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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 님의 서재입니다.

화약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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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
작품등록일 :
2013.07.16 17:49
최근연재일 :
2013.07.2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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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75

작성
13.07.24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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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전형적인 비극 -5-

DUMMY

해거드는 정확히 2시간 만에 플레메스 대학교에 도착했다. 대리석으로 만든 대학교의 아치형 정문을 통과한 해거드는 한적한 주차장에 앨비스를 주차했다. 멀리서 동이 트고 있었고, 종양같은 고층 빌딩들이 드문드문 솟아오른 플레메스 시의 지평선은 기름띠가 얹힌 것처럼 불그스레해졌다. 그리고 첫새벽을 맞이하는 대도시가 으레 그렇듯이 두꺼운 안개가 도시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해거드는 두 눈을 비비며, 조수석에 조각잠을 자고 있던 아리시안을 발로 차서 깨웠다. 그녀는 반쯤 흘러내린 모자를 고쳐 쓰며 해거드를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쏘아 보았지만, 달리 말을 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근처 휴게실에서 졸음을 쫓기로 합의했다. 이른 아침이라 대학 건물 내에 보는 눈은 거의 없었다. 커피 두 잔을 휴게실 테이블로 가져온 해거드는 캠퍼스 전경이 그려진 팜플렛을 보며 커피를 한 모금 삼켰다. 텁텁한 설탕과 피로의 맛이 몰려왔다.

"이제 계획이 뭐죠?"

아리시안이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한쪽으로 치우며 말했다. 해거드는 대학 본관 건물 조감도에 눈을 고정시킨 채 대답했다.

"슈마허의 조교를 찾는 거야."

"조교요?"

해거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도 없이 홀로 외국에 정착한 늙고 조용한 교수가 가장 많이 접촉한 사람이 누구겠어?"

"누구죠?"

아리시안이 되물었다. 그때서야 해거드는 아리시안이 대학기관이라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대학조교겠지. 교수의 연구를 돕거나 여러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거든. 특히 연구실에 배치된 조교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해. 거기는 큰 문제 없이 마법을 실행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니까."

"하지만...슈마허가 그 조교라는 사람들한테 정신 마법을 걸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어쨌든 우리는 지금까지 빛도 없이 길을 더듬어 온 셈인데요."

해거드는 검지를 쭉 펴 아리시안의 새하얀 이마를 향해 겨냥했다. 마치 중요한 지적을 해준 제자를 칭찬하는 교수의 모습 같았다.

"그러니까 말야. 우리에게 중요한 건 가설을 입증할 증거란 거야. 결국 슈마허가 그 불쌍한 용의자를 실제로 조종했든, 조종하지 않았든지간에 우린 가장 가능성이 많은 지역에서 증거를 물색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

"그러다가 슈마허와 접촉하면 어떡하죠?"

"뭐, 시치미를 떼야지."

"혹시 그 사람이 진짜로 우리에게 정신 조작을 시도하면?"

"그렇게 되면."

해거드는 잠시 말을 멈추고 종이컵에 남은 커피를 목구멍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는 진득한 고무처럼 입 안에 달라붙은 커피 맛을 혀로 씻어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날 지켜줘야지. 넌 내 <방패>잖아."

그 말에 아리시안의 눈이 커졌다.

"헤에. 지금까지 한 번도 나한테 손 내민 적은 없었잖아요."

"만약 내 추측이 사실이라면 이 놈은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을 아주 손쉽게 파멸시킬 수 있는 위험한 살인마야. 그러니까 나도 가지고 있는 패를 다 써먹어야겠지."

해거드는 두 손을 깍지껴 잡으며 말했다.



해거드와 아리시안은 일부러 외곽 도로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캠퍼스 내 사람들과의 접촉을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싶었고, 서두르는 인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캠퍼스 외곽 도로는 솜씨 좋게 꾸며진 인공 정원을 사이에 두고 펼쳐져 있었는데, 그 맞은편에는 황량한 공터가 알몸처럼 드러나 있었다.

"저기, 저거 보여요?"

아리시안이 발을 멈춰 공터 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해거드는 아리시안의 손가락 끝을 따라가 보았다. 공터 한 가운데는 건축 현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묵빛 철골탑의 외곽을 따라 새하얀 시멘트 벽돌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캠퍼스 증축 공사인가 보군."

해거드는 별 감흥 없이 중얼거렸다. 대학이 일반 민중들에게 개방된 이후, 대학 기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몸집을 부풀리는 데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었다.

"그거 말구요. 저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라구요."

해거드는 두 눈을 찌푸리며 공터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앙상한 건물 주변에 점같은 사람들이 꾸물거리면 노동에 전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 대부분이 머리에 동물 귀가 나있었고, 몇몇은 허리 아래에도 꼬리가 달려있었다. 그들은 수인, 혹은 고상하게 표현해서 드루이드 라고 불리우는 유사 인류 종족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막 중등 교육과정을 마쳤을 법한 소년들이었다.

"그래...네가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

해거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가 인간 외 종족의 미성년자들을 위험한 노동에 투입하는 걸 금지하는 노동법을 통과시킨지 벌써 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미성년자 노동은 어느 일터에서나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일상이었다. 소년들은 세상 물정과 흥정에 약하고 온순했기에 많은 기업들이 선호했다. 특히 루푸스랜드의 작은 마을들에서 이주한 노동자들은 더욱 노골적인 희생양이 되었다. 그들은 노동과 의무의 개념을 자주 혼동하는 전근대적인 사람들이었으니까.


"야만적인 행위예요."

아리시안이 선언하듯이 말했다.

"드루이드들이 이 나라에 통합된 지 벌써 수백 년이 지났는데 오만한 인간들은 여전히 변한 게 없어요."

"글쎄. 시장경제잖아.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생기는 거지. 결국 어떻게 보면 아귀가 맞아 떨어지는 거지. 단지 그게 완전히 정당하다는 게 아닐 뿐이고."

해거드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을 뒤따라오는 아리시안의 매서운 눈초리가 느껴졌던 것이다. 그는 어떻게든 말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궤변으로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어쨌든 드루이드들은 인간보다 체력도 서너배는 강하잖아? 그러니까 결국 나름대로 능력에 맞는 일자리의 분배가-"

"언제부터 그렇게 열렬한 시장광신자가 됐어요? 당신은 불법 자유마법사들을 처단하겠다면서 눈 앞의 불법 행위에 대해선 별 관심 없나보네요?"

"아니, 나는..."

해거드가 발끈하며 입을 열자 아리시안이 한 손을 들어 그를 제지시켰다.

"아니, 그 다음은 내가 대답할 수 있어요. 나는 위대한 인간 사회에서 태어났으므로 인간 외 종족들의 차별 문제가 딱히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왕국에 거주하는 모든 이종족들은 인간 종족에게 거대한 은덕을 입었으니까!"

아리시안은 최대한 목소리를 내려깔고 해거드를 흉내내며 소리쳤다.

"야! 내가 왜 너랑 인종 차별 문제로 싸워야 하는 거야?"

해거드는 일부러 언성을 높여 아리시안의 목소리를 막았다. 그는 허리를 굽혀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며 빌듯이 말했다.

"지금은 우리 문제에만 집중하자구. 응?"

"...좋아요. 잠시 휴전해요."

아리시안은 마지 못해 말했다.


어느덧 두 사람은 본관 건물에 도착했다. 캠퍼스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지어진 모더니즘식 건물이었는데, 본관이 나머지 캠퍼스 전체를 굽어보는 구조인 터라 영주의 성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해거드와 아리시안은 자신들을 호기심 서린 눈동자로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안내실로 들어갔다. 해거드는 깔끔한 셔츠를 입은 안내원 아가씨를 향해 가볍게 인사하며 말을 건넸다.

"교수님을 한 분 만나러 왔는데요. 야콥스 슈마허 교수님의 연구실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504호실이 슈마허 교수님 연구실이예요."

그렇게 말한 안내원은 고개를 들어 해거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이마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그런데 왜 물어보시는 거죠? 약속하셨다면 미리 알고 계셨어야..."

"아, 사실 제가 길을 잘 못찾아서요."

해거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수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솔직히 이렇게 큰 건물은 처음이라 복잡하네요."

그러자 안내원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자신보다 못난 사람과 마주한 인간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오만함도 담겨 있었다.

"승강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시면 되요. 그리고 거기서 왼쪽으로 꺾으면 보이실 거예요."

신이 난 안내원은 다음과 같은 사족까지 덧붙여주었다.

"아, 그런데 교수님이 지금 와계실 거 같지는 않은데...혹시 언제 만날지 약속도 미리 해두셨나요?"

"아, 아뇨. 그냥 연구실로 오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해거드는 말까지 더듬으며 머뭇거렸다.

"혹시 연구실에 다른 사람은 안계시나요?"

"아, 아마 조교가 한 명 있을 거예요. 슈마허 교수님 조교분은 언제나 먼저 도착해서 연구실을 정리해 놓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보세요."

해거드는 친절한 답변에 대한 답례로 간단히 목례를 하며 뒤로 돌아섰다. 안내원 여성의 싸늘한 심장에 오랜만에 선의라는 이름의 온기가 깃들었다는 사실은 두말할 것도 없으리라.

"참 이상하네요."

비좁은 황동색 승강기에 오르며 아리시안이 입을 열었다.

"또 뭐가."

"그 여자요. 왜 쓸데없이 물어보지도 않은 걸 미리 알려주는 걸까요? 괜히 정보만 유출되는데 말이예요."

그거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의사소통은 효율적이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품고 살지는 않기 때문이지. 그러나 해거드는 이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지는 않았다. 대신 좀 더 유순한 단어들을 골라 내뱉었다.

"아리시안.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람의 조건반사적인 패턴을 숙지해야할 필요가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난 사람을 만나면 유달리 관대해지거든."

아리시안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녀는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니까...허영심을 이용하라는 건가요?"

"똑똑하구나."

해거드는 아리시안의 붉은 모자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짓누르며 말했다. 간단한 종소리와 함께 승강기가 멈췄다. 두 사람은 '5F'라는 글자가 씌어진 기둥이 세워진 복도로 발을 내딛었다.

"그런 대화법은 어디서 배운거예요?"

"인생에서."

해거드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는 몹쓸 기억이 났다는 듯이 어깨를 흠칫 떨었다.

"솔직히 나도 원했던 기술은 아니야."


두 사람은 곧장 복도 왼쪽으로 몸을 돌렸다. 501호, 502호, 503호, 그리고 마침내 504호실의 문이 정숙하게 닫힌 채로 그들 앞에 나타났다. 해거드는 문 앞에 서서 정중히 노크했다. 예전 슈마허의 저택 문을 두드리던 때와 똑같은 간격을 두고.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해거드는 문고리를 잡고 거칠게 돌려 보았다. 문은 잠겨 있었다.

"해거드. 뒤에요."

아리시안이 그의 외투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해거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양 팔에 두툼한 황색 봉투를 안고 있는 한 여성이 노골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누구시죠?"

해거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여자가 말을 건넸다.

"아, 혹시 슈마허 교수님 담당의 조교 분이신가요?"

해거드가 되묻자, 여자는 해거드와 아리시안을 번갈아 응시하며 대답했다.

"예...일단은요."

"야, 이거 반갑습니다. 사실 밑층에서 슈마허 교수님을 만나뵙고 오던 참이었는데-"

해거드는 부산을 떨며 조교의 한쪽 손을 와락 잡았다. 조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뿌리치더니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아직 교수님은 연구실로 출근도 안하셨는데요!"

"그런가요? 이상하군요. 제가 착각을 할 리가 없는데...사실 전 슈마허 교수님께서 이 대학으로 부임하신 후 가장 오랫동안 교류해 왔었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예요?"

조교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저는 교수님이 이 대학에서 가장 먼저 뽑은 조교입니다. 당신...이 교수님과 친분이 있었다면 제가 모를 리가 없잖아요?"

해거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를 곤경에 몰아넣었다고 생각했는지, 조교는 웃음기 도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도대체 당신 누구죠?"

"저는...그냥 착각했던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해거드는 허리를 굽혀 사과하고는, 도망치듯이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해거드는 그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 조교가 자신의 뒷머리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아리시안에게 귀띔했다.

"이것도 알아둬라. 사람들은 무언가 틀리게 알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이 가진 진실을 알려주려는 습성도 있어."

"그럼 그 여자가 슈마허의 정신 마법에 당한 희생자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잠재적으로. 가장 그럴 확률이 높다는 거지....어이쿠."

앞서서 걷던 해거드는 얼른 아리시안을 감싸며 중앙 복도의 굵은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이제 막 승강기에서 내린 슈마허가 검정 지팡이로 몸 한쪽을 지탱한 채, 기둥 앞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왜 그래요?"

아리시안이 해거드의 품 속에서 웅얼거렸다. 해거드는 슈마허를 몰래 곁눈질하며 속삭였다.

"슈마허야.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는군."

"들켰어요?"

"아마 아직은 아닌 거 같아."

이윽고 슈마허는 자신의 팔 소매를 들어 슥 훑어본 뒤-아마 손목시계를 확인한 것이 아니었을까.-바쁘게 걸음을 놀려 왼쪽 복도로 사라졌다. 해거드와 아리시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승강기가 다시 내려가기 전에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그 후로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해거드는 큰 계약을 성사시킨 사업가처럼 성큼성큼 발을 놀리며 주차장으로 돌아갔고, 아리시안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그 뒤를 따랐다.


앨비스의 좌석은 햇살에 달궈져 적당히 포근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해거드와 아리시안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자 하얀 먼지가 날벌레처럼 나풀거렸다.

"슈마허가 가게 내버려뒀잖아요. 우린 여전히 증거가 없구요. 이제 어떡하죠?"

"어떡하긴."

해거드는 팔짱을 낀 채 좌석 등받이에 몸을 깊게 파묻었다.

"<징조>가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


작가의말

틀린 정보를 내놓으면 사람들은 어떡해서든지 그걸 지적하고 올바른 정보를 토해내고 싶어한다...위키피디아가 잘 증명하고 있죠. 드라마 <셜록>에서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ANU
    작성일
    13.07.24 02:37
    No. 1

    반기능도 만만치 않은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해거드의 일 처리가 매번 삐걱거리니 허당인지 배태랑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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