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스포츠 쓴것]  '재조립' 삼성, 가드 왕국에서 빅맨 왕국으로?

 '재조립' 삼성, 가드 왕국에서 빅맨 왕국으로?

신인드래프트서 연세대 김준일 지명, 빅맨 왕국 화룡점정

 

삼성골밑(선).jpg
사진출처 / 서울삼성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는 한때 가드왕국으로 불렸다. KCC에서 둥지를 옮긴 베테랑 이상민(42·183㎝)과 삼성 프랜차이즈 강혁(38·187cm)을 축으로 이정석(32·183cm), 이시준(31·180㎝), 임휘종(29·187㎝) 등 젊은 피들이 즐비했다. 이들 가드 군단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던 것은 물론 리딩형 정통파, 2-2 플레이의 달인, 공격형 등 스타일까지도 다양한지라 타팀들의 많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당시 전성기가 지났던 이상민은 한창 때에 비해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전매특허인 자로 잰 듯한 패스는 여전했다. 빡빡한 틈새 속에서도 여지없이 빈 공간을 만들어 어시스트를 건네는 능력과 리바운드 후 망설임 없이 정확한 롱패스로 속공을 전개하는 기술은 난다긴다하는 후배들도 따라 하기 힘들었다.

반면 강혁은 투사를 연상케 하는 강력한 파이팅으로 코트 이곳저곳을 누비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동안 외모로 인해 소년같은 인상이지만 남보다 한발 더 뛰어다니며 격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강한 근성은 접전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거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노련미와 센스가 늘어나 농익은 2-2플레이는 물론 보조리딩에도 일가견을 보였다.

이정석은 동기생 양동근(울산 모비스)에 가려져 있기는 했지만, 연세대 3학년 재학 중에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 뛰어들었음에도 전체 2순위라는 높은 순위로 지명을 받았을 만큼, 큰 기대를 받은 대형 유망주였다. 화려함이나 강력한 특기 등 내세울만한 부분은 딱히 보이지 않지만, 딱히 약점도 없었다. 때문에 플레이 자체의 건실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시준은 빠른 스피드와 외곽 슛이 돋보였다. 작은 체격으로 인한 파워와 체력 등의 문제점이 거론되었지만, 몸놀림이 워낙 좋기 때문에 속공전개능력과 슈팅력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다소 기복이 있지만 한번 감을 잡은 날은 팀의 공격리더로 돌변하기도 했다.

이런 능력은 수비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빠른 풋워크는 물론,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읽는 센스와 함께 압박에도 능한지라 상대 주전가드들도 이시준의 수비를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토론농구의 대가' 안준호 감독은 이 같은 삼성의 가드진의 특성을 적절히 파악, 적재적소에서 활용하며 그 효과를 극대화시켰고 결국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민의 은퇴, 강혁의 이적 등이 이어지면서 삼성은 어느덧 가드왕국의 위용을 잃어갔다. 이정석-이원수 등이 남아있었다고는 하지만 보조자로서는 잘했으나 메인이 되지는 못했다. 결국 가드진의 리더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삼성 가드농구도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이후 삼성은 '포워드 농구'를 앞세워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특히 ´2009-10시즌'이 끝난 직후  베테랑 이규섭(37·198cm)을 필두로 김동욱(33·194cm)-차재영(29·192cm)-민성주(27·200cm)등을 앞세워 혼혈선수 이승준(35·204cm)이 팀에 남아있을 때 우승에 도전해보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규섭의 노쇠화와 김동욱의 트레이드가 맞물리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지난 시즌까지 삼성은 리빌딩이 필요한 중하위권 팀으로 전락했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이정석-이시준-차재영 등을 축으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가드 박재현(23·183cm), 포워드 임동섭(24·198cm) 등을 충원해나갔다. 그리고 가드왕국의 중심이었던 이상민은 이제 삼성의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비시즌간 삼성은 빅맨진에 알찬보강을 이뤄냈다. 장신 혼혈선수 이동준(34·200cm)이 건재한 가운데 FA를 통해 송창무(32·203cm)를 보강했다. 거기에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서 대어급 센터로 거론되던 연세대출신 김준일(22·201cm)을 전체 2순위로 지명하는 행운까지 누린다.

이제 삼성의 골밑은 어떤 팀과 겨뤄도 경쟁력이 있다. 이동준-김준일-송창무에 수준급 용병 리오 라이온스(27·206cm)-키스 클랜톤(24·203cm)이 지킬 포스트는 질과 양에서 리그 최고수준이다. 가드왕국을 거쳐 '빅맨왕국'으로 거듭난 삼성의 올시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387 영화-미디어 쓴것 | 독특한 소재로 관심몰이중인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14-10-05
386 격투기 쓴것 | ‘로우킥 마스터’ 사피딘, '수면제' 사이코패스 깰까 14-10-05
385 스포츠 쓴것 | 태술-동근-선형-찬희, 남자농구 금빛 영광 만들다 14-10-04
384 스포츠 쓴것 | ‘부활’ 김태술, AG 금메달 우승 설계자 될까 14-09-30
383 추천 | 질풍패도(疾風覇道)… 거침없는 무사행! *2 14-09-30
382 추천 | 재미의 공식을 따른 ‘복싱의 왕(The King Of Boxing)’ *2 14-09-29
381 격투기 쓴것 | '추성훈 완승' 지옥의 UFC 웰터급…코리안 파워 펄펄 14-09-25
380 스포츠 쓴것 | '금 아니면 치욕' 아시안게임 야구, 국민 닉네임 탄생할까 14-09-22
379 추천 | 격투기판 슬램덩크? 옥타곤의 왕자 14-09-21
378 스포츠 쓴것 | 삼성 김상수의 AG 대표팀 발탁... 끝나지 않은 논란 14-09-20
377 격투기 쓴것 | ‘불혹 짐승남’ 추성훈, 부활의 카운터 번쩍? 14-09-20
376 격투기 쓴것 | 임현규, 재도약 시동…진화한 ‘교통사고 니킥’ 터질까 *2 14-09-20
» 스포츠 쓴것 |  '재조립' 삼성, 가드 왕국에서 빅맨 왕국으로? 14-09-19
374 스포츠 쓴것 | 일기지장... 람보는 컨디션을 따지지 않았다! 14-09-19
373 격투기 쓴것 | ‘G컵 파이터’ 나카이 린 UFC 입성…육덕 파워 과시? *4 14-09-19
372 스포츠 쓴것 | ‘조성원 후계자?’ 김지후, KCC 슈터 잔혹사 끝낼까 14-09-18
371 격투기 쓴것 | ‘달라진 악동’ 권아솔… 진정한 ‘권선정’될까 *2 14-09-18
370 스포츠 쓴것 | 역대 프로농구 팀별 외국인선수 돌아보기④ 울산 모비스(하) 14-09-17
369 스포츠 쓴것 | 역대 프로농구 팀별 외국인선수 돌아보기④ 울산 모비스(상) 14-09-17
368 격투기 쓴것 | '재기 달음박질' 알롭스키, 괴수 실바 앞에서 송곳니 포효? *2 14-09-15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