쉬케의 몸을 관통하였다. 나는 삐걱거리는 목 관절을 돌려 날아온 방향으로 처다보았다. 붉은 달빛에 비쳐 드리워진 그림자 두개. 그 중 하나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반가운 실루엣이였다. 여우님이였다.


"여어. 방해해서 미안하군."

"여우님!"


여우님은 플라즈마 캐논을 두손에 들고 비탈길을 내려왔다. 그 옆에는 집사 차림의 옷을 입은 중년의 남성이 여우님을 따라내려왔다. 플라즈마 캐논에 맞은 쉬쉬케의 모습은 흐려져갔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고 다시 형체를 되찾을려고 노려하는것 같았다.


"꼴이 말이 아니네. 괜찮아?"

"괜찮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요. 그나저나 그 무기는 어디서 구해오신 겁니까?"

"오다 주웠어."

"...네?"

"아, 뭐 그런 사정이 있었어. 그러니깐 신경쓰지마."

"아, 네..."


어찌되었든 무사히 돌아오신 것을 다행으로 여기기로 하였다. 우연인지 보이지 않던 수리드론들이 어느센가 나에게 돌아와 내 몸을 수리해주었다. 수리를 마치더라도 여전히 하반신은 허전하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쉬쉬케는 어느정도 형태가 다시 돌아왔다.


"...거기 필멸자. 배짱이 두둑하군... 이름이 무엇이냐."

"이름은 없고 그냥 여우라고 불러."

"아니, 이름이 없을리가 없다. 이름을 말해라."

"누구 좋으라고."


여우님은 다시한번 플라즈마 캐논을 쉬쉬케에게 겨누었다. 보통의 플라즈마 캐논이라면 아까의 일격 이후 꽤나 긴 충전시간이 필요했지만 여우님이 들고 있는 플라즈마 캐논은 뭔가 특별했다. 마치 세계의 이치와 법도의 굴레를 벗어난 느낌이었다.


"혹시 론즈라고 아나? 나는 지금 그 녀석의 의뢰를 받고 온 해결사다. 한번 더 따끔한 맛을 보고싶지 않다면 이만하고 물러나시지."

"론즈? 아, 그렇군. 그래서 두 놈들에게서 핏덩이 냄새가 났었군. 그 패배자가 나를 막으라고 보냈던가? 하지만 상관없다. 한가지 좋은 걸 알려주겠다."


쉬쉬케는 무언가 말할 것처럼 행동하더니 갑자기 검은 연기들을 사방으로 쏘아보냈다. 순식간에 시야가 시커멓게 변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푸른 빛이 몇번이고 번쩍 거렸지만 검은 연기는 쉽게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폭풍처럼 몰아치던 검은 연기는 마치 신기루 마냥 사라졌다. 쉬쉬케는 이미 사라졌다.


"제기랄, 놓쳐버렸군. ...볼레드님!"


여우님은 쓰러져있던 볼레드님에게 다가갔다. 나 역시 드론들의 도움을 받아 볼레드님의 근처로 이동하였다. 상처가 심한편이였지만 다행히 아직 생명반응이 남아있었다. 나는 서둘러 치료드론들을 불러모았다. 볼레드님은 끙끙거리면서 겨우 앉았다.


"으윽, 이제 오신겁니까?"

"오는 길에 사정이 생겨서 잠깐 해결하고 왔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네오 암스트ㄹ..."

"거기까지 합시다."


여우님의 말을 끊었다. 왠지 부검소에 갔다오신 뒤로 뭔가 과하게 들뜬 모습인거 같다. 평소에도 살짝 들뜬 분이시셨지만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뭔가 들뜬게...


"여우님."

"왜 그러지?"

"혹시 오면서 각설탕 몇개 먹었습니까?"

"한... 8개정도? 좀 심하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있어서 말이지."

"제가 말했죠. 여우님은 당분 섭취하시면 과도하게 기분이 자주 붕붕 뜨신다고요. 저번에 제 의체를 수리할때도 커피에 시럽을 왕창 넣어서 마시다가 부품 몇개 터뜨려먹었지 않았습니까?"

"어찌되어든 수리했잖아."

"대신 별 이상한 프로토콜을 심어넣는 바람에 제가 오늘 얼마나 난감했는지 아십니까?"

"뭐, 여튼 살아있으니 다행이잖아. 읏차!"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내려놓으십쇼!"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잖아. 알, 이 친구를 좀 들어줘. 나는 볼레드님의 상태를 좀 봐야되니깐."

"네, 알겠습니다."


알이라고 불린 집사는 마치 찻잔을 들듯이 나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뭔가 취급이 약간 동정받는 느낌이라서 기분이 살짝 나빠졌다. 그래도 뭐 잘 돌아왔으니 다행이다.


"볼레드님, 우선 이거부터 마시세요. 오다 주은 최고급 혈청입니다."

"...도데체 어디서 그걸...읍!"

"에헤이! 넣어둬 넣어둬!"

"으으읍!! 읍!!"

"피가 들어간다~ 쭉쭈쭈쭉!"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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