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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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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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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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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병사에서 용병으로

DUMMY

일단은 살아남았지만, 지금 내 수중에 있는 것이라고는 병사지급 기본 무장에 15골드 70실버가 전부였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병사는 아닌거네. 유령이구먼.”


누군가의 자조섞인 혼잣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누가 한 말인지는 불분명했지만, 상황을 명확히 짚어주는 말이었다. 우리는 이제 유령이다.


우리 모두 병적에서 전투 중 전사처리가 될 것이고, 가족이 있는 자들에게는 전사통지가 날아갈 것이다.


“여기서 가족이 있는 놈들, 손 들어봐.”


머록 십인대장, 아니 이제 그냥 머록이 물었다. 총 7의 손이 올라왔다.


머록과 칼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손을 든 것이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라. 가족들이 걱정이 많을 거야. 가서, 알아서 살아남자.”


“혹시나 우리와 함께하고 싶은 이들은 남아도 무방하고.”


머록이 한 마디 덧붙였지만, 남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 우리에게는 가족을 넘어선 유대감 까지는 없었다.


“그럼 이 숲을 벗어날 때까지만 동행하고, 서머스에서 각자의 길을 가자.”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오크의 위협을 고려하여 가장 가까운 도시인 서머스까지는 동행하고, 이후에 헤어지기로 했다.


서머스까지 가는 길에서 오가는 대화는 없었다.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와, 이런 상황을 만났다는 것에 대한 억울함, 그리고 누군가는 분명 나에 대한 원망도 조금 품고 있을지 몰랐다.


“고생했다.”


그리고 마침내 서머스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해산했다. 내복만 입고 병장기를 들고 있는 우리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새벽시간에 도착한 터라 다행이 큰 문제없이 해산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냐.”


머록이 머리를 긁적이면서 우리에게 물어왔다. 웃는 얼굴이었지만, 한 켠에 남아있는 수심을 지울 수는 없어보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싸움질밖에 없는데, 이 주변에서 병사노릇 하기는 그른거 아닙니까.”


“에휴, 그러게 말이다.”


아무리 병적이 허술하게 관리된다고는 하나, 우리는 전사자 처리가 된 몸이다. 같은 신분으로 재입대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니와, 만약 신분을 속여 들어간다고 해도 어딘가에서 막스, 혹은 훈스와 마주치게 된다면 그야말로 대참사였다.


“저는 용병을 해볼 생각입니다.”


나는 담담히 내 의견을 밝혔다. 어찌보면 잘 된 일이다 싶었다. 난세에 용병은 어디에서든지 수요가 있는 유망한 직종이었다. 살아남기만 한다면 말이다.


“용병, 용병이라..”


“하긴, 막내 너는 능력이 좋으니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겠다. 용병이라. 생각 잘 했는데?”


용병이라는 말에 머록가 칼스는 흥미가 동한 얼굴이었다. 먹은 것이라고는 칼밥 뿐인 인생에, 다른 선택지는 고려하기 어렵겠지.


“좋아. 그럼 나도 용병으로 간다.”


“엑, 분대장님. 분대장님 실력에 용병이면 고작해야 D급 아닙니까?”


“넌 임마, 수습이야. D급도 못 단다고. 알아?”


“큭, 뼈 때리시네.”


“그리고 더 이상 분대장이라 부르지마. 존대할 필요도 없다. 카멜, 너도 마찬가지야.”


“맞네. 알겠수다.”


우리는 더 이상 병사가 아닌, 용병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병사보다 조금 더 위험한 곳에 배치되고, 조금 더 많이 싸워야 하긴 하겠지만 훨씬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는 직업이 아니던가.


“카멜 너는 근데 어떻게 용병을 바로 생각했냐?”


“억울해서요.”


“응? 뭐가?”


“내 몸값을 제대로 쳐주는 곳에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뢰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구요. 좆 같은 상관 밑에 다시는 있고 싶지 않거든요.”


“뭐? 크, 크하하하하!”


“맞는 말이긴하네! 크크.”


머록과 칼스는 괜히 웃어댔다. 그들이 웃건 말건, 난 속으로 치열하게 고민 중이었다. 저들과 함께 움직이는게 나을 것인가, 아니면 홀로서기를 하는게 나을 것인가.


“임마. 너 눈알 굴러가는 거 보인다. 이럴 때 보면 아직 신병은 신병이야.”


“어? 분대장님, 아니. 형님도 느끼셨수? 나도 느꼈는데. 저 새끼 지금 우리 버릴까 말까 고민 중인거 아니우?”


“내 보기엔 그렇다.”


전장에서 다른 건 안하고 눈치만 키웠나 보다. 저 양반들이 저렇게 눈치가 빨라진 걸 보면.


“카멜, 괜찮다. 솔직히 니가 싸우는 걸 보니까, 우리랑 같이 있으면 우리가 도리어 네 발목만 잡을게 뻔해. 우리는 알아서 갈 길 찾을테니까, 넌 네 갈 길 찾아라. 언젠가는 다시 만나서 맥주 한 잔 하면 되는 거 아니겠냐?”


“그래. 나랑 형님은 수준도 비슷하니까 같이 잘 돌아다닐 수 있어. 나중에 봤을 때는 너보다도 강해져 있을 수도 있다?”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저들의 넉살이 참 고마웠다. 어떻게 보면 나몰라라하고 도망가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저 둘은 원망의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원망 안하십니까?”


“내가 너를? 원망? 왜? 내 목숨의 은인한테.”


머록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곁의 칼스도 마찬가지. 그 둘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뭔가 마음에 동해 오는게 있었다. 그래서 충동적인 결정을 내렸다.


“여관 잡고 잠깐 모여보세요. 제가 여러분한테 가르쳐 드릴 게 있으니까.”


내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들과 같이 움직이는 건 손해였다. 하지만 그냥 저들을 용병세계에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던져놓고 싶지도 않았다.


“아, 여관 잡으실 때 마당 있는 곳으로 잡아주세요. 잠깐 창술이나 검술 좀 봐드릴테니까.”


“엥?”


둘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본인들을 가르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불만은 없어보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머록 같은 경우에는 전장에서 4년, 칼스는 2년을 굴렀는데 이제 막 입대한 신병이 어딜 자길 가르치려드냐며 떽떽거리지 않다니.


역시 사람은 실력으로 입증해야 하는 모양이다.


“됐다, 칼스. 일단 방 잡고 보자.”


머록과 칼스는 따로 찢어져서 움직였고, 나는 머록과 동행해 여관을 잡았다. 칼스는 어딜 갔나 했더니, 간단한 옷가지를 사 온 모양이었다.


“자, 그럼 바로 마당으로 나가면 되는거냐? 니가 우리 검술이랑 창술 봐준다고 했으니.”


“그보다 먼저.”


나는 심호흡을 했다. 이걸 이들에게 가르쳐주는게 맞나, 싶었다. 승진에 천 골드, 오러 훈련법을 배우는데 3천 골드. 총 4천 골드짜리 가르침을 저들에게 공유하러 하는 내가 미친놈 같기도 했다.


“제가 배운 오러 훈련법입니다. 제대로 된 루트로 배운거니까, 의심없이 따라하십시오. 저도 이제 기껏해야 마나를 느낀 정도로 확실한 조언은 드릴 수 없지만, 구결과 훈련법 자체는 다 기억합니다.”


“오러훈련법?!”


“오러, 오러라고 했냐 너 지금?”


머록과 칼스 모두 방방 뛰며 난리도 아니었다. 역시 신병이 그렇게 잘 싸울 수가 없다고 생각했느니, 오러를 다룬다면 그게 다 말이 되는 움직이었다느니 별별 소리를 해대길래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손바닥을 마주쳐 손뼉을 크게 쳤다.


짝!


“아.”


“어..”


“잡담은 그만. 저도 시간이 없고, 두 분도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까. 구결과 훈련법을 바로 전수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더 이상 시간을 버릴 생각이 없었다. 충동적으로 이 둘에게 살길을 열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오러 훈련법과 간단한 병기술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해줄 만큼 해줬다.


‘넘치지, 사실.’


오러 훈련법은 일반 병사나 하급 용병들이 구할 수 있는 수준의 훈련법이 아니었다. 최소한 기사, 혹은 간부급 이상이 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훈련법이기 때문에 초급 훈련법일 지라도 그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나는 3일의 기한을 정했다. 이 시간만큼 저들을 가르치고, 그 다음엔 과감하게 돌아보지 않고 떠나리라.





“고마웠다, 카멜.”


“나도 마찬가지. 꼭 보답할 길을 찾으마.”


머록과 칼스는 3일동안 혹독하게 굴려졌다. 난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채 내 루틴대로 둘을 굴려댔다. 하루에 잠은 쪽잠으로 3시간만. 나머지 시간은 병기술과 오러훈련법에 집중시켰다. 아직 둘은 마나를 느끼지도 못했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1년은 넉넉하게 훈련해보라는 내 말을 찰떡같이 믿는 것 같았다.


“저도 감사했습니다. 꼭, 성공해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둘은 조금 더 훈련을 하고 용병등록을 하기로 했다. 초기 등급을 조금이라도 높게 받게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나는 지금 가도 C급은 넉넉할 테니 걱정하지말고 가란다.


B급 이상의 용병패를 받기 위해서는 마나를 다룰 줄 알아야 했다. 마나로 마법을 사용하거나, 오러를 쓸 줄 알거나. 아직 내 수준으로는 무리인 일이기에 나는 일단 C급으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따르릉-


풍경종 소리가 울려퍼지고, 왁자지껄한 용병길드의 소음이 들려왔다. 예전에는 용병길드 안에서 맥주도 팔고 소란도 자주 일어났다고 들었는데, 요즘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 그런 모습들은 모두 지워냈다고 했다.


그래도 여전히 길드 안은 여기저기 무리지어 동료를 구하는 이들과, 의뢰 게시판 앞의 일거리를 구하려는 용병들로 가득했다. 대강 잡아 50여명은 이 건물 안에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터벅터벅 접수대로 걸어갔다. 창을 들고 칼을 차고 있는 광경은 용병길드 안에서 너무 흔했기에, 크게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어서 오십시오. 무슨 일로 방문하셨나요?”


사근사근 웃는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접수원이 있었다. 우락부락한 아저씨가 아니라 서글서글한 인상의 아가씨라니. 용병길드가 쇄신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긴 하구나.


“용병등록을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혹시 신분패가 있으신가요?”


“이제 막 상경해서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러시군요. 그럼 이 서류를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혹시 글을 모르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구요.”


“글은 압니다. 제가 직접 작성하겠습니다.”


접수원이 건네주는 서류를 보고 하나하나 공란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이름, 나이, 출신지역, 장기, 이력 같은 것들.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걸 직접 쓸 줄 안다는 것만으로 점수에 가산점이 붙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용병이 너무 무식하면 의뢰인이 꺼려하기 때문이라나. 계약서는 읽을 줄 알아야 용병대장을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아, 다 작성하셨군요. 글씨를 잘 쓰시네요.”


“감사합니다.”


접수원은 웃으면서 서류를 안으로 전달했고, 표 하나를 내밀었다.


“앞서서 테스트를 보고 계신 분들이 있으셔서요. 제가 그 숫자를 호명하면 다시 저한테 오시면 되겠습니다.”


표에 적힌 숫자는 7. 꽤 이른 시간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앞에 여섯 명이나 있었나보다.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렸다 치뤄진 테스트에서 나는 간단한 창술과 검술로 감독관 역할을 맡은 용병을 상대했다. 감독관이고, 노련한 용병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마나를 다룰 줄 모르는 이였기에 그렇게 버겁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노련함으로 따지면 나도 어디가서 빠지는 타입은 아니었다. 비록, 아직은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일 정도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삐걱거리기는 했지만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그것 만으로도 인정을 받았는지, 내게 배당된 등급은 C였다. 용병 등록비로 5골드를 지불하자, 내일이면 용병패가 발급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몸이 급하군.”


내가 방금 감독관과 붙으면서 느낀 것은, 몸을 단련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내가 알고있는 기술과, 실제로 시현할 수 있는 기술이 많이 다르다보니 가끔은 괴리가 생겨 위기가 두어번 있었다. 임기응변으로 적당히 넘어가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다칠 수도 있었다.


“그 지겨운 짓을 다시 해야 하다니.”


몸을 만드는 일에는 왕도가 없었다. 매일매일 꾸준하게 스스로의 몸을 단련하는 길만 있을 뿐.


다행스럽게도 용병패는 나오지 않았지만, 용병 등록은 완료되었기에 오늘부터 용병길드내에 있는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단련실 같은 경우에는 일일 이용료가 10실버에 불과했기에, 충분히 돈을 내고 이용할만 했다. 애당초 용병길드 단련실 만큼 잘 조성되어 있는 훈련공간이 잘 없기도 했고.


“..좋네.”


그리고 역시나, 용병들은 이 단련실을 잘 활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몰랐다. 본인들의 용병대에 속해있는 시설을 이용하는건지, 맨몸훈련을 하는건지. 나는 상관할 바도 아니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기구들은 좋구만.”


쇠질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단련을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내일 겪을 근육통을 신경써야겠지만, 오러 훈련을 하다보면 근육통이 많이 완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큰 두려움도 없었다.


‘둘과 헤어졌으니 이제 숙박도 따로 잡아야 한다. 하루 숙박비 5실버에 단련실 이용비 10실버. 식비는 최소로 줄여 10실버 정도로. 그럼 하루에 25실버, 4일에 1골드 씩인가.’


내게 남아있는 돈을 생각하면 한 달이 넘으면 위험했다. 한 달 안에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몸을 만들고, 이후에 의뢰를 수주해 돈을 번다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한 달이라면 짧은 시간이지만···


[특성, ‘황금의 기사’가 발동합니다]

- 단련 시, 2배의 효과를 얻습니다!


“오메, 시발.”


생각보다 이 황금의 기사라는 녀석, 만능에 사기인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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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황금 용병의 투자법(3) +5 22.05.21 3,397 103 16쪽
8 황금 용병의 투자법(2) +4 22.05.21 3,460 111 17쪽
7 황금 용병의 투자법 +2 22.05.20 3,500 102 15쪽
6 병사에서 용병으로(2) +9 22.05.20 3,642 110 15쪽
» 병사에서 용병으로 +5 22.05.19 3,763 112 14쪽
4 돈이... 복사가 된다고?! (3) +6 22.05.19 3,770 113 15쪽
3 돈이... 복사가 된다고?! (2) +6 22.05.18 3,940 108 13쪽
2 돈이... 복사가 된다고?! +7 22.05.18 4,400 122 11쪽
1 프롤로그 +4 22.05.18 5,254 12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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