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부업으로 글쓰는 사람입니다.

나에게 빙의한 SSS급 생존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패기왕작가
그림/삽화
패기왕작가
작품등록일 :
2024.02.04 21:58
최근연재일 :
2024.03.02 15:2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37
추천수 :
53
글자수 :
151,243

작성
24.02.24 15:15
조회
95
추천
1
글자
13쪽

020 무극쟁투 참여일기2

DUMMY

성장현이 당황하며 물었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 계셨던 겁니까?"


"차를 우려낼 때부터 있기는 했습니다."


뻔뻔한 김연비의 말에 성장현은 말문이 막혔다.


"저도 차나 한잔 주시죠. 아침 일찍부터 나왔더니 목이 좀 칼칼합니다."


심무공은 잔잔한 미소를 띠며 새로운 찻잔에 차를 따라 김연비에게 주었다.


"제가 즐겨 마시는 차입니다. 드셔보시지요."


"감사합니다. 향이 좋네요."


입안에 차를 살짝 머금었다가 넘기고 있는데, 성장현이 다시 질문을 했다.


"여기까지는 어떻게 오신 겁니까?"


"어떻게 오긴요. 걸어서 들어왔다니까요."


"혹시 초대장은···."


"여기요."


김연비의 손에서 초대장이 나오자, 성장현이 이마를 짚었다.


"그거 입구에서 제출하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김연비가 손에 든 초대장을 잠시 보더니, 그대로 성장현에게 넘겼다.


초대장을 받아서 드는 그의 얼굴에 피로가 더해졌다.


"제가 대신 전달해 드리지요."


"고마워요."


옆에서 뭐라 중얼거리는 것 같기는 한데 잘 들리지 않았다.


"무극쟁투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반쯤은 포기하고 권하기는 했던 거긴 합니다만."


"그야, 어르신. 음···. 제가 뭐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좌장로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좌장로님 같은 어른께서 초대한 이벤트를 거절하기에는 제가 유교 관념이 좀 강한 편이긴 합니다."


"그러셨군요."


반쯤 농담으로 말해도 심무공은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김연비는 의자를 좀 더 앞으로 끌어당기며 질문을 했다.


"좌장로님. 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허허···. 보여서 보였다고 하였을 뿐입니다."


이 양반. 대화에 알맹이는 쏙 빼고 하는 스타일이었네.


김연비가 뚱하게 바라보든 말든 심무공은 담담히 차를 들이켰다.


'연씨. 은신 제대로 알려준 거 맞아?'


[ 아직 스킬화도 하지 못했으면서 완숙하길 바라는 게 욕심 아닌가? ]


스킬화를 했다는 뜻은 어느 정도 기술사용에 익숙해졌다는 의미.


김연비는 은신 기술을 연에게 배워뒀으나, 스킬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저 할아버지가 바로 눈치채던데?'


[ 심무공의 경지는 화경에 이르렀다. 당연히 미숙한 은신은 꿰뚫어 보겠지. ]


심소연이 김연비가 도달했다 착각했던 화경.


눈앞에 떡하니 있었구만.


'대체 왜 나를 화경이라 착각한거지? 근처에 완벽한 표본이 있는데.'


[ 경지에 이른 자가 쓰는 기술만 보고 파악하니 그런 착각을 하는 것이다. 너도 항상 주의하도록. ]


연이 한창 잔소리하고 있는데, 성장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밀린 일이 많아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초대장은 제가 입구에 전달해 두도록 하죠."


성장현이 지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성장현이 나간 지 몇 분이 지나고, 심무공의 몸에서 무언가 기운이 방사되는 것이 느껴졌다.


'막 같은 걸 치는 건가?'


연이 사용하는 '위장' 스킬과 굉장히 흡사했다.


연의 '위장'은 일산 호숫가에서 김연비가 물고기처럼 퍼덕이던 걸 가려주던 훌륭한 스킬이다.


일정 경계를 다른 것으로 보이게 하거나, 소음을 차단해 주기에 은신과는 결이 달랐다.


심무공은 기로 둘러싼 막으로 집무실 전체를 감싼 후에야,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하시죠."


심무공은 식은 찻잔에 손을 대어 따뜻하게 덥히고는 한 모금 들이켰다.


"혹여, 소연이에게 형님의 제자라 말하며 조화의 서를 주었습니까?"


*****


심무공은 심소연이 막 폐관 수련에 들어간 때가 떠올랐다.


심소연이 폐관에 들 당시, 장아저씨는 남몰래 심무공을 당주실로 불렀다.


그리고 그에게 조화의 서 사본을 전달했다.


"장로님들께는 발견했다는 사실만 알리고, 대략적인 요약본만 전달하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장로회의 때는 턱 없이 설명이 부족했었군."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조화의 서를 익혀 문제가 터진 게 불과 작년이었다.


심무공이 나서서 난리가 난 장로들을 잘 다독이지 않았다면,


아울러 직접 확인해 보겠다 하지 않았다면, 김연비의 집은 진작에 박살이 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심소연의 폐관도 당일에 끝났을 터였다.


심소연은 그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심무공에게만 조화의 서를 전달했다.


심무공은 심소연이 남기고 간 조화의 서를 보자 충격에 빠졌다.


"혹···. 혹시 무슨 안 좋은 것이라도?"


한 번도 본 적 없던 심무공의 표정에 장아저씨가 당황하며 물었다.


한참을 말없이 조화의 서만 바라보던 심무공이 뒤늦게 답변했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너무 완벽해서 놀란 것일 뿐이죠."


"휴우... 천만다행입니다. 저는 저번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염려되어서 그만."


"소연이는 폐관 수련을 계속 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까? 아아···. 드디어 제대로 된 조화의 서를 찾았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감격한 얼굴을 한 그에게 심무공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


"이 조화의 서를 준 자가 누구라 하였습니까?"


"아, 김연비라는 청년입니다. 혹시 찾아가 보실 생각입니까?"


심무공이 고개를 끄덕이자 장아저씨가 김연비에 대해 조사한 서류 일체를 넘겨주었다.


"고맙군요. 이 일은 제가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이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심무공은 당주실을 빠져나왔다.


그 이후 심무공은 김연비를 직접 찾아가 마주하고 한가지 결심을 하였다.


반드시 그와 협력해야 한다고.


*****


심무공의 질문에는 뼈가 있었다.


‘혹시 내가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생각하는 건가?’


[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 ]


김연비가 단호히 대답했다.


"저는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심무공이 잠시 고민하다 다른 질문을 했다.


"혹시 저희 무극관에 방문하셨을 때, 호신강기를 사용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뇨. 비스름한 걸 사용한 적은 있습니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심무공은 머리가 좋았다.


심소연이 어떻게 오해하고 상황이 진행된 건지 단번에 파악했다.


화경의 경지. 조화의 서 진본. 그리고 모든 것을 아는 듯한 김연비의 말과 행동.


심소연이 착각하기에는 충분했다.


심무공은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속이고자 접근한 것은 아닌가···.'


심무공은 김연비의 무위 수준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잘 쳐줘도 일류.


들은 증언 등을 종합해 보건대 무술은 이류도 못 된다.


심소연이나 단장급들이야 화경의 고수가 갖고 노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심무공은 김연비 실상을 눈치채고 있었다.


무인, 그리고 마법과는 다른 또 다른 힘.


그 힘을 목격한 덕에 설령 김연비가 악인이더라도 가까이 지내고자 마음먹었다.


대의를 위하여 작은 것은 희생할 줄 아는 그의 성격이 발휘된 것이다.


그럼에도 김연비가 처음부터 심소연을 속이고자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데 내심 안도를 하였다.


"무극쟁투에 참여하는 건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입니까?."


"좋아서 하는 건 아닙니다만···."


김연비는 세상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럴 수도 있지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에 심무공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성장현이 봤다면 기가 막혔을 것이다.


무극쟁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부 세계의 인정받았다는 뜻이었다.


누구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을 귀찮은 것 치워버리자는 마음으로 하는 모습이 거슬릴만했으나, 심무공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제가 특별히 좋은 방 하나를 비워 두었습니다. 그쪽에서 지내시며 무극쟁투를 즐겨주시지요."


"감사합니다."


심무공이 기막을 거두고 탁자 위에 있던 종을 흔들었다.


딸랑.


그러자 집무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인원 한 명이 문을 열며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귀빈이십니다. 매화당으로 모셔주세요."


"네?! 넵! 알겠습니다."


잠시 당황하더니만 김연비를 이끌고 밖으로 나섰다.


적막만 남은 집무실에서 심무공이 다 식은 차를 들이켰다.


"분명히 그것과 같았다."


몰래 들어와 성장현 뒤에 설 때부터 똑똑히 보았다.


"조만간이다. 조만간 알아낼 수 있을 터."


대화를 나눌 적보다 목이 더 타는지 심무공은 차만 계속 들이켰다.


*****


"이곳이 매화당입니다."


김연비의 눈앞에 멋들어진 한옥 한 채가 있었다.


"이 큰 건물을 혼자서 쓰라고요?"


"겉만 전통 한옥 양식입니다. 내부는 고급 호텔처럼 되어 있으니 편히 쓰시면 됩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전화해 주시죠."


그러고는 객실 카드를 넘기고 사라져 버렸다.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밤새 수련하고 오느라 너무 피곤했다.


[ 육체적으로 피곤을 느끼기 힘들 것인데? ]


"정신이 피곤하다고, 정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매화당 안으로 들어갔다.


매화당은 성신 호텔 객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정갈하지만 곳곳에서 사치가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김연비는 짐이랑 옷가지를 대충 벗어 던지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 개회식은 가지 않는 것인가? ]


벽에 걸린 커다란 자명종 시계가 오전 9시 5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늦었어. 그냥 본 게임 시작할 때 가자."


사실 연도 개회식 같은 것에는 별생각이 없었기에 김연비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누운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그대로 코를 골며 잠이 들어 버렸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쾅쾅쾅!


"아오. 씨. 층간 소음 장난 아니네."


뭔가를 두들기는 소리에 잠에서 깬 김연비가 정신을 차렸다.


"아, 여기 한옥이지."


"김연비님 안에 계십니까!"


성장현의 목소리가 침대맡까지 들려왔다.


어기적거리며 옷을 주워 입고는 문을 열었다.


"그냥 문 따고 들어오시지."


"...매화당은 특실이라 투숙객 빼고는 아무도 잠긴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화가 났지?


"개회식은 참여하지 않으셔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행사에는 참여하셔야 합니다."


"혹시 지금 시간이 몇 시인가요?"


"오후 5시입니다."


"곧 저녁 시간이네요."


"아니! 맨날 밥만 따지지 말고···!"


화를 내려다 멈춘 성장현이 간신히 이성을 붙잡고 말을 이었다.


"제가 김 연비 님의 모든 일정을 저녁 식사 이후로 몰아두었으니 꼭 참여해 주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여실히 빡친 게 보여서 도저히 장난을 못 치겠다.


"오후 6시까지 문자로 보내드린 장소로 오시면 됩니다. 식사 이후 일정까지 한 번에 보내드렸으니 맞춰서 참가해 주시면 됩니다."


김연비가 고개를 끄덕이자, 성장현이 한숨을 내쉬며 돌아갔다.


다시 침대로 돌아와 뒹굴뒹굴하며 스마트폰을 켰다.


"내가 너무 심했나?"


[ 예의가 없긴 했다. 과거의 나는 이러진 않았었는데. ]


"지 얼굴에 침 뱉네."


지도를 보니까 무극관의 크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서울 한복판에 이런 큰 부지가 있을 수가 있지. 여태 몰랐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 무극관 전체를 둘러싸는 정신 장벽이 설치되어 있다. 일반 사람들은 어색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


"염병하네! 진짜."


이 금싸라기 같은 서울 땅이 아주 지들꺼야.


부자 놈들이 더 하는 걸 보니까 배알이 뒤틀린다.


"밥 잔뜩 먹어서 돈을 털어버려야겠다."


벌떡 몸을 일으킨 김연비가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


"이 개자식이!"


퍼억!


와장창!


김연비는 깔끔한 하얀 식탁보가 펼쳐진 테이블에 앉아 스테이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신 호텔 주방장이 직접 구운 A++등급 한우 요리를 먹을 생각에 아주 기분이 좋았었다.


막 포크를 들어 갓 썰은 스테이크를 한입 먹기 전에 웬 놈팡이 하나가 날라와 개박살 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테이크 소스를 몸에 덕지덕지 묻힌 남자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감히! 나 진웨이를 공격해?"


"같잖은 중국 놈이 뭐라는 거야."


노란색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성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진웨이를 쳐다봤다.


"나에게 수치를 주고도 살아 남을성싶으냐?"


"미안한데, 일본말로 해줄래? 내가 중국말은 몰라서."


뭐 때문에 싸우는지는 모르겠으나, 눈앞의 스테이크를 전부 날려버린 김연비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은 각자 식사를 하며 흥미로운 듯 싸우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충 어찌 돌아가는지는 알겠네."


어차피 싸우러들 온 거니 미리 싸우든 나중에 싸우든 상관없다. 그런 말인 거지?


김연비가 주먹을 말아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에게 빙의한 SSS급 생존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 : 연재중단 알림. 24.03.03 55 0 -
28 027 회상 끝! 본격적으로 가보자. 24.03.02 60 1 11쪽
27 026 남산타워에서 마법비가 내려와. 24.03.01 63 1 12쪽
26 025 분명 길하다고 하였는데...? 24.02.29 70 1 12쪽
25 024 누구도 모르던 뒷공작. 24.02.28 78 1 12쪽
24 023 생에 첫 비무. 그 위대한 순간? 24.02.27 78 1 12쪽
23 022 어떻게든 해결! 24.02.26 82 1 13쪽
22 021 무극쟁투 참여위기 24.02.25 95 1 13쪽
» 020 무극쟁투 참여일기2 24.02.24 96 1 13쪽
20 019 무극쟁투 참여일기1 24.02.23 95 1 13쪽
19 018 미래를 보지 않는 방법. 24.02.22 94 1 12쪽
18 017 동료 모집중 (2/?) 24.02.21 107 2 12쪽
17 016 준비의 시간 24.02.20 114 3 12쪽
16 015 심무공과의 만남 24.02.19 125 2 12쪽
15 014 이럴려고 왔구나! +1 24.02.18 128 3 12쪽
14 013 우리집에 왜 왔니 24.02.17 129 2 12쪽
13 012 온스와의 첫대면 24.02.16 144 2 12쪽
12 011 어긋난 과거 24.02.15 146 2 12쪽
11 010 사건의 시작 24.02.14 164 2 12쪽
10 009 진실보다 나은 거짓 24.02.13 167 3 12쪽
9 008 무극관에서 생긴일2 24.02.12 175 2 12쪽
8 007 무극관에서 생긴일 24.02.11 177 2 12쪽
7 006 새로운 만남 24.02.10 197 2 12쪽
6 005 가내수공업. 어디까지 해봤니? 24.02.09 217 3 12쪽
5 004 김연비는 이 일을 기억할 것 입니다. +1 24.02.08 230 2 11쪽
4 003 등산의 비밀2 24.02.07 253 2 12쪽
3 002 등산의 비밀 24.02.06 270 3 12쪽
2 001 행운줄게 새집다오. 24.02.05 339 4 12쪽
1 000 프롤로그_나에게 회귀 빙의 24.02.04 445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