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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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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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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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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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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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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5. 결코 다시

DUMMY

준비는 초고속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번 멤버는 정석적인 연습생이네요.”


마케팅 팀의 누군가의 말에 자이는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 헤일로는 연습생 생활이 길었던 만큼 아주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다 비주얼 센터라니... 꽤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었다.


거기다 옆에 있는 마케팅팀 직원은 모르겠지만 각성자라는 점까지 생각해 보면 당연하게도 완벽한 선택이었다.


“근데 헤일은 정말 빛이 나는 것 같네요.”


“... 그렇죠?”


“페스나 베르가 그렇게 외모가 밀리는 건 아닌데... 뭐랄까 아무래도 집중되는 느낌이 있다 보니 확실히 센터감이긴 하네요.”


잡담을 나누고 있었지만 자이의 정신은 다른 곳에 팔려 있었다.

직원과의 대화를 귓가로 흘리며 어제의 회의를 떠올렸다.


결과적으로 어제 회의에서 자이의 의견은 기각되었다.


사실은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Animal side는 나온 지 얼마 안 된 곡이고 심지어 1위를 찍은 곡이었는데 그걸 벌써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무리였으니까.


하지만 데스티니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의견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결국 ‘Somebody already’로 타협을 봤다.


자신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하긴 했지만 자이의 감이 ‘Animal side’를 해야 한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뭐 어쩔 수 없지.”


-----------------------------------


“저...”


베르는 헤일에게 궁금한 것이 있었다.


“헤일은 각성계에 들어간 적이 있나요?”


경계가 무너진 이후에는 베르도 각성계에 가 본 적이 없었다.


“아. 딱 한 번 있어요.”


“말 편하게 하세요.”


“아... 그래도 될까요?”


“네.”


헤일은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베르는 그 미소를 보며 그냥 이 사람 옆에 대충 붙어서 가도 ‘그래비티’의 성공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너 남자를 자꾸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페스는 베르를 벌레를 보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아니... 그 오해는 예전에 풀린 거 아니었어?”


“여자 친구가 있다고 남자를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전혀 아니거든?”


포근하게 웃고 있던 헤일도 베르와 페스의 대화 내용을 들으며 한걸음 베르에게서 멀어졌다.


“아니 그런 거 아닙니다. 진짜 억울해요.”


아. 자이 형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갑자기 급 깨달음을 얻었다.


베르는 서둘러 말을 돌렸다.


“그럼 각성 주문도... 외우셨겠네요?”


“아...”


음. 아무리 담담해 보이던 헤일이라 하더라도 그건 못 참지.


“혹시 능력은 어떤 쪽이셨나요?”


“버프 계열이었어.”


“오... 어떤 버프였는데요?”


“범위 강화 계열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자 문득 헤일에게서 보이는 후광이 다르게 보였다.


“저게... 그냥 후광이 아니었구나.”


“후광이라니?”


본인은 외모에 대한 자각이 없나?


“외모에서 빛이 난다는 이야기 자주 듣지 않으세요?”


헤일은 얼굴을 붉혔다.


“그런 적은 없어. 여기 엔터 사람들이 놀리는 거지.”


“아닌데요...”


진짜 보인단 말입니다. 후광.


옛날에 태어났으면 보살님이라고 사람들이 절하게 생겼다고요.


“그런데 능력만 겨우 확인하고 나서 난리가 터지는 바람에 그 외의 것은 확인을 못했어. 당연하지만 악마는 본 적도 없고.”


그 순간 베르도 깨달았다.


자신의 왼팔처럼 헤일의 후광도 각성계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고.


“각성의 영향일 수도 있겠네요. 지금은 정말 외모에서 빛이 나거든요.”


그 말에 오히려 헤일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베르는 발견하지 못했다.


-----------------------------------


“다녀왔습니다.”


집에 왔는데 누군가 손님이 와 있는 것 같았다.


“현우 왔니?”


거실에는 처음 보는 남자분이 와 있었다. 처음 봤는데 왜 낯이 익은 것 같지?


“현우 군이군요. 반갑습니다.”


베르는 약간 경직된 채로 상대방의 악수를 맞잡았다.


“네. 안녕하세요?”


“이분이 새로 오신 목사님이신데, 현우가 바쁘다고 했는데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하셔서...”


현우엄마는 바쁜 베르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지 걱정하여 약간 말끝을 흐렸다.


“제가 전에 계시던 임목사님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움 주신 일도 그렇고요.”


도움 이야기가 나오자 베르는 뜨끔했다.


설마 어머니가 듣고 계신데 각성계 이야기를 할 셈은 아니겠지?


“아니요. 별 거 아닌 도움이었는데요. 뭘.”


그러고 보니 그 목사 아저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목사님은...?”


“아. 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라지기 전에 저에게 현우 군에게 감사를 전해달라고 꼭 부탁을 해서 제가 찾아온 겁니다.”


“아.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진심이었다.


“잠시 현우 군과 이야기 좀 해도 될까요? 임목사님이 전해 달라는 것도 있고 해서...”


현우엄마는 난감했다.


“우리 애가 요새 연습생 생활로 엄청 피곤해서요...”


“괜찮아요. 잠깐 정도는.”


“정말 괜찮아?”


베르는 사실 각성계 소식이 궁금했다. 그리고 상황상 이 목사 역시 ‘목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괜찮아요. 전에 임목사님과 따로 했던 이야기도 있고 해서... 잠시 제 방에서 이야기 좀 나눌게요.”


“거실에서 안 하고?”


“아. 좀 개인적인 이야기라서...”


“... 그래?”


현우엄마는 개인적이라는 말에 멈칫했다.


“그럼 과일이라도 준비해 줄까?”


“괜찮습니다. 그리 길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번엔 그 목사님이 말했다.


“그럼 가시죠.”


-----------------------------------


“우선 감사드립니다. 임목사님을 구해주셨다고요.”


방에서 둘이 남게 되자 목사가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우연이기도했고요.”


베르는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임목사님은 그럼 지금... ‘주의 땅’으로 간 건가요?”


그 말에 오히려 목사가 잠시 멈칫했다.


“... 아닙니다.”


“... 어머니와 친하시던 분인데 실종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목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어느 정도 알고 있으실 테니 편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손등을 톡톡 두드리던 목사가 이야기를 꺼냈다.


“일단 임목사님이 목자시라는 건 알고 계시죠?”


“네.”


“원래는 목자는 주의 땅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때 무슨 일인지 ‘다른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길을 잃었다고 합니다.”


알고 있다. 그래서 만났으니까.


“그리고 그걸 현우 군 ‘일행’이 구해줬고요.”


거기까진 정보가 들어간 거군.


“모르는 분도 아닌데 도와야죠.”


“그렇게 다시 교회에 오신 그분을 누군가가... 다시 끌고 갔습니다.”


“네?”


그건 좀 의외였다.


그렇게 중요한 분이었나?


“그리고 엊그제 순교하신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아...”


“그것도 저희가 발견한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다른 영역’을 탐사하다가 사체를 발견했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자신이 목숨을 구했던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 바넘의 죽음 이후에 베르는 죽음이라는 것에 민감했다.


목사도 표정이 심각했다.


“차라리 ‘영역’이 아니었다면 주님의 곁으로 갔다고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닌 상황이라 저희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역시 이쯤 되면 그냥 간단한 신앙인이 아니었다. 죽으면 자동으로 신의 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영역’이라고 부르는, 각성계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뭐 여기까지는 저희 교단의 상황이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현우 군을 도와드리죠.”


“... 개인적으로요?”


“네. 어쨌든 저의 형을 도와주셨으니까요.”


아.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목사님이 형님이셨군요... 아. 음...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 할지.”


“괜찮습니다. 그 부분은 이미 받아들인 상황이니까요.”


목사는 갑자기 폭탄 같은 말을 던졌다.


“저도 각성자였으니 해드릴 수 있는 말은 꽤 될 겁니다.”


“네?”


“설단과 같이 일하고 있으신 거죠?”


베르는 충격으로 잠시 정신이 멍했다.


“저도 한때나마 바넘과 설단과 함께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무속이 아니라 주님의 곁을 택하긴 했지만요.”


“... 그렇군요.”


“제가 있을 때는 백야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솔직히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백야도 알고 있다고?


“... 백야도 알고 있으시다고요?”


“그럼요. 백야가 설단과 팀으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 말에 베르는 새삼 이분의 나이를 짐작해 보게 되었다. 한 40대 중반쯤 되셨으려나?


“물론 제가 좀 더 젊었을 때긴 합니다만.”


잠시 기억을 더듬는 듯했던 목사가 말했다.


“거의 20년이 넘었군요.”


“어...? 연세가...”


“제가 좀 동안이라... 나이가 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 전의 임목사님도 50대 중반은 된 것 같으셨으니.


“오늘은 감사의 의미로 도움을 드리려고 온 것이니 최대한 아는 대로 다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네...”


막상 물어보라고 하니 뭘 물어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저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저는 목자가 아닙니다.”


“네?”


“저는 사도입니다.”


얼핏 지나가면서 들었던 것도 같았다.


“사도면... 스트루프 된 건가요?”


“아. 그렇죠. 그쪽의 표현으로는 그렇습니다. ‘각성계’의 인간이죠.”


방금 전까지는 ‘각성계’를 ‘영역’이라고 부르시던 분이 명확하게 ‘각성계’를 짚었다. 확실히 각성자였던 것 같은데...


“아. 그럼 각성명도 있으셨나요?”


“그럼요. 바넘이 각성명을 줬었죠. 지금이야 주의 자녀이니 쓰고 있지 않지만요.”


목자는 잠시 기억을 더듬더니 말했다.


“‘인피’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피? 설마 인피니티인가?


그냥 각성명만 들어도 엄청 세 보이는데?


“전체 각성명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네...”


목사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자 엷은 웃음을 지었다.


“현우 군은 그다지 궁금한 게 없나 보군요. 제가 드릴 수 있는 정보만 그냥 전해드리고 가겠습니다. 쉬셔야 할 테니까요.”


“아.... 네. 제가 지금 좀 정신이 없어서...”


“지금 ‘각성계’가 열려버려서 다들 긴장상태이긴 한데 그보다 저희는 좀 더 문제가 큽니다.”


목사는 조금 몸을 앞을 기울이고 말했다.


“저희 형님의 죽음은 솔직히 누군가 대놓고 주님의 자식들을 노리고 있다는 거니까요. 지금껏 저희는 각성자들과도, 그리고 각성계의 악마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왔는데 말이죠.”


전에 각성계에서 주를 만났을 때도 약간 중립 같은 느낌이 더라니.


“주님께서는 크게 분노하셨습니다. 누구의 소행인지 알고 싶어 하십니다. 처음에는 저번의 실수로 인해서 설단과 바넘이 반격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습니다만...”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저희는 반격 같은 건...”


“알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는 건 알게 됐죠. 특히 이번에 바넘의 일은 유감입니다.”


그런가... 하긴 경계가 무너졌으니 바넘의 죽음을 모르긴 힘들지도 모른다.


“저희 변명도 하자면, 바넘을 습격한 것은 절대로 저희는 아닙니다. 아니 솔직히 바넘의 죽음은 저희 형의 죽음보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목사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다.


“바넘이 경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각성계의 세력은 없을 겁니다. 그런 바넘을 습격했다는 것은... 누군지는 모르지만 혼돈을 원하는 것이겠죠.”


“... 각성계의 세력이요?”


말을 해놓고 보니 일단 주의 세력과 악마들만 해도 각기 따로였다. 거기다 백야도 따로 노는 것 같았고.


“각성계도, 현실계도 서로 다른 세력들이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적어도 경계가 아니면 충돌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갑자기 목사의 분위기가 약간 바뀌었다.


“하지만 주의 영역에서 주의 자녀를 끌어내서 참했다는 것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거기다 바넘이 죽은 것도... 저희는 동일한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어디 가요?”


바넘을 누가 죽였는지 알 수 있다고?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의심의 단계일 뿐이죠. 하지만 주님은 경계가 무너진 이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목사는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주님께서는 전쟁을 원하십니다.”


작가의말

never war again! never wa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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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59. 드러나는 정체 23.04.01 11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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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3. 경계의 붕괴 +1 23.03.26 119 4 12쪽
53 52. 요동치는 각성계 +1 23.03.25 119 4 13쪽
52 51. 갈등 또는 갈증 +1 23.03.24 110 4 13쪽
51 50. 그래비티 23.03.23 123 4 13쪽
50 49. 결심 +2 23.03.22 117 4 13쪽
49 48. 목자 구출 23.03.21 113 4 13쪽
48 47. 세대 교체 23.03.20 112 5 13쪽
47 46. 변화 23.03.19 108 4 13쪽
46 45. 충격적인 복귀 23.03.19 114 4 12쪽
45 44. 고백도 안 했는데요 +1 23.03.19 119 5 14쪽
44 43. 뜻밖의 고백 +1 23.03.18 121 4 14쪽
43 42. 두 가지 인터뷰 23.03.17 126 4 14쪽
42 41. 서로 다른 이유로 23.03.16 135 4 15쪽
41 40. 악성민원인 23.03.15 122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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