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유나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내 일상] 무명초보유랑작가의 까탈스러움...

아침 식사를 하다가 시계가 아홉시를 가리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데스크탑에서 내전용석인 1번석 예약을 했다. 나와 집사람, 딸아이 이렇게 세사람 아이디를 사용해서 10시부터 30분 간격으로 2시간씩 예약을하면 오후5시쯤되면 대충 자리를 전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도서관에 도착해보니 누군가가 판을 벌리고 노트북과 서류 사이에 열심히인 사람을 '내 자리다'하고 비껴낼정도로 나는  모질지가 않아서 2번자리에 앉았다. 2번자리는 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자리이므로 누군가가 예약을하고 자리를 비켜 줄것을 요구하면 비켜나야 한다. 이것이 유랑초보작가의 비애이며 모질지 못한 내 성격의 단면이다.


원래는 시간제한이 굳이 없는 6인 오픈석에 앉아서 글을 썼지만, 주변사람들이 들락거리면 자꾸 눈에 아른거리고 집중력이 흩어져서 벽을 보고 노트북을 늘어놓는 1번 좌석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1번 좌석이 2번 좌석보다 좋은 이유는 의자 등받이 때문이다. 1번좌석의 의자는 뒤로 넘어가지 않고 꽂꽂했고, 2번 좌석의 의자는 몸이 조금만 뒤로 넘어가도 줏대없이 픽픽 넘어갔다. 해서 1번 좌석을 애용했지만, 글을 쓰다보면 미세한 차이만 있을뿐 그러한 결점은 어느새 글속에 파묻혀 사라진다.


까탈스럽지 않으면서 나는 까탈스러운것 같다. 음식을 가리지는 않지만, 티비에서 내가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오면 여지없이 채널이 돌아간다. 이것은 내 아버지도 마찬가지인데, 채널이 돌아가거나 돌리라고 말하면 아내는 사람이 왜그리 옹졸하냐고 말한다.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십수 년 듣다보니 이제는 아 내가 옹졸한 사람이구나하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39 내 일상 | 젊음 자체가 예쁜 거다. 19-07-10
38 내 일상 | 양치질 19-07-05
37 내 일상 | 지하철 19-06-21
36 내 일상 | 양말 *2 19-06-20
35 내 일상 | 간호사들 *4 19-06-19
34 내 일상 | 병원 풍경... 19-06-17
33 내 일상 | 19-06-15
32 내 일상 | 영화 기생충을 보고... *6 19-06-01
31 내 일상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중에서... 19-05-24
30 내 일상 | '악질 경찰'중에서... 19-05-23
29 내 일상 | 구급도장 *2 19-05-22
28 내 일상 | '중원 싹쓸이'중에서... *2 19-05-21
27 내 일상 | 재승박덕(才勝薄德) 19-05-19
26 내 일상 | 디자인의 발전 19-05-17
25 내 일상 | '경수산록'중에서... 19-05-17
24 내 일상 | '잔인하고 흉악하게'중에서... 19-05-16
23 내 일상 | 스탠바이 중인 서재 대문... 19-05-16
22 내 일상 | 나혼자 산다를 보고... 19-05-15
21 내 일상 | 삼중주차 19-05-14
20 내 일상 | 외출 19-05-09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