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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섭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패스가 기연을 얻으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광섭
작품등록일 :
2024.07.02 11:49
최근연재일 :
2024.08.23 15:1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964
추천수 :
39
글자수 :
50,359

작성
24.07.02 12:30
조회
797
추천
4
글자
8쪽

피 묻었어.

DUMMY

그로부터 9년 후


이성준은 창문을 활짝 열었다. 늦가을 오전의 햇살이 거실 안을 환하게 비추어주었다. 그는 기지개를 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서늘해졌네.”


성준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입술을 실룩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후후. 그래도 무더운 더위보다는 가을이 훨씬 낫지. 그나저나 오늘은 뭐부터 할까. 흠...."


성준은 몸을 움츠린 채로 다시 창문을 닫았다.


잠시 후 그는 주방으로 돌아와 냉장고 문을 열고 캔 맥주 하나를 꺼냈다.


“낮술도 아니고 오전부터 술이라···. 그래도 좋다.”


그는 캔을 따서 한 모금 들이켰다.


"캬. 이 상큼함."


이어 소파에 앉아 스마트 폰을 켰다.


“어? 혜영이한테 전화가 왔었네.”


성준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마치 천진한 아이마냥 입술을 실룩거렸다.


"아. 또 뭔 잔소리를 하려고 아침부터...."


그는 곧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성준아.


-전화 했었니?


=응.


-왜?


=날씨가 너무 좋아서.


-좋기는 뭐가 좋아. 조금 춥던데. 그래도 늦가을이라고···.


=오늘 일요일인데 뭐해?


-그냥 있지.


=그냥?


-어 그냥.


=성준아. 우리 한강 공원에 놀러 갈까?


-한강? 갑자기....


=이렇게 화창한 가을날에 집에만 있으면 직무유기라고. 이욍이면 강도 구경하고 치맥도 먹고. 어때?


성준은 고민했다.


-아. 그게···. 그러니까 오늘은 좀···.


=무슨 약속 있어?


-아, 아니. 약속은 없는데 그냥 집에서 쉬고 싶네. 몸도 피곤하고.


=밤에 잠 못잤어?


-아니 자긴 했는데 좀 늦게 잤어. 할일이 있어서.


=너 또 드라마에 빠진 거지. 아니 남자가 멜로물을 그렇게 좋아해서 어디다 써먹냐?


-후후. 역시 아침부터 잔소리하네. 요즘 우리 한국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 있는데. 세계가 온통 난리잖아. 한류 드라마에 빠져서 말이야.


=흠. 그건 그렇지만....그래도 오늘은 날이 너무 좋은데. 성준아. 그럼 우리 영화나 볼까? 어때?


-무슨 영화?


=복수 혈전.


-아! 그건 잔인하다던데. 나는 심장이 약해서 그런 자극적인 거 보지 못해. 차라리···.


=치. 너 또 사랑 타령이나 하는 신판극 얘기하려고 하지? 에휴~ 관두자. 하긴 너 요즘 회사에서 야근하느라 피곤할 텐데 그냥 집에서 쉬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치. 됐고. 다음 주에 우리 잠깐 만나서 식사나 하자.


-후후. 만나려고 오래 만나야지. 잠깐이 뭐야.


=아무튼 전화 끊어. 밖에 누가 온 것 같아.




성준은 전화를 끊고 다시 소파에 앉았다.


“나갈 걸 그랬나? 가을 풍경도 나쁘지 않은데. 머리도 식힐 겸...”


그는 잠시 고민에 잠기더니만 다시 중얼거렸다.


“흠...아니 할 일이 있었지.”


곧이어 그는 주방으로 가더니 서랍을 열고 식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한 남자 밧줄에 꽁꽁 묶인 채 침대에 알몸으로 누워 있었다. 성준을 그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후후. 전화받느랴 조금 늦었어. 그나저나 이 식칼의 날이 무디어서 조금 아플 거야."


이어 성준는 그 남자의 허벅지부터 살갗을 얇게 베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


“칼을 미리 갈아놨어야 했는데···.”


성준은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김희찬. 9년 만이네. 그 사이에 좀 늙었네.”


사내는 몸부림을 쳤지만, 꼼짝 못 할 정도로 묶여 있었다. 성준은 다소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조금 아플 거야. 날을 갈지 않았거든.”


* * *


며칠 후.


성준과 혜영은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


“오늘 야근 없네.”


혜영의 말에 성준은 빙그레 웃었다.


“후후. 뭐 매일 하나.”


“거의 매일 수준이잖아.”


“요즘은 괜찮아. 야근 수당도 적지 않고.”


“건강이 더 먼저지.”


“그건 그렇지···. 그나저나 이 집 돼지갈비 어때?”


혜영은 고기 한 점을 입에 넣고 흡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양념이 너무 달거나 자극이지 않아서 좋아. 고기도 부드럽고.”


“다행이네. 오늘 소주 한잔은 어때?”


“좋지.”


성준은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잠시 후


“역시 소주 안주로 돼지갈비만 한 게 없어.”


성준의 말에 혜영은 입술 쑥 내밀었다.


“그 외에도 소주 안주 많거든.”


“에고. 언제부터 내 말에 그렇게 따졌냐?”


“태어날 때부터. 후후.”


“하하.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때 혜영은 성준의 눈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너 뉴스 봤어?”


“무슨 뉴스.”


“토막 살인 사건.”


“응···.”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야. 어떻게 사람의 사지가 잘리고 그 몸통의 사람은 살아 있을 수 있지. 처음에 시민이 한강에서 여행 가방 안에 있는 그 사람을 발견하고 죽었는지 알았데. 그런데 손과 발이 토막이 난 채 함께 가방에 들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신음을 내더라고.”


“그래···?”


“그건 그 사람을 산 채로 죽이지 않고 아주 기술적으로 손과 발을 잘랐다는 거 아냐.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일이야? 뭐 결국 그 사람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 죽었지만.”


성준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지. 인간의 명줄이 생각보다 질기거든. 경찰은 뭐래?”


"독사파 조직폭력 보스라나. 이름은 김희찬이고. 조긱간에 세력 다툼에 의한 보복 살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후후. 하여간...."


혜영은 성준의 다소 무덤덤한 표정을 보고 되물었다.


“성준아. 너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니?”


“무슨 감정?”


“잔인하다거나 끔찍한.”


“물론 느끼지.”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


성준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럼 우냐?”


“그렇다고 그렇게 웃는 건 더 이상하지.”


“아니. 사람이 웃으면서 살아야지. 그나저나 그런 얘기 그만하고 고기나 먹자.”


“갑자기 식욕이 떨어졌어. 그 사건을 생각하니 말이야.”


“그럼 내가 대신 먹어 줄게.”


성준은 소주 한 잔에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야. 진짜. 네 말대로 고기 맛 장난 아니네! 와. 정말 맛있어. 하하.”


“흠.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이유가 뭐지? 너 혹시 조울증 아니니?”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


혜영은 입맛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고 성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성준아. 나는 이직 해.”


“이직이라니?”


“지금 다니는 직장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일이 힘든 거야? 아니면 꼰대 같은 상사가 있어서 그래?”


“둘 다.”


성준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혜영아.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니? 너 이번에 직장 옮기면 올해 안에 벌써 세 번째라고. 그냥 한 곳에서 무던히 버텨.”


“버티고 할 문제가 아니라서 그래. 솔직히 요즘 내가 왜 사는지도 모르겠어.”


“넌 우울증이냐?”


“그런 거 비슷한 거 같아.”


“그럼 병원 가서 상담 치료받아.”


성준은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살포시 짚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데...”


그때 혜영은 성준의 소매에 핏자국이 묻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너 피가 묻은 거 같아?”


순간 그는 재빨리 소매를 걷었다.


“아까 코피를 흘려서 무심코 닦았나 보지.”


“....성준아 너 정말 괜찮니? 어디 아프면 나한테 말해.”


“하하. 네가 웬일이냐. 그 다정다감 한목소리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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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칼긋기 24.07.02 524 3 8쪽
4 독사 24.07.02 605 4 7쪽
3 여장 24.07.02 658 4 8쪽
» 피 묻었어. 24.07.02 798 4 8쪽
1 왕의 탄생 24.07.02 1,014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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