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aeK 님의 서재입니다.

머니(Mone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11.25 06:00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543,861
추천수 :
7,089
글자수 :
1,117,113

작성
21.06.18 06:00
조회
4,356
추천
60
글자
18쪽

LVMH(4)

DUMMY

투투투, 탕탕! 타타탕!

붉은 흙으로 만들어진 벽돌집이 총알에 맞아 파편이 튀어오르고 있다. 마치 사방에서 피가 튀어오르는 듯 보이고 있다.

총구와 함께 언듯 드러나는 상대의 모습은 붉은색 상의와 군청색 바지를 입은 다소 독특한 패션의 사내들이었고 그들을 막아서고 있는 이들은 다양한 복색의 옷을 입은 유니온 코르스의 조직원들이었다.

시가전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벌어진 교전이라 서로의 병력수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파악도 어려웠다.

이미 주민들은 집안으로 꼭꼭 숨어들었는지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모두 총기를 소지한 전투병력들뿐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붉은색 상의를 입은 자들이 조금씩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 큭! 왜 지원이 안오는거야!? "

" 이미 총소리때문이라도 알아챘을꺼야. 조금만 더 기다려! "

코르스 조직원들이 나누는 대화는 일맥상통했다. 모두가 지금이 위급상황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적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것처럼 달려들었다. 이전 유럽 마피아끼리 전쟁이 벌어지고 수년이 지날때 일어났던 마약전사라 불리던 자들이 생각이 날 정도였다.

그때는 모두가 반쯤 미쳐있었고 수많은 조직원들이 죽어나가자 예비조직원이라 불리는 일반인들까지 투입이 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약물투입으로 두려움을 없애는 과정을 거친후 전장에 내보낸 것이다.

그날을 기억하는 조직원들은 세삼 두려움에 치를 떨었다. 팔다리가 뜯겨져 나가도 미친듯이 달려드는 인간들의 모습은 현새의 지옥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 모습들이 적들에게서 언듯 보이고 있자 누군가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칼리아 이 개새끼들. 지난 망령을 불러들여?! 으드득. "

" 미쳤어. 이 짓거리를 결코 다른 조직들이 용납하지 않을꺼야. "

그런 약물전사가 마피아 조직간 커다란 문제가 되자 유럽의 모든 마피아 조직 보스들이 모여 하나의 성명을 발표했다. 마약등 약물을 이용해 감정을 거세한 조직원을 분쟁에 사용할시 모든 마피아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성명을 말이다.

그런 패널티가 있음에도 이탈리아 마피아 중 하나인 칼리아가 그 성명을 어기고 약물을 사용한 자들을 내보낸 것이다. 빨리 이런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몇몇이 눈빛을 교환하고는 신속하게 몸을 돌린다.

빨리 돌아가 이런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는 사명감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이미 짐작했는지 적들의 공세가 급격하게 심해지기 시작했다.

타타탕! 사방에서 터지는 총소리에 몸은 커녕 머리도 들지 못한채 엄폐물을 찾아 숨어 들어간 조직원들은 한숨과 함께 욕지거리를 했다.

" 씨발, 도대체 언제 공격을 쉬는거야? 이 새끼들, 아예 작정을 하고 온거 아냐? "

" 이미 약물을 쓸때부터 작정한거지. 여기서 물러나면 뒤가 없을테니까. "

그들도 머리가 있었다. 칼리아들과 자신들의 관계가 요즘들어 급격히 나빠지고 있었고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그게 오늘이라는 것만 몰랐다. 순간 자신들의 생사가 불명하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삐이익! 콰콰쾅!

휘파람소리가 들리더니 사방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며 먼지가 휘날렸다. 유탄발사기 소리와 위력이 분명했다.

크아아악! 엎드려!

" 미친··· "

고막을 울리는 굉음과 상대가 작정을 하고 들어왔다는 공포심이 뒤섞여 사방에서 고함이 난무하고 있었다. 단순히 조직간의 다툼을 뛰어넘는 수준의 화력이었다.

그런 모습을 막 도착한 로랑과 그 일행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와 함께 온 조직원들의 숫자만 해도 기백명은 넘어 보였고 그들 외에도 사방에서 조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이섬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대다수 유니온 코르스와 연결되어 있었고 조직원들 역시 주민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 섬은 유니온 코르스의 본기지이자 생활의 터전이었다.

그런 곳에 칼리아들이 파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노를 넘어 증오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주민들의 대다수가 이미 피신을 했다고 하지만 그들의 집과 직장이 무너지고 있었기에 코르스 조직원들뿐 아니라 로랑 일행들의 눈에는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 흥분하지마, 적들의 행태가 이상해. "

" 맞아요. 저렇게 두려움없이 미친듯이 밀고 들어오는것도 그렇고 저런 화기까지 동원을 한다는 것은··· "

이자벨이 말한 의미는 칼리아들은 더 이상 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프랑스나 이탈리아 정부의 시선까지 무시한다는 것은 조직의 근본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하는 짓이었다.

국가는 군대를 가지고 있었고 막대한 군비를 매해 지출해 전력을 증강하거나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마피아 조직원들이 날고 뛰어도 절대로 군대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

" 도대체 뭐가 저들을 이렇게 만든거지? "

" 이전부터 소문이 안좋았어요. 칼리아 수뇌부들이 미친것처럼 병력을 증강하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까지 편입시킨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

칼리아가 시비를 걸어오면서 그쪽으로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유니온 코르스는 제법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도 있었고 꽁꽁 감추고 있어 파헤칠 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 갓뎀! 그런건 책상에 앉아서 생각하고 지금은 총을 들고 뛰어들때야! "

성질이 급한 레옹이 총기를 꺼내들며 당장이라도 뛰어들 것처럼 말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 그래, 얘들에게 전해. 전쟁이라고. "

코르시카 섬 전역에 흩어져 있는 조직원의 숫자만 해도 천여명이 넘었다. 하지만 급하게 동원한 지금, 겨우 이백여명이 사방에 포진하고 있을 뿐이었다.

반면 적의 숫자는 쉽게 예상되지 않고 있었다. 지리적인 상황으로 곳곳이 보이지 않는 동네구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음영이 진곳도 많고 숨을 곳도 많은 곳이지만 아군에게 유리한 곳이기도 했다.

" 이곳 지리는 우리가 훨씬 더 잘 파악하고 있으니 침투와 기습은 우리가 유리해. "

로랑의 한마디에 전략과 전술은 결정이 되었다. 이곳은 숫자의 우위를 통해 포위하는 전술은 비효율적이었기에 당연한 결론이었다.

로랑의 지시는 순식간에 포위를 하고 있는 조직원들에게 전달이 되었고 명령대로 빠르게 흩어져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평상시 외세의 침입에 대비한 훈련의 성과였다.

탕! 탕! 커억! 끄아아악!

그렇게 전술이 진행이 되자 무차별적인 총소리가 줄어들고 가끔씩 들려오는 총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디서 나는 소음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울리고 있었다.

" 상황은? "

" 그게··· "

비상상황시 연락을 당당하는 테스가 로랑을 돌아보며 고개를 저었다. 똥개도 자기집에선 먹고 들어간다는 말처럼 비록 기습적으로 시작된 사태였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던 로랑이 그제서야 심각한 얼굴로 변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이자벨? "

대외 정보수집의 책임자나 다름없는 이자벨에게 물었지만 그녀 역시 알고 있는건 많이 없는 모양이었다.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그녀를 잠시 쳐다본 로랑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집행관들은? "

" 대기중이긴 한데··· 꼭 그들이 나서야 할까? "

로랑이 말하는 집행관들은 조직원들 중 특출난 이들을 뽑아 정예 정규군, 특전사 훈련을 시킨 이들로써 개인당 백만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 조직원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주로 그들의 활동영역은 규율을 지키지 못한 조직원들을 처벌하거나 율법을 집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그들 사이에 특권의식이 자라나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서는 유니온 코르스의 또 하나의 기득권으로 성장을 했다. 그들을 따라는 조직원들까지 생기기 시작하자 수뇌부들은 집행관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 또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못마땅한 로랑은 그런 갈등을 미처 해결하기도 전에 칼리아와 분쟁이 시작된 것이었다.

" 지금 형제들이 다치거나 죽어나가고 있다. 고작 너희들 기득권 다툼에 피를 함께 한 형제들이 말이다! "

버럭 고함을 내지른 로랑이 품속에서 권총을 뽑아들더니 일갈했다.

" 다시 한번 형제들끼리 반목을 한다면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을 하겠다. 당장 집행관들을 불러! "

다른 수뇌부 일행들이 찔끔하며 한발짝 물러서며 대답했다.

" 진정해. 로랑, 지금 불렀다고. "

그런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로랑이 문득 방금전에 만난 백원을 떠올렸다. 그라면 지금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후우후우.. 지민이 들숨날숨을 내쉬며 주변을 훑어본다. 뺨을 타고 흐르는 핏물을 걷어낸 지민은 피가 담긴 침을 퉷 내뱉었다. 방금전 상황은 좀 위험했다.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아군들조차도 감히 다가서지 못한채 침을 삼키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피웅덩이를 만든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서 하나둘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일괄적인 복장을 한 단체의 인물들로 보였다.

" 뭡니까? "

그들 중 BW보안 해외지사 책임자급인 벤 데이비스가 다가와 두리뭉실하게 물었다. 그로써는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그 모든걸 포함하는 질문이 그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민은 그런 벤의 마음을 알고 있는지 흐르는 피를 털어내며 입을 열었다.

" 뭐가? 적들은? "

" 여기 있는 놈들이 마지막입니다. 남은 적들은 이미 마을로 들어가 버려서··· "

이미 드론을 통해 적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기에 정확한 정보일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지민은 별다른 반론은 하지 않고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귀를 기울였다.

그 방향에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가 있기에 절로 걱정이 되는듯 미간이 좁혀들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읽었는지 벤이 보고를 이어나갔다.

" 아직 보스에게선 문제가 없다는 전언입니다. 적들의 동태를 확인하라는 지시가··· 아, 진입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

그렇게 보고를 이어나가던 벤이 귀에 꽂혀 있던 무선이어폰에 집중하더니 말을 바꾸었다. 그리곤 뒤에서 대기중이던 대원들에게 신호를 보내곤 다시 고개를 돌렸을땐 지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혀를 찬 벤이 그녀 주변에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에게 시선을 옮겼다. 전장을 이곳저곳 다니면서 수많은 시체를 봐온 그였지만 이런식으로 죽은 시체와 전투를 본적이 없었기에 아까전 상황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서 만들었는지 방탄복을 내복수준으로 경량화시킨 제품도 놀라웠지만 개개인에 맞춘 커스텀 무기들의 수준은 놀라웠다. 그 중 하나가 지민이 가져온 무기들이었다.

그런 잡념에서 벗어난 벤은 이미 준비를 끝낸 대원들을 보며 수화로 지시를 내렸다. 다시 전장으로 돌어갈 시간이 돌아온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 지민은 도시의 외곽을 달려 마을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특수하게 설계된 신발은 발바닥에 직접적인 충격을 흡수하면서 빠르고 조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전투화였다.

거기에 자신의 특징을 살려 살상력을 극대화한 무기이기도 했다.

촹! 지민이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자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이 신발 앞쪽을 뚫고 튀어나온다. 이미 사람의 피를 먹었는지 붉은기가 감도는 칼날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그대로 소리없이 뛰어오른 지민은 막 자신을 감지했는지 돌아보고 있는 붉은 자켓의 남자의 모가지를 향해 돌려차기를 날렸다.

서걱, 퓨숙. 투웅!

낮은 소음사이로 목이 절반정도 잘린 사내가 핏줄기를 뿜으며 넘어가는 와중에 확인사살을 위해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뽑아 미간에 총알을 박아 넣는 지민이었다. 숨쉬듯 자연스럽게 연결된 동작들은 이미 그녀가 얼마나 많은 훈련을 거쳐는지 한눈에 보여주고 있었다.

타악. 그렇게 땅에 착지한 지민은 몸을 최대한 숙이며 주변을 확인한다. 더 이상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 도대체 이 새끼들 무슨짓을 하는거야? 소리도 안질러? "

이렇게 순식간에 제압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팔다리가 날아가도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 적들의 모습에 절로 욕이 나온 지민은 그동안의 전투를 떠올렸다.

실전은 예전 군생활을 할때에도 많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적성에 맞았다. 애초 두려움이란 감정이 없던 지민은 피를 보는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두려움보단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것을 초월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훈련소 최정예 교관들의 평가이니 정확할 것이다.

그런 평가에 맞게 지민은 실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수년간 전장에서 구른 용병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그녀는 거침이 없었다.

단지, 단점은 팀플레이보단 개인플레이를 선호한다는 점이었고 그런 그녀의 습성에 맞게 그녀의 위치는 독특했다. 총지휘관이면서 전선의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수색대장의 역할까지 겸임하고 있었다.

" 진입, 일로에서 이로까지 정리끝. "

- 치잇, 확인. A조 돌입.

- 라저댓.

탁, 주변 수색을 마친 지민은 무선이어폰에서 손을 떼고 다시 몸을 날렸다. 마치 고양이처럼 탄력적이면서 은밀한 움직임이었다.

그렇게 코르시카 분쟁의 새로운 변수가 등장을 했다.


타타탕! 커억! 피이이잉! 콰콰쾅!

마피아간의 분쟁인지 군대간 벌어지는 전쟁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사방에서 총기에서 나는 소리와 터져나가는 소음들이 어지럽게 들려오고 있었다.

이미 전투가 시작된지 대여섯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들려오는 소음들은 가라앉을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시체와 그 일부분들로 인해 슬래셔 무비를 보는 듯한 풍경이었다.

대등하게 진행되던 전투는 조금씩 유니온 코르스가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왜 인지 몰라도 칼리아들의 후방쪽이 시끄러워지면서 맥이 끊기는 느낌이었다.

전황을 두루두루 살피고 있는 로랑은 그런 사실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동양인, 백원에게 시선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거처에서 떠나 이곳에 도착을 한지 한시간이 흘렀다. 그후 그가 제안한 내용은 결코 범상치 않았다.

" 네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해주지. 그 댓가로 우리 서로 협업을 하자. "

수많은 첨언이 붙어 있었지만 결론은 이것이었다. 과거, 아니 몇일전이라면 생각할 필요도 없는 요구조건이었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더군다나 정예라 불리는 집행관들이 투입이 되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은 그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집행관들이 몸을 사린다는 내부정보는 로랑에게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부상황은 곪아 있었던 것이다. 내부정리를 했어야 했지만 사업확장에 전력을 하고 있었던 로랑이 내부상황을 다 챙기지 못한 탓이었다.

' 내 잘못이다. 그것을 적들도 알기에 오늘을 택한 것일테고. 무엇보다··· '

칼리아에게 정보를 넘기는 간부가 있었다. 당장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전투가 길어지고 시간이 흐르자 그런 정황들이 속속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데 눈치를 채지 못한다는 것은 로랑의 눈과 귀가 막히고 손발이 잘려나갔다는 말이었지만 다행히 거기까지 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로랑은 답답한 가슴을 내리 누르며 백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조직의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했다. 그 결과 평소 무시했던 동양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심장에 비수처럼 꽂혀들었다.

하지만 이들의 능력과 실력에 대한 의구심은 많이 사라져 있었다. 이들이 전해준 정보만으로도 전황을 파악하고 주도해 나기기에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적들의 공세가 약해지고 있는 이유 역시 백원측에서 무슨 일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콰쾅! 우르르..

뭐가 터졌는지 가까운 위치에 있던 건물이 반쯤 무너져 내린다. 로랑은 그것을 보고도 눈깜짝하지 않은 채 전황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백원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 확실히 이런 조직의 보스답네. 왜 많은 이들이 로랑을 따르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야. '

만약 로랑이란 인물을 몰랐다면 좀 더 과격한 방법으로 이들을 집어 삼킬 계획이었으나 결국은 그를 회유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로랑이란 인물의 됨됨이를 높게 평가한 자신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조직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려면 들어가는 물자나 인력이 얼마나 될지 알 수가 없기도 했다.

' 무엇보다 이들이 오랫기간 쌓아온 인맥, 정보원들 또한 무시할 수 없지. '

여튼 조력자로 선택된 로랑의 현재 위치는 위태했다. 물론 그렇기에 접근한 것이도 했지만.

내외부적으로 만들어진 적들과 그를 위협하는 세력들이 사방에서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아챈 로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머니(Money)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2 동창회(1) +2 21.07.19 3,286 41 16쪽
61 지킴이(6) +3 21.07.17 3,036 35 16쪽
60 지킴이(5) +2 21.07.16 3,084 36 16쪽
59 지킴이(4) +2 21.07.15 3,148 40 18쪽
58 지킴이(3) +2 21.07.14 3,419 42 17쪽
57 지킴이(2) +2 21.07.13 3,334 46 15쪽
56 지킴이(1) +1 21.07.12 3,597 44 17쪽
55 탐욕(貪慾)(6) +3 21.07.10 3,621 49 17쪽
54 탐욕(貪慾)(5) +1 21.07.09 3,497 49 17쪽
53 탐욕(貪慾)(4) +2 21.07.08 3,631 53 15쪽
52 탐욕(貪慾)(3) +1 21.07.07 3,792 49 16쪽
51 탐욕(貪慾)(2) +4 21.07.06 3,877 54 16쪽
50 탐욕(貪慾)(1) +2 21.07.05 4,053 58 16쪽
49 단합회(5) +1 21.07.02 3,921 56 17쪽
48 단합회(4) +3 21.07.01 3,902 56 20쪽
47 단합회(3) +1 21.06.30 3,789 58 15쪽
46 단합회(2) +2 21.06.29 3,871 60 19쪽
45 단합회(1) +2 21.06.28 4,020 56 17쪽
44 부모의 의미(5) +2 21.06.25 4,096 55 16쪽
43 부모의 의미(4) +2 21.06.24 4,016 55 17쪽
42 부모의 의미(3) +1 21.06.23 4,022 57 19쪽
41 부모의 의미(2) +2 21.06.22 4,112 64 16쪽
40 부모의 의미(1) +2 21.06.21 4,310 59 16쪽
39 LVMH(5) +3 21.06.19 4,352 58 19쪽
» LVMH(4) +2 21.06.18 4,357 60 18쪽
37 LVMH(3) +2 21.06.17 4,632 62 18쪽
36 LVMH(2) +2 21.06.16 4,939 61 17쪽
35 LVMH(1) +2 21.06.15 5,041 65 15쪽
34 데이터센터(5) +2 21.06.14 4,935 67 15쪽
33 데이터센터(4) +2 21.06.12 4,989 68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