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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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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5,824

작성
22.05.2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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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황금 용병의 투자법(3)

DUMMY

녀석의 품을 뒤질 틈도 없이, 나는 바로 마리아에게로 달려갔다. 마리아의 목숨에 문제가 생기면, 소린이 많이 방황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래 봬도 고용주 아니신가.


“마님, 괜찮으십니까? 마님.”


“으으으으..”


신음소리만 내고 정신을 차릴 생각을 하지 않는게, 독이 점점 더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한 달간의 투약기간, 그리고 그 효과로 얼굴 색이 검어지고 마나 사용이 어려워지는 독. 생각보다 특징이 확실했기에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마르카넨 독이다.”


마르카넨 독은 개구리처럼 생긴 몬스터 마르카넨의 표피에서 채취한 독을 정제해서 만든 독으로, 지금 마리아가 겪고 있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약효가 강하지 않기에 장기간에 걸쳐 사용해야 하기에 효용성은 떨어지지만, 약효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대상은 약의 복용 사실을 깨닫기가 쉽지 않아 이런 류의 일에 많이 쓰이는 독이기도 했다.


나는 혹시나 싶어 녀석들의 주머니를 뒤져보았다. 혹시나 해독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 확실히 마리아를 죽일 생각이었는지 해독제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 대신 얻은 것은 골드화 150개.


“200골드라더니, 구라쟁이 새끼였군.”


나는 마리아를 들쳐 업고 밖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걸 누군가가 본다면 이 일을 의뢰한 이에게 마리아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질지도 몰랐지만, 그것보다 마리아를 살리는 일이 더 중요했다.


그래도 최대한 걸리지 않기 위해 길을 둘러, 정문도 지나지 않고 담벼락을 넘어 시가지로 향했다. 야심한 밤인지라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약재상도 모조리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그런 걸 고려해 줄 여유는 없었다.


쾅쾅쾅!


“계시오! 계십니까!”


“아니 이 늦은 시간에 이 무슨 민폐···”


“마르카넨 독입니다. 지금 당장 해독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문을 열고 나오던 약재상 노인이 내 얼굴과 등에 업혀있는 마리아를 보더니 얼굴이 희게 질려 말문도 막힌 채로 고개만 끄덕였다.


“빨리!”


내 독촉이 있고서야 움직이기 시작하는 노인. 왜인지 손이 벌벌벌 떨리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저 나이까지 약재상을 해온 짬밥이 있는지 마르카넨 독에 맞는 해독 재료들을 집어들어 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이걸 먹이면 나아질 것이오···. 약물로 제조할 시간은 없어서..”


잔뜩 짓이겨진 개밥 같은 비주얼에 탐탁치 않았지만, 지금 물 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에 나는 그 덩어리를 뭉쳐 알약같이 만들고서는 마리아에게 먹였다.


“드셔야 낫습니다. 씹어 삼키십시오.”


하지만 마리아는 반응이 없었다.


“노인장, 물 좀 가져다 주시오.”


노인장이 물을 가져오자, 알약과 물을 같이 넣고 식도 부근을 만져서 강제로 해독제를 섭취하게 만들었다. 다행스럽게도 해독 효과는 즉각적이라서, 금방 거무튀튀했던 얼굴이 혈색을 찾아가는 것이 보였다.


“늦은 시간에 무례를 저질러서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일이었습니다. 일단 이걸 받으시고, 모르는 일로 해주십시오.”


나는 품에서 10골드를 꺼내서 노인에게 건네다가, 왜 노인의 얼굴이 희게 질려있는지를 깨달았다. 손이 피범벅이었거든.


“그, 피, 피 좀..”


노인장은 돈을 받고선 내게 수건을 가져다주었다. 얼굴과 여기저기 몸을 닦다 보니 내 몸에도 생채기가 여럿 생겼다는 것과, 몸이 완전 피범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소. 큼, 알겠소. 난 오늘 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하겠소이다. 헌데..”


“예?”


“재료 값이 딱 10골드거든. 내 공임까지 고려하면..”


“노인장.”


“사, 사람 살리는 일에 뭐가 그런게 중요하겠는가. 암, 그렇고 말고.”


“방금 쓴 재료, 놀란 잎, 마르실 용액 3방울, 크루이카 뿌리, 케넨 열매. 최저가로 사면 다 합쳐서 8골드 37실버잖아.”


“그렇게 최저가로 다 구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직접 캤거나 싸게 떼왔을거고.”


“큼.”


“1골드 63실버 더 줬으니까. 입 닫으십시다?”


“아, 알았네..”


내 말에 할 말이 없어진 것인지 약재상 노인은 입을 다물었고, 나는 마리아를 다시 들쳐업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체들은 그 자리 그대로 놓여있었다.


“사람이 오간 흔적도 없고.”


아마 이 녀석들은 전적으로 믿고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라 주변통제를 한 모양이었다. 마리아가 다시 일어나서 녀석들의 시체를 보고 기함을 토하기 전에 나는 이 녀석들의 뒷처리를 시작했다.


호주머니를 다시 뒤져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모조리 빼내고, 병장기와 잘 손질된 가죽갑옷은 벗겨서 잘 챙겼다. 이 녀석들만 다 팔아도, 아까 놈들의 주머니에서 꺼낸 150골드와 맞먹는 값은 받을 수 있으리라.


“오.”


그리고 대장놈의 품을 뒤지다가, 추가로 100골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녀석, 아마 선금의 일부를 본인이 가지려고 꿍쳐놓은 모양이다.


저택 뒷편에 놓여있는 삽으로, 깊이 구덩이를 파서 불을 놓았다. 놈들의 시체와 옷가지가 모두 타버리도록. 그리고 청소용 걸레로 핏자국까지 빡빡 지워내고 나자, 내가 가정부인지 용병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휴.”


재와 뼈만 남은 구덩이를 흙으로 덮어서 완전히 흔적을 지워냈을 때쯤이 되자, 저 멀리서 아침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길었던 밤이 끝난 것이다.


“마님은 괜찮으려나.”


이제 곧 소린과의 대련 시간이다. 일과를 빼먹을 수는 없으니 가긴 가야 할텐데, 마리아의 건강상태가 걱정이 되어 쉽사리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았다.


“나는 괜찮다.”


걱정되는 마음에 저택으로 들어가자, 1층으로 나와있는 마리아를 볼 수 있었다. 어제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형형한 눈빛에, 말끔한 차림의 마리아를 보니 마음이 놓였다.


“벌써 두 번째구나. 한 번 매운 맛을 보여줬으니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한 내 판단이 잘못이었다.”


“처음이 아니었습니까?”


“별 거 아닌 녀석들이 껄떡거리길래 혼만 내고 쫓아냈었지. 내가 마법사라는 정보도 그 때 흘러들어간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제대로 준비해서 왔군요.”


“자네가 아니면 목숨을 잃을 뻔 했네. 고맙군.”


“조심하십시오.”


이렇게 작은 지방 상단 안의 정쟁에서 살인 청부까지 부르다니. 상대의 손속이 아주 위협적이다.


“어제 이야기는 다 들었네. 우리 소린이를 꽤 높게 평가하고 있더군?”


“정신을 잃으신 게 아니셨습니까?”


“상황은 다 끝나고 기절했네. 마음을 놓으니 정신도 같이 놓아지더군.”


“뭐, 그렇습니다. 저는 소린 도련님이 아주 큰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그 녀석이 제안한 돈이 작은 액수가 아니던데. 나는 줄 게 없어서 미안한 마음 뿐일세.”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무슨, 용병은 돈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아니던가. 자네가 기사도 아니고, 자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생각은 없네. 그래서, 이걸 받아주겠나?”


그리고 마리아가 내미는 서책 하나. 뭐지? 싶어서 받아들어보니 제목 같은 것도 없었다.


“이게 뭡니까?”


“내가 자네에게 주기로 한 성과급이자, 어제 내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한 대가네.”


“혹시 읽어봐도 됩니까?”


“웬만하면 숙소에 돌아가서 읽어볼 것을 추천하네. 오러 훈련법이니까.”


“예?”


나는 눈이 휘둥그레 커져서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오러 훈련법이라면, 받기에 과분한 물건이었다.


내가 현재 익히고 있는 것은 제국이 분열되기 전, 제국의 초급 장교들에게 배부되었던 ‘제국 초급 오러 훈련법’. 그것을 얻기 위해서만 수천골드를 지불해야 했었던 기억이 있다. 마리아가 내민 이 서책은, 최소 수천골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물건이란 말이었다.


“자네에게 참 고맙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도 들고.”


아니, 난 생각보다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어젯밤 그 놈이 내가 생각하는 소린의 값보다 더 큰 값을 불렀다면, 난 망설이지 않고 길을 열어줬을 것이다.


뭔가 이번 생으로 회귀하고 나서, 돈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내가 느끼는 돈의 가치는 그 정도로 컸으니까.


“제가 이걸 받아도 될 지..”


“받아도 된다네. 내 목숨을 구했지 않은가. 소린이에게 의욕도 북돋아 주었고. 나도 이제 가만히 손놓고 있지만은 않을 생각이네. 상인은 결과로만 말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더럽고 추잡한 짓을 한다면 가만히 당해주는 것도 멍청한 짓이지.”


맞는 말이다. 어제 그 의뢰를 넣었을 이는 사실 뻔했다. 소린이 성장했을 시에, 자신의 자리에 위협을 받을만한 인물, 상단주나 그의 첫째아들, 혹은 그 부인. 어쩌면 일가족 전체가 담합해서 소린과 마리아를 죽이려 한 것일지도 몰랐다.


“맞는 말입니다. 알고도 당해주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지요.”


“솔직히 말하겠네. 그래서 내게 더 이상의 여력이 없네. 자네에게 지불하는 주급도 부담이 될 만큼.”


마리아의 사정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이제 움직이려 하는데, 착수금이 부족하니 내게 줄 급여도 마땅치 않다는 저 말도 이해했다.


“알겠습니다.”


“미안하네. 잘 가시게.”


“제 후임이 구해질 때까지는 조금 더 머물겠습니다. 아직 확인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서책에는 그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내 손에 들린 제목 없는 책을 살짝 흔들면서 말했다. 마리아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부끄러운 말이네만, 자네의 후임을 구할 자금조차 없다네.”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리아에게 ‘그냥 제게 계획이 있습니다’ 정도로 말하고 얼버무린 후에, 연무장을 찾았다.


“카멜, 오늘은 늦었네. 처음이다, 늦은 거.”


“사정이 조금 있었습니다.”


연무장에 들르기 전에, 숙소에 들러 간단하게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까지 피가 묻은 흔적이 있는 옷을 입고 소린을 만나기는 싫었거든.


“그래. 늦잠자는 날도 있어야지, 사람이.”


“그런 거 아닙니다.”


“아니기는, 뭐.”


깐족거리는 소린이 얄미워서 딱 토하기 직전까지 굴려주었다. 분명 약속한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소린은 들어가지 않고 내 옆에 딱 붙어서 검을 휘둘렀다.


“검 휘두르는 것에 재미가 붙으신 모양입니다?”


“그냥, 카멜이 하고 있는 걸 보면 나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거든. 그래서 무작정 따라해보는 거야.”


“소린님도 충분히 열심히 살고 계시지 않습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30대 아저씨처럼 말해. 나랑 고작 2살 차이밖에 안 나면서.”


그래, 사실 30대 아저씨가 맞긴 하다.


“그런 걸 성숙하다고 하는겁니다.”


“유머 감각도 완전 아저씨 같기도 하고.”


딱!


가볍게 꿀밤을 놔주고선, 툴툴거리는 소린이 따라하기 쉽게 속도를 맞추어서 검을 휘둘러주었다. 소린은 검에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둔재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성실함을 갖추고 있으니, 이대로 정진한다면 제 한 몸 지킬 수준까지는 올라올 수 있으리라.


그렇게 된다면, 나도 이 녀석의 안전을 신경쓰지 않고 내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밤. 훈련을 끝마치고 방에 들어와 대충 싸맸던 상처들을 확인하던 중에 방문이 벌컥 열렸다. 노크도 없이 내 방문을 저렇게 벌컥벌컥 열어댈 만한 인물은 단 한 명, 소린 뿐이었다.


“카멜.”


얼굴이 많이 굳어있는 것을 보니, 아마 마리아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대략적으로 들은 모양이었다.


“노크는 하고 들어오시지 그러십니까.”


“생각보다 더 많이 다쳤네. 사정이라는 게 이거였어?”


소린의 눈은 내 몸에 고정되어 있었다. 몸에 나 있는 작은 생채기들. 상처가 크지 않기에, 간단한 조치만 하면 끝나는 가벼운 일이었는데 딱 저 꼬맹이에게 타이밍 나쁘게 걸려버렸다.


“뭐, 그렇게 됐습니다. 어차피 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일상입니다.”


“쓰리잖아,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야기는 대충 들었어. 나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네. 바보 같이.”


“마님이 어디까지 이야기 해주셨는지 잘 모르겠군요.”


“이 번 시도가 두 번째라는 것까지?”


“그럼 다 하셨네요.”


마리아 이 양반, 어린애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위기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것 보다는 충격을 받더라도 알려주는게 낫다 싶기도 하고.


“내가 너무 멍청했어. 가만히 있으면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 무난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봐. 이미 나는 전쟁터 한복판에 서있는데.”


“도련님은 아직 어리지 않습니까. 일반적으로는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게 맞습니다.”


“열 다섯이면 이제 슬슬 견제할 나이가 되기도 했지.”


소린은 처음 보는 차가운 얼굴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어머니를 잃을 뻔 했다는 것, 그리고 자신도 까딱 잘못했다가는 죽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여간 충격이었나보다.


“카멜. 어머니를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만약 카멜이 제 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어머니는 무사하시지 못했겠지. 그럼 난 스스로를 평생 원망하면서 살아갔을거야. 내 아둔함을 탓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근데, 정말 내가 그 놈이 제안한 것보다 훨씬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나에 대해서 별로 알지도 못하잖아.”


“저는 돈에 죽고 사는 용병입니다. 그 정도 가치판단을 실수할 리가 없지요.”


“어머니가 카멜보고 참 서투른 사람이라고 하셨어. 자기 목숨을 이상한데 거는 멍청한 작자라고도 하셨고.”


“서투르지도 않고, 멍청하지도 않은데. 저 생각보다 똑똑합니다.”


미래를 아는 나에게 소린과 마리아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황금 동아줄이지만, 마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쑥쓰러워서 괜히 돈 이야기나 꺼냈다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그거 아닌데.


“카멜은 정말로 내가 그 정도 가치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지?”


“예. 도련님은 잘 해내실 겁니다.”


“그런데 왜 떠나? 내가 꼭 성공해서 갚아줄게. 안 갔으면 좋겠어.”


“도련님. 저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될 겁니다. 제 미래를 제가 선택할 수 있으려면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오..”


“그래서 돈 벌러 갑니다. 나중에 만날 때는, 제가 도련님보다 부자일 지도 몰라요.”


소린은 내 말에 그제야 미소를 지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크크, 그게 뭐야. 난 그 때쯤 그란상단의 주인이 되어 있을 테니까, 상단주보다 돈이 많아야 되는거네. 할 수 있겠어?


“예. 두고보십쇼. 저는 합니다.


“그래, 알겠어. 어차피 떠나야 하는 사람을 굳이 잡아서 서로 마음 불편해질 필요는 없으니까. 그래도 다시 만나러 올 거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도련님. 저 떠나려면 아직 좀 남았습니다. 내일 저 어떻게 보시려고 이렇게 오글거리는 말들만 골라 하십니까.


“내 마음이야.


소린은 괜시리 문을 쾅 닫으면서 밖으로 나갔다. 어린 마음에 그래도 나름대로 내게 걱정과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도 괜히 웃음이 났다. 지난 생에서 소린은 어머니를 잃고 미소 지을 일이 얼마나 있었을까?


따끔.


“어후···”


익숙한 일이긴 하지만,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괜히 치료하던 도중에 멈춰서 더 지끈거리는 상처에 약을 대충 바르고서는 붕대를 질끈 동여매었다. 금방 나았으면 좋겠는데.


붕대와 연고를 한 켠으로 내려놓고, 그 옆에 놓여있는 제목 없는 책을 움켜쥐었다. 마리아가 준비했다는 오러 훈련법. 훈련하는 내내 너무 펴보고 싶었지만, 보는 눈이 없는 곳에서 읽어보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그리고 마침내 한 장을 넘겼을 때.


‘제국 고급 오러 훈련법’


“미쳤다.”


나는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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