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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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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68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3.19 07:50
조회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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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4쪽

44. 고백도 안 했는데요

DUMMY

“... 머콘?”


베르는 지금 상황이 꿈이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 꿈인가?”


“이래도?”


머콘이 베르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 아니 애초에 머콘이 이럴 리가 없으니까 꿈 맞는 거 아니야?


숨결이 와닿는 그 느낌에 베르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지... 진짜로?”


“그럼 내가 가짜로 보여?”


방은 어두웠지만 머콘의 모습은 창 밖에서 들어오는 빛에 의해서 어스름하게 푸른빛으로 보였다.


“... 어떻게 된 거예요?”


“어떻게 되긴. 이렇게 된 거지.”


머콘이 손가락으로 머리에 있는 조그만 날개를 가리켰다.


“... 진짜로 서큐버스가 된 거예요?”


“저번에 서비스는 괜찮았어?”


서비스라는 말에 베르의 머릿속에 머콘이 나왔던 꿈이 생각났다. 그 진했던(?) 광경들이 떠오르자 베르는 머콘을 쳐다볼 자신이 없었다. 심지어 지금도 복장이 쳐다보기 쉽지 않은 복장이었다.


“흐음? 좋았나 보네?”


“... 그... 그게.”


넘어간 각성자들은 적이라고 했지만 도저히 지금의 베르에게 머콘은 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걱정하지 마. 이쪽으로 넘어오면 또 알게 되는 것들이 있어. 나는 베르와 적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걸?”


“어... 그게...”


말을 잇지 못하고 어버버 하던 베르의 머릿속에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아! GPS! 그... 그건 어떻게 된 거예요?”


“GPS? 아! 그거.”


머콘이 스마트폰을 꺼냈다.


... 문제는 꺼낸 위치가 가슴 사이에서 꺼냈다는 거였지만. 베르는 눈을 뜨고 있지만 정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때 띠리링 하는 음악소리가 들리면서 스마트폰이 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 여기서 또 켜시면...?”


GPS가 또 연결될 텐데? 안 그래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하. GPS 추적으로 베르한테 왔구나? 흐음~ 그건 생각 못했네?”


머콘이 베르에게 바싹 다가왔다. 베르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뒤로 뺐다.


“그럼 내가 그 형사한테 갔다 올까? 이렇게 쭈욱 뽑아버리면 혼이 빠져나가 버릴걸?”


뭔가 알 듯 말 듯 한 대화였지만 베르는 그걸 굳이 묻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머콘이 그 형사한테 그런다는 생각을 하자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근데... 알리바이가 있어야 하는데...”


“아하. 뭐 그럼 다른 곳에서도 폰을 켜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괜찮을 것도 같았다.


“그럼 베르는 나한테 뭘 해줄 거야?”


“네?”


“내가 부탁을 들어주면 베르도 나한테 뭘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 어... 그게.”


맞는 말인 거 같기는 한데... 분위기가 묘해서 뭐라고 대답하기 망설여지는 베르였다.


“왜? 소라가 신경 쓰여서 그래?”


“네?”


거기서 소라가 왜 나오죠?


“저번에 꿈에 찾아갔을 땐 소라를 보고 싶어 하던데?”


... 그 꿈도 머콘이 맞았구나.


“베르 의외로 바람둥이구나?”


“아니 바람이라뇨. 애초에 누굴 사귀어 본 적이 없는데...”


그러고 보니 억울했다. 누굴 사귀어본 적도, 아니 심지어 고백해 본 적도 없는데 형사 앞에서 강제로 고백이나 당하고...


“그럼 베르가 진짜로 좋아하는 건 누구야?”


“어...”


솔직히 진짜 모르겠다. 그 생각 자체를 하려는 순간 머리가 고장 났다.


“쳇. 재미없게 그게 뭐야.”


머콘은 내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처럼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뚱한 표정을 지었다.


“있잖아. 이렇게 지내도 괜찮지 않아?”


“네?”


‘이렇게’의 의미가 뭘까?


“난 베르가 소라랑 사귀어도 상관없어.”


아니 제가 상관이 많은데요.


“그저 지금 이대로...”


갑자기 머콘이 베르를 끌어안으면서 귓가에 숨을 불어넣었다.


-----------------------------------


“헉!”


그 순간 베르는 잠에서 깼다.


주변을 둘러봤지만 머콘은 보이지 않았다.


“꿈...?”


그런데 아침부터 집에 누가 찾아온 것 같았다.


“아니 아침부터 무슨 일이세요?”


“현우 군을 잠시 볼 수 있을까요?”


이번엔 어머니도 불안해하고 계셨다.


형사들이 아침부터 찾아왔으니까.


“무슨 일이신가요?”


“아. 현우 군과 잠시 이야기만 나누면 됩니다. 현우 군이 뭘 어떻게 해서 온 게 아니라 저희도 지금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서 확인이 좀 필요해서요.”


형사들은 불안해하는 어머니를 안심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베르는 형사들이 찾아온 이유를 직감했다. GPS를 켠 것 때문이겠지. 어머니가 더 이상 곤란해하시기 전에 밖으로 나갔다.


“저 어디서 말씀하시면 될까요?”


“아. 현우 군.”


나름 쩔쩔 매고 있던 형사들은 베르를 반가워했다.


“그럼 잠시 현우 군 방으로 가도 될까요?”


“네.”


베르의 방은 사실 되게 단순했다. 데스티니 굿즈와 포스터가 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물건들이 많이 없었다. 애초에 공부와도 담을 쌓기도 했고.


“어젯밤에 혹시 무슨 일이 없었습니까? 누가 찾아왔다든지.”


베르는 뜨끔했지만 태연하게 말했다.


“저는 저녁에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났는데요.”


형사들이 난감해하는 것도 그 부분이었다. 사실 이 근처를 감시하는 CCTV를 확보해서 확인했지만 현우의 집을 누가 왔다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현우의 집에서 켜졌던 GPS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마치 비행기라도 타고 이동한 것처럼 도시를 가로질러서 산에서 사라져 버렸다.


형사는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제저녁 실종된 김지희 씨의 스마트폰 신호가 잡혔습니다.”


“아. 그런가요?”


베르는 나름 연기를 한다고 하고 있었지만 형사들이 보기에는 약간 미심쩍은 기분이 들고 있었다.


“그것도 여기 이 방에서 다시 잡혔습니다.”


“... 그래요?”


베르는 등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기가 봐도 자기의 연기는 어색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하지만 저는 쭉 자고 있었는데요. 그럼 아직도 여기서 신호가 있나요?”


베르는 그게 가장 중요했다. 뒷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찜찜하긴 했지만 머콘이 분명히 그걸 해결해 준다고 했던 기억이 있었다.


형사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봐도 이 진현우라는 학생은 오늘 자신이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 상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형사 한 명이 눈치껏 말을 돌렸다.


“지금도 여기 신호가 있었다면 저희가 찾을 수 있었을 겁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신호가 없어서요.”


“하지만 저번에도 그렇고 제가 자고 있을 때라서 저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이번 베르의 말에는 진실이 반쯤 섞여있었기에 어색하지 않고 그럴듯했다.


“솔직히 너무 억울해서 제가 자는 영상이라도 찍어놔야 할까 싶을 정도인데요...”


형사 중 한 명이 나머지 한 명에게 뭔가 신호를 줬고 형사들은 알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다.


“아무래도 좀 의심스럽지?”


“그러게요.”


조금 더 경력이 있는 형사는 베르를 의심하고 있었다.


베르의 태도는 자신이 알리바이를 확보했다는 것을 확신하고 확인해보고 있는 듯한 태도였다.


자고 있었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GPS신호를 빼돌린 걸까?


“주변에 혹시 해킹에 능한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요?”


“... 그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네.”


“일단 최근에 진현우 학생이 만난 대상을 중심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GPS 신호를 컴퓨터에 심어서 가상으로 이동시키는 게 가능한지도 한번 확인해 볼게요.”


“그래. 후우...”


베테랑 형사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요새 범죄는 너무 어려워. 어린애들조차도 첨단 기술로 뭘 하지 않았을지 의심해야 하는 시대니까 말이야.”


듣고 있던 젊은 형사가 말했다.


“... 개인적으로는 살인범일 것 같지는 않은데 적어도 실종과 연관은 있을 것 같아요. 둘이 사랑의 도피라도 계획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베르의 바람과는 다르게 오히려 점점 의심의 골은 깊어져가고 있었다.


-----------------------------------


“... 확실히 뭔가 이상하긴 하네.”


박만운과 이춘봉은 오늘도 각성계를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이봐 만운이. 우리가 이런 놈을 만난 적이 있었나?”


“... 없었지.”


“악마가 슬슬 변종이 생기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지 뭐.”


박만운은 스트루프 된 붉은 하늘을 바라봤다.


“우리가 십수 년을 굴러봤자 여기를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 한동안은 좀 쉬고 나서 들어오지.”


둘은 이미 한참을 손발을 맞춰온 사이였다. 박만운의 말 한마디만 듣고서도 서로 스트루프가 진행되는 정도를 대충은 짐작할 수가 있었다.


“뭐 우리가 하루 이틀 이런 것도 아니고, 끝까지 발버둥 치기로 마음먹었으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다가 가자고.”


멘털적인 부분은 확실히 세심한 박만운보다 이춘봉이 나았다.


“그러고 보니 머콘이라는 그 아이는 정말로 서큐버스가 된 건가?”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지.”


어차피 각성자가 스트루프 되면 악마의 일종이 되는 거였다. 그게 어떤 악마로 바뀔지는 알 수 없었다.


모든 각성자가 백야처럼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스트루프에 의해서 말 그대로 ‘괴물’이 되는 동료를 본 적도 여러 번이었다.


“말 통하는 악마라... 귀찮은 일만 안 생기면 좋겠는데...”


말이 통하는 건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부정적이었다. 아무래도 끊어내기가 힘들어지니까.


사실 백야와 설단도 몇 번 부딪힌 결과를 보면서 백야가 설단을 봐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 나름대로 각성계로 가서도 현실계를 신경 써주고 있다면 그걸 긍정적으로 봐야 할까?


“그렇게 귀찮은 일은 없을 걸.”


이춘봉은 이미 백야가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이 싸가지 없는 놈아.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그렇게 말하기에는 내가 더 크게 당했는데?”


각성계에서도 물질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현실계에서 뜯겨버린 백야의 팔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


“그건 자업자득이지.”


“그렇게 따지면 설단도 자업자득... 하아...”


사실 백야는 하얀 가면에게서 사업의 진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전해 들은 상태였다.


애초에 그을음은 태생적인 각성계의 악마. 그의 단편적인 설명만을 듣고 착각한 게 자신이 맞았다.


“뭐 사과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설단을 오해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뇌까지 스트루프 해버린 게지.”


이미 바넘에게서 어느 정도 진실을 들은 이춘봉과 박만운은 신랄하게 말했다.


“그런데 그 아가씨, 왜 각성계로 안 넘어온 거지?”


“뭐?”


“아직 현실계에 있는 것 같던데... 스트루프를 그 정도로 가지고 현실계에 있으면 위험하지 않겠어?”


이춘봉과 박만운은 베르가 꿈에 머콘이 나왔다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 예로부터 처녀귀신은 성불을 못한다고 했다.”


“... 뭐?”


“아마도 지 짝이 있다고 생각해서 못 갔나 보구먼.”


둘 사이에 그런 기류를 전혀 느끼지 못했던 박만운과 이춘봉은 정말로 자신들이 늙어서 젊은이들의 연애 기류를 못 읽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이가 없군. 그런 이유로 ‘흐름’을 거스르고 현실계에서 버티고 있다고?”


“그걸 우리한테 물어봤자 우리라고 알 것 같냐? 일단 스트루프 되면 우리랑은 상관없는 존재야.”


백야도 그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과도 선을 깔끔하게 긋고 지내는 거니까.


“어쨌든 이번 일에는 내 잘못이 없는 건 아니니 하나만 충고해 주도록 하지.”


백야는 진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천사가 개입했다.”


“이미 알고 있다 이놈아.”


“... 뭐?”


백야는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안색을 바로잡고는 다시 말했다.


“흠흠. 그리고 그 스트루프 된 아가씨는 보통 악마가 아니다. 바로...”


“상위종이라고?”


백야는 김 빠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 왜 다 아는 거야?”


“여전히 얼빠진 놈이구먼. 너랑 같이 있던 고드름인지 거스러민지 하는 놈이 말했잖냐.”


“... 그을음이다.”


“그래서 고작 그 말을 하려고 찾아온 거냐?”


한심하다는 듯한 이춘봉의 태도에 잠시 부들부들 떨던 백야는 다시 말했다.


“사실 나는 ‘주’를 만난 적이 있다.”


“그것도 안다 이놈아.”


“대체 누구 짓이야!”


분노에 찬 울부짖음을 날리는 백야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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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0 李神
    작성일
    23.03.19 13:52
    No. 1

    미안해서 큰 마음 먹고 정보를 전해주러 왔는데 다 아는 내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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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 목자 구출 23.03.21 113 4 13쪽
48 47. 세대 교체 23.03.20 112 5 13쪽
47 46. 변화 23.03.19 108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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