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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추승균의 KCC, 적재적소 '족집게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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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승균 감독은 전태풍에게 되도록 간섭을 하지않는다. 전태풍은 스스로 신바람이 나야 더욱 잘할 수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 전주 KCC

프로농구 전주 KCC의 기세가 무섭다. KCC는 2015~16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난적 인천 전자랜드를 73대 58로 완파했다. 공동 상승세를 타고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팀이었다는 점에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경기 내내 특별한 위기 없이 리드를 지켜나간 끝에 어렵지 않은 승리를 거뒀다. KCC의 5연승은 무려 1311일만이다.

하승진, 김태술, 정민수, 김지후 등 핵심선수들이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깜짝 4연승을 달리던 KCC의 5연승을 이끈 공신은 돌아온 전력 '하킬' 하승진(30·221cm)과 '매직키드' 김태술(31·180cm)이다.

하승진은 22분 16초를 뛰며 9점 리바운드로 골밑을 탄탄하게 잘 지켜주었다. 공격에 집중하기보다는 골밑 몸싸움과 리바운드에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로인해 안드레 에밋(22점, 3점슛 2개, 6리바운드), 리카르도 포웰(17득점, 6리바운드) 등 외국인 선수들이 마음 놓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1쿼터 초반 외곽슛 난조에 휩싸였던 팀도 하승진이 들어온 후 많이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당초에 기대했던 하승진 효과다.

지난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태술(6득점, 2어시스트, 3리바운드, 4스틸)도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친 전태풍을 대신해 많은 시간을 출장한 김태술은 슛감은 여전히 좋지 않은 듯 보였지만 패싱게임과 특유의 속공전개 능력은 여전했다.

특히 많은 스틸 개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앞선 수비로 전자랜드 가드진을 압박하며 흐름을 가져오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신명호 외에는 수비력이 출중한 가드가 없는 상황에서 김태술의 존재는 전략적으로도 많은 옵션이 될 전망이다. 장기인 미들 뱅크슛과 외곽슛 감각이 살아난다면 더욱 활발한 경기력이 기대되고 있다.

성격별·스타일별, 추 감독의 '맞춤형 전략'

최근 KCC의 연승에는 추승균 감독의 이른바 '맞춤형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CC 핵심 선수들은 과거 추 감독 현역시절이나 강병현(현 안양KGC)같이 공수밸런스를 두루 갖춘 선수가 드물다.

하승진은 내구성과 스피드에서, 포웰은 낮은 신장에서 약점이 뚜렷하며 전태풍은 수비 및 전략수행능력에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김태술(현재 기준), 신명호는 가드로서 평균 이하의 슈팅력을 보여 상대팀의 버리는 수비(?)의 표적이 될 때가 많다. 에밋 또한 돌파는 좋지만 패싱게임이나 외곽슛에서 2% 부족하다는 평가다. 시즌 전 전력평가에서 KCC가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 이유다.

추 감독은 이러한 선수들의 '양날의 검' 성향을 적절하게 컨트롤하며 장점만 뽑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전태풍, 포웰 등은 워낙 기술이 좋고 노련해서 스스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워낙 뚜렷한지라 반대되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을 갖기고 한다. 때문에 지나치게 이들을 감독의 성향대로 끌고 가려다가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추 감독은 전태풍, 포웰 등에 대해서는 터치를 거의 안 하는 편이다. 자신의 전략의 틀 안에 가둬놓기보다는 스스로 신바람이 나서 탄력을 받도록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있다. 이에 보답하듯 전태풍, 포웰은 코트 안팎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감독이 믿어주는 만큼 더욱 책임감을 느껴 동료들과의 팀플레이에도 적극적이다.

이 부분은 에밋에게도 적용된다. 에밋은 전태풍, 포웰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트를 보는 눈이 좁다. 팀플레이도 약하다. 공격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돌파 위주고 상대적으로 외곽이 약하다. 이에 추 감독은 전략적 움직임을 가지고 갈 때는 포웰을 주로 쓰다가 득점력이 필요할 때 에밋을 주로 쓴다.

좋은 개인기를 감안해 동료들이 길을 넓혀주고 에밋이 일대일로 득점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에밋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신경쓰지 않고 득점만 기록하면 된다. 마치 이충희 감독이 창원 LG에서 감독으로 있던 시절 버나드 블런트(44·187㎝)를 활용하던 방법을 연상케 한다. 영리한 에밋은 득점머신으로 활약하면서도 빈 공간에 찬스가 생기면 동료들에게 적절하게 킥아웃 패스도 건네는 등 스스로 팀플레이에 녹아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래저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김태홍(27·193cm), 정희재(24·195cm), 김효범(32·195cm) 등 게임을 스스로 풀어나가기에 어려운 선수들에게는 간섭(?)을 한다. 이것저것 다 요구하기보다는 특정 룰만 정해주며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모습이다.

현재 김태홍, 정희재는 몸싸움, 수비 등에 집중하며 하승진 외 변변한 포스트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장시간이 늘자 자신감도 붙어 공격에서도 쏠쏠한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김효범 역시 전문슈터로서만 집중하자 슛감이 나날이 살아나고 있다. 김지후가 없는 현 상황에서 외곽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수행중이다.

전자랜드 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승진에 대해서도 짐을 덜어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의 하승진은 수비는 물론 공격시 에이스 역할까지 겸했다. 물론 하승진은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하승진은 큰 체구로 인해 체력과 잔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추 감독은 하승진을 주로 골밑 몸싸움과 리바운드 등 수비 쪽에 집중시키고 있다. 어차피 전태풍, 포웰, 에밋 등 공격기술자 들이 많은지라 구태여 하승진까지 공격에 적극적이지 않아도 된다. 하승진의 잦은 부상을 감안했을 때 좋은 방향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초 KCC는 전력 평가에서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때문에 5연승의 신바람은 시즌 초 최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추 감독의 적재적소 '맞춤형 전략'이 KCC를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KCC는 오늘 부산 KT를 상대로 6연승에 도전한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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