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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과학자

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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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최근연재일 :
2023.07.20 18:43
연재수 :
1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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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2,090

작성
22.12.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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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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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7쪽

6년 10개월차 -4-

DUMMY

나라에 재물이 많으면 멀리 있는 자가 오고, 땅을 개척하면 백성들이 그곳에 머물고, 창고가 가득 차면 사람들이 예절을 알고, 입고 먹는 것이 넉넉하면 영욕(榮辱 : 영예와 치욕)을 알고....


관중, 목민편


청은 망조가 단단히 들어있었다.


아편. 전염병. 홍수. 기근.


이런 망조가 든 국가를 어떻게든 끌어 가기 위해 황제는 초강수를 연달아 두었다.


아편의 폐혜를 막기 위해 영국산 아편을 몰수하고 폐기할 때도, 토지개혁을 통해 부농과 대지주를 숙청하고 땅을 인민들에게 돌려주었을 때에도, 그 토지를 다시 수용하여 집단농장을 꾸리고 영국에 대항할 때에도 인민들 대다수는 황제의 편을 들었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자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던가.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그 전부터 억눌려 있던 소수 의견은 다수가 되었고, 불만은 터져나와 남과 북 곳곳에서 무장봉기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소금이 안 올라옵니다!”

“장릉 일대의 발굴단으로부터 소식이 끊겼습니다!”

“명 13릉 일대에서 반란이! 병력이 더 필요합니다!”

“광서성 함락!”


남쪽의 배상제회라는 종교 집단이 일으킨 반란은 그 세가 가면 갈수록 불어나더니, 결국 광서성 전체를 집어삼키고 그 북쪽인 호남성과 홍콩을 포함하고 있는 동쪽 광동성을 위협하고 있었다.


“나는 조물주, 천부상제(天父上帝) 야훼의 둘째 아들이며 천형(天兄) 예수의 동생으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예수의 뒤를 이어 중국에서 태어난 제2의 천왕(天王) 메시아니라”


“저들도 기독교도인가?”

“영국의 사주를 받고 반란을 일으킨 무리들이 아닌가?”


청국은 배상제회가 양력을 도입하고 성경을 뿌리며, 야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고 기독교도라고 생각했다.


반면 영국은...


“로마 교황이 들으면 화형에 처하라 하겠군.”

“하느님의 둘째 아들이면서 예수님의 남동생이라? 이 무슨 끔찍한 소리인가!”


그리고 배상제회는


“그들도 기독교를 믿고 야훼를 섬기는 무리들이니 다들 형제들이 아닌가. 형제가 도움을 청하면 적어도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영국 입장에서 청국의 힘을 깎을 수 있는 존재라면 일단 이용해 먹지 못할 바 아니었기에 그들은 퇴역 무기나 폐급 무기, 탄약을 그들에게 비싸게 넘겼다. 게다가 그렇게 바가지를 씌우면서 그들은 요구 조건도 하나 달았다.


“육로를 통해 북경으로 올라가는 각종 물자를 차단할 수 있다면 차단해 주시오.”

“도움의 손길을 내민 형제의 요청을 어찌 거절하리오. 알겠소이다.”


비록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물자와 장비도 빈약한 그들이었으나 그 태반은 광신도들이었기에 무장한 그들은 꽤나 청국 입장에서 매서운 상대였다. 청국군들 또한 고급 장교나 군 경험이 많은 자들은 이미 대숙청으로 다들 사라진 상태였고, 남은 자들은 배상제회의 무지렁이들이나 군사적 지식 수준이 도찐개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간신히 호흡기를 잡고 있던 북경 방어선은 아래쪽에서 물자가 잘리고, 위쪽에서 명제국의 유령들이 설치기 시작하자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경 외성까지 진입한 영국군은 섣불리 병력을 밀어넣기보다는 성벽 한 구획씩을 점령할때마다 기관총 진지를 올리고 레일을 깔아 보급선을 만들어 가면서 서서히 청국군의 숨통을 조여 가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


“아직도 청국인은 많고, 아군은 상대적으로 소수이다. 굳이 북경 성 안쪽으로 들어가서 시가전을 벌이기보다는 밖을 막고 물자를 차단해서 말려죽이는 쪽이 낫겠지.”


수적으로는 여전히 영국군이 열세였으나, 영국군에게는 하늘 위의 눈이 있었고 기관총이 있었으며 우수한 포격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인민의 바다에 우리를 빠트려 죽이겠다는 말을 청 황제가 그렇게 자주 했다면서? 그 바다를 끓여 졸이면 남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하군.”

“적이 일점 돌파를 시도하면 어찌합니까?”

“기관총과 화포 앞에서 말인가? 야간에 비행선의 관측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아니 그런 상황이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군.”


그렇게 포위망이 조금씩 생기는 것이 보이자, 성 안의 민심도 급격히 기울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애초에 반 년이 넘는 시간동안 코 앞에서 방어선이 하나씩 무너지는 것을 봐 왔던 성내 주민들이 다음에 일어날 일을 모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했고.


상황이 바뀐 것은 한순간이었다.


“항복하겠습니다.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처음에는 백기를 든 청국인 한 명이 총을 거꾸로 들고 주춤주춤 온 것이 시작이었다.


“정지! 그 자리에 총을 버리고 엎드리시오.”


곧 왕립해병대원 하나가 가서 엎드린 자의 팔을 뒤로 묶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산탄총으로 머리를 겨누고 있었다. 저 멀리, 기관총 사거리 밖에서 머리만 빼꼼하게 내밀고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자들이 여럿 보였으나, 거리는 매우 조용했다.


그렇게 팔을 뒤로 묶어 기관총 진지가 있는 성문 아래까지 그를 데리고 온 해병대원은 그를 장교에게 넘겼고, 청국어를 할 줄 아는 장교는 간단한 심문을 한 후, 무기만 거두고 그를 성 밖으로 보내주었다.


그 병사는 아무 일 없이 그를 풀어주는 것이 믿기지 않았는지, 결박이 풀린 손을 잠시 내려다보다 인사를 꾸벅 하고는 그대로 성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 정치장교의 목을 가져왔습니다요. 이 목을 받으시고 부디 저희 농장원들은 보내주십시오. 다들 한 성씨를 쓰는 가족들입니다요.”

“아이들만이리도 밖으로 내 보내 주십시오. 부탁입니다요 제발...”

“줄을 서시오!”


그렇게 성 위에 하나씩 기관총 진지가 올라오고, 진지가 보강되는 것을 본 북경 성 안쪽은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탈영병 수준을 넘어, 아예 정치지도원이나 정치장교를 생포하거나 목만 잘라다 바치면서 성 밖으로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자식이나 부모만 받아달라고 간청하는 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었다.


아예 줄을 세우고 무장해제와 간략한 신분 조사를 위한 사무소를 임시로 개소해야 할 정도로, 북경 성을 빠져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아직 북경성을 완전히 점령한 것은 아니었기에 성벽을 따라 그렇게 레일을 깔고 기관총 진지를 올리며 북경성 포위망을 조금씩 조금씩 늘리고 있을 때 쯤, 비행선에서 깃발이 마구 올라가기 시작했다.


“서쪽 성문으로 대규모 적 병력 이동중!”

“성을 버리고 도망치려 하는가!”


남쪽과 동쪽 성벽을 강화하면서 괜히 서쪽을 비워둔 것이 아니었는 영국군은, 마침내 기다리고 있던 순간이 왔음을 직감했다.


“포병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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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7년차 -2- +5 22.12.27 552 25 10쪽
133 7년차 +12 22.12.23 613 3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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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6년 10개월차 -5- +4 22.12.19 534 31 7쪽
129 6년 10개월차 -황명- +6 22.12.13 579 29 8쪽
» 6년 10개월차 -4- +6 22.12.12 558 32 7쪽
127 6년 10개월차 -3- +10 22.12.09 589 30 7쪽
126 6년 10개월차 -2- +7 22.12.08 582 31 9쪽
125 6년 10개월차 +7 22.12.02 645 35 14쪽
124 6년 9개월차 -2- +14 22.12.01 609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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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6년차 +6 22.11.15 594 36 8쪽
116 5년 10개월차 +4 22.11.14 582 3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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