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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헌트와 하리토노프, 조금은 다른 돌주먹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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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헌트는 전형적인 반쪽 타격가라는 오명과 달리 꾸준히 레슬링을 보강해 약점을 지워나갔다. ⓒ 게티이미지
UFC ‘사모아괴인’ 마크 헌트(42·뉴질랜드)와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6·러시아)는 다른 듯 닮은 파이터다.

외모나 캐릭터만 언뜻 보면 다른 듯하지만 강력한 돌주먹과 탄탄한 내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예전 같지 않음에도 대부분 상대들은 이들과의 난타전을 꺼린다. 강한 맷집은 물론 근거리에서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 펀치 공방전을 벌여서는 결코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두리뭉실한 체형에 털털한 아저씨 외모와 달리 헌트는 K-1시절부터 늘 정상급 타격가였다. 겉보기에는 느리고 힘만 좋은 펀처 같지만 놀라운 동체시력에 순간적인 움직임이 매우 빠르다. 느릿느릿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움직여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최정상급의 맷집으로 상대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웬만한 펀치는 무시하고 공격을 가하기 때문에 더 무섭다. 영리한 스텝으로 상대의 발을 묶은 채 공격하기 용이한 펀치각을 만드는데도 능하다. 헌트가 전진을 거듭하면 상대가 뒷걸음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면에서 헌트와 타격대결을 펼친 파이터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하리토노프 역시 전진 압박으로 상대를 백스텝 밟게 한다. 발도 빠르지 않고 핸드 스피드도 좋은 편은 아니지만 순간적인 카운터에 능하고 주먹의 파괴력과 정확성이 높아 스피드를 상쇄한다. 압박에 밀려 구석으로 몰리면 하리토노프의 위력은 제대로 빛을 발한다.

근거리에서 터지는 돌주먹은 정확하게 너클파트로 상대의 턱 등 안면급소에 꽂힌다. 바디 블로우와 연계해서 터지는 컴비네이션 혹은 단발성 연타는 상대에게 치명적인 데미지를 안겨준다.

MMA 초창기만 해도 헌트와 하리토노프에 대한 기대치는 달랐다. 헌트는 입식무대에서는 정상급 타격가였지만 종합무대에서는 한계가 뚜렷했다. 그라운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넘어지면 답이 없었다.

하리토노프는 달랐다. 프라이드 시절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구도에 도전할 가장 강력한 복병으로 꼽혔다. 타격만 좋은 것이 아닌 상대를 눕혀놓고 때리는 파운딩도 무시무시했다. 주짓수 실력이 정점에 올랐던 노게이라와 그래플링 공방전을 펼치면서도 끝까지 버텼을 정도로 그라운드 자체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둘의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헌트는 전형적인 반쪽 타격가라는 오명과 달리 꾸준히 레슬링을 보강해 약점을 지워나갔다. UFC 입성 초기만 해도 마이너무대에서도 별반 성과가 없었던 그가 메이저 단체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헌트는 지금까지 중상위권에 있다.

여전히 그라운드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테이크다운 방어와 포지션 탈출 능력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며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로써 자신의 장점인 타격을 제대로 칠 수 있게 됐다. 현재의 헌트는 예전처럼 마음 놓고 그라운드로 끌고 갈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반면 하리토노프는 그라운드 실력이 퇴보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프라이드 시절만 해도 그래플링이 약점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초창기 헌트가 그랬듯 넘어지면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완력이 좋고 일정 수준의 테이크다운 방어능력을 갖춰 중하위권 상대나 상대성에서 유리한 타격가 스타일의 파이터를 상대로는 강하지만 그 이상은 넘지 못한다. 젊은 시절 받았던 성장 기대치에 비하면 실망스럽다. 프라이드 시절 차가운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시절을 생각하는 팬들은 하리토노프가 이 정도에 멈출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물론 이들의 커리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둘은 자신들의 탄탄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의외성도 있다. 막상 경기장에 들어서면 어떤 퍼포먼스를 보일지 모를 일이다. 올해 역시 헌트와 하리토노프는 주목할 만한 파이터라는 것은 분명하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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