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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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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096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6.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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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137. 간섭력

DUMMY

베르는 위화감의 정체를 곱씹어 생각해 봤다. 결론적으로 가장 이상한 부분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베르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도...


신도, 그리고 알베르트도 자신에게 원하는 게 있지 않았을까?


“... 아. 진짜 모르겠다.”


가장 믿고 따랐던 선배에게 거하게 뒤통수를 맞았다. 아니 그 이전에 가장 좋아하던 아이돌에게...


“그렇게 빛이 나는 공연이었는데...”


해외 투어에서 보여줬던 단디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도... 신이라서 가능했던 것일까?


[뭐... 그렇게 된 것이었군.]


“뭐 하다 이제야 말을 하는 거냐?”


[신의 존재라는 것은 생각보다 다른 존재에게는 위협이다. 본격적으로 드러냈을 땐 말이지.]


페이도, 로테도, 알베르트도... 그 누구도 데스티니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이 그만큼 철저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숨긴 거겠지.


왜 숨겨야 했지? 뭘 기다린 걸까?


그리고 왜 지금 다시 나온 거지?


“아니 잠깐만. 넌 알베르트가 신을 만났을 때 같이 있지 않았어? 그럼 이 내용을 알고 있던 거 아냐?”


[아니. 나는 신을 인지할 수 없다. 화신 정도라면 모를까.]


그놈의 인지... 편리하구먼.


[이제 어쩔 셈이지?]


“뭘?”


[네가 알게 된 진실들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거냐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이걸 누구와 이야기해야 하는 거지?


루드는 나 이외의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 눈치가 없으면 몰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말라는 거겠지.


그럼 혼자서 끙끙 앓아야 한다는 건가?


[너 혼자서 감당이 가능할 것 같냐?]


“... 방법이 없잖아.”


[다른 신에게 상담을 해보는 건 어때?]


“각성계...?”


[아니. 들어보니 세 명의 신이 항상 의견이 일치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 누구를 말하는 건지 알겠다.


-----------------------------------


막상 마음은 먹었는데 어떻게 만나야 할지 난감했다.


[... 바보냐?]


“뭐가?”


[... 스마트폰은 언제 쓰게?]


“아...”


당연하지만 연락처는 있었다.


[가끔 보면 네가 현대인이 맞는지 의심이 갈 때가 있다니까? 다들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놓지를 못하는데.]


“... 아니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너무 간단한 걸 잊어버린 거라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또르르르~


컬러링도 아닌 신호음이 울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래. 베르. 무슨 일이야?


친절한 목소리를 보니 루드가 아직 말하지 않은 건가?


“그...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지금?


“네.”


-전화로?


“아뇨... 만나서...”


전화로 할 대화는 아니지.


-설마 데이트 신청이야?


“아... 아니 그런 건...”


-농담이야 농담. 어딘데?


“어라우절 연습실에 있을 게요.”


-와... 연습실 오랜만이네. 그래 알았어.


달칵.


음... 단디와의 대화는 하나도 바뀐 게 없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를 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루드는 달라질 게 없다고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새삼스럽게 루드의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


베르도 어라우절의 연습실은 오랜만이었다. 남들에 비하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나름 베르에게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었다.


어라우절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단디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고, 소라, 티그, 페스, 헤일...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있었다.


잠시 추억을 곱씹고 있는데 연습실의 문이 열렸다.


“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디는 귀여운 사복차림이었다. 베르 안에 남아있는 이터니티의 본능이 단디의 사복차림을 찬양하고 있었다.


“사복...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그래? 고마워.”


단디는 살짝 포즈를 취해보기도 하며 깔깔거렸다.


베르는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이런 행복한 순간들이 이제는 끝인 건가?


“그런데 웬일이야? 베르가 나를 다 보자고 하고.”


“어... 그게...”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하지?


“오늘 루드를 만났어요.”


“아. 그래? 오늘 하루 종일 안 보이더니 혼자 사무실에 왔다 갔단 말이야?”


정확히는 사무실이 아니라 백야와 베르만을 만난 거였지만.


베르는 심호흡을 했다. 이제 와서 없던 일이 될 수는 없는 거니까.


“원래 각성자들이 모여서 찾고 있는 게 있어서 오디션을 한 거였는데... 찾던 사람이 루드였어요.”


“음? 루드를 배우로 쓰는 거야?”


... 모르는 척하는 걸까?


“루드에게 현실계의 신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죠.”


베르는 단디의 표정을 살폈다.


예상대로 단디는 특별히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벌써?”


“네?”


“아직 이야기할 타이밍이 아니었을 텐데...?”


어?


너무 예상한 반응과 달라서 뭐라고 반응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언젠가 이야기할 거긴 했지만... 아직 아니었어. 우리 같이 해외투어도 하고... 너 드라마도 찍고 나면 그때쯤에나...?”


일단... 단디도 그럼...


“그럼 단디 선배도 현실계의 신... 이신 거죠?”


“... 그래.”


알고 있었지만 본인에게 직접 들으니 알 수 없는 기분이 밀려왔다.


“그랬군요.”


“베르도 각성계의 왕이라는 것을 우리한테 숨겼잖아?”


“아니 그건...”


그러고 보면 자신도 데스티니에게 말하지 않고 숨긴 것이 많았다.


“... 하지만 알고 계셨잖아요?”


“우리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연기했다고? 그럼 아이돌보다 연기자를 했어야지.”


어...?


“그럼 모르셨다는 말씀이세요?”


“알베르트가 이야기 한 건 루드였고... 그리고 한다고 하더라도 알베르트가 ‘재림’ 할 줄 알았더니 너한테 각성계의 왕이 넘어가 있지 뭐야.”


알베르트는 본인이 단디에 의해서 각성계의 왕이 된 것을 몰랐던 것일까?


“알베르트도, 로테도... 다 내 나름의 안배였는데...”


단디는 한숨을 쉬면서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럼 결국 베르테르가 문제였던 거예요?”


“뭐... 결과로만 놓고 보면 그런 거지. 하지만 사실 그 원인은 내가 로테와 알베르트를 연결한 것에 있기도 하고...”


단디는 씁쓸한 표정이었다.


“우리와 달라서 현실과 인간계는 시간과 인과에 얽혀있으니까 말이야.”


이야기하고 있으니 확실히 루드와 단디는 느낌이 달랐다.


“각성계의 왕은... 멸망의 인도자인 거죠?”


“... 그래.”


그게 단디가 각성계의 왕에게 준 사명이었다.


“그럼 저도... 멸망의 인도자가 되도록 한 건가요?”


“뭐? 아니야!”


단디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너에게 그럴 리가 없잖아. 너에게는 평범한 삶을 주고 싶었다고.”


나에게?


“저에게요?”


“그래. 베르, 아니 진현우 너에게 말이야.”


뭐지?


“그래서 알베르트가 시간을 달라고 했을 때 본인이 해결할 줄 알았는데... 이게 꼬이고 꼬여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어?


“일부러 어라우절에 모은 거 아니었어요?”


“아. 그건 맞아. 그건 사실 약속이었으니까.”


“약속이요?”


“알베르트와의 약속. 로테와 동생들에 대한...”


“아...”


하지만 어라우절에는 로테와 동생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 설대표님이나 바넘, 춘봉 어르신이나 만운 어르신은...”


“거기는 로테에 대한 내 미안한 마음의 표시였는데... 좀 이상하게 되어 버렸네.”


“... 그럼 백야는요?”


단디는 조금 막막한 듯이 잠시 허공을 쳐다본 뒤에 말을 이었다.


“좋아. 그럼 좀 정리를 해줄게. 모든 각성자들은 결국 같은 조건을 갖고 있어. 그렇지?”


“네.”


“그리고 사실 내가 그들을 각성계로 추방한 게 맞았지만 다시 데려오기로 한 거야.”


“... 네.”


“그래도 괘씸죄라는 게 있잖아? 그래서 각성자로 태어나고... 스트루프에 시달리게 만든 거지.”


“아... 그럼?”


“하지만 용서를 했으니 다시 수거는 해야겠지? 그걸 루드가 백야에게 부탁했어. 백야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는데 그건 내가 잘 모르겠고.”


이렇게 들으니 별 일 아닌 것처럼 들리는 이유가 뭘까?


“그럼 백야는...”


“윤회의 고리에 들어왔으니 다시 환생을 하겠지. 뭘로 환생할지는 모르지만 루드가 약속했다니 자기가 원하는 것에 가깝지 않을까?”


윤회의 고리에 들어와서 각성자가 아닌 새로운 기회를 갖는 것... 백야가 원하는 대로 된 건가?


다만 베르는 백야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것은 알 수 없었다.


“그럼 각성계에서 인과를 수거하고 각성계의 왕을 수거하는 것도...?”


“그래. 현실계로 돌아와야 하는 것들을 수거하는 거야. 그래야 현실계와 각성계를 다시 분리시킬 수 있는 거니까.”


의문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럼 각성계의 신은 단디를 돕고 있는 거였군요?”


“거기를 맨 마지막에 수거하기로 되어 있거든. 간단한 거야. 가장 큰 권력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맨 마지막 조각을 가지게 만들면 가장 공평하고 빠르게 일 처리를 하는 거지.”


... 속이 시원하다.


지금까지 만난 신들과는 달랐다. 궁금한 걸 속 시원히 풀어주다니... 역시 단디는 단디인 건가?


“그런데 꼬였다는 건 뭐예요?”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들의 계획대로 잘 풀린 것 같은데?


“... 일단 루드한테 어디까지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루드와 스쿨은 각성계를 만드는데 간섭력을 많이 써버렸고, 나는 조율에 힘을 쓰다가 결국 시간을 돌리는 것에 간섭력을 많이 써버렸어.”


“...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셨던 거군요.”


“그래. 우리의 힘의 근원은 결국 시간과 변화니까. 과거가 쌓이고, 미래가 생기고, 현재를 살아가는 게 우리의 힘이지.”


“그럼 지금은...”


“어느 정도는?”


루드와 단디의 말을 종합해 보면 완전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돌을 하고 있던 거지.”


“네?”


“스쿨이 각성계를 돌리기 위해서 만든 시스템은 의도는 좋지 않았지만 상당히 참신하고 좋았거든.”


“어떤 시스템이요?”


단디가 고개를 갸웃했다.


“‘주’를 만나지 않았어?”


“아. 만났어요.”


“그게 스쿨이 만든 시스템이야.”


... 어쩐지 약간 좀 그렇더라니..


“사람들의 믿음과 숭배가 커질수록 간섭력을 모으는 시스템이지.”


“아...?”


“그래. 우리는 지금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간섭력을 모으고 있었어.”


“... 그게... 돼요?”


“왜? 다른 직업은 이 정도로 강한 염원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 아이돌 팬은 순수하게 믿음과 숭배로 뭉쳐있지.”


베르는 생각지도 못한 발상에 멍해있었다.


“생각해 봐. 신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정말로 신을 믿는 사람들만 뭉쳐있었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걸? 대부분의 신뢰와 믿음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기 마련이라고.”


... 반박하기 어려웠다.


“...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잖아요.”


“각성계에 악마화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이 얻어낸 믿음과 간섭력이 탁하기 때문이지. 두려움, 공포, 간사함, 비열함 등이 섞여있는 그 힘으로는...”


악마! 그러고 보니 악마가 있었다.


“그럼 악마는 그런 간섭력에 의해서 변화된... 각성계의 주민인 건가요?”


“음? 각성계의 주민이 누구라고 생각해?”


“어...”


릴리, 벤더... 많은 각성계의 주민을 만났는데 누구냐고 물으니 애매했다.


“... 루드와 스쿨의 창조물?”


단디는 엄청나게 웃었다.


겨우 눈물을 닦고 나서야 단디가 말했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닌데, 결국 루드가 가지고 있는 건 과거의 것들 뿐이고, 스쿨이 가지고 있는 건 상상일 뿐이야. 그래서 그 둘이 겹쳐져서 만들어진 것들이지.”


아니 방금 내가 한 말이랑 다를 게 뭔데요?


“그런데 문제는 각성계의 기본적인 소스는 루드가 제공했단 말이야. 그래서 루드는 모든 윤회의 기록이 다 있다는 말이지.”


“어...”


뭔가 알아들을 것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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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139. 유산의 무게 23.06.20 76 1 15쪽
139 138. 자기만족 23.06.19 65 1 14쪽
» 137. 간섭력 +2 23.06.18 67 2 13쪽
137 136. 진실의 조각 23.06.17 58 1 13쪽
136 135. 신만이 아는 것 23.06.16 63 1 14쪽
135 134. 너의 소원을 +1 23.06.15 57 2 13쪽
134 133. 비공개 오디션 (3) 23.06.14 54 1 14쪽
133 132. 비공개 오디션 (2) 23.06.13 56 1 14쪽
132 131. 비공개 오디션 (1) 23.06.12 59 1 14쪽
131 130. 제작사 어라우절 23.06.11 55 1 14쪽
130 129. 이슈의 중심 23.06.10 59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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