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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빙의한 SSS급 생존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패기왕작가
그림/삽화
패기왕작가
작품등록일 :
2024.02.04 21:58
최근연재일 :
2024.03.02 15:2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28
추천수 :
53
글자수 :
151,243

작성
24.02.04 22:09
조회
443
추천
2
글자
12쪽

000 프롤로그_나에게 회귀 빙의

DUMMY

맨밥에 김치.


그리고 미역국과 비엔나 소세지.


일주일째 같은 음식만 먹고 있다.


이게 인생이냐.


하지만 살려면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한다.


꾸역꾸역 남은 밥을 밀어 넣고는 비적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나가기 전에 그릇 좀 치우고..."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 더미가 눈에 들어오는데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에휴, 나중에 치우자."


쌓여 가는 숙제를 애써 무시한 채 옷을 갈아입었다.


띠링 띠링


"뭐야? 연락 올 곳이 없는데?"


싸한 기분을 느끼며 스마트폰을 키자 한 줄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 사장님 : 오늘은 나오지 마라. 가게 문 안 열거니까. ]


"이 양반 또 이러네."


머리를 헝클이며 김연비가 중얼거렸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입장에서 이러면 정말 난처하다.


고기집 주제에 일요일 날 문 닫는 패기를 보라.


아직도 안 망한 것이 용할 지경이었다.


"도박 중독자 새끼. 버릇 못 고치고 또 바카라 치러 갔구만."


지 마누라한테 잡혀서 이혼하니 마니 그렇게 난장판을 피우더니만, 두 달을 못 갔다.


"이번 달 들어올 돈이 또 줄었군."


목소리는 담담해도 속은 답답함이 치밀어 참기가 힘들었다.


계속 이렇게 살다가는 밥만 빌어먹다 끝날 인생임이 자명했다.


"하아..."


털썩!


저가형으로 맞춘 컴퓨터 앞에 들어앉은 김연비는 메일함을 확인했다.


[ 귀하의 지원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이번 채용에는 함께하기 어렵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부디 다음... ]


이렇게 장문의 불합격 메일이라도 보내주면 양반이다.


불합격 됐다고 연락조차 없는 곳이 허다했다.


"노력했다고... 염병..."


어떻게든 전문대를 나왔지만, 어느 회사도 그를 써주는 곳은 없었다.


토익이 부족한가 싶어 눈 돌아가는 영여공부해서 간신히 800점도 만들어보고,


자격증이 필요한가 싶어서 전공을 살려서 건축제도기능사 같은 것도 취득했다.


하지만 그 어느 곳도 김연비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주진 않았다.


결국 2년의 시간을 알바와 이력서를 넣으며 보냈다.


"살기 힘들다."


본디 인생살이 팍팍하다 하지만 어째 나한테만 더욱 무거운 것 같은지.


띠링 띠링


[ 11월 관리비 153,500원이 출금되었습니다. ]


보았는가. 이번 달 공과금 나가는 메시지를?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중 하나다.


"하아..."


5평 남짓 자취방에 깊은 한숨이 가득 채워졌다.


*****


새하얀 공간.


틈 하나 없이 미끈한 벽면은 깨끗하다 못해 이질감이 느껴졌다.


“만족하나?”


텅 빈 공간에 잔뜩 노이즈 낀 목소리가 나지막이 퍼져나갔다.


“아니. 아직 멀었다.”


피곤에 절은 얼굴을 한 남성이 절뚝거리며 천천히 걸어왔다.


상처투성이의 그의 몸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그런 그의 눈앞에는 찬란한 빛을 내뿜는 수정체가 허공에 떠 있었다.


중력을 무시한 채 미동도 없이 부유하는 순백의 수정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건함마저 느끼게 만들었다.


“그동안 너희가 학살한 인간. 아니, 수백억 지성체의 목숨을 생각하면 아직 멀었다.”


그의 잔뜩 핏발선 눈동자에서 지독한 분노가 새어 나왔다.


“온스. 너희의 끝을 고하러 내가 왔다.”


그 순간 순백의 수정체가 붉게 물들었다.


흡사 타오르는 태양과 같은 강렬한 열에너지가 수정체에서 뿜어져 나왔다.


“...감히! 가축 따위가!”


“나는 인간이다!”


절규와 함께 남성이 쏜살같이 수정체로 달려들었다.


수정체가 약동하며 소리쳤다.


“죽어라! 하등한 것!”


지잉!


수정체에서 한줄기 빛이 남자를 향해 쏘아졌다.


태양 온도의 수백 배는 넘어갈 초고온의 열광선이 빛의 속도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남자의 대응은 그보다 빨랐다.


그의 정면으로 생성된 반투명한 역장이 그대로 빔을 튕겨냈다.


으득!


강하게 이를 간 남자의 허벅지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파앙!


긴장된 허벅지가 팽창하며 남자를 앞으로 튕겨냈다.


빠르게 수정체로 다가간 남자의 주먹에는 순백의 빛이 깃들어 있었다.


맨 처음 수정체가 찬란히 내뿜던 그것과 같아 보였다.


“끝이다!”


콰직!


남자의 주먹이 수정체를 꿰뚫었다.


발광하듯 붉은 빛을 뿜어내던 수정체가 일순 멈췄다.


“결국... 너도... 이것을...”


단말마를 남기며 얕게 맥동하던 수정체가 우수수 부서져 내렸다.


“하아... 하아...”


모든 힘을 쏟아낸 남자는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끝...난건가?”


1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온을 쳐부수기 위해 달려왔다.


그리고 그 끝의 지점에서 올온스라 불리던 존재를 해치웠다.


이온의 모든 것이자, 시작점이었던 존재.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를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


"후우..."


남자는 비틀거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일의 시발점이자 원흉이었던 그것을 마무리 지었다는 안도감.


결국은 복수를 마쳤다는 기쁨이 들어찼다.


하지만 이어서 몰려오는 허탈함이 그를 감싸 안았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진력을 소모해 천근보다 무거워진 몸을 간신히 가누며 남자가 중얼거렸다.


우주를 찬란히 메우던 지적 생명체들은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할 정도만 남은 상태였다.


“내가 최후의 인간이라니...”


특히 지구에서 번성한 인류 중 유일한 생존자는 그 혼자였다.


그 좌절감과 막막함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동안은 애써 신경 쓰지 않았건만, 복수가 끝나자 지독한 현실감이 그를 감싸왔다.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삐익-


남자는 중얼거리다 갑작스레 들려오는 소음에 사방을 경계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가 있는 장소는 올온스가 유일하게 존재하던 허수차원.


다른 무언가가 있을 수 없는 장소였다.


[ 긴급 복원 프로토콜을 발동합니다. 관리자 온스께서는 복원 명령을 하달해 주십시오. ]


“뭐?”


[ 명령 하달이 없을시, 1분후 긴급 복원 프로토콜이 가동됩니다. ]


“무슨 말이야!”


남자가 당황하여 소리쳤지만 무기질적인 음성은 자신의 할 말만을 이어갔다.


[ 생존해계신 온스가 없다고 판단. 긴급 복원 프로토콜을 발동합니다. 현 시공간에 대한 정보는 중심 시스템에 저장됩니다. 접근을 위한 시동어는 ‘리습’입니다. ]


“중심 시스템?”


남자가 당황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때, 나직한 카운트다운이 들려왔다.


[ 5, 4, 3, 2 ]


“대체 뭐야!”


[ 1. 시공간을 긴급 복원합니다. ]


번쩍!


온 우주를 휘감는 빛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


벅벅


멍하니 인터넷 방송을 보며 허벅지를 긁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곱창 맛집 김곱창에서 가져온 그 곱창!"


날씬한 여자가 5kg이 넘는 곱창을 쌓아두고 쉬지 않고 먹고 있었다.


"좋겠다... 곱창..."


지금 나에게 허락된 건 미역과 특가세일로 사온 비엔나소시지. 그리고 구청에서 나눠준 김치밖에 없다.


"곱창에 이 불닭 소스를 찍어서 한입에 먹으면! 우적우적! 짭짭!"


"미친... 개맛있겠다..."


김연비는 자신도 모르게 배달 어플을 켜고 있었다.


그러다 김곱창 집의 스페셜리티 메뉴 주문을 하기 전에 퍼뜩 제정신이 돌아왔다.


"아앗! 이 잔망스런 손이!"


지금 이 곱창을 시키는 순간, 다음 달 중순까지 파산이다.


글썽거리는 눈을 꼭 감은 채 핸드폰 화면을 껐다.


"진짜 인생 시발..."


[ 들리는가? ]


"뭐야!"


김연비는 갑작스레 들린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 더미 말고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환청인가?"


김연비는 옆에 놓인 1.25L짜리 물통을 통째로 들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무래도 너무 굶었어. 그러니까 환청까지 들리지."


[ 환청이 아니다. ]


"우왓! 시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김연비가 사방을 경계하며 둘러보았다.


"귀... 귀신?"


[ 나는 귀신이 아니다. 나는 너다. ]


"너다 라는 귀신인가?! 당장 꺼져!"


[ 하아... 진정되면 다시 말을 걸도록 하지. ]


"말 걸지 말고 꺼지라고!"


김연비는 급히 옆에 있는 두루마리 휴지를 주워들고 휘휘 허공에 흔들어 댔다.


한참을 버덕거리던 김연비가 제풀에 지쳐 이불위에 주저앉았다.


"대체 뭐야. 나 병 걸린 건가? 아니면 진짜 귀신? 집주인이 전 세입자 멀쩡히 살다 나갔다고 했는데?"


그리 좋지 않은 머리를 팽팽 돌려봤지만, 멀쩡한 결론은 하나도 나오질 않았다.


"배고파. 시바."


결국은 쓸데없이 칼로리만 소모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김연비가 잠시간 쉬고 있을 때 다시금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제 진정이 좀 됐나? ]


"저기요... 누구신데 자꾸 말을 거세요? 제발 저 살아가는 것도 힘드니까 내버려 뒀으면 좋겠는데..."


[ 아까도 말을 했지만. 나는 너다. ]


"그러니까 너다가 누구냐고요. 일본 귀신인가?"


목소리는 김연비가 다시 헛짓거리를 시작할까봐 급히 자신에 대한 설명을 했다.


[ 아니, 말 그대로 나는 너라는 의미다. 내 이름은 연비. 100년간의 사투 끝에 결국 과거로 돌아와 버린 존재다. ]


"연비? 그건 내 이름인데. 혹시 성이 김씨 세요?"


[ 그래. 김연비다. ]


"당신이 저라구요?"


[ 그래. ]


"내가 진짜 미쳤나 보군. 당장 정신병원을... 돈이 없네."


스스로 말문이 막힌 김연비가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 너는 미치지 않았다. 진심으로 미칠 것 같은 건 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기회다. ]


"기회?"


[ 지금 달력을 보건데, 현재 2023년 11월이 맞는가? ]


"그런데요?"


[ 그렇다면 온스가 수확을 시작할 때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남는다. 그 정도면 충분해. ]


남자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한 어투로 말을 했다.


김연비는 의뭉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이온?"


[ 미래에 인류는 이온, 특히 그 수장격인 온스라는 강대한 적과 맞서 싸우게 된다. ]


"미래? 뭐, 과거로 돌아오기라도 했다는 건가?"


[ 아무래도 그런 듯하다. ]


본인도 믿어지지 않는 듯 나직이 중얼거렸다.


김연비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 모두 죽었다. 나를 제외하고는. ]


"....."


말문이 막힌 김연비가 아무 말도 못하는 사이 목소리가 이어져 들려왔다.


[ 내가 과거로 돌아온 것은 차라리 잘된 일이다. ]


"왜요?"


[ 나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인류는 끝났다. 차라리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지금이 나은 것 같군. ]


"아니 이 양반이 설명을 제대로 하고 말을 해야..."


김연비가 순간 흠칫 거리며 물었다.


"혹시 내 몸을 강탈할 생각이냐?!"


[ 내가? 너의 몸을? ]


목소리는 가당치도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


[ 그런 쓰레기 같은 몸으로 뭘 할 수 있나.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말아라. ]


"쓰...쓰레기라니... 칼로리 부족으로 다이어트도 필요 없는 몸인데!"


목소리는 김연비의 항변을 무시하고 본인의 할 말을 이어갔다.


[ 아무래도 나는 너라는 매개 없이는 활동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다.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군. ]


김연비가 잠시 머뭇거리다 물었다.


"저기...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무리 미래의 나라고 해도 나인데 존댓말을 해야 하나?"


[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어차피 나는 멸망한 세계의 생존자였을 뿐. 회귀를 한 지금의 시점에서는 그저 이방인이다. ]


"그럼 연에이?"


[ ..... ]


"연씨?"


[ 그냥 연이라고 부르게. ]


"오케이 콜. 그렇게 합시다."


연은 앞으로 닥쳐올 미래를 생각하며 지금의 김연비를 보자 참으로 막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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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2 온스와의 첫대면 24.02.16 144 2 12쪽
12 011 어긋난 과거 24.02.15 146 2 12쪽
11 010 사건의 시작 24.02.14 164 2 12쪽
10 009 진실보다 나은 거짓 24.02.13 167 3 12쪽
9 008 무극관에서 생긴일2 24.02.12 174 2 12쪽
8 007 무극관에서 생긴일 24.02.11 177 2 12쪽
7 006 새로운 만남 24.02.10 197 2 12쪽
6 005 가내수공업. 어디까지 해봤니? 24.02.09 217 3 12쪽
5 004 김연비는 이 일을 기억할 것 입니다. +1 24.02.08 230 2 11쪽
4 003 등산의 비밀2 24.02.07 253 2 12쪽
3 002 등산의 비밀 24.02.06 270 3 12쪽
2 001 행운줄게 새집다오. 24.02.05 338 4 12쪽
» 000 프롤로그_나에게 회귀 빙의 24.02.04 44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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