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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 님의 서재입니다.

광견의 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화광
작품등록일 :
2021.05.31 02:57
최근연재일 :
2021.06.20 20:0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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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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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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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자 (2)

DUMMY

도준 - (다가가서) 아저씨, 오토바이 키 내놔요.


도준을 보는 기도1, 2.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하던 대화를 마저 한다.


도준 - (크지 않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내놓으라고, 이 양아치 새끼야.


도준의 도발에 확 열이 오르는 기도1, 2.

기도1이 도준의 뺨을 후려갈긴다.

그대로 보면서 맞는 도준.

‘쩍’

뺨을 후리는 큰 소리에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든다.

발끈한 폭주족들이 순간 달려들려고 움찔하지만, 창익이 손을 들어 폭주족들을 제지한다.

도준은 주변 상황을 슬쩍 보고 다시 기도1을 똑바로 노려본다.

그러자 기도1은 계속 도준의 뺨을 때린다.


기도1 - (계속 뺨을 때리며) 이 좆같은 고삐리 새끼가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야, 야. 미쳤냐? 미쳤어?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무슨 오도바이를 탄다고 지랄이야, 어린노무 새끼들이. 꺼져, 꺼져.


도준의 입가가 터져 피가 흐르고 있다.

마침 순찰을 돌고 있던 경찰 둘이 이 모습을 보더니 다가온다.


경찰1 - (기도1에게) 무슨 일이야?

기도1 - 어이, 김 순경. 아무것도 아냐, 비행 청소년 교육 중이야. 가던 길 계속 가.

경찰1 - 적당히 하고 보내,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말고.

도준 - (경찰에게) 경찰 아저씨, 도와주세요. 이 사람들이 제 친구 오토바이 키 가져갔어요.

경찰1 - (도준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에라이, 새끼야. 오토바이 타는 게 자랑이다, 이 새끼야. 얘 좀 맞아야겠네. 하여간 요즈음 애들은 무슨 엑스 세대니 뭐니 아주 싸가지가 엑스야 엑스. (기도1에게) 수고해.


실실 웃으며 경찰들에게 장난스런 경례를 올리는 기도들과 익숙한 듯 웃으며 그걸 받아 주는 경찰들의 모습.

순찰 중이라던 경찰 둘은 그렇게 못 본 척 지나쳐 간다.

그리고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창익과 폭주족들 쪽으로 다가간다.


경찰1 - 니들은 또 뭐야? 고삐리들이 밤늦게 집에 안 가고 뭐 하는 거야 이게? 구경났어? 집에 가 얼른.

경찰2 - (멀어지며) 야아, 말세네 말세.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폭주족들을 헤치고 사라져 버리는 경찰 둘.

주위에는 어느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멈춰서 사방을 빙 두를 정도로 몰려 있다.

창익은 눈짓으로 경찰 쪽을 슬쩍 보고 있다가 다시 도준을 본다.

기도1은 이제 도준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들어대기 시작한다.


기도1 - 이 싸가지 없는 새끼, 눈깔 뜨는 꼬라지 좀 보소. 꼬아? 꼬우면 아까처럼 또 나불거려 봐, 좆만 한 새끼야.

도준 - (비웃음을 지으며) 양아치 새끼.

기도1 - (눈을 치켜뜨며) 뭐? 이런 후레 잡놈의 새끼가!


기도1은 두 손으로 도준의 목을 조르고 흔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자 주변을 메운 사람들이 걱정스런 탄식을 하나둘 내뱉는다.

그런 주변의 반응을 확인한 도준은 홱 목을 비틀어 빼고, 곧장 잽싼 훅으로 기도1의 턱을 날린다.

비틀거리는 기도1.


기도1 - 억... (정신을 차리고) 이 씨발놈이!


도준은 달려드는 기도1에게 다시 송곳 같은 원투펀치를 꽂아 넣는다.

기도1은 풀썩 주저앉듯 그 자리에 쓰러진다.

하지만 곧바로 기도2가 달려들어 도준을 발로 찍어 밀쳐내고 쫓아가서 주먹을 날린다.

일이 커지자 그 옆에 있던 삐끼가 부리나케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도준은 뒷짐을 지고는 자신의 벨트를 꽉 쥐고, 이를 악문 채 주먹을 계속 맞는다.

피투성이가 되어가는 도준의 얼굴. 너무 많이 맞아 머리가 띵 울린다.

그리고 가게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세 명의 기도들.

비틀거리는 도준은 그 모습을 보자 기도2에게 카운터를 날려 반격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맞지 않고 기도2는 뒤로 물러나며 도준의 펀치를 피해낸다.

가쁜 호흡을 꽉 참고 재빠르게 스텝으로 페인트를 섞어 기도2의 측면으로 파고드는 도준.

복부 턱 관자놀이로 치고 올라가는 3연타를 꽂아 넣는다.

나무가 쓰러지듯 뒤로 넘어가는 기도2.

그 순간 플라스틱 맥주 박스가 냅다 도준을 강타한다.

비틀거리며 뒤를 돌아보는 도준.

뛰어나온 기도3이 쫓아와 도준을 마구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도준은 위빙으로 피하며 사이드 스텝으로 빠져나오지만 곧바로 기도4가 빈 맥주병으로 도준의 뒤통수를 찍는다.

박살이 나는 맥주병과 쓰러질 듯 비틀거리다 땅을 짚고 겨우 자세를 가다듬는 도준.

머리에서 피가 주르륵 흐른다.


기도4 - (깨진 맥주병을 흉기처럼 들고) 복싱 좀 했냐, 이 씨발놈아?


그 순간 기도4가 들고 있던 깨진 맥주병이 도준의 발차기에 산산이 부서져 흩날린다.

순간 당황해서 굳어 버린 기도4.

이어 몸을 던져 날린 도준의 스트레이트가 안면에 적중하자 기도4는 그대로 뒤로 넘어간다.

하지만 바로 다시 치고 들어오는 성난 주먹과 발길질.

기도3과 각목을 든 기도5의 묵직하고 과격한 마구잡이식 공격들이 도준을 쉴 새 없이 난타한다.

피투성이가 되어가는 도준은 몸을 숙인 채 호흡을 가다듬으며 최대한 집중해서 기회를 노린다. 여전히 살아 있는 예리한 눈빛.

이윽고 벌떡 일어나며 기도3의 목덜미를 두 손으로 붙잡고 한쪽으로 돌려 버린다.

갑자기 휘둘리는 기도3에 부딪쳐 기도5는 털썩 쓰러지고, 도준은 그대로 목덜미를 붙잡은 손을 끌어내리며 무릎으로 턱을 찍어 버린다.

뻑 소리와 함께 주저앉아 기절해 버리는 기도3.

기도5가 다시 일어나 들고 있던 각목으로 도준의 머리를 노려 휘두르지만 도준의 돌려차기가 더 빠르게 기도5의 머리를 강타한다.

벽돌이 깨지는 것 같은 퍽 소리와 함께 경련이 일어 굳어진 채 옆으로 꽈당 넘어가는 기도5.

그때 뒤쪽에서 멀리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가 울린다.

숨을 고르며 힘겹게 돌아보자 아까 도준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고 그냥 가 버렸던 경찰 둘이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다.

여기저기 길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기도들과 주변으로 가득 몰려든 구경꾼들.

그 한가운데 피투성이인 채로 홀로 서 있는 도준의 모습.

그 광경에 당황한 경찰 둘은 잠시 주춤거리다 이윽고 도준에게 다가간다.


경찰1 - (도준을 붙잡으려 다가가며) 이 미친 새끼... 야, 너 이리 와.


경찰2는 곤봉을 꺼내 들고, 경찰1은 수갑을 꺼내 도준에게 채우려 한다.


도준 - 손끝만 대봐! (경찰을 돌아보며) 지금까지 맞은 거 다 덮어씌워 버릴 테니까.


다가가던 경찰1과 경찰2는 도준이 버럭 소리를 치자 깜짝 놀라 움찔한다.


도준 - (경찰1에게 바짝 다가가며) 니들 아까 내가 도와달라고 할 때 비웃으면서 그냥 갔잖아. 난 정당방위야. 저 새끼들은 다섯에 흉기까지 들었고 난 혼자였어. 나 수갑 채우려면 저 새끼들부터 끌고 가.


경찰1은 피투성이의 도준에게 기가 눌려 있고, 그 뒤의 경찰2가 그나마 주춤거리며


경찰2 - 이... 이 또라이 새끼가 어디 경찰한테 협박을 하고 있어? 너 어디 콩밥 한 번 먹어봐야...

도준 - 좆까는 소리하지 마. 니들이 경찰이야? 내가 이대로 진단서 끊고 드러누워서 방송국이랑 신문사에 나발 한 번 불어볼까? 여기 목격자만 수십 명이야. 기자가 취재 나오면 얘기하고 싶은 사람 한둘이 아닐걸? 니들 여태까지 돈 받아 처먹으면서 한 양아치 짓거리들 이 동네 국민학생들도 다 알아. 같이 좆돼 보고 싶으면 한 번 해봐 이 새끼들아! (기도들에게) 그리고 니들! 한 번만 더 우리 건드리면 그땐 이 정도로 안 끝나. 니들한테 당해서 이를 가는 사람들 한둘이 아냐. 수틀리면 니들 아구창 다 찢어발기고 끝까지 가볼 테니까 누가 더 좆되나 고삐리랑 한 번 막장까지 뒹굴어보든가! (경찰과 기도들 모두에게) 니들 따위 겁 안 나, 이 비겁한 새끼들아! 진짜 나쁜 놈들한테는 찍소리도 못 하면서 어리고 만만하니까 우리한테만 욕하고! 때리고! 빼앗고! 이젠 안 참아! 어디 건드리기만 해봐, 이 좆같은 새끼들아!!


한 맺힌 고함을 치는 도준 앞에 꼼짝도 못 하는 경찰과 기도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창익과 폭주족들의 경외에 찬 눈빛.

기도1에게 다가가는 도준.


도준 - 키 내놔.


겨우 일어나 앉은 기도1은 고개를 떨군 채로 호주머니에서 빼앗은 오토바이 키를 꺼내 도준에게 준다.

오토바이 키를 탁 낚아채는 도준.

경찰에게 흔들어 키를 보여 주고는 돌아서서 기다리고 있는 폭주족들에게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그리고 다가가 폭주족6에게 키를 준다. 두 손으로 넙죽 받는 폭주족6.

창익은 도준에게 겉옷을 걸쳐 준다.


창익 - 병원부터 가자.


도준이 지나갈 수 있도록 양옆으로 갈라서 길을 터 주는 스무 명의 폭주족들.

그 폭주족들 사이로 도준과 창익의 뒷모습이 유유히 사라진다.

그리고 도준과 창익이 앞장서 가자 그 뒤를 호위하듯 막아서고 따라가는 폭주족들의 뒷모습.


59. 회상 - 도로 (밤)


목소리 – 난 인간이 아니야.


TV 모니터에 ‘지존파’ 일당의 인터뷰 모습들이 나온다.


지존파1 - 정말 죽일 사람 못 죽여서 한이 맺혀. 더 많은 사람 못 죽여서.

지존파2 – 돈 없는 거 무시한 것들. 압구정 야타족들. 내 손에 못 죽여서...


그리고 화면이 바뀌면서 나오는 아나운서의 담담한 목소리.


아나운서 – 얼마 전 재판 결과, 정상 참작된 여성 한 명을 제외한 지존파 일당 6명 전원에게 살인, 강도, 사체유기죄 등이 적용되어 사형이 선고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는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심지 도로변 작은 구멍가게 안에 놓인 낡은 TV 모니터에 나오는 지존파 특별 보도 화면.

한 쌍의 커플이 가게 앞에 서서 그 TV를 보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호빵을 하나씩 들고 호호 불어가며 먹고 있는 뒷모습.

옆에는 커다란 호빵 찜기가 동글동글 돌아가고 있다.


남자 – 치, 지존파는 무슨. 애먼 사람들만 죽여놓고. 저쪽에 있는 폭주족 같은 놈들이나 혼내주던가.

여자 – 오빠, 조용히 말해. 들리면 어떻게 해.

남자 – 야, 거기서 여기가 어딘데 들리냐? 그리고 들리면 어쩔 건데? 고삐리들 주제에.

여자 – 그래도 무섭잖아.

남자 – 오토바이 없으면 그냥 양아치들이라니까.


그때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오토바이들의 소음이 슬그머니 들려온다.

그 소리에 흠칫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남자.

금세 한 무리의 오토바이들이 커플이 서 있는 가게 앞을 휙휙 스쳐 지나간다.

놀란 토끼 눈으로 지나치는 오토바이들을 바라보는 커플의 모습.

그리고 커플을 지나 한적한 사당동 밤거리를 달리는 도준과 창익을 위시한 일곱 대 오토바이들의 뒷모습.

사거리 교차로에 다가갈 때, 교차로 오른쪽에서 한 대의 오토바이가 교차로로 마주 들어서며 도준 일행을 향해 수신호로 좌회전해서 갈 것을 지시한다.

그 오토바이의 신호를 따라 좌회전해서 길가에 멈추는 일곱 대의 오토바이들.

숨을 고르듯 낮은 신음을 울리는 라임그린 닌자.

그리고 그 위에 앉은 채로 나란히 앞을 바라보는 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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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해결책 21.06.10 6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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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화양리 21.06.09 70 2 12쪽
» 계승자 (2) 21.06.08 6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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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빈자리 21.06.07 72 0 11쪽
13 학교 21.06.07 74 2 11쪽
12 폭주족 (2) 21.06.06 72 1 12쪽
11 폭주족 (1) 21.06.06 70 1 11쪽
10 모사꾼 21.06.05 68 1 12쪽
9 추격전 21.06.05 86 1 11쪽
8 미친개 21.06.04 110 2 12쪽
7 인헌고 21.06.03 106 3 11쪽
6 전학생 21.06.02 110 4 12쪽
5 체인 21.06.01 131 4 12쪽
4 사당동 21.06.01 17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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