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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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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33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3.2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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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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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52. 요동치는 각성계

DUMMY

“또 한 명 넘어왔군.”


백야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떻게 봤을 때는 설단이 저렇게 설치고 다니는 게 나쁘지는 않네요.”


“너는 또 데리러 갈 건가?”


“그게 제 일인 걸요?”


“... 너는 모르고 있군.”


백야는 질색을 했다.


“왜들 저만 못 잡아먹어서 난리인지 모르겠네요. 저는 균형을 원하는 것뿐입니다.”


“균형은 상대적인 것이지.”


“어차피 ‘주’께서 데려가실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은 언제 어디에 있든지 나와 있는 것이다.”


“네네. 그러니까 안 데려가신다는 말이죠?”


“너는 가끔 선을 넘는군.”


백야는 히죽 웃었다.


“그게 제 매력 아니겠습니까?”


“아니. 그게 네 문제라서 팔을 뜯기고 다니는 거겠지.”


“... 주님 치고는 꽤나 저급한 농담 아니십니까?”


“사과한다. 바로 목을 치는 방향을 생각해봤어야 하는데.”


“... 자비로움이 없으시군요.”


“그걸 찾을 거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아온 것 같은데.”


백야는 더 이상 말장난 하고 있어 봤자 좋은 꼴을 볼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고 일어섰다.


“그런데 정말 저번에 들어온 그 여자에 대해서는 모르십니까?”


“너의 개인적인 복수에는 관심이 없다.”


백야는 계속되는 조롱을 꾹 참고 말했다.


“그게 아니라 그 여자가 아예 각성계로 넘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죠. 균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나인지 너인지 잘 생각해 봐라.”


“... 알겠습니다.”


사실 백야도 ‘주’가 자신과 이렇게 대화를 해주는 이유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이전에 이유를 물었을 때 대화를 할 수 있기에 대화를 한다는 그 말이 왠지 모르지만 납득이 갔기에 가끔씩 이렇게 정보를 교류하고 있었다.


일어나는 백야에게 주가 말을 걸었다.


“우리 아이들이 공격을 받았다.”


“어디에서요?”


현실계에서야 누가 주의 사람들인지 구별할 것인가.


현실에 있는 수많은 종교 중에서 실제로 주와 연결되어 있는 곳은 많지도 않았다.


“목자들이다.”


“그럼 현실계로군요.”


“아니.”


태연히 이야기를 이어가던 백야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각성계라고요? 주의 목자들은 주의 영토로만 들어오지 않습니까?”


“누군가 함정을 팠다.”


드물게 주의 목소리에 감정의 동요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 위압감에 백야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간이 배밖으로 나온 놈이로군요. 주의 사람을 건드리다니.”


“아니면 그만한 준비와 각오가 된 것이겠지.”


주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광휘.


지금 주의 근처에 뻗어 나오는 것은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었다.


“... 저는 아니니 그 힘을 좀 거둬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들이 누구인지 찾는 것을 도와다오.”


백야는 난감했다.


정확히 주의 적이 누구인지 모르는 이상 섣부르게 도와주겠다고 했다가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너의 영향일 수도 있다.”


“... 추측일 뿐이지 않습니까?”


이전에 사도와 접촉하여 설단의 정보를 흘렸고, 사도는 천사를 소환하여 습격했다고 들었다.


차라리 성공했다면 괜찮았겠지만 문제는 헛걸음만 하고 돌아왔으며, 그 사실을 주가 다른 방법으로 알게 되었다는 데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에 동조해 주었던 사도가 주에게 꾸지람을 들었다는 이야기도 알고 있었다.


“세계가 요동하고 있다.”


주가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하나 된 세계일지, 아니면 또 다른 분열을 의미하는 것일지 우리는 지켜볼 의무가 있다.”


“... 저도 그 의무에 포함되는 겁니까?”


주의 시선이 백야를 향했다.


“물론이다. 경계에 있는 자여. 너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다.”


“... 한마디만 빠졌다면 참 좋은 말이군요.”


-----------------------------------


“어? 왜들 분위기가 이래요?”


베르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티그가 넘어갔다.”


“...!”


짧은 말이었지만 베르는 그게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도 스스로 선택한 것 같다. 스트루프에 빠지는 방향을.”


“... 왜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베르의 물음에 설단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우리는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야. 특히 티그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베르는 티그의 환경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사실 어떻게 봤을 때 가장 현실계에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 베르다.


“어찌 됐든... 넘어간 건 넘어간 거지.”


설단이 한숨을 쉬고는 베르에게 말했다.


“일단 그런 관계로 데뷔는 중지다. 멤버 두 명으로는 무리지.”


“... 그건 걱정하지도 않았어요.”


사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아직 자신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힘이 좀 빠지네요.”


“그렇게 걱정할 거 없어.”


이어지는 목소리에 베르는 깜짝 놀랐다.


머콘은 소리도 없이 베르의 옆에 와 있었다.


“티그는 선택을 한 것뿐이니까.”


하필이면 말하는 당사자가 머콘이라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 머콘은 티그를 만날 수 있지 않나요?”


“만날 수 있지.”


“그럼...”


만나면 뭐라고 말해달라고 해야 하지? 돌아오라고? 아니면?


베르가 망설이고 있자 머콘이 픽 웃었다.


“너무하는 거 아냐? 나보고 다른 남자나 만나라고 하고.”


“아니 그런 의미로 만나라고 한 게 아니잖아요.”


“어? 그럼 다른 남자 만나지 마?”


“...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잖아요.”


“내가 티그를 만나려 하지 않아도 티그가 나한테 올 거야.”


“네?”


티그가 왜?


“그렇게 되어 있는 거야.”


설단은 옆에서 잠자코 지켜보다가 말했다.


“백야가 데리러 오는 게 아니고?”


“백야는 와봤자 헛걸음을 치겠죠.”


“... 어째서?”


“이제 경계의 의미가 사라질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죠.”


베르는 두 명의 문답을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저게 대체 뭔 소리지?


“바넘이 죽으면.”


“뭐?”


베르의 놀란 외침을 무시하고 머콘이 말을 이었다.


“변화의 시간이 다가올 거고, 그때는 결정해야 할 거예요. 이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바넘이 죽으면?”


“그건 아저씨한테 물어봐. 난 이만 갈게요~.”


폭탄 발언을 터트리고 그 자리를 벗어나버리는 머콘을 보며 설단은 골치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아니 대체 무슨 말이에요? 바넘이 죽다뇨?”


“바넘의 나이가 몇 인 줄 알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지.”


“아니 그게 꼭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마치...”


말하던 베르가 깨달았다.


“죽음을 예언이라도 받은 것처럼...?”


그제야 베르는 설단에게서 풍겨오는 분위기를 읽었다.


“... 바넘도 알고 있는 거군요?”


“당연히.”


죽는다.


사실 베르는 스트루프에 대해서는 아직도 죽는다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머콘은 스트루프 되고 서도 오히려 옆에서 잘 지내고 있고, 각성계에 가면 스트루프 된 인간들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죽은 사람들은?


“... 각성계에서 만날 수는 있는 건가요?”


설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승 같은 곳이라면서요?”


“같은 곳이 꼭 그곳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베르는 뭔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데 해소할 곳이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게 말이 돼요?”


“그럼 어떻게 하길 원하니?”


말문이 막혔다.


베르도 바보는 아니었다. 아마도 슬프다면 자신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바넘과 함께 보낸 설단이 더 슬프겠지.


“...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있었다면 내가 하지 않았을까?”


왠지 예전에 나눴던 대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할 거라면...”


베르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대체 뭐 때문에 발버둥 치고 있는 거죠?”


-----------------------------------


티그의 스트루프보다 바넘의 죽음에 대한 부분이 베르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결국 사람은 죽는다.


그럼 우리는 왜 스트루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일까?


티그의 사정을 모르는 베르였지만 갑자기 티그의 마음도 약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나약하군.”


누군가의 목소리에 베르는 고개를 들었다.


“네가 베르가 맞는 거겠지?”


앞에는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마치 처음 설단을 만났을 때처럼, 골목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 누구지?”


“각성자.”


“!”


“설마 진짜로 각성자가 너희들뿐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그런 건 아니었다. 설단이나 바넘도 은근슬쩍 그런 이야기를 가끔 했다. 모든 각성자들을 다 모을 순 없다고.


“찾기 힘들었다고.”


“... 왜 저를?”


베르는 경계하고 있었다.


상대는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동료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자신은 상대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저를요?”


“그래.”


무엇을 확인한단 말인가.


“너희 바넘처럼 나도 예지계열이거든.”


상대방은 베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나저나...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뚫고 살아남은 거지?”


“저요?”


“그래. 너. 내 예지에서는 너는 벌써 죽었어야 했거든. 그래서 거절한 거였는데... 어째서 살아있는 거지?”


이게 무슨 소린가.


“사고가 일어날 때 뭐가 있었던 건가... 아니 애초에 그럴 걸 알고 있던 건가.”


계속 혼자 중얼거리던 그가 베르에게 손을 내밀었다.


“좋아. 너는 약속을 지켰으니 나도 약속을 지키겠다. 너를 돕도록 하지.”


“네?”


“‘왕의 맹약’을 지키겠다고.”


“네?”


“... 아직 반쪽짜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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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59. 드러나는 정체 23.04.01 11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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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 고백도 안 했는데요 +1 23.03.19 117 5 14쪽
44 43. 뜻밖의 고백 +1 23.03.18 121 4 14쪽
43 42. 두 가지 인터뷰 23.03.17 124 4 14쪽
42 41. 서로 다른 이유로 23.03.16 135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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