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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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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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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6.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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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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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143. 근원

DUMMY

순간 멍해졌다.


백야가 보내졌다고?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뭐 결국 본인의 바람대로 그 많은 각성자들과 함께 윤회로 돌아갔으니 자기 일은 다 마친 거지.”


“... 그냥 소멸한 건 아니었군요.”


“아니 일을 시켜놓고 다 해놨더니 토사구팽(兔死狗烹) 해버린다면 우리가 뭐가 되겠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럼 각성계의 신이 수거하고 있는 것은... 힘을 키우기 위한 건가요?”


“각성계의 신이?”


“저를 수거하려고 하기도 했는데...”


그리고 그 이전에 각성계의 인과를 수거하기도 했고... 아니 근데 각성계의 신이 왜 각성계의 인과를 수거하지?


“그거... 각성계의 신 맞아?”


“... 어?”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그렇게 막 나갈 상황은 아니거든? 너를 수거하려고 했다고? 각성계의 신이 가지고 있는 간섭력은 너하고는 비교도 안 될 텐데?”


뭔가 계속 정보가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


누가 거짓말을 한 거지?


베르는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페이!”


“응?”


“아니... 페이가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페이는 스쿨이 있는 앞에서는 반응하지 않았다.


“... 기억대로면 각성계의 신을 만났을 때 알베르트와 거래한 신이 맞다고 페이가 말했는데...”


“알베르트와 거래한 건 루드인데...?”


“그럼 거기에 거짓이 없다고 한다면...”


루드가 각성계의 신?


“... 루드가 각성계의 신인 건가요?”


“엥? 아니야. 각성계의 신은 따로 있었어.”


“그게 스쿨이 말했던 것처럼 됐다면요?”


“내가 말했던 것?”


스쿨은 베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렸다.


“누군가 내가 그렇게 믿고 있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야?”


“... 그건 저도 모르죠.”


그저 심증뿐이었다.


스쿨은 베르를 잠시 노려보았다.


“지금 가장 열받는 건 너의 말이 틀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거군. 그래서 네가 알고 있는 것과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다른 것일 수도 있고.”


그럼 스쿨이 틀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건가? 시간을 돌렸다는 것이 사실일 가능성도?


“넘겨짚지 마. 내가 이래 봬도 신인데 아무것도 모를 리가 없잖아. 기본적으로 내가 지금까지 말했던 내용들의 대부분은 거짓이 없어. 단지 나를 속일만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역시 비슷한 신들 뿐이겠지.


“거기다 각성계의 신이 가지고 있는 걸로는 그런 건 어림도 없지.”


그렇다는 건...?


“언니들 중 누군가가 거짓말을 한다는 이야기고... 그건 아무래도...”


스쿨이 말을 끝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베르도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스쿨은 알아볼 것이 있다면서 황급히 자리를 떠버렸다.


-----------------------------------


스쿨과의 만남은 오히려 베르의 머릿속을 헤집어 놨다.


일단, 시간을 돌렸다는 말은 거짓일까?


무려 세 명의 신중에서 2명이 그렇게 말했음에도 왠지 그 부분에 있어서는 스쿨의 말이 신뢰가 갔다.


시간을 돌리는 게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는 않았고, 의외로 스쿨의 말이 논리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 아니면 모르고 있는 걸까?


베르는 머리를 쥐어뜯을 수밖에 없었다.


“히어로 물인 줄 알았는데 추리소설이었냐...”


히어로물에 빌런이 없다고 투덜거렸는데 어느새 범인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나중에 범인을 찾으면 그때 가서 때늦은 액션 활극이 되는 건가?


“너는 바보냐?”


“어? 왜?”


알베르트의 거래 내용을 모르는 데다 의심 가는 것들이 있어서 고민이라는 나의 말에 페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걸 다 걱정하고 짊어지지 않으려고 내려놓는 거 아니었어?”


“아니 하지만...”


“네 말대로 그게 신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해결되는 거면 신을 만나서 그냥 거래하면 되는 거잖아? 왜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


“... 그거야 이미 알베르트의 전례가 있으니까 그렇지.”


페스는 씁쓸하게 말했다.


“알베르트가 무슨 거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실패였다는 것은 알겠어. 나는 지금 현실계의 페스인 나와 이전 과거의 로테 동생이었던 나 자신에 대해서 서로 찜찜한 마음만 남았을 뿐이니까.”


아무리 봐도 그것만큼은 루드가 알베르트를 속인 것이 맞을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알베르트는... 로테와 동생들이 현실계의 윤회에 안전하게 돌아가길 바랐던 거지.”


“왜? 우리는 원래 각성계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


그 순간 베르는 머리를 크게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알베르트는 알고 있었나...?”


“뭘?”


“자신의 정체를...”


“각성계의 왕이라고 하고 다녔다면서?”


“아니 그거 말고...”


“또 뭐가 있었어?”


알베르트는 자신도, 그리고 로테와 동생들도 스쿨에 의해서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들임을 알고 있었을 거다.


그래서 윤회로 ‘되돌리는 것’이 아닌 없는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루드가 함정을 판 거라면...”


“루드?”


베르는 자기가 실언을 했다는 걸 알아챘다.


“각성계의 신 이름이야.”


“그것 참 신기한 일이네. 어디서 들은 이름인 것 같은데. 아니 생각보다 흔한 이름이려나.”


자기도 모르게 변명했지만 사실 지금 가장 의심 가는 부분 중 하나였다. 루드와 각성계의 신이 동일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화신을 보낼 정도로 간섭했는데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대체 루드는 뭐지? 빌런? 마왕?


다시 끙끙거리고 있으니 페스가 혀를 차고 있었다.


“정 궁금한 게 있으면 신과 거래해서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니야? 고작 질문 몇 개에 엄청나게 많은 간섭력이 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


“... 신조차도 늘 정확한 진실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더라고.”


페스는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건 진짜 의외로군. 그럼 신이라고 부를 의미가 있나?”


“강하니까...?”


“강해서 다 신이 된다면 가장 강한 사람이 신이 되는 거겠지.”


그런 건 아닐 거다.


백야가 사라진 날, 루드와 대화를 하면서 루드의 말에서 진실이라고 느낀 부분은 꽤나 많았다.


처음에 각성계를 만들게 된 이유라든지 그런 부분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루드가 대충 얼버무렸던 부분은 알베르트와의 거래였다.


나중에 스쿨과의 대화까지 끝난 이후에 돌이켜보면 몇 가지 거짓으로 의심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시간을 되돌렸다.’


베르는 이것에 대해서는 스쿨의 주장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애초에 시간을 돌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뭔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야 기억났지만 루드는 그때 알베르트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알베르트는 단디의 작품이고 단디의 피조물이라는 표현을 썼다.


스쿨의 말대로라면 스쿨이 만들었는데?


마지막으로 베르는 알베르트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거래를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알베르트는 나름 마지막까지도 자기 자신이 각성계의 왕에 대한 자긍심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뭔가 멸망의 인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 했겠지...’


그렇다면 그 결과물은 어떨까? 그 결과물이 지금이다. 이걸 뭐라고 평가해야 하지?


어떻게 보면 각성계는 멸망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보면 멸망의 인도자로서의 역할은 완수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


‘그런데... 왜 망하고 있는 거지?’


사실 각성계가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봐도 스트루프 때문이었다. 그런데 스트루프 자체는 각성계의 신이 자신이 만들었다고 했다.


스스로 멸망을 위한 장치를 만든다?


“모르겠다. 내가 원래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머리 쓰는 걸 잘했으면 애초에 공부를 했겠지.


-----------------------------------


다시 숙소에 와서 멍 때리던 베르에게 설단의 호출이 들어왔다.


“어떻게 할 거야? 이제 일단 이쪽 일정이 대충 끝났으면 해외투어 다시 출발해야지?”


“아. 그렇죠...”


지금 데스티니와 같이 무대를 할 수 있을까? 사실 바뀐 것은 자신뿐이었다.


애초에 데스티니는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 테고... 페스와 헤일은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바뀐 건 자신뿐이었다.


“모르는 게 약인 건가...”


어이없게도 루드의 말대로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알고 있는 베르만 혼자 고통받고 있는 셈이었다.


“너 때문에 데스티니까지 기다려야 되겠냐?”


아이고 대표님... 걱정할 사람들을 걱정해야죠.


베르의 표정을 보고 뭘 오해한 것인지 약간은 미안해하는 표정이 된 설단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래. 어차피 오랜만에 돌아온 거 학교에도 한번 갔다 와. 졸업은 해야 할 거 아냐?”


“아...”


졸업은 의미가 있을까?


베르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관점으로만 가다 보면 베르테르랑 다를 게 없겠지. 일단 기분 전환을 하는 셈 치고 학교에 가기로 했다.


베르의 등교에 학교는 작은 소란이 있었다. 이미 베르와 그래비티는 글로벌에서 인기를 누릴 정도의 그룹이었다.


거기다 국내에서는 각성자의 인기가 시들지 않았는데 각성자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얻자마자 해외로만 돌아서 더욱 그랬다.


“언제 들어온 거야?”


인기가 생기고 접근하는 친구들도 많아졌지만 변함없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베르는 이 ‘이터니티’ 녀석을 보니 암담해졌다.


얘는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진짜 여신이라는 걸일까?


“데스티니 관련해서 뭐 소식 없냐? 너랑 사귄다더라 같은 개소리 찌라시 뉴스 말고.”


“... 데스티니 멤버들이 여신인 거 알았어?”


“그걸 모르는 데 네가 이터니티라고?”


“...”


그럼 그렇지. 이따위 반응일 줄 알았다.


“진짜 여신이더라고.”


“아니 그런 거 말고 새로운 거 없냐고.”


“...”


“요새는 해외 투어로 돌다 보니 팬카페에 올라오는 게 한정적이란 말이야. 외국 애들 사진 퍼오는 거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대포부대하고는 급이 맞지가 않더라고.”


확실히 아이돌 팬클럽은 약간 맹목적인 구석이 있었다. 그럼 이 녀석 같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간섭력을 주는 건가?


“저번에 보니까 좀 친해 보이긴 하더라?”


“아... 그때?”


해외 투어를 나가기 전, 회사 앞에서 데스티니에게 친구를 소개해 준 적이 있었다.


“뭐... 친하지...”


지금은 뭐가 친한 건지 알 수가 없지만. 신끼리도 안 친하다는데 나랑 친한지 알 게 뭐야.


“이번에 수능 관련해서 이벤트든 뭐든 하나 하는 거지?”


“수능?”


그러고 보니 자신도 수능을... 봐야 하나?


“너 수능 안 보냐? 대학교 안 가게?”


“어...”


이런 부분이 막막했다. 이런 건 혼자서 결정하기 너무 어려웠으니까.


누군가 의논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어머니와 동생이 떠올랐다.


어?


“잠깐...”


“왜?”


“아니. 잠깐 무슨 생각 좀 하려고...”


친구 녀석은 뭐지? 하는 반응이었지만 내가 심각해 보였는지 이내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머니와 동생은... 현실계 사람이 아니었나? 그들도 윤회에 속해 있었을 터인데 왜 그들이...


주에게 붙잡혀 있던 엄마와 현아.


그리고 그들을 향해 달려갔던 로테.


그리고 그들을 들어서 주에게서 뿜어진 광선을 방어하던 것까지.


로테와 알베르트는 그들이 맹약을 묶어놓은 ‘제어코드’라고 이야기했다.


그들은 현실계의 사람이 아니었다는 걸까? 알베르트와 로테가 제어할 수 있었다는 건 그들이 각성계의 존재였던 건가?


거기다 그 제어코드는, 그리고 그게 풀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건... 그런 방식의 제어코드를 알베르트가 설정했다는 건가?


그 당시에는 쏟아져 들어온 알베르트와 베르테르의 기억에 밀려 묻어놓았던 의문이 떠올랐다.


막상 제어코드를 풀었지만 알베르트는 일시적이었을 뿐 베르의 몸을 차지한 것도 아니었다.


베르의 머릿속에 베르테르와의 대화도 스쳐 지나갔다.


- 어째서 네가 알베르트와 나를 누르고 베르로 살고 있는지 생각해 봐. 거기서 의미를 알아내야 할 거야.


베르테르도 알베르트도 강한 간섭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윤회가 있는 현실계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거래의 끝이 지금의 상황이었다.


알베르트는 제어코드를 만들었을 정도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만들며 안간힘을 다했는데...


알베르트는 대체 뭘 걱정했던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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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149. 거래 23.06.30 5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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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 근원 +1 23.06.24 69 2 14쪽
143 142.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 23.06.23 58 1 13쪽
142 141. 흔들리는 진실 23.06.22 60 2 12쪽
141 140. 폭탄 돌리기 23.06.21 60 1 13쪽
140 139. 유산의 무게 23.06.20 74 1 15쪽
139 138. 자기만족 23.06.19 64 1 14쪽
138 137. 간섭력 +2 23.06.18 65 2 13쪽
137 136. 진실의 조각 23.06.17 56 1 13쪽
136 135. 신만이 아는 것 23.06.16 62 1 14쪽
135 134. 너의 소원을 +1 23.06.15 5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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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132. 비공개 오디션 (2) 23.06.13 5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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