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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089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6.22 07:50
조회
61
추천
2
글자
12쪽

141. 흔들리는 진실

DUMMY

사실 단디만큼이나 베르에게 적극적이었던 스쿨이었다.


“... 그래요.”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야지? 어디로 갈까?”


“... 그냥 연습실로 가시죠?”


“선배와 둘이서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


“단디... 선배와도 거기서 이야기했으니까요.”


“서로 다른 선배와 같은 장소에서...?”


“... 장난은 그 정도로...”


“히히. 알았어.”


심각했던 건 루드뿐일까. 단디와 스쿨은 자신들에 대해서 내가 알게 되었다고 해서 크게 행동이 바뀌진 않았다.


지하에 있던 연습실에 가서 문을 열었는데 거기에는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어...? 오랜만... 어? 선배님!”


“와~! 요새 안 보여서 어떻게 지내나 했어. 잘 지냈어?”


소라였다.


“네! 저야 잘 지내죠~!”


자신 이상으로 극성적인 ‘이터니티’였던 소라였다. 당장에 스쿨을 보자 손을 잡고 방방 뛰었다.


“그룹으로 데뷔하는 거... 잘 안 됐다고 들었어. 괜찮아?”


“아~ 완전 괜찮아요. 솔로로 데뷔하는 아이돌도 요새는 많은데요 뭘.”


“어휴. 씩씩하네.”


“거기다 그렇게 데뷔하면 선배님들이랑 컨셉이 겹칠 일도 없으니까요.”


... 우리 얘긴가?


찔려서 움찔하는 베르를 놔두고 소라와 스쿨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선배님은 이 시간에 여기 무슨 일이세요?”


‘그것도 베르랑?’이라는 뒷 물음이 생략된 물음이었다.


“둘이 진지하게 할 말이 있어서.”


“네?? 설마...”


소라는 약간 충격받은 얼굴로 베르를 돌아봤다.


표정만으로도 ‘너 설마 스쿨 선배한테 고백하는 거 아니지?’라는 의도가 전해져 왔다.


“...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 아니지?”


“전혀 아니야.”


스쿨이 옆에서 볼을 부풀렸다.


“전혀는 너무 한 거 아니야?”


“쟤도 극성 이터니티라서 착각하면 곤란하다니까요.”


소라는 베르가 딱 잘라서 대답하는 것을 보고 조금은 안심했다.


“유럽 투어도 남아있고 하다 보니까 이야기해야 할 게 좀 있어서.”


“아...”


데스티니와 그래비티는 북미 투어를 마치고 잠시 들어온 상황이었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는 거야?”


“아... 뭐 그건 삼진 측에서 워낙 적극적이니까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스쿨이 끼어들었다.


“소라 연기수업받지 않았어?”


“네.”


“그런데 베르가 먼저 데뷔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아... 그게...”


소라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베르가 대표님께 이야기해서 저도 작은 역이지만 하나 맡을 수 있게 되었어요.”


“뭐?”


스쿨은 베르를 휙 돌아보았다.


“아니 우리 OST는 안 챙겨주고 소라만 챙겨줬다 이거지?”


“OST는 대표님한테 이야기해본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대표님 양아들이라는 베르가 해줬으면 당연히 대표님이 해줬겠지!”


“어...??? 안 해준다고 했다고요?”


그 말에 스쿨이 움찔했다.


“... 사실 말을 안 했어.”


“에이... 그럼 아마 해주실 걸요.”


“진짜? 그럼 베르가 말해주는 거야?”


“그러죠 뭐.”


어차피 OST 비용이 데스티니한테 가면 회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라 설대표가 그걸 놓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베르였다.


-----------------------------------


소라가 자리를 비켜주고 나니 오히려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 나한테는 뭐 할 이야기 없어?”


“아...”


사실 웬만한 것은 루드와 단디에게 다 물어본 상황이라 스쿨에게 물어볼 것은 많지 않았다.


거기다 페스와 상의하려고 했던 것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그랬다.


“저... 그러니까 각성계를 루드와 스쿨이 만들었다는 거죠?”


“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뭔가 애매한 대답이었지만 일단 부정하진 않았다.


“그럼... 혹시 각성계의 신을 움직이는 건 스쿨인가요?”


“음? 왜 그렇게 생각해?”


“어...”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다만 다음에 이어질 질문 때문에 미리 물어본 것이었을 뿐.


“바넘이 각성계 신의 화신이라고 했는데, 데스티니를 뽑았잖아요.”


“우리를 뽑은 건 설대표님이지.”


“어...?”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설마 설대표님도 누군가의 화신인 건가요?”


“아니. 설마.”


“하지만 우연은 아닐 거 아니에요?”


“이래 봬도 신인데 그 정도의 간섭이 안 될 것 같아?”


그것도 그러네.


“적어도 바넘이 인정하고 넘어갔다는 건 각성계 신도 인정했다는 건데... 각성계 신은 루드와 스쿨이 만든 거 아니었어요?”


“우리가 신을 만들 수 있겠어?”


“... 화신이 아니었어요?”


“바넘이 화신이라며?”


“그... 화신의 화신인 줄 알았죠.”


“무슨 그게 바보 같은 소리야?”


스쿨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게 화신에 화신으로 계속 떠넘기기가 가능하면 일은 대체 누가하니?”


“그럼 각성계의 신은 어떻게 된 건데요?”


루드가 했던 거랑 이야기가 미묘하게 다른데?


“신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알면... 우리도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있지 않을까?”


“...”


뭔가 이야기가 루드와 어긋났다.


“그럼 각성계의 신은... 원래 있었던 건가요?”


“신이라는 게 그렇지 뭐.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를...”


“아니 각성계를 만든 거 아니었어요?”


“뭔가 이야기가 묘하게 어긋났는데...”


내 말이...


“각성계를 만들긴 했는데 그게 무슨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무얼 창조했다는 이야기가 아니야.”


“어... 아니었어요?”


“아니... 음... 애매하네?”


“뭐가요?”


“아무것도 없는 건 맞는데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는 거지.”


“그럼 텅 빈 세계가 존재했다는 건가요?”


딱!


스쿨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렇지! 그거!”


“거기에 내용물을 루드와 스쿨이 채워 넣었고요?”


“맞아.”


“그럼... 그 세계의 신... 그러니까 각성계의 신은 원래부터 존재했다는 이야기죠?”


“그랬겠지?”


이게 대체 뭔 소리야.


이제 다 알겠다고 생각할 즈음 이야기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그... 각성계의 신은 그럼 왜 아무것도 안 하고 텅 빈 세계를 가지고 있던 거죠?”


“그건 우리도 모르지.”


이전에 루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들이 기억을 하는 건 과거라는 게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지점에서부터라고.


“없는 세계를 만든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군요.”


그리고 그건 이 세 여신 역시 마찬가지라는 건가...


“우리도 신나서 그 세계를 채우고 나서야 알았지. 아무리 채워도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걸.”


아...


“그래서 내가 방법을 생각해 냈지.”


“그게... 하나는 신을 깨우는 거고 하나는 연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였다는 거군요.”


“루드가 이미 말했나 보군.”


스쿨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뭔가 세계가 다 만들어졌는데 시동이 걸리지를 않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뭔가 시동이 걸리는 ‘열쇠’라든가 최소한 버튼 같은 거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


“... 그래서 신을 찾아냈는데 소용이 없었군요.”


“그래.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을 쓰게 된 거지.”


스쿨은 갑자기 몸서리를 쳤다.


“단디가 그렇게 화난 모습은 다시 볼 일이 없을 거야. 아니 없었으면 좋겠어.”


대체 얼마나 화를 냈기에 저러지?


“그 모습만 봤다면 베르도 우리를 ‘악신’이라고 여겼을 걸?”


... 그 정도라고?


“하지만 원래 자동차는 그렇게 하는 거 아냐? 점퍼 해서 그냥 시동 거는 건데...”


“... 떠올린 게 그거였어요?”


“응? 당연한 거 아니야? 시동 안 걸릴 때는 대부분 배터리 부족이니까.”


스쿨의 머릿속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성공이었다는 거지.”


“어...? 성공이었어요?”


“그러니까 베르가 각성계를 알고 있는 거 아니겠어?”


스쿨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보였다.


“... 하지만 완전히 정상이었으면 단디가 그렇게 길길이 날뛸 필요도 없는 거 아니었어요?”


“그렇지...”


갑자기 스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시동만 걸어주려고 한 거였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배터리가 된 셈이라고 해야 할까?”


“네?”


“현실계가 없으면 안 돌아가는 그런 세계가 되어버렸다고.”


각성계의 사정이 딱하긴 했지만 현실계에서 계속 무언가를 빼앗긴다는 건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스쿨과 루드가 단디에게 사과하고 다시 뭉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서 알베르트와... 로테를 등장시킨 거였어.”


갑자기 베르의 머릿속에 뭔가 떠올랐다.


“... 그럼 로테가 알베르트의... 점퍼였어요?”


“그렇지! 이제 베르도 잘 알고 있구나?”


왜 각성계의 왕인지도 몰랐던 알베르트가 로테를 만난 시점부터 기억하고 있는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되었다.


“알베르트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로테는 정말 불쌍하네요.”


“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리고 결국 알베르트는 간섭력을 모아서 시간을 되돌려버렸다.


“... 그럼 알베르트는 성공한 건가요?”


“흐음... 성공이라... 애매한 기준이네.”


스쿨의 미간에 드물게 주름이 생겼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성공은 아닌 걸까? 그럼 왜 시간을 되돌린 걸까?


“하지만 알베르트와 거래했을 때 시간을 돌리는 것에는 다들 동의했을 거 아니에요? 설마 루드 혼자 단독으로 한 것은 아닐 테니...”


“시간을 돌려? 그건 무슨 소리야?”


“네?”


“알베르트가 각성계의 왕이었다는 이야기 못 들었어?”


“당연히 들었죠.”


“각성계의 왕은 멸망의 인도자라는 것도?”


“네.”


“멸망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던 건데 갑자기 시간을 되돌린다는 건 왜 나오는 건데?”


어?


“알베르트가 루드와 거래해서 시간을 돌렸다고... 스쿨도 알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시간을 되돌렸다고? 그건 무슨 황당한 소리야?”


“어...?”


이게 부정당한다고?


루드와 단디의 이야기는 서로 어긋나지 않았는데 스쿨의 이야기만 묘하게 어긋나고 있었다.


“애초에 단디가 알베르트를 만들 때...”


“단디가 만들었다고?”


“아니에요? 루드가 각성계의 왕은 단디 작품이었다고...”


“아니. 만든 건 나야.”


어?


왜 계속 어긋나는 거지?


“어... 루드가 저한테 그렇게 말했는데요.”


“‘각성계의 왕’으로 만든 건 단디가 맞아. 하지만 알베르트를 만든 건 나라고.”


“그게 달라요?”


스쿨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처음에 얘기했잖아. 모든 재료를 다 넣었는데 움직이지 않아서 실패했다고.”


“네...”


“처음에 루드가 과거의 인물들을 데려와서 넣었거든. 그리고 완전히 망했지. 아무 반응도 없었으니까.”


여기까지는 루드의 이야기와 다를 게 없었다. 루드가 먼저 만들었지만 문제가 있어서 스쿨을 끌어들였다고 이야기했으니까.


“현실에 윤회해서 움직이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시간이 남아있지 않으니까 그냥 데이터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실패는 사실 당연한 거였어.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지.”


“... 뭐를요?”


“나는 환상과 꿈을 책임지고 있으니까. 좀 더 자유롭고 변화할 수 있는 존재들을 이야기 속에서 불러왔지.”


“... 네?”


“내가 지금 너의 말에 모순이 있다고 느끼는 이유야. 로테와 알베르트는 애초에 이야기 속에서 불러내서 넣은 인물들이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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